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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8월 6일자 루키랭킹, Strawberry? Strongberry!

후반기의 시작. 이제 루키 레이스의 윤곽도 어느 정도 잡혀간다. 선두권에 있는 선수가 누구인지 살펴보자.


선수 범위는 KBO 신인자격을 갖춘 선수 중 타자는 60타석, 투수는 15이닝 이상으로 한정했다. 야수는 wOBA, 투수는 FIP와 피wOBA를 50 : 50으로 반영해 승리기여도(WAR)를 구해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수비와 주루는 임의로 점수를 매기되 가능한 영향이 적도록 최소치만 반영하였다. 또 NC와 한화는 파크팩터를 구하지 못해 중립구장으로 적용했다. 대체 선수 레벨은 야수는 600타석당 30점으로 낮추고, 선발과 구원 투수들의 계산은 MLB 계산법의 비율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해도, 평가 기준은 주관적일 수 있기에 하나의 관점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재학의 성공은 퓨처스리그의 투수들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다.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1. 이재학 RHP 90년 10월생 NC 다이노스

17G 14GS 91.1이닝 2.96ERA 3.49FIP 87삼진 35볼넷 4피홈런 .281피wOBA 3.21WAR


NC 창단 첫 공식경기(퓨처스리그) 첫 완투, 완봉승. 그리고 지난 7월 31일 SK를 상대로 팀의 정규시즌 창단 첫 완봉승까지 '딸기' 이재학이 NC의 역사를 쓰고 있다. 이제는 비교 대상을 루키로 한정하기 미안할 정도다. 찰리와 함께 어엿한 팀의 원투펀치이며 전 구단으로 범위를 넓혀도 활약상(FIP-WAR)은 열 손가락에 꼽힌다. 놀랍게도 이재학은 20인 보호도 아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선수다. NC에게는 횡재이며 한편으로는 KT에게도 이런 행운이 생길지 반신반의하게 된다.


물론, 이재학의 성공이 운에 따른 결과만은 아니다. NC에 영입되면서 투구폼을 교정했고, 선발로 보직을 고정하며 지난 시즌 2군에서 21경기 동안 139.2이닝을 던지며 착실히 수업했다. 또 중간에 보직 변경에 어려움을 겪자 곧바로 관리하며 엇나가지 않도록 도왔다. 이제는 꿈틀거리는 체인지업과 함께 내년 아시안 게임 승선도 노려볼만하다. 이재학과 NC의 승승장구가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유희관 LHP 86년 6월생 두산 베어스

29G 11GS 94.0이닝 3.06ERA 3.77FIP 66삼진 39볼넷 3피홈런 .303피wOBA 2.56WAR


초저속 투수의 초고속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등판하기 시작한 유희관은 어느덧 두산에서 니퍼트 다음으로 팬과 코칭스탭에게 신뢰를 받는 분위기다. 일단 가장 큰 장점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발로 등판한 11경기에서 단 한 번도 5이닝 이전에 강판당하지 않았다. 삼진이 많지는 않으나 코너를 찌르는 로케이션으로 타자와의 수 싸움에도 능하다. 그러나 유희관의 존재가 커짐에 따라 상대의 분석도 많아졌고, 첫 1군 풀타임을 뛰는 만큼 지친 기색도 있다. 최근에는 120개 이상의 투구도 2번이나 된다. 4강 경쟁을 하는 팀 상황에 쉽지는 않겠지만,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때다.



3. 나성범 CF 89년 10월생 NC 다이노스

64G 288타석 .262AVG .344OBP .425SLG .349wOBA 8홈런 7도루 59삼진 26볼넷 2.07WAR


슈퍼루키로 불리고 있는 나성범. 아직 KBO를 초토화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도 신인왕 자격을 가지고 있는 야수 중에는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아직 어깨가 완벽한 상태가 아님에도 강견은 놀라운 수준이고, 수비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봉인됐던 발야구도 개시했다. 작년 나성범은 퓨처스리그에서 29개의 도루에 성공했지만, 올해 1군에서는 부상과 벌크업으로 도루 시도 자체가 적었다. 이제는 코칭스탭도 그린라이트 부여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하니 도루 숫자는 자연스레 늘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만 보여주더라도 충분하다. 야수 전향 2년 차 신인의 1군 안착은 매우 성공적이다.



문우람은 아마시절부터 뛰어난 컨택능력을 인정받았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4. 문우람 OF 92년 3월생 넥센 히어로즈

27G 124타석 .385AVG .455OBP .541SLG .434wOBA 2홈런 1도루 16삼진 12볼넷 1.57WAR

 

다져스에는 푸이그 신드롬이 있다면 넥센에는 문우람이 있다. 작년 문우람은 강한 어깨와 준수한 컨택능력으로 차기 주전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작은 2군이었다. 아직 고졸 2년 차로 1군에서 뛰기에는 다듬을 게 많다는 코칭스탭의 판단이었다. 실제로 퓨처스리그에서 첫 10경기는 2할의 타율에 불과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멀티안타의 횟수를 늘려가더니 괴물 같은 페이스로 2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1군에 올라온 문우람은 근 한 달째 4할에 육박하는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페이스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언더 사이즈 코너외야수라는 단점에도 롯데의 손아섭처럼 오랫동안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문우람은 작년 60타석이 넘어 신인왕 자격이 없습니다. 잘못된 정보 죄송합니다.



