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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삼성 새 외국인 야수, 야마히코 나바로 최근 4년간 기록

Yamaico Navarro

사진 출처 - Eric Kilby님 플리커


ESPN 데포르테스의 엔리케 로하스는 트위터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가 도미니카 출신 내야수 야마히코 나바로(Yamaico Navarro)와 3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아직 구단 측 발표가 있진 않았으나 영입이 사실상 확정 되었다고 여겨진다. 삼성은 야수 용병의 포지션 선정에 있어서 특히나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 12일에는 1루수 피터슨과 계약이 임박했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무산됐고, 류중일 감독은 예전 마르티네스 같은 공수겸장 외야수를 바란다며 인터뷰했다. 그리고 결정된 포지션은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선수였다. 삼성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걸까?


나바로는 1987년 10월생으로 상당히 젊은 나이의 선수다. 그래서 180cm의 신장에 100kg가량으로 체중이 적지 않음에도 일정 수준의 스피드와 민첩함을 유지하고 있다. 프로팀과 계약은 2005년 9월, 보스턴과 2만 달러라는 헐값에 계약했다. 이후 도미니카 섬머 리그를 거쳐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갓 스무살이 된 나바로는 마이너리그에서 처음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한다. 첫해 숏시즌을 가볍게 마치고 나서 2008년 하이 싱글A에 오를 때까지 8할 내외의 OPS를 기록했다. 유격수로 버틸만한 수비력과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장타력은 유망주로서 확실히 매력이 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나바로를 보스턴 전체 9위의 유망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보스턴은 탑유망주까지는 아니었던 나바로를 기다려 줄 형편이 되지 못했다. 2011년 트레이드 데드라인 시기에 나바로와 비슷한 쓰임새인 81년생 내야 유틸리티 마이크 어빌레스의 대가로 트레이드 시킨다. 이후 나바로는 생존을 위해 내외야를 막론하고 전방위로 뛰었고, 여러 팀을 옮겨 다닌다. 그 과정에서 메이저리그팀의 구멍 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소모적으로 콜업되곤 했다. 최근 4년간 나바로의 타격 기록은 아래와 같다.




나바로는 유형을 분류하기가 참으로 애매한 선수다. 단타자의 덕목인 컨택 능력이나 스피드가 뛰어나지 않고, 슬러거라 부를 정도의 파워는 아니다. 그렇다고 NC 테임즈와 같은 라인드라이브 히터라고 하기에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에서도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은 상당히 낮다. 또 공격적인 이미지와 달리 메이저리그에서 나쁜 공에 방망이가 잘 나가지 않았다. 문제는 스트라이크 존 내의 공도 그대로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파워 지향, 타율에 약점을 지닌 OPS형 타자로 표현할 수 있다. 


장점이라고 하면 진정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메리트다. 나바로는 2013년 메이저리그 팀에는 2루수로 트리플A 팀에서는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강한 송구력을 갖춰 3루수로 적합한 툴과 준수한 수비력을 갖췄다. 2012년에는 외야수로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해 UZR수치는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바로의 공격력은 국내 리그 기준이라면 이 모든 포지션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만하다. 작년 시즌 말미 김상수, 조동찬의 이탈로 고생했던 삼성이라면 이번 영입은 십분 이해가 간다.


다만, 배영섭의 입대와 박한이의 나이에 따른 하락세를 고려하면 내야보다는 외야 지향의 용병이 더 맞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영욱은 수비와 주루에서 큰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타격에서는 더 불안정하다. 작년 삼성에서 리그 평균 대비 가장 공격력이 약했던 포지션은 조동찬과 김태완 조합의 2루보다 박한이, 정형식, 우동균 등이 뛰었던 우익수 자리였다. 

더 큰 변수는 이승엽의 회복 여부다. 올해는 채태인이 .472의 리그 역대급 BIPA 수치로 부족분을 메웠으나 내년에도 그러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보낼 코너 외야나 우타 1루수 용병이 더 안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든 포지션이 우수하고 두터운 선수층을 가진 삼성에서는 누굴 영입하더라도 논란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 그런 고민 끝에 선택이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독특한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고, 선수 자체의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나바로의 수비와 공격 영상


2013년 2루에서의 호수비 장면



나바로의 스피드를 짐작할 3루타



2011년 트리플A에서의 홈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