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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T 특별 지명 대비, 구단별 20인 보호 선수 예상

2014년 부진에도 호타준족의 모창민은 2년전 NC가 선택한 선수 중 최고의 가치로 여겨진다.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2014시즌 NC 다이노스는 2년 차 신생팀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3위로 첫 번째 가을 야구에 참가해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돌풍의 원동력에는 테임즈, 찰리, 에릭 등 외국인 선수의 스카우트, 슈퍼스타 나성범을 만든 신인 지명과 육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선수 구성의 뼈대는 FA와 2차 드래프트, 20인 외 특별 지명을 통한 외부 영입이다. 특히 1년 차에는 드래프트 신인이 곧바로 활약하기는 어려워 다수의 준척급 선수가 풀리는 20인 외 특별 지명의 비중이 매우 크다. 시간을 2년 전으로 되돌려 NC의 선택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아래와 같다.




당시 가장 깜짝 지명이라고 하면 삼성의 김종호였다. 2군에서 준수한 활약을 하긴 했으나 한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고 나이도 많아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에서 이 무명의 선수를 지명하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야수 보는 눈에 정평이 나 있는 김경문 감독은 과감히 준족의 외야수를 지명했고, 결과적으로 대박은 아닐지라도 성공에 가깝다. 최고의 영입이라고 하면 모창민이 꼽힐 만한데 SK의 근시안적 선수 등록이 NC에는 행운이 됐다. 


반면 투수 쪽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유망주 이태양은 논외로 하면 모두 하락세에 있는 불펜 투수라는 게 공통점이다. NC 불펜진 구성은 김진성, 원종현과 같은 진흙 속의 진주 발굴 식의 선수 육성과 드래프트 상위 라운드 유망주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경기 수가 많고, 단기간에 기량 발전이 어려운 야수 쪽이 20인 외 특별 지명에 더 유리한 영입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후발주자로 NC보다 한 명 더 많은 9명의 지명권을 가진 KT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각 구단의 20인 보호선수를 예상해 보았다. 앞으로 있을 타 구단 FA 이적 시 보상 선수를 전망하는 용도로도 활용해 보자.


※ 선수 배치는 주관적이고, 짙은 초록색에서 옅은 보라색까지 표시한 색깔은 절대적 선수 가치가 아닌 팀 내 상황에 따른 상대성을 고려했다. 상무와 경찰청 입대 예정자는 자동보호 되지 않으며 제대 예정 선수는 시즌 중 등록하지 않는 한 자동보호 된다. 신고 선수는 KBO 문의 결과 지명자 명단에 포함된다고 한다.





선수층이 두텁기로 소문난 삼성은 윤성환, 안지만, 배영수, 권혁, 조동찬까지 무려 5명이 FA로 빠져나가면서 20인 짜기가 수월해졌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투타 탑유망주 정현과 이수민을 추가하면 대략적인 윤곽이 잡힌다. KT로서는 군에 입대하는 이헌곤 못지않게 이영욱이 탐날만한 자원이다. 포수 중에는 1군에 콜업된 이흥련과 퓨처스리그 주전으로 좋은 활약을 한 김민과 위 명단에는 없지만, 이정식 등이 후보에 있다. 투수 쪽에는 좌완 박근홍과 옆구리 권오준과 노진용 등이 있는데 NC 사례를 상기하면 불펜 영입은 위험 부담이 있다.


넥센은 최근 신인 드래프트를 가장 잘한 팀답게 내외야에 유망주들이 돋보인다. 고종욱은 포스트시즌 1번 타자로 고려할 만큼 재능이 넘치는 선수고, 박헌도는 나이는 많으나 즉전감으로 꼽힌다. 임병욱과 임동휘는 프로젝트성 자원으로 시간이 걸리고, 허도환과 서동욱은 발전 가능성 보다 내년을 대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투수로 눈을 돌리면 김영민과 금민철 중 한 명이 보호 명단에서 풀릴 가능성이 있다. 선발 후보가 부족한 KT로서는 분명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9구단 NC는 아직 KT가 바라는 즉전감 젊은 선수 자원이 풍부한 팀은 아니다. 특히 투수 쪽은 윤형배나 배재환, 이태양 등 최근 가치가 다소 떨어진 유망주 이거나 고창성, 이혜천, 홍성용 등 20인 외 지명으로는 애매한 베테랑이 포진되어 있다. 야수로 눈을 돌리면 내야의 지석훈, 강민국, 노진혁 등이 매력적이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오정복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매우 좋았는데 극도로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을 쓴 결과다.





