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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좌투는 좌투로' SK, 보상선수로 좌완 허준혁 선택


사진출처 - 롯데 자이언츠 홈피

SK가 롯데와 계약한 이승호의 보상선수로 좌완 허준혁을 선택했다. 애초에 롯데가 임경완의 보상선수로 선택했던 임훈을 다시 데려오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있었지만, SK는 투수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20인의 보호 선수를 예상해 보면 투수 유망주 중 김명성, 이상화, 허준혁 중 한 명은 풀릴 수밖에 없었다. 이상화는 군 복무로 인한 공백은 있지만 1차 지명으로 뽑은 데다 퓨처스리그에서 보여준 것이 있었고 김명성은 올 시즌 부진했지만, 아시안게임으로 군문제를 해결한 전년도 1라운더를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본 것 같다.

실제로 두 선수 모두 보호선수에 들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SK의 선택은 좌완 허준혁이었다. 그 이유를 꼽아 보면 좌완 충원의 필요성이 있었다. SK는 이승호가 FA로 빠졌고 고효준은 입대예정, 전병두는 어깨 수술로 내년 시즌 출장이 불투명하다. 붙박이 선발 김광현을 제외하면 정우람, 박희수, 김태훈이 남고, 유망주는 김민식 정도다. 이 중 정우람은 내년 시즌 후 군대를 가야 할 것이고 박희수, 김태훈 중 한 명은 선발전환 가능성이 있다. 좌완 계투로 왕국을 세웠던 SK였기에 더욱 좌완 투수 수혈에 관심을 기울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허준혁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돼줄까? 기록을 통해 살펴보면

009년 2군 18G 58.0이닝 3.57ERA 33삼진 12볼넷 1피홈런 61피안타
2010년 1군 57G 40.0이닝 4.28ERA 30삼진 22볼넷 5피홈런 43피안타
2011년 2군 26G 25.0이닝 4.32ERA 20삼진 12볼넷 0피홈런 30피안타
2011년 1군  7G 3.0이닝 12.00ERA 2삼진 6볼넷 1피홈런 3피안타


허준혁은 2010년 좌완 원포인트로 뛰며 FIP는 4.91로 평범했지만 프로 2년 차로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이는 올 시즌 대졸 좌완 윤지웅과 거의 비슷한 성적이다. 두 선수의 구위도 현재는 거의 비슷하다. 130km/h대 중후반을 주로 던지며 최고 140km/h 정도의 스피드의 빠른 볼을 가지고 있고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한다. 허준혁의 구위는 결코 뛰어나지 않지만 어린 나이를 고려하면 괜찮은 커맨드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올해는 그러한 모습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과연 내년 시즌 자신의 가치를 다시 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한 시즌을 놓고 평가절하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SK는 그간 좌완 투수를 키우는데 매우 강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김성근 감독이 해임되고 코치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연 그들의 축적된 노하우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도 궁금하다. 현재 SK의 2군은 김용희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두 사람 간에 접점이 없긴 했지만, 롯데출신의 코칭 스탭으로 허준혁에 대해서 관심을 같진 않았을까? 오수호와 함께 롯데 출신 투수 유망주가 SK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