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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IA 김병현 영입이 갖는 효과는?

보내는 팀도, 맞이하는 팀도, 경기에 뛸 선수도, 바라보는 야구팬도 즐겁다면 이는 분명 윈윈 트레이드라고 할 만하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넥센과 KIA가 베테랑 김병현과 대졸 신인 김영광을 맞바꾸는 시즌 1호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협상의 주체가 된 두 구단은 지난해에도 이른 시점에 움직임을 보였었다. 넥센은 구단주 이장석 대표가 야구단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어느 팀보다 과감한 협상력을 보여주는 팀이다. 반대로 KIA는 아직 감독이 야구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고,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 크게 망설이지 않는다. 그럼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양 팀이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먼저 더 급한 팀은 KIA였다. 김진우, 유동훈, 심동섭, 박지훈 등 주축 투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에서 선발 3명과, 마무리를 제외하면 도저히 계투진에 계산이 서지 않는다. 선발도 박경태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위 로테이션이 완전히 무너졌다. 비록 김병현이 평범한 팀의 필승조나 선발로 들어가지 못해도 KIA에서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장 지난 2년간 1군에서의 성적은 아래와 같다.


김병현 

2012년 넥센1군 19경기 12선발 62.0이닝 5.66ERA 5.50FIP 43삼진 34볼넷 6피홈런 .271BAA

2013년 넥센1군 15경기 14선발 75.1이닝 5.26ERA 5.40FIP 43삼진 36볼넷 7피홈런 .254BAA


임준섭 1군 선발 등판시 18G 82.1이닝 5.79ERA 6.07FIP 44삼진 64사사구 9피홈런 .284BAA

임준섭 1군 구원 등판시 18G 22.2이닝 3.18ERA 4.45FIP 11삼진 11사사구 1피홈런 .317BAA


선동열 감독은 김병현을 일단 불펜 보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늬앙스의 인터뷰를 했다. 시즌 전 김병현이 불펜으로 준비됐음을 고려하면 당연한 구상이다. 임준섭의 기록을 보자면 김병현도 구원으로 전환 시 훨씬 효과적으로 피칭을 할 확률이 있다. 설령 김병현이 로테이션에 포함되고 임준섭이나 박경태가 뒤로 간다고 해도 4점대 중반의 불펜 자원이 생기는 셈이다. 계투진이 취약한 KIA에서 이 정도 성적이라면 추격조보다 필승조에 더 가깝다. 김병현의 나이가 79년 1월생으로 많지만, 드래프트 2차 5라운드의 대가로는 저렴한 가격이다. 더군다나 연고팀 KIA에는 김병현을 애정하는 팬들이 더 많으니 신축구장을 찾는 팬들에게도 큰 서비스다.



넥센 입장에서도 이득이 되는 딜이다. 넥센은 현재 옆구리 투수로 한현희, 마정길이라는 필승조가 꾸려져 있고, 조상우도 스리쿼터 투수다. 여기에 상무에서 전역한 유사한 유형의 김대우가 합류하면서 김병현의 쓰임새가 매우 한정된다. 그렇다고 베테랑 김병현을 계속 2군에 두는 일은 팀 케미스트리상 부담스럽다. 김병현이 원하던 KIA는 경쟁 팀 중 전력이 약한 편이라 후폭풍에 대한 염려가 적다. 또 올 시즌 연봉 2억의 상당액을 절약할 수 있고, 내년 협상테이블의 껄끄러움도 피하니 일거양득이다. 


김영광 홍익대 통산 14G 23.0이닝 6.57ERA 20삼진 11볼넷 1피홈런 .264BAA


좌완 유망주 획득도 빼놓을 수 없는 득이다. 김영광은 분명 고교 시절부터 홍익대를 졸업하기까지 좋은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경기 출장이 적었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김영광의 강점을 찾자면 빠른 볼 구속이라기보다 좋은 딜리버리에서 나오는 브레이킹볼의 위력이라고 보여진다. 앞으로 힘을 키우고 경력을 쌓는다면 불펜 투수로 성장을 기대할 만한 투수가 아닐까? 물론, 현재 모습만으로는 높은 평가를 하긴 어렵다. 하지만 애초에 1군에서 쓰지 않는 고액연봉자를 보내는 딜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야구팬의 입장에서도 2군에서 묵혀있을 투수가 트레이드로 1군에서 보직을 맡아 리그 경기력을 높여주는 움직임이기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게 된다. 앞으로도 선수를 살리는 상생의 트레이드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