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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4시즌 9개 구단 외국인 야수 기록 비교

영입과정에서 언론을 시끄럽게 했던 LG의 외국인 야수 선택이 조쉬 벨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LG가 계약을 끝내면 팀당 쿼터라고 해도 좋을 각 팀의 야수 용병 영입이 마무리된다. 어떤 선수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활약을 하게 될까? 실제로 시즌에 들어가면 기량 외적인 변수가 작용할 텐데 미국에서의 커리어를 통해 기대치를 가늠할 수는 있겠다.




기록을 비교하기에 앞서 선수들의 외형적 조건을 살펴보자. 야수는 투수처럼 신장에 의해 릴리스 포인트나 공의 궤적이 달라지진 않지만, 체격 조건이나 나이 등은 시즌 예측에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나이로 보자면 스캇이 만 35세로 슬슬 은퇴 시점을 생각할 나이다. 지금보다 한두 살 어린 나이였더라도 먼저 한국행에 호의를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로티노도 80년생으로 국내 선수 중에는 정성훈과 나이가 같다. 타격에서의 하락세보다는 운동능력의 하락으로 멀티 포지션 수행이 생각만큼은 쉽지는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가장 나이가 어린 나바로는 경험이나 안정성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다가온다.


신장이나 신체 조건은 프로필 그대로를 믿기 어렵지만, 대략적인 사이즈를 보면 유독 히메네스가 눈에 띈다. 최준석과 돌아가며 수비를 보겠으나 날렵한 수비는 바라기 무리다. 또 비대한 선수들이 그렇듯 무릎 등에 과부하가 생길 염려도 있다. 1루수로는 브렛 필과 칸투가 중견수로는 피에의 체격이 가장 이상적으로 여겨진다. 타격이나 수비가 신체조건으로 결정되지는 않지만, 적당한 표본의 수치와 함께라면 신뢰도는 조금이라도 높아진다. 각자의 판단으로 멘트는 무시하고, 표만 해석하셔도 환영이다.




위는 수비와 주루가 배제된 반쪽짜리 수치다. 그래도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찾을 수 있다. 푸른색으로 표시한 1루와 코너 외야 포지션의 선수들은 125~132로 OPS+가 맞춰져 있고, 노란색으로 표시한 수비 부담이 있는 포지션 선수들의 OPS+는 110~120까지. 그러니까 타격으로 보자면 대부분 납득이 갈만한 영입이라는 점이다. 


이 중 테임즈는 외야수로 리그 평균 대비 가장 높은 OPS를 기록했다. 홈런 비율이 1루수들 만큼 높지는 않으나 마이너 통산 .361의 BIPA를 기록 안타를 많이 만들어내는 라인드라이브 히터다. 국내 선수로는 박병호보다는 손아섭에 더 가까운 타자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삼진 숫자가 많다는 점은 어느 리그에서나 불안하게 작용하곤 한다.


브렛 필과 히메네스의 기록도 좋다. 둘의 타격에서 차이점은 삼진과 볼넷 수. 필이 더 적극적으로 치는 대신 히메네스는 선구안이 좋아 더 많이 걸어나간다. 홈런 수치는 리그와 구장에서 브렛 필이 좀 더 유리한 여건이어서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국내에서 누가 더 화끈한 타격을 할지는 예측불허다. 대신 필이 히메네스보다는 좋은 수비수이기에 전반적인 선수 가치가 앞선다고 평할 수는 있다. 


나바로, 로티노, 피에의 타격 수치는 전체적으로 비슷한데 장타력이 있는 나바로가 리그 대비 OPS 수치에서 근소하게 앞선다. 비상 시 유격수를 맡아줄 수 있는 선수치고는 꽤 괜찮은 타격이다. 삼성이 선수층이 탄탄해 실제 기여도가 낮을지는 몰라도 선수 기량 면에서 뒤처지는 선수는 아닌 듯하다.


그에 비해서 조쉬 벨 영입에 대해 LG 팬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가 있다. 1루수로 분류하면 조쉬 벨의 OPS+는 타 선수와 차이가 나게 떨어진다. 작년 부진으로 일찌감치 방출돼서 6개월 이상 공백이 있던 터라 몸 상태를 장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 3루수로 좋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다면 위에 세 선수처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또 볼넷 수를 보면 컨택 능력의 문제이지 선구안 자체가 나쁜 선수라고 단언하기는 이르다. 영입이 확정된다면 몸을 잘 만들고, 리그에 무난히 적응하길 바라는 수밖에.


