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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김태균이 15억 받을 자격? 아무 문제 없다

12일 한화 이글스가 일본에서 돌아온 김태균과 연봉 1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의 금액이라고 하는데 프로농구에서 김승현이 오리온스와 맺었던 이면계약 (연봉 10억5000만 원, 5년간 52억5000만 원)보다 4억 5000만원 많은 금액이다. 프로축구는 연봉이 비공개이지만 (도대체 뭐가 부끄러워서?-_-;;) 최고 연봉자는 이동국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옵션을 제외하면 김태균 보다 많은 연봉을 받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균이 이처럼 '연봉킹'이 된 것은 한화의 구단주인 김승연 회장이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에게 직접 프랜차이즈의 복귀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구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김태균의 계약 규모가 국내 최고 수준이 될 것을 언론을 통해 공공연히 밝혀왔다. 지난 5일 이승엽이 삼성과 보장금액 8억, 옵션 3억 원에 총 11억 원 계약을 맺자 옵션을 없애고 15억 그대로를 보장해주는 모양새로 대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과 야구 팬들 사이에서 김태균이 최고 연봉자가 될 자격이 있는지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일본에서 성공하고 금의환향한 것이 아니라 중도에 포기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런 융숭한 대접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번 사례가 국내복귀를 보험으로 생각하게 해 해외진출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면 아무 문제 없다이다.


먼저 김태균이 일본에서 돌아온 것은 기량이 하락해서가 아니라 부상과 경기 외적인 문제로 본인이 포기한 것이다. 선수의 도전정신이나 투지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개인의 선택이다. 일본에서의 2010년 성적은 놀라울 정도는 아니나 이승엽의 첫해와 비교해 합격점에 가깝다. 또 일본 진출 전 김태균은 이대호처럼 화려한 시즌은 적었지만, 팀 기여도는 비슷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김태균이 이대호에게 오퍼된 금액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뜻이다. 

또 김태균에게 해외 진출에 했던 것에 대한 불이익을 준다고 해외에 나갈 선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마추어 선수도 아니고 프로선수들에게 머니게임으로 미국, 일본에 상대가 될 수 있을까? 오히려 박찬호처럼 뛰어난 해외파 선수가 국내에 돌아올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국내리그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방법이 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김태균이 15억으로 압도적인 연봉을 기록한 것은 숫자놀음에 불과하다. 이번 김태균의 입단 발표에 계약금이 붙지 않았는데 이는 KBO가 해외 복귀자를 제재하는 대한 특별법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정말 한화가 계약금 없이 연봉 15억에 계약했다면 4년 60억 원으로 이택근과는 옵션포함 총액 10억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아마도 이면계약으로 계약금이 있을 것이다. 보도자료를 근거로 총액이 80억이라고 가정해 보자. 똑같은 계약규모라고 해도 계약금 30억, 연봉 12억 5천만 원을 만들 수 있고, 계약금 20억, 연봉 15억을 만들 수도 있다. 연봉으로 계약규모를 추정할 수 있을까?


메이져리그에서 FA 계약을 할 때 국내리그처럼 계약금위주가 아니라 총액 대부분이 연봉으로 지급된다. 선수에게는 세금 등의 이유로 국내의 방식이 더 좋겠지만 결국 FA 선수의 계약 규모를 볼 때는 연봉이 아니라 총액과 보장금액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태균의 연봉 15억은 단순히 지급 방식을 바꾼 것이고 이대호가 롯데와 협상한 것과 비교해 크게 놀랄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사실은 계약금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팬들은 김태균의 계약규모가 적당한지를 알 수 없다가 정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