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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2년 넥센 히어로즈 TOP 15 유망주

LG 트윈스에 이어서 두 번째 팀은 넥센입니다. 유망주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습니다. 넥센을 예를 들어 문성현과 강윤구 같은 선수는 이 범위에 들지 않습니다. 이미 많이 소개된 선수들이죠.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습니다. 좀 짜게 매겼다고 생각하는데 A는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입니다.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이 되지 않을 듯합니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입니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입니다. B+까지는 탑 유망주라 불러주고 싶고 언급한 선수는 모두 애정하며 지켜보는 선수들입니다. 저만의 기준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봐주시면 좋겠네요.^^





김대우 RHP / 1988-11-21 우투우타 183cm 83kg
홍익대 통산 35G 91.2이닝 3.66ERA 72삼진 32볼넷 2피홈런 1.30WHIP
2011년 넥센2군 25G 45.2이닝 3.35ERA 63삼진 16볼넷 0피홈런 1.18WHIP    
2011년 넥센1군 24G 27.0이닝 6.00ERA 3.56FIP 28삼진 19볼넷 0피홈런 1.67WHIP 
평점 : B+

김대우는 2011년 가장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루키다. 정통 언더스로우로 정대현보다 더 낮은 지점에서 공을 뿌리고 불새처럼 역동적인 투구동작으로 구속은 140km에 육박했다. 타자들은 마치 마구를 보듯 꼼짝도 하지 못했고 첫 5경기 27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삼진은 무려 10개나 잡아냈다. 언론이 김대우를 BK에 비유하며 열광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차츰 더 중요한 상황에 등판하고 강한 좌타자들과 상대함에 따라 슬슬 맞아 나가기 시작했고 체력이 떨어졌는지 빠른 볼 스피드도 130km 초중반을 형성하기도 했다.

사실 김대우는 아직 안정감이 부족한 선수다. 투수전향도 고2말이 돼서야 이루어졌고 서울고 시절 투타 기록도 거의 없다. 홍익대에 입학하며 출장을 서서히 늘려갔는데 에이스 역할을 한 건 드래프트에 불과 두 달을 앞둔 시점인 4학년 하계리그부터다. 그러니까 일 년 사이에 대학리그 평범한 투수에서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김대우는 2군에서 9이닝당 4개 이상의 볼넷을 내줄 만큼 컨트롤이 부족하고 확실한 무기라 할만한 보조구질이 없는 상태다. 단기간 급부상한 선수인 만큼 앞으로 경기를 통해서 자신을 증명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김대우가 2011시즌 후 곧바로 상무에 지원하리란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언더스로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기에 통상적이라면 1년을 더 뛰면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승선 가능성을 살펴봤을 것이다. 김대우의 이런 과감한 결정에는 김시진 감독의 추천이 있었다고 하는데 장기적으로는 완성된 기량의 김대우를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기에 팀 입장에서 좋은 일이다. 선수 본인에게도 병역문제를 해결하면서 차분히 기본을 닦을 기회라 해가 될게 없다. 김대우가 상무에서 체력을 기르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나가면 무난하게 넥센의 승리 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현희 RHP / 1993-06-15 우투우타 183cm 79kg
2010년 경남고 9G 29.2이닝 1.21ERA 35삼진 8볼넷 0피홈런 .184 BAA(피안타율)
2011년 경남고 15G 123.1이닝 1.02ERA 167삼진 10볼넷 2피홈런 .158 BAA
평점 : B+

일반적으로 사이드암 투수들은 드래프트에서 선호되지 않는다. 선발투수로의 가능성이 적은 만큼 성장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신정락, 2011년 심창민처럼 140km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은 1라운드에 지명되고 있다. 한현희는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에 가까워 앞선 두 투수보다 다소 구속이 낮은 대신 뛰어난 커맨드를 갖춘 선수로 분류된다. 2학년 때보다 100이닝 가까이 투구 수는 늘었지만, 볼넷은 단 2개만 더 내줬다. 그에 비해 삼진은 무려 130개 이상을 더 잡았다. 한현희가 고교리그에 남긴 기록은 비범한 것이고 2011년 고교리그에서 감히 경쟁자라 불릴 만한 투수도 없었다.  