한편 최근 트리플A 표본이 적은 칸투와 스캇은 이 표로는 얻을 게 적다. 트리플A 통산 기록을 보면.



스캇이 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약 7~8년 전 스캇은 준수한 외야수비에 빼어난 파워로 트리플A에서 스스로 가치를 올렸다. 아무리 나이가 있더라도 장타력과 타격 능력은 다른 선수보다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다.


칸투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지만, 최근 부진 등으로 대단한 타격 수치는 아니다. 커리어 초창기에는 2루수와 유격수로 뛰었지만, 지금은 1루수로 장타력이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현재 가치는 젊은 1루수들보다 크다고 말하기가 주저하게 된다.


피에의 트리플A 커리어는 리그, 구장 환경으로 조금 손해를 본 경향이 있다. 컵스 시절 PCL 리그는 타자 친화적인 곳이지만, 피에가 뛰었던 Principal Park 구장은 타자에게 불리한 환경이었다. 또 최근 3년간은 인터내셔널리그에서 뛰어서 어느 정도 보정을 해야 한다. 어찌 됐든 피에는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에서 더 빛을 발하는 선수이고, 도루 숫자는 압도적으로 많다. 한화에서도 OPS보다는 전체적인 외야수비를 얼마나 업그레이드시키는지 초점을 맞추고 지켜보길 권하고 싶다. 피에의 스피드와 어깨만큼은 실망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로티노는 최근 3년간 성적이나 통산 기록을 봐도 타율이 높고, 삼진 숫자가 낮은 편이다. 넥센 코칭스탭이 로티노의 컨택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하는데 기록상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확실히 유틸리티 서동욱보다는 안정적인 타자다. 하지만 파워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있기에 이택근, 강정호 등의 후보를 두고 3번이 어울리는 선수인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




트리플A의 활약이 더 우선시되더라도 상위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잘했던 선수라면 훨씬 안심된다. 스캇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500타석당 18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잃지 않았다. 국내에서라면 전체적으로 구장 크기가 커졌다해도 30+홈런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물론, 건강하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최근 3년간 스캇은 인저리프론에 가까워 만만하게 볼 미션은 아니다.


스캇 못지않게 좋은 타격을 했던 선수가 테임즈다. 홈런 수치는 트리플A에서 보다 빅리그에서 더 높았다. 스캇보다는 8살 어린 나이기에 이변이 없다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지 않을까?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던 브렛 필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앞에 두 선수와 달리 절반은 백업으로 출장했음에도 OPS+는 90대를 기록해 2013년까지 자신의 역할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칸투와의 비교. 마이너리그 기록부터 보자면 삼진, 볼넷 비율이 상당히 비슷하다. 현재 힘의 차이가 있더라도 두 선수의 타격 성향이 기본적으로 유사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한화의 피에는 테임즈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출창했지만, 타격이 너무 부진했다. 게다가 도루 숫자가 너무 적고, 루키 시즌 +를 기록하던 UZR수치(수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아마도 등, 발목 등 여러 부상 문제이지 않을까 추정한다. 2013년 트리플A에서 38개로 늘어난 도루 숫자를 몸 상태 회복의 청신호로 봐야 할지는 직접 보고 확인해야 할 듯싶다.


그 외 다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NC 찰리의 예를 보면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고 무시할 이유는 전혀 없다.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을 보면 세 명의 선수가 1000번 이상 타석에 들어섰다. 역시나 스캇의 장타율이 돋보이고, 칸투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임이 드러난다. 위에서 칸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많이 적었는데 풍부한 경험을 고려하면 최근 성적만큼 볼품없는 기량은 아니리라 믿게 된다. 표에는 없지만, 일본 리그를 경험한 33살의 로티노도 적응력에서는 유리한 면이 있다. 


피에는 위 선수들과 다른 경우다. 한때는 리그의 탑 유망주로 많은 기회를 받았는데 공격과 수비 모두 기대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최근 성적을 보면 국내 리그 성공에 대한 찬반이 가장 격렬하게 야기될 여지가 많은 선수다. 올해 가능하면 긍정적인 방향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주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