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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두산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 최근 3년간 기록

Chris Volstad

플로리다 시절 크리스 볼스테드 (사진 출처 - SD Dirk님 플리커)


두산 베어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 우완 크리스 볼스테드(CHRIS VOLSTAD)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이후 두산은 저스틴 레이어를 시작으로 09년 세대뇨, 10년 왈론드, 11년 니에베, 13년 올슨, 핸킨스 등이 부진해 용병 체제가 제대로 돌아간 적이 거의 없다. 그나마 2012년 마무리 프록터가 볼만한 성적을 냈다고 할 만하다. 애초에 기대치가 낮은 두산의 두 번째 용병. 볼스테드의 활약을 예상해보자.


볼스테드의 프로필은 어느 구단이나 탐을 낼 정도로 그럴싸하다. 1986년 9월생으로 젊은 나이고, 202cm의 신장은 그 자체로 위협적이다. 게다가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2005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화려한 주목을 받으며 플로리다 말린스에 입단했다. 볼스테드는 빠른 계약으로 그 해 루키 리그와 싱글 A 숏시즌을 경험할 수 있었고, 65.0이닝 동안 2.22의 평균자책점으로 자신의 기량을 확인시켰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곧바로 볼스테드를 팀 내 4위, 리그 전체 100위 내의 유망주로 선정했다.


이후에도 볼스테드의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매년 착실히 리그를 돌파하며 근사한 성적을 냈고, BA를 비롯한 매체의 평가는 더욱 올라갔다. 적어도 리그 평균적인 선발로의 성공은 보장된 듯 보였다. 그리고 플로리다는 2008년 더블A를 마스터한 볼스테드를 메이저리그로 불러들인다. 리그 탑 유망주답게 볼스테드는 15경기 84.1이닝 동안 2.88ERA 3.82FIP로 화려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맞는다.


하지만 2009년부터 볼스테드의 성적은 꾸준히 하락한다. 급기야 2012년에는 트리플A로 내려가 다시 재정비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올해는 트리플A에서마저 난타당하는 등 데뷔 후 최악의 시기를 맞는다. 최근 4년간 기록은 아래와 같다.




2010~2011년 메이저리그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10 내외로 볼스테드의 FIP보다 0.2 정도 낮은 수치다.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자책점이 평균 이하의 말린스 수비진의 영향이라고 보면 4, 5선발에 어울리는 활약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유망주 시절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더라도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진 선발 투수로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2년을 기점으로 볼스테드의 가치가 폭락한 원인은 뭘까? 타자 친화적인 리글리필드의 영향이라고 하기는 편차가 너무 크다. 패스트볼 스피드는 평균 91마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무브먼트에 있다고 하겠다. 가장 좋았던 2008년 데뷔시즌 PFX상 포심 패스트볼의 종무브먼트(V-Mov)는 10인치 싱커는 8.5인치에 달했다. 이후 볼스테드의 종무브먼트는 계속 하락해 2012~2013년 포심패스트볼은 7인치, 싱커는 4인치까지 줄어든다. 또한 커브의 낙차는 역시 줄어들어 상하간의 움직임으로 타자를 요리하기 어려워졌다. 릴리스포인트 역시 위에서 아래로 처진 모습이다.



2010년과 비교해 좁하진 상하 폭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 출처 - fangraphs.com)


물론, V-Mov의 감소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좌우 움직임의 증가 등 다른 유형의 투수로 성공한다면 긍정적 변화다. 하지만 볼스테드의 GO/AO 비율은 오히려 떨어졌고, 주무기 커브의 위력을 하락시켰다. 본인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볼스테드의 피칭 변화는 2M가 넘는 자신의 큰 신장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 싶다.



볼스테드와 두산의 만남은 언뜻 보아 매우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땅볼 유도형 투수와 두산 내야의 조합, 넓은 잠실 구장은 투수가 뛰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시종일관 이닝이팅 능력을 과시해온 볼스테드이기에 두산의 2옵션 투수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다. 단, 그 이상을 바라기는 무리가 따른다.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비롯해 최근 볼스테드의 모습은 플로리다 시절 날이 서있던 투수와는 너무 멀어진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볼스테드의 피칭 영상


 

2010년 정점에 있었던 볼스테드의 피칭


 

2012년 폼이 하락했던 시기의 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