그럼 한현희가 역대 사이드암 투수와 비교해 얼마나 잘한 걸까? 나무방망이로 바뀐 이후 고교 최고 사이드암 투수는 나승현을 꼽을 수 있다. 나승현은 2학년때 71.2이닝 3.03의 평균자책점 FIP는 2점대 후반으로 평균자책점과 비슷했다. 3학년에 올라가서는 98.0이닝 0.83ERA를 기록했고 피홈런 없이 98개의 삼진 9개의 볼넷을 내줬다. 한현희의 삼진 비율이 더 높고 FIP로 봐도 근소한 우위다. 물론 시대에 따라 다르고 2011년은 주말리그의 특성이 있기에 동일한 비교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고려해도 한현희의 2011년은 나승현과는비교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한현희는 빠른 볼과 함께 커브를 주무기로 써클체인지업, 싱커 등을 던진다고 하는데 고교 시절 매우 적극적인 투구를 했다. 임찬규처럼 고졸로는 가장 1군에 가까운 피칭을 하는 선수일지도 모른다. 길게 보자면 2010년 선발투수 이재곤과 같은 모습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어린 선수이기에 육성에 따라 좀 더 파워를 갖추는 것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개구진 4차원이라는 성격이 흥미로운데 호불호를 내려놔도 한현희를 2012 드래프트 4번째 선수로 뽑은 것은 넥센의 행운 같다.





김정훈 RHP / 1991-10-02 우투우타 185cm 85kg   
2008년 진흥고 10G 59.1이닝 2.12ERA 65삼진 26볼넷 2피홈런 .148BAA
2009년 진흥고  8G 41.0이닝 1.54ERA 54삼진 6볼넷 1피홈런 .203BAA
2010년 넥센2군 14G 78.0이닝 3.92ERA 66삼진 69사사구 3피홈런 57피안타
평점 : B

지난해 넥센에서 가장 기대했던 유망주는 김정훈이었다. 2010년 드래프트에서 1픽 신정락 다음에 뽑혔는데 그 해 드래프트 수준이 좋지 않다는 평이 많았어도 김정훈은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됐다. 프로 1년 차에 보인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는데 1군에서는 선을 보인 수준이지만 2군에서는 9이닝당 8개꼴로 삼진을 잡았고 피홈런은 단 2개뿐이었다. 평균 140km 초반, 140km 중반 이상을 쉽게 던지고 슬라이더, 체인지업등 변화구도 괜찮다. 부족한 제구력에도 향후 강력한 구위로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을 이끄는 투수가 될거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작년 김정훈은 부상으로 단 1이닝도 던지지 못했다.

김정훈은 고교 시절 허리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는데 팔 동작을 비롯해 큰 투구동작은 부상 우려가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투수 메커니즘을 쉽게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프로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음에도 부상을 당했다는 것은 역시 자신에 맞는 투구폼을 체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경 팔꿈치 수술을 했다고 하는데 작년 투구가 아예 없다는 걸 보면 시간이 꽤 소요될지 예측이 어렵다. 스프링캠프를 따라가 문성현에게 투구폼과 관련 조언을 구한 기사가 나온 것은 다행이지만 말이다.

김정훈이 여전히 강한 볼을 던질 수 있다해도 투구폼을 교정하게 되면 어떤 선수로 변화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건강하게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 그리고 부족한 제구력을 고려하면 김정훈이 전력감으로 활약하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고종욱 CF / 1989-01-11 우투좌타 184cm 83kg
한양대 통산 76G 337타석 .348AVG .405OBP .497SLG 0홈런 42도루 55삼진 30볼넷  
2011년 넥센2군 50G 220타석 .354AVG .405OBP .530SLG 5홈런 17도루 10도실 39삼진 19볼넷 
2011년 넥센1군 54G 111타석 .248AVG .279OBP .400SLG 1홈런 7도루 6도실 26삼진 5볼넷 
평점 : B-

고종욱은 프로에서 중견수로 뛰기에 최적의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다. 184cm의 신장, 긴 다리로 1루까지 3.7~8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은 팀 내 최고로 꼽힌다. 대학에서 매년 타율이 상승하며 4학년 때는 71타석 .438의 타율을 기록했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톱타자 유형의 선수 중 가장 전력감에 가까운 선수로 꼽혔고, 대학 야수 중 가장 빠른 19번째로 넥센에 지명될 수 있었다. 고종욱이 드래프트 야수 중 최고의 선수는 아닐지라도 드래프트 동기 중 1군에서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것은 사실이다.

