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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SK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 최근 3년간 기록

SK 와이번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 좌완 크리스 세든(Chris Seddon)과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SK는 올해 중반에 합류했던 데이브 부시를 보류명단에서 제외했기에 적어도 용병 한 명은 새로 영입해야 했다. 마리오 또한 현재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SK는 글로버 - 카도쿠라 체제가 무너진 이후 외국인 선수 구성에 꽤 애를 먹고 있는데 과연 세든이 중심축을 맡아줄 투수인지 살펴보자.



사진 출처 - 포토버켓



먼저 프로필을 보면 193cm 93kg의 이상적인 체격에 1983년생으로 기량이 정점에 오를만한 나이다. 외형적인 조건에서는 확실히 매력이 있다. 다만, 커리어가 특출난 선수는 아니다. 2001년 고교를 나와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39번째로 템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됐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지명 순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 


기나긴 마이너 시절도 평범 그 자체다. 2004년 하이A 캘리포니아 리그에서 41.1이닝 동안 0.65ERA 41삼진으로 깜짝 활약하긴 했으나 더블A부터 고전이 시작됐다. 세든은 단 한 번도 팀 내 TOP 10 유망주로 선정되지 못했는데 당시 템파베이가 손꼽히는 팜이었다고 해도 아쉬운 결과다. 결국 2007년 중반 웨이버 공시됐고, 말린스로 팀을 옮기고 나서야 메이저리그 데뷔를 할 수 있었다. 데뷔 첫 해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8점대의 평균자책점으로 난타당했고, 이후 등판은 3년 후에나 가능했다. 세든은 시애틀과 인디언스로 팀을 옮기며 무려 12년 동안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세든에게 우선순위는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명성이 아니라 실제 기량이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최근 기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트리플A 5번째 시즌인 2010년부터 세든은 점차 적응하기 시작했다. 2011년 잠깐 삐끗한 후 2012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34.1이닝 3점대 중후반의 방어율로 좋은 성적을 냈다. 경기 등판시 중요도(gmLI)도 0.97로 평균에 가깝다. 이는 패스트볼 구속 변화에도 나타나는데 팬그래프를 보면 평균 90.2마일로 2010년보다 1마일가량 상승했다. 일관되기 피홈런이 많은 편이나 삼진비율 역시 커리어 하이다. 


2012년만 놓고 보면 세든은 정상급 외국인 투수다. 그렇지만 한 해의 활약만으로 선수를 평가하기는 위험 부담이 있다. 3년 평균을 놓고 보면 그리 특출난 수준은 아니고 삼진, 볼넷 비율 등 세부지표에서는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 이 말인즉슨 딱히 큰 장점이나 단점을 꼽기 어려운 애매한 유형의 투수라고 말할 수도 있다.


세든의 구위는 국내리그라고 해도 타자를 윽박지를 수준은 아니다. MLB PFX 데이터를 보면 탈보트와 비슷한 패스트볼 구속을 보이고 있고 부시보다는 빠르다. 아마도 평균 140~142km, 최고 140km 중반의 구속을 형성하리라 예측된다. 포심 외에도 싱커를 구사하는데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은 MLB와 마이너리그 모두 1.0 내외로 큰 특징은 없다.


보조 구질로는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한다. 마이너 시절부터 슬라이더가 좀 더 높게 평가받은 듯한데 2012년 좌타자에게는 .512의 피OPS, 우타자에게는 .792의 피OPS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세든의 제구력은 기교파라 불리기는 다소 부족하나 종잡을 수 없는 피칭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총평하면 세든은 메이저리그에서는 구위와 커맨드 모두 평균보다 조금씩 부족했다. 하지만 국내 리그에서는 거의 모든 방면에서 평균보다 미세하게나마 위에 있으리라 예상하고 데려온 투수일 것이다. 만약 2012년의 모습이 이어진다면, 롯데의 유먼처럼 기대 이상의 대박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확률이 그렇게 높진 않더라도 말이다. 

설령 에이스급 피칭을 하지 못하더라도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세든은 12년의 마이너리그 생활 동안 평균 126.8이닝을 기록할 만큼 내구성이 검증된 투수다. 2012년 부상에 허덕였던 SK 선발진을 고려하면 적절한 영입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세든의 투구 영상을 보면



2012년 무사 상황에서 피칭



2010년 주자 1루 상황에서 피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