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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롯데, 한-미 정대현 쟁탈전의 승자가 되다

사진출처 - SK 와이번스 홈피


정대현이 롯데와 계약금 10억, 연봉 5억 플러스 옵션 6억으로 4년간 보장금액 30억에 계약을 했다. 얼마 전까지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MLB에 직행하는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신체검사에서 간 수치가 문제가 되었다고 보도되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관계를 알 수 없기에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이 계약 기간이 때문인지 보장 금액이 문제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 롯데의 배재후 단장의 인터뷰를 미뤄 봤을 때 정대현이 한일 양국 구단들 사이에서 고민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참고로 정대현은 인터뷰에서 MLB 도전이 한국 구단의 오퍼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대현이 이 부분에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도전은 멋진 일이지만 부양가족을 생각할 때 안정된 삶의 추구도 그 이상으로 중요시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또 롯데가 정대현에 접촉한 것은 템퍼링과 관계없이 규약상 정당한 과정이고 전 소속 팀 SK도 10일부터 정대현에 접촉할 수 있었기에 신의를 저버렸다고 말하기 어렵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어느 구단보다 적극적이었던 롯데가 FA 최고의 대어를 잡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정대현의 영입이 롯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지난 3년간 총 152.1이닝 1.36ERA를 기록한 정대현은 내년 시즌부터 팀의 가장 중요한 상황에 등판할 것이고 지난 사례에 비춰보면 가장 높은 확률로 상대 타자를 봉쇄할 것이다. MLB.com의 기사를 보면 정대현의 메디컬체크 결과는 오히려 계약을 파기할 만큼의 건강상 문제는 없음이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대현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50회, 50이닝 이상의 등판은 해줄 수 있는 투수다. 또 롯데가 포스트 시즌에 오른다면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안정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대현은 임경완보다 3살 어린 투수로 매년 4억 원을 들여 사이드암 슬롯을 업그레이드한 것은 효율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물론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대현은 지난 5년간 평균자책점이 1.51이었던 것에 비해 FIP는 2.82로 높았다. 3년으로 한정하면 2.54의 FIP로 평균자책점보다 1.2가량 높다. 수준급 투수들이 평균자책점이 더 낮은 경향을 보긴 했지만, 이 정도 차이는 특이한 경우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정대현의 특성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SK 수비진의 도움도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계속되리라고 예상하기는 조금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 이런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정대현이 수준급 불펜 투수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다.

롯데가 정대현을 영입한 것에 대해 나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보호 선수를 전략적으로 꾸려야 좋은 마무리가 될 것이고, 정대현 + 이승호 조합보다 김동주 한 명의 영입이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