그럼 고종욱의 프로 첫해가 성공적이었나? 어쩌면 프로의 벽을 가장 잘 보여준 선수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마에서도 프로 2군에서도 3할 중반의 고타율을 올리긴 했지만, 쌕쌕이 유형의 선수 치고는 삼진이 많은 선수였다. 1군에 올라온 고종욱은 타율이 2할 밑으로 내려가자 출루조차 되지 않는 발만 빠른 선수가 되고 말았다. 이대형처럼 빠른 발을 이용한 내야타구를 양산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컨택 능력을 기르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고종욱이 앞으로 리드오프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질파악과 선구안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고종욱은 타격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도 발전을 이뤄야 하는데 1,2군에서 총 24개의 도루를 성공했지만 무려 16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팀에서는 여전히 고종욱을 미래의 리드오프 중견수로 계획하고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상무에 입대시킨 것이다. 고종욱이 2014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가 되기는 불가능에 가깝기에 팀과 선수에게 너무나 잘 된 일이다. 2년의 시간을 수업이라고 생각하고 꼼꼼히 플레이한다면 2014년 개막전 주전 중견수로 고종욱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박종윤 LHP / 1993-02-09 좌투좌타 177cm 78kg
2010년 대구고 14G 59.2이닝 1.81ERA 60삼진 13볼넷 1피홈런 .186BAA
2011년 대구고 16G 77.0이닝 2.10ERA 91삼진 34볼넷 0피홈런 .213BAA
평점 : B-

이번 드래프트에서 뺑돌아 2라운드에 지명된 박종윤을 보고 든 생각은 저평가였다. 2학년 때부터 꾸준히 성적을 냈고 좌완으로 빠른 볼은 최고 140km 초중반을 형성한다고 한다. 130km 후반 정도의 평시 구속은 고교 수준에서는 매우 훌륭하다. 또 타격에서의 재능까지 박종윤은 아마 야구에서 탑 클래스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체 19번째로 기대보다 늦은 순번에 호명된 이유는 작은 신장 때문일 것이다. 아마 선수에게 체격은 스카우팅에 중요한 사항이고 성장 가능성과 직결되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기사를 보면 드래프트가 가까워진 시점에 구속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아마도 청룡기에서 3.1이닝 부진이 연관된 듯한데 이후 전국대회에서 18.0이닝 2.50의 평균자책점, 15탈삼진을 기록한 것을 보면 제 페이스를 찾은 듯도 싶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북일고의 김인태와 비교하면 투타 뛰어난 재능의 좌완이라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 김인태가 살짝 신장이 크고 빠른 선수라고해도 투수로서의 모습은 박종윤이 쪼금 더 괜찮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박종윤은 고교시절 이승호와 투구폼이나 스타일 면에서 상당히 닮은 선수라는 평을 들었다. 박종윤이 이승호만큼 성장해준다면 넥센에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구위나 제구 면에서 1군에 들어가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지만 매년 드래프트에서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는 2라운더 후보라면 박종윤을 꼽고 싶다. 





정회찬 RHP / 1987-02-07 우투우타 194cm 101kg
2008년 원광대 16G 45.2이닝 2.56ERA 37삼진 13볼넷 1피홈런 1.23WHIP
2009년 원광대 16G 63.2이닝 2.40ERA 61삼진 10볼넷 1피홈런 0.86WHIP
2011년 넥센2군 13G 56.1이닝 4.98ERA 36삼진 17볼넷 6피홈런 1.34WHIP
평점 : C+

앞서 본 박종윤이 신체적 열세 때문에 지명 순번이 늦었다면 정회찬은 반대의 경우다. 3,4 학년 원광대 에이스로 활약한 정회찬은 194cm의 건장한 체격까지 갖춘 선수다. 좋은 성적에 투수로서 이상적인 신체 조건까지 갖춰지면서 정회찬은 넥센에 2라운드로 지명될 수 있었다. 박종윤과 반대 의미로 순번이 낮아 보이기도 하는데 이유는 아무래도 2010년을 재활로만 보내게 한 어깨 부상 때문일거라고 추정해본다.

