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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SK 새로운 빅뱃, 루크 스캇 최근 3년간 기록

사진 출처 - 포토 버켓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선수 계약이 야구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SK가 영입한 좌타자 루크 스캇(Luke Scott)이 작년까지 300타석 가까이 기회를 받던 빅네임이기 때문이다. 타격 성적도 타율은 2할 초중반으로 낮지만, OPS는 .741로 리그 평균보다 조금 높다. 메이저리그에 관심 있었던 야구팬이라면 한 번이라도 들어봤을 선수가 경쟁력을 가진 채로 한국에 온다니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SK가 스캇을 영입하기 위해 300만 달러 이상의 큰돈을 썼으리라는 예상을 하기도 한다. 우습게도 스캇의 공식적인 영입 금액은 상한선 30만 달러로 묶여있지만, 이를 믿는 이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아마도 실제 계약 규모는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을 수 있다. 2013년 스캇의 연봉은 275만 달러이고,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메이저리그팀에서 200만 달러 이상을 받기가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스캇 스스로 한국행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고 하니 계약의 주도권은 SK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완전 FA로 바이 아웃이 필요 없는 선수로 총 영입 비용은 언론이 말한 대로 일반적인 대어급 선수 정도일 확률이 높다. 


그럼 스캇이 자신의 명성대로 몸값 이상의 활약을 해낼까? 그의 커리어를 따라가 보자. 스캇은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아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를 졸업 후 2001년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277번째로 지명되어 클리블랜드와 계약했다. 입단 후 2년간 나이 대비 높지 않은 레벨에서 뛰면서도 성적은 그럭저럭 평범했다. 코너 외야수로는 작은 183cm의 신장도 저평가의 원인이 됐다.


스캇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해는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되고 나서부터다. 2004년으로 더블A에서 208타수 동안 19개의 홈런을 치며 무려 .654의 장타율을 기록한다. 그리고 다음 해 트리플A에 승격되어 398타수 동안 31개의 홈런을 기록, 메이저리그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데뷔 성적 자체는 별 볼일 없었으나 만 27세의 적지 않은 나이의 유망주로 세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 무렵부터 스캇의 방망이는 기복이 없었다. 높은 타율을 기록하진 못했으나 2008년부터 3년 연속 20+ 홈런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자신의 기대치 이상을 보여줬다.





스캇의 꾸준한 활약에도 정작 소속 팀에서는 그를 핵심 선수로 여기지는 않았다. 2007년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는가 싶더니 휴스턴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올스타 유격수 미구엘 테하다의 대가로 스캇을 트레이드 시킨다. 그마저도 트레이드의 핵심은 스캇이 아니라 유망주 투수 트로이 패튼과 맷 앨버스라고 봐야 한다.


볼티모어에서는 팀의 장기적인 계획하에 있는 외야 유망주 놀란 레이몰드가 자리 잡지 못한 사이 중심 타자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2010년은 스캇에게 있어서 가장 화려한 시기로 홈런과 OPS 모두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운다. 하지만 시즌 후 오리올스는 FA로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데릭 리를 영입하면서 스캇의 자리를 위축시켰고, 2011년 부진하자 곧바로 논텐더로 풀어 버린다. 착실히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쌓은 스캇은 템파베이와 좋은 계약을 맺지만, 다시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왜 휴스턴과 볼티모어는 스캇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을까? 첫 번째로 그의 수비력과 주루 플레이 포지션 상의 한계다. 초창기 스캇은 나쁘지 않은 수비수라는 평을 듣곤 했으나 파워를 갖춰가는 만큼 점점 몸집도 커졌다. 여러 차례 부상을 당하며 어느 시점부터 지명타자에 어울리는 선수가 됐고, 포지션 대비 공격력은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다. 국내에서도 이런 단점은 똑같이 유지된다. 그의 잡아 당기기 위주의 타격은 많은 시프트를 유도하고 타율을 떨어뜨린다. 만약 한화의 피에가 OPS .750을 기록하고, 스캇이 OPS 9할에 가까운 성적을 낸다고 하면 누구의 기여도가 높은지 우열을 논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로 그의 나이다. 20대 중반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FA 후에는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오리올스가 2011년 스캇의 부진을 간과하지 않은 것은 돌이켜보면 이해가 되는 선택이었다. 2011년부터 어깨, 등, 복사근, 종아리 등 잔부상이 많았고, 지난 3년간 꾸준히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많은 나이와 부상 경력은 스캇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지금까지 스캇을 소개하면서 다른 선수보다 유독 불안요소를 강조했다. 이는 SK의 영입이 비관적이라서가 아니라 과도한 환호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스캇은 올해 영입된 외국인 야수 중 가장 믿음직한 타자이고, 커리어가 앞선다. SK의 지명타자 슬롯은 지난해 9개 구단 중 꼴찌라고 할 정도로 생산력이 낮아 포지션으로 보면 딱 맞는 영입이다. 게다가 문학 구장은 파워히터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지지 않았는가? 타자로서 스캇의 성공 확률은 매우 높다. 


다만, 그래야만 자신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이기도 하다. 최근 3년간 스캇의 WAR 합계는 약 0.2승으로 리플레이스먼트 레벨(대체 선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AAAA레벨에 가깝다는 의미이며 국내 외국인 선수 영입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재밌는 영화라도 기대치가 너무 크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마지막으로 스캇의 호쾌한 타격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