5. 임창민 RHP 85년 8월생 NC 다이노스

35G 0GS 42.1이닝 3.19ERA 4.08FIP 41삼진 20볼넷 4피홈런 .273피wOBA 1.10WAR


2008년 현대에 2차 2라운드 순번으로 지명된 임창민은 오랫동안 2군에서 세월을 보냈다. 경찰청에 가서도 제대해서도 그렇게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었다. 적당한 구위에 뛰어나지 않은 커맨드는 1군에서 기회를 받기는 어정쩡하다고 여겨졌다. 그래도 2군에서 보낸 5년 동안 임창민은 시나브로 성장했고, NC로 트레이드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현재는 손민한과 함께 몇 안 되는 필승조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임창민의 gmLI(등판시 경기 중요도)는 약 1.36으로 평균보다 많이 높다. 앞으로 임창민에게 중요한 것은 롱런 여부다. 아직 입지가 확고하지 않으니 NC 투수진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한치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 된다.



6. 이태양 RHP 93년 1월생 NC 다이노스

22G 13GS 74.2이닝 5.67ERA 4.96FIP 49삼진 30볼넷 7피홈런 .350피wOBA 1.03WAR


시즌 초반 5선발로 인상적인 활약을 했던 이태양은 최근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손민한이 1군에 투입하기 직전부터 조짐을 보였고, 6월 13.1이닝 동안 10.80ERA 7.12FIP로 정신없이 난타당했다. 사정은 7월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팀의 사정으로 선발 기회를 받았을 뿐 1군에서 뛰기 어려운 피칭을 하면서 8월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초반 이태양이 오버페이스였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래도 NC에서는 귀중한 투수자원이며 촉망받는 유망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7. 백인식 RHP 1987년 11월생 SK 와이번스

11G 7GS 44.1이닝 4.26ERA 4.82FIP 22삼진 19볼넷 3피홈런 .310피wOBA 0.86WAR


작년 퓨처스리그 기록을 한 번이라도 살펴봤던 SK팬이라면 백인식에 대해 궁금증을 가질만하다. 15경기 94.2이닝 동안 2.76의 평균자책점, 삼진 볼넷 비율도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1군에 올라오지 않아 베일에 싸인 선수였다고 할까? 그리고 2013년, 마침내 백인식에게도 기회가 없다. 초반 기회를 받던 여건욱이 물러나면서 5선발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1군 데뷔는 성공적이다. 옆구리 유형의 투수로 140km 중반이 나오는 구속은 경쟁력이 있고, 기록상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2년제 대학 출신에 2군 경험도 많지 않아 이따금 불안정한 모습이 보인다. 백인식은 1군에서도 등판 간격이 꽤 긴 편이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로 남은 기간 커맨드와 체력을 보강해 마무리를 깔끔하게 했으면 한다.



8. 김대우 DH-OF 89년 10월생 롯데 자이언츠

63G 206타석 .229AVG .359OBP .406SLG .355wOBA 4홈런 4도루 64삼진 33볼넷 0.77WAR


김대우는 성적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에서 지명타자 부문 올스타 투표에 1위를 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대우의 성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지만, 이번 랭킹 8위에 오른 것은 순전히 2군으로 피신한 덕이다. 김대우는 5월 이후 간간이 홈런을 치긴 했으나 116타수 동안 .198의 타율 45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비단 1군에서만이 아니라 퓨처스리그 62타수 동안 .226의 타율 .275의 출루율로 공갈포의 모습이다. 김대우는 타자전향이 길지 않고, 작년에도 2군을 폭격한 수준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김대우의 평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단지 롯데 코치진이 초반 절묘한 시기에 김대우를 잘 활용했다고 할 수는 있겠다.



9. 이민호 RHP 1993년 8월생 NC 다이노스

41G 0GS 40.1이닝 4.46ERA 4.69FIP 39삼진 28볼넷 2피홈런 .309피wOBA 0.70WAR


NC의 마무리 이민호는 이번 시즌 10세이브를 올린 투수 중 가장 높은 FIP를 기록 중인 선수다. KIA에서 퇴출된 앤서니를 제외하고 타팀에서 비교될만한 클로져는 없다. 한마디로 마땅한 투수가 없는 팀의 사정상 패스트볼 구위가 뛰어난 이민호를 울며 겨자 먹기로 기용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졸 루키 이민호가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민호의 gmLI(등판시 경기 중요도)는 약 1.62로 어린 투수에게 가혹하다. 김경문 감독이 미안해할 만 하며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 투구는 칭찬해줘야 마땅하다. 그 나이대의 대부분 투수는 2군에서도 난타당하기 일쑤다. 이민호의 보직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NC의 중심축이 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0. 한동민 OF-1B 89년 8월생 SK 와이번스

58G 223타석 .251AVG 323OBP .421SLG .325wOBA 7홈런 2도루 56삼진 12볼넷 0.57WAR


지난 리스트에서 5번째 순번에 이름을 올렸던 한동민의 순위는 5계단 내려왔다. 1.06이었던 WAR은 절반에 가깝게 꺾였다. 7월 복귀 후 54타수 동안 .166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 아직 1군에 버티는 게 용할 정도다. 한동민은 대학에서도 4학년 슬럼프가 있었고, 프로 1년 차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한동민이 유망하지 않은 선수라는 게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SK 코칭스탭은 묵직하게 한동민을 기용하고 있는데 과연 선수에게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좀 더 낮은 레벨에서 단계를 밟는 방법도 좋다. 빨리 간다고 멀리 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