2011년에도 정회찬이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낸 건 아니다. 5,6월 등판이 없는데 이후에도 드문드문 경기를 가졌다. 13경기 56.1이닝을 던진 게 어디냐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정회찬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 됐다. 현재 정회찬은 최고 140km 초반대의 빠른 볼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하지만 평시에는 잘해야 130km 후반대일 것이다. 나이에 비해 커맨드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 당장 1군에서 경쟁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정회찬에게 다행스러운 점은 2011년 시즌 후 경찰청에 합격해 야구를 하며 군 복무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체 검사상 큰 문제가 없다는 소식이기에 더 기쁜 소식이다. 2011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등판에 꽤 좋은 피칭을 했기 때문에 어떤 보직을 맡을지 궁금한데 최종적으로는 구위를 키워서 권혁과 같은 계투로 활약을 기대하는 선수다.





이태양 RHP / 1993-01-28 우투좌타 183cm 80kg
2009년 청주고 11G 72.2이닝 0.99ERA 69삼진 16볼넷 0피홈런 0.91WHIP
2010년 청주고  9G 43.1이닝 2.49ERA 40삼진 12볼넷 0피홈런 1.11WHIP
2011년 넥센2군 13G 34.1이닝 3.93ERA 30삼진 11볼넷 3피홈런 1.22WHIP
평점 : C+

이태양은 괜찮은 고졸 투수들이 많이 배출된 2011년 드래프트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옆구리 투수다. 특히 2학년 초 황금사자기에서 27이닝 1.00의 평균자책점 20탈삼진 무볼넷을 기록하며 팀을 준결승까지 올렸다. 이태양을 일약 전국구로 부상시킨 대회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공을 던진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3학년 때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임팩트가 약했다. 프로에 입단해서도 2군에서 34.1이닝, 1군에서 5경기 5.2이닝 등판했을 따름이다. 

이태양에게 긍정적인 것은 적은 횟수라도 일단 등판하면 좋은 피칭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사이드암과 언더스로 사이에 있는 투구폼으로 최고 130km 초중반, 주로 120km 후반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보조구질은 아마 때는 각도 큰 커브를 주로 던졌고, 1군에서는 슬라이더를 많이 선보였다. 이태양은 나이치고는 컨트롤이 좋은 투수이고 옆구리 투수로 좋은 체격 조건까지 갖췄다.

이태양은 일단 애리조나 전훈지에도 합류한 상태다. 가장 궁금한 점은 2011년 계속된 팔꿈치 통증에서 벗어났느냐다. 넥센의 재활 시스템은 다른 팀에 비해 부족함은 없을까? 꾸준히 출장한다면 생각보다 빨리 1군에 기여가능한 투수라고 생각하나 높은 평가는 일단 보류하고 싶다.




장효훈 RHP / 1987-11-01 우투우타 184cm 82kg
2010년 상무 15G 37.1이닝 8.20ERA 25삼진 30사사구 5피홈런 50피안타
2011년 상무  8G 30.1이닝 3.56ERA 23삼진 7볼넷 0피홈런 20피안타 0.89WHIP
평점 : C+