최근 변모한 팀 컬러답게 LG는 보호선수 명단을 짤 때 최대한 투수를 보호하는 전략을 짤 듯하다. 야수 중에도 준척급 자원이 많으나 채은성, 정의윤, 최승준 등 수비력이 부족한 선수들의 역할이 중복된다. 군에서 복귀하는 서상우나 김재율도 비슷한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다. 내야에는 김용의 황목치승, 백창수 등 백업 내야 자원 중 한 명이 나가도 큰 타격은 없다. 포수를 중시여기는 조범현 감독이 조윤준이나 윤요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흥미롭긴 하다. 투수 중에는 옆구리 최동환이나 김선규 등이 지목될 후보로 꼽힌다.


SK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FA로 5명이 빠져나가면서 20인 보호명단을 짜는데 한시름 덜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야에는 FA를 앞둔 김상현, 박재상 등의 즉전감 선수가 풀릴 가능성이 있고, 내야의 박계현, 김연훈, 이대수 등도 고려할 법한 후보다. 투수 중에는 여건욱, 박민호, 이상백, 백인식 등 어느 정도 육성 과정을 거친 유망주들이 풀릴 수 있다. 단, 누구도 1군에서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선수층이라면 두산을 따라올 팀이 없다. NC의 지난 선택이 성공적이 되지 못한 이유는 하필 황금 팜인 두산에서 실패에 가까운 사례가 나온 탓이다. KT가 가장 매력을 느낄 선수는 박건우가 아닐까 싶다. 후반기 부진한 문상철 대신 팀의 간판으로 내세우기에 가장 적합한 툴플레이어 외야수다. 그 외에도 공격형 포수 김재환, 주전 1루수감으로 꼽히는 오재일 등이 명단에서 나올 수 있다. 투수로 눈을 돌려도 면면이 화려하다. 2년을 기다린다면 홍상삼도 눈여겨볼 선수고, 유망주 한주성, 김강률, 변진수 등은 모두 1라운드에 가까운 재능들. 장민익도 빼놓을 수 없으나 잠재력만큼 위험 부담도 큰 선수다.





롯데를 말하기에 앞서 시즌 전 신고 선수로 조정훈이 자동보호 된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KBO 문의 결과 그렇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 담당자의 착오일 수 있으나 최근 임의탈퇴 기사가 난 SK를 보면 역시 자동보호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오랫동안 부상이 있었던 조정훈을 뽑기에 부담스럽고, 갈 길이 먼 투수 유망주도 마찬가지. 그보다 포수 자원인 용덕한이 서로에게 가장 적합한 선수가 아닌가 여겨진다. 롯데는 군에서 윤여운이 제대하는 등 포수 자원이 넉넉하고, KT도 용덕한 이상의 자원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양현종의 해외진출 결과와 별개로 키스톤 콤비가 입대 예정인 KIA는 유망주를 묶는 전략으로 보호선수를 꾸릴 듯싶다. 최근 1차 지명자인 차명진까지는 묶일 확률이 높고, 외야 유망주 박준태도 풀기는 아까운 자원이다. 반대로 내년을 준비해야 할 KT 입장에서도 지명하기 애매하다. 항상 보호선수 후보로 오르내리는 김주형은 최근 계약한 외국인 야수 앤디 마르테와 포지션이 정확히 겹친다. 쉽게 전략을 짜기 어려운 팀. 그나마 즉전감을 노린다면 베테랑 투수 김태영이나 박기남 김다원 등의 롤플레이어가 떠오른다. 한편 차일목이 FA 신청한 상황에서 이성우를 보호 선수로 묶을지도 흥미롭다. 이성우는 조범현 감독 시절 전병두와 트레이드됐던 선수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KT 특별지명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하위권에 머물면서 유망주를 수집했음에도 FA 영입에 도움이 될 10억보다 가치가 많은 선수가 적다고 평가하는 듯하다. 크게 부정할 수 없으나, 막상 김회성이나 박노민, 장운호 등이 빠져나간다면 아쉬운 마음이 들 수 있다. 정현석도 코너 외야수로 활용도는 있다. 좌완 윤근영 또는 내외야의 중고 유망주 중 한 명이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작년과 올해 중용됐던 대졸 좌완 송창현은 최근 어깨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과연 NC의 선택은 누가 될까? 각 구단은 24일(월요일)까지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KT에 제출하고, KT는 29일(토요일)까지 지명 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참고로 FA 일정은 26일(수요일)까지 원소속 팀과 우선협상 기간 이후 일주일간 타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KT의 20인 외 지명은 대어급 선수들의 이동이 마무리될 즈음인 목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최종 결정단계에 들어설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