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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효과가 있었던 올스타전 보이콧 外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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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열린 KBO 이사회에서 1차 지명 부활을 확정했다. 이전 글에서 연고지명의 부활은 팬들에게는 달콤한 유혹이지만, 10구단 체제로 가는 장애물이 되거나 신생구단 선수 지원에 불리하다는 내용을 포스팅한 바 있다. 당장 내년 혹은 내후년부터 1차 지명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꼴찌가 유력한 NC는 전국단위의 1픽에서 지역단위에 유망주로 선수 얼굴이 바뀐다. 또 10구단 창단이 추진되도 KIA나 SK에 연고권에 따른 보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KBO가 갑작스레 1차 지명 카드를 내놓은 것은 10구단을 반대하거나 최소한 선수지원을 줄이려는 의도로 파악할 수 있다. 



대중들도 구단의 이러한 꼼수(?)를 모를리 없다. 선수협이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고 지상파 MBC 100분 토론에서 10구단 문제를 다루는 등 여론은 과격해져 있다. 때문에 구단들은 강경히 10구단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는 제스춰를 취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과 향후 일정 등에 관한 진전된 논의가 있었고 많은 부분에서 KBO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또 선수협을 대화의 상대자로 인정하고 올스타전 보이콧과 관련해서 협상한다고 말한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낙관은 이르다. 10구단 창단을 KBO에 위임한다는 타이틀의 기사는 눈속임에 가깝다. 이후 양해영 KBO사무총장의 인터뷰를 통해 어디까지나 일정·절차 관련한 부분적인 위임이고 10구단 승인은 여전히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라고 밝혀졌다. 10구단 관련 KBO의 회의 내용이 비공개 처리되었기에 현재 얼마나 논의가 진척되었는지 전혀 알 도리가 없다. 냉정히 보면 여론 무마용 시간 끌기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고, 팬과 미디어가 감시자가 될 필요가 있다. 10구단 무기한 창단 연기에 제동을 건 선수협의 결정, 그들의 편이 되어줄 것은 팬들의 관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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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윤길현이 엔트리에 복귀했다. 채병용 또한 언제 1군에 올라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몸상태를 회복했다고 한다. 채병용과 윤길현은 SK가 07, 08년도 한국시리즈에 우승할 당시 선발과 불펜으로 우완 투수라인의 핵심이 되는 선수였다. 그리고 2009년 부상을 안고 한국시리즈에 출장했지만 패배의 쓴맛을 마시게 된다. 언론은 이들의 투구를 투지라고 표현했는데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잔혹한 혹사가 될 수도 있다. 시즌이 끝난 후 연봉 삭감 소식을 들은 채병용은 구단의 태도에 섭섭함을 나타내며 "내가 왜 그렇게 '죽어라' 하고 던졌을가 지금은 후회된다"라고 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채병용은 2009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하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복무하며 지난 4월 제대했다. 상무에 입대한 윤길현도 2010년 두번의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재활의 기간을 거쳐야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012년 바로 복귀할 수 없었고 5,6월 부터 2군 등판을 시작했다. 기록을 보면 윤길현은 13G 18.2이닝 4.34ERA, 채병용은 5G 13이닝 6.23ERA를 기록 중이다. 채병용의 평균자책점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피홈런 없이 14개의 삼진을 잡아내 FIP는 2.89 정도로 낮다.


부상에서 막 회복된 이들에게 많은 짐을 지우기는 가혹하다. 그래도 왕조를 세웠던 SK에는 여전히 남은 카드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천 경기가 많은 요즘, SK가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진다면 자연히 저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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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봉중근이 복귀했다. 봉중근은 지난 6월 22일 커리어 첫 블론 세이브 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소화전을 내리치는 자해로 오른손 골절상을 당한 바 있다. 봉중근이 없는 17일 동안 LG는 4위에서 7위로 떨어졌고, 11경기 동안 단 2승만을 추가했다. 이 중 9회 역전패만 2번이다. LG의 추락을 봉중근 탓이라고 떠넘기는 것은 과도하겠지만 본인은 큰 부담을 가지고 있을 듯 하다. 이런 점 때문에 성급하게 복귀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 애초에 시즌 구상에서 봉중근의 역할은 작았고 올해이상으로 내년 시즌은 중요하다. 지금 봉중근에게 요구되는 것은 경기장에서 파이팅있는 모습보다 내년을 위해 팀을 위해 자신을 절제하는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