장효훈은 북일고 시절 강력한 패스트볼로 유명세를 탔다. 재작년 덕수고의 김진영과 한승혁이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로 한미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됐는데 장효훈도 그런 셈이다. 그러면 왜 이 선수가 한화에 1차 지명되지 못했을까? 제구력에 약점이 있긴 했지만, 진짜 이유는 유급 경력 때문에 규정상 1차 지명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 첫 번째 지명권을 가진 KIA는 양현종을 선택했고, 두 번째 지명권을 가진 현대가 장효훈을 뽑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장효훈은 실망스러운 모습의 연속이었다. 말 그대로 공만 빠른 투수였다고 할까? 프로 데뷔 첫 2시즌을 31경기 67.0이닝동안 무려 8.8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09년 65.2이닝 동안 3.70ERA로 좀 나아지는 듯했으나 다음 해 다시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복귀했다. 지난해까지 장효훈은 유망주로서의 지휘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듯했다. 그러던 장효훈이 제대를 앞둔 시점에 갑작스레 분발하기 시작했다. 8월 말부터 선발 출장을 했는데 7이닝 무사사구 피칭을 하는가 하면, 친정 팀 넥센을 상대로 12K 경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장효훈은 제대 후 넥센 1군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시즌 막바지 경기에 출장할 수 있었는데 평균 140km 초중반, 최고 150km의 구속은 여전했다. 여기에 더해 포크볼 구사가 많아졌는데 2군에서 삼진이 늘어난 이유일 것이다. 장효훈의 빠른 볼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높은 평가를 하기에는 보여준 기간이 극히 짧다. 만약 이 기간을 길게 늘인다면 탑 유망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박헌도 OF / 1987-01-01 우투우타 180cm 87kg
2010년 상무 58G 155타석 .242AVG .348SLG 2홈런 14삼진 23사사구 
2011년 상무 92G 335타석 .329AVG .407OBP .521SLG 9홈런 35삼진 33볼넷
평점 : C+

박헌도는 뭐든지 잘하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포수 출신으로 발이 느린 편이고 경성대 시절 460타석 동안 .258의 타율을 기록할 만큼 컨택 능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대신 자신만의 강점도 갖고 있다. 통산 11개의 홈런을 쳐냈는데 대학리그에서는 드문 것이고 삼진보다 볼넷을 많이 얻어낼 만큼 자신만의 존을 갖고 있다. 신장도 빅뱃치고는 작은 편이라 스카우트들이 선호하는 선수는 아니겠지만, 초기 머니볼에서 선호했던 OPS형 타자라고 할 수 있다.

프로에 와서는 첫해부터 헤매는 모습을 보였는데 2009년 146타수 동안 .247의 타율을 기록했고 장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운이 좋았던 것은 상무에 입단한 것이다. 첫해에는 평범한 타격을 했지만, 작년 주전 좌익수로 출장하며 타율 3할을 기록했다. 박헌도가 지난해처럼 3할을 쳐줄지는 몰라도 1군에 비벼볼 만한 타격을 보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쉽게도 박헌도는 전훈명단에서 제외됐다. 오재일만큼 파워특화 선수는 아니기에 경쟁력에서 뒤처진 듯하다. 박헌도에게 희망은 유한준의 팔꿈치 수술로 초반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고 불안은 넥센에 고만고만한 타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수비 범위가 제한된 박헌도가 넥센의 외야라인의 한 축이 될 가능성은 적지만 한화 이양기와 같은 기대치는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정범수 2B-SS / 1992-08-08 우투우타 178cm 79kg
성남고 통산 25G 85타석 .360AVG .415OBP .573SLG 1홈런 4도루 14삼진 7볼넷
2011년 넥센2군 90G 300타석 .278AVG .355OBP .414SLG 6홈런 1도루 48삼진 23볼넷
평점 : C+

정범수는 지난해 고졸 신고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위에 보듯 성남고 시절 좋은 타격을 했지만, 성남고가 강팀이 아니었기에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적었다. 신체조건이나 툴이 우수한 편은 아니어서 드래프트에 미지명 된 것으로 보인다. 프로에 입단 후 정범수는 자신을 외면한 스타우트들에 보란 듯이 멋진 타격을 했고, 유격수 동기 중 유일하게 풀타임 주전 선수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데뷔 첫 시즌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여준 정범수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 8월까지 2루수, 이후에는 유격수로 출장했는데 미들인필더로 남을 만한 수비범위를 가졌는지는 미지수다. 경찰청에 입대한 것은 매우 잘 된 일이나 포지션을 지키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박용근이나 백창수, 김지수 같은 선배들은 물론 동기 강병의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과연 정범수가 그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까? 낙관하는 편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전유수 RHP / 1986-11-29 우투우타 184cm 92kg
2010년 경찰청 29G 65.1이닝 4.96ERA 31삼진 44사사구 6피홈런 79피안타
2011년 경찰청 54G 69.2이닝 3.23ERA 73삼진 21볼넷 5피홈런 62피안타
평점 : C+

