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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SK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 최근 3년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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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Mike LaChance님 플리커


SK가 세든의 대체 선수로 미국 출신 로스 울프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세든을 잃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발 빠른 영입이다. 세든은 올해 최고의 활약을 한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이다. 큰 신장의 좌완, 안정된 제구력과 이닝이팅 능력 등의 이점이 그대로 발현됐다. 후반기 73.0이닝 동안 4.40의 FIP로 페이스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과연 울프가 세든의 빈자리를 채울만한 선수인지 그의 커리어를 되짚어보자.


외형만 보자면 세든보다 나은 프로필은 아니다. 나이는 1982년 10월생, 체격은 183cm 82kg으로 외국인 선수임을 고려하면 작은 편이다. 오른손으로 던진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는 없을 듯하다. 프로 입단은 고교 졸업 후 1년 뒤 이루어졌다. 2001년 드래프트에서 몬트리올이 47라운드에 호명했으나 계약하지 않았고, 1년 뒤 말린스가 18라운드 전체 533번째로 지명해 유니폼을 입는다.


로스는 로우 A에서 첫해 선발로 46.1이닝을 던졌는데 성적이 좋지 못했고, 2003시즌부터는 릴리프 보직으로 완전히 방향을 바꾼다. 중간 계투로 울프는 훨씬 효과적인 피칭을 했고, 이후 대부분의 마이너리그 소속팀에서 FIP 수치를 3점대 중반으로 억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2007년 빅리그에 콜업될 때 즈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데뷔시즌 12.1이닝 11.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재계약에 실패하게 된다. 이후부터 울프의 저니맨 생활이 시작된다. 2010년 이후의 기록은 아래와 같다.



2010년 오클랜드 소속으로 기회를 받은 후 울프는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전환점이 된 해는 2013년으로 텍사스에서 시즌 초반 선발로 등판한다. 8년 만에 보직 이동을 한 울프는 생각보다 훨씬 좋은 피칭을 했고, 5월 중순경 다시 메이저리그에 콜업된다. 비록 등판 시 중요도가 낮은(gmLI 0.64) 추격조 역할이지만, 4점대 방어율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울프의 성공적인 2013시즌이 한국행을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울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면 조화로운 구위와 제구력이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1마일 최고 93마일의 스피드가 나온다. 선발로 뛰면 스피드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약 142km 내외에서 평균 구속이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울프의 빠른 볼은 대부분 싱커성으로 땅볼 유도에 유리하다. 강속구 투수까지는 아니라도 안정된 제구력을 활용한다면 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주무기인 80마일 중반대 체인지업 역시 횡적인 움직임이 훌륭하다. 2013년 울프의 메이저리그 통산 땅볼 아웃/뜬공 아웃 비율은 1.82, 마이너리그 통산 GO/AO 수치는 2.14로 높았다. 삼성의 마틴, NC의 웨버보다 볼넷이 조금 많더라도 홈런 수치가 적은 울프의 피칭 성향이 문학구장과는 더 적합할 수 있다. 다만, 정근우의 이적이 내야 수비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반대로 약점은 적은 선발 경험이다. 2002년 데뷔 후 울프가 선발로 등판한 횟수는 10번에 불과해 풀타임을 치를 수 있는 체력이 되는지 의문이 남는다. 그중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의 선발 등판에서는 13.0이닝 동안 6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예전 KIA의 로페즈도 선발 경험이 적었다고 하지만, MLB와 마이너리그 성적이 확실히 앞서있는 선수였다. 특히 삼진/볼넷 비율의 차이가 크다. 보직 변경으로 인해 생기는 성적 변수는 이번 영입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정리하면 울프의 최근 성적과 구위, 제구력의 조합은 내년 성적에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러나 체격이 크지 않고, 많은 시간 계투로 뛰며 나온 성과이기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망설여진다. 얼마나 이닝이팅이 가능하냐도 영입 성패의 핵심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울프의 피칭 동영상


2013년 선발 등판 시



2013년 불펜 등판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