히어로즈 팬 중에도 전유수가 누구지? 하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전유수는 2005년 2차 8라운드에 지명됐던 전승윤이 개명한 이름이다. 전승윤이라고 마찬가지 일 수도 있다. 프로 8년 차에 접어들지만 1군 통산기록은 18경기 17이닝이 전부다. 고교 시절 공식 경기 기록도 2경기 출장만 확인된다. 전유수의 좋은 체격을 볼 때 장기적인 안목으로 하위 라운드에 지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대의 지명은 성공적일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부분 불펜 투수로 출장해 평균자책점뿐 아니라 FIP 수치 역시 3점대 초반으로 상당히 좋았다. 타자 친화적이라고 알려진 벽제 구장에서는 36.1이닝 동안 2점대 방어율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주로 140km 언저리, 최고 140km 초중반을 기록했던 전승윤의 빠른 볼은 대단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나 1군에서 통할 만한 수준은 될 것이다. 2012년 김상수, 김수경 등과 함께 넥센의 불펜 한자리를 놓고 경쟁할 텐데 이제 미래를 보는 선수가 아니라 전력감으로 분류돼야 할 시점이다.



전동수 OF / 1989-03-18 우투좌타 177cm 76kg
2009년 히어로즈2군 228타수 .276AVG .359OBP .439SLG 3홈런 3도루 43삼진 29볼넷
2010년 경찰청 97G 294타수 .313AVG .432SLG 2홈런 16도루 30삼진 51사사구
평점 : C

전동수가 가장 각광받았던 시기는 덕수정보고 시절 2학년 일지도 모른다. 67타석 동안 .436의 타율을 기록하며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고, 3학년 부상으로 활약이 없었음에도 현대에 2차 4라운드에 지명됐다. 프로 입단 후 전동수는 준수한 활약을 했으나 1군 출장이 커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더군다나 작년 부상을 당했는지 시즌 말미 4경기에 출장한 게 전부다. 현시점에서 전동수를 높이 평가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89년생 전동수를 저평가하기도 이르다. 프로 데뷔 후 꾸준히 퓨처스리그에서 고타율을 기록했는데 데뷔 첫 시즌 .294를 포함해 통산 847타석에서 .296의 타율 .444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타율은 1000타석 이상이어야 신뢰성을 갖는데 전동수 정도면 타격 재능만큼은 인정해줘야 할 선수일 것이다. 코너 외야수로 부족한 파워는 전동수의 기대치를 낮추는 요소다. 지난 시즌의 부상 여파도 걸림돌이다. 이런 약점에도 89년생의 어린 나이는 희망을 품게 하는 요인이고 히어로즈 외야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서건창 2B / 1989-08-22 우투좌타 173cm 70kg
광주일고 통산  37G 154타석 .306AVG .405OBP .395SLG 0홈런 12도루 16삼진 22볼넷
2008년 LG2군 62G 297타석 .243OBP .381SLG 3홈런 8도루 24삼진 22볼넷
평점 : C

서건창은 아마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라고 한다. 광주일고 시절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고 3학년이 되서는 54타석 동안 3할 후반의 타율과 5할대 장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했다. 허경민과 함께하는 키스톤 콤비는 리그 최강의 수비를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어깨 부상과 작은 체격으로 드래프트 날 이름을 호명받지 못했다. 대학 진학 가능성 때문일 수도 있는데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한다. LG에 신고 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상당히 많은 타석을 부여 받았고 시즌 중반 콜업되어 정식선수로 등록되기도 한다.

위에 보다시피 서건창이 2008년 보인 타격은 1년차 치고 준수하지만 만족스럽다고 하긴 어렵다. LG는 시즌 후 서건창을 신고선수로 전환하기 위해 보류선수에서 제외됐고 부상 때문인지 2009년 8경기 출장 이후 소식이 없었다. 아마도 방출돼고 나서 군에 입대했을 거라고 예상해 본다. 그리고 2011년 넥센에 다시 신고 선수로 입단했는데 마무리 훈련 중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좋은 타격으로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현재 서건창은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3년에 가까운 공백을 어떻게 이겨낼지 모르겠는데 2008년까지 훌륭한 유망주로 평가되는 선수였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강정호-김민성-지석훈의 내야라인을 당장 뚫어 내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건강함을 증명해내면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같다.




박정음 OF / 1989-04-15 좌투좌타 178cm 75kg
2010년 성균관대 30G 120타석 .305AVG .361OBP .457SLG 1홈런 10도루 19삼진 5볼넷
2011년 성균관대 29G 134타석 .369AVG .481OBP .485SLG 0홈런 7도루 14삼진 21볼넷
평점 : C

2011년 대학야구는 중견수 포지션의 선수들보다 코너 외야수들이 더 돋보였다는 인상이다. 넥센에 4라운드에 지명된 성균관대의 박정음과 삼성에 신고 선수로 입단한 한양대의 박해민 때문이다. 두 선수는 언더사이즈에 가까운 체격과 코너를 보기 아까운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닮았다. 박정음이 성균관대에서 1학년 때부터 좌익수 자리만 소화했다는 게 특이한데 송구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도 전체적으로는 평균 이상의 수비수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박정음은 전주고 시절부터 출루에 재주를 보여왔고 발 빠른 좌타자로 준수한 1,2번 타자로 성장해줄 가능성이 있다. 수비에서는 중견수 포지션도 가능하겠지만, 넥센에는 이택근이나 장기영, 고종욱이 있기 때문에 굳이 센터에서 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SK의 박재상과 같이 성장하는 것인데 아직은 꿈 같은 이야기다. 다만, 유한준이 초반 지명타자로만 가능해서 건강한 대학 야수로서 팀 내 경쟁에 참여할 수는 있겠다.


 
길민세 3B / 1993-07-10 우투우타 182cm 78kg
2009년 덕수고  8G 30타석 .318AVG .483OBP .455SLG 0홈런 5도루 4삼진 7볼넷
2010년 덕수고 11G 44타석 .406AVG .525OBP .594SLG 0홈런 2도루 4삼진 5볼넷
2011년 북일고 21G 89타석 .246AVG .379OBP .319SLG 0홈런 0도루 8삼진 8볼넷
평점 : C

길민세는 드래프트 즈음에 경기 외적인 면으로 화제가 된 선수다. 정확히 모르지만 넷상에서의 과한 언행과 행동이 안 좋은 쪽으로 화제가 된 모양이다. 선수가 뛰기도 전에 악동이라 낙인찍을 필요는 없다. 문제가 되는 건 야구 외적인 사생활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경우다. 3학년 길민세의 성적은 유망주라고 하기에는 처참했고 드래프트에 지명된 게 용할 정도다.

그럼에도 넥센이 지명한 것은 이전까지 보인 재능이 특출했기 때문이다. 기록에서 보다시피 1학년 때부터 주전에 가까운 활약을 했고 중학 시절 하주석의 라이벌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스피드와 파워에서는 뒤지지만 강한 어깨와 정확한 타격이 길민세의 강점이다. 길민세는 유격수 포지션도 가능한 선수로 여겨지지만 팀내 사정을 고려하면 3루수로 뛸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 같다. 프로는 날고 기는 선수들이 좌절을 겪는 곳이다. 길민세가 꾸준히 출장한다고 해도 성공을 낙관하긴 어렵지만, 가능성을 시험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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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는 좋은 투수 유망주들이 꽤 많이 보인다. 최근 2년간 드래프트가 좋았고 몇 가지 행운도 따른 듯하다. 특히 김대우, 한현희 두 대형 잠수함 투수가 들어온 것은 넥센에 가장 큰 강점이다. 아쉬운 점은 선수들 부상이 너무나 많다. 몸 성한 선수를 찾는 게 더 어려운데 트레이너와 경기장 환경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 않을까? 과연 넥센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투자할지는 미지수겠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지켜볼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진출처 - 넥센 히어로즈 홈피, 기록출처 - 대한야구협회 
※전유수의 평점을 C -> C+로 상향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