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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의 혹사를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 할 수 있을까요. 똑같은 투구라고 해도 상대하는 타자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면 차이가 크겠죠. 불펜투수의 경우 경기수와 등판이닝의 상관관계를 따지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정적으로 선수마다 체력이 다르니 추상적이라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여전히 승리가 지상 과제라는 것을 생각하면 혹사가 없다는건 현실 부정이겠죠.

그래서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MLB와 국내리그를 비교하면서 의미를 찾아봤는데요. 기준은 Statiz님 블로그에 소개된 'Closer Fatigue(마무리 피로도)'라는 것인데요. 'The Bill James Gold Mine 2008'에서 나온 내용이라고 하네요.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마무리 피로도 = (5일전 만난 타자수) + (4일전 만난 타자수)*2 + (3일전 만난 타자수)*3 + (2일전 만난 타자수)*4 + (1일전 만난 타자수)*5

공식의 원리가 일반적으로 선발투수가 5일을 쉬고 나올때 무리없는 기용이라는데 착안한게 아닌가 싶은데요. 릴리버의 경우 5일 쉬고 나오면 피로도가 0이라고 기준을 잡았다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이 수치가 투수를 얼마나 분배해서 기용했냐를 볼 수도 있는 만큼 감독의 관리측면에서 보기에도 유용한 것 같습니다.

먼저 2009년 릴리버들의 기록입니다.

※*enLI는 등판한 상황의 중요도 입니다. 타자로 치면 클러치 상황이라고 봐도 되는데  높은 Leverage의 상황에 등판 할 수록 불펜투수는 어렵고 피로도가 높아 지겠죠. FIP는 홈런,삼진,볼넷,사구,고의사구,이닝을 가지고 구하는 추정 방어율이라고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구요. 방어율보다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좀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용했습니다.
※ 정규시즌만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모든 선수를 다 찾은 것은 아니고 릴리버로 등판한 경기수, 이닝 상위 10명 그리고 마무리 투수를 살펴보려고 세이브 상위 10명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근데 어느 정도가 피로도가 높은 것인지 이 정도만 봐서 알기 힘들겠죠. 그래서 어제 썼던 메이저리그 릴리프 피로도와 비교해 보면 감이 잡힐 것도 같습니다.

총 15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의 선수들이 총 피로도에서 더 높을 것 같은데 최상위 선수의 경우는 국내선수들이 뒤지지 않네요. MLB에서는 컵스의 카를로스 마몰이 1896으로 가장 높았는데 이승호와 양훈이 2000점을 돌파해버렸네요. 특히 이승호는 enLI(등판시 경기 중요도)도 높아서 4.56의 FIP에도 불구 팀내 대단한 기여를 한 투수라고 생각이 듭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국내선수들 가운데 등판시 평균 피로도가 30에 근접한 선수들이 상당이 많았다는 겁니다. MLB에서 같은 기준으로 찾은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선수는 카라스코와 마몰이었는데 각각 25.94, 24.0 이었습니다. 평균이 높다는 건 국내선수들이 단기간 더 무리한 기용이 되고 있기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죠-_-;;

평균 피로도가 가장 높았던 선수는 전병두 였는데  enLI가 1이하라 부담이 적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선발등판 했을때가 포함됬기 때문이겠구요. 스윙맨으로 너무 무리한 투구를 한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얼마나 심각했는지 각 연도별 선발, 불펜을 오간 선수들의 불펜투구시 상황만을 비교하면

※*avLI는 등판한 이닝동안 평균적인 경기 중요도입니다. 역시나 정규시즌만을 포함.

국민 노예로 이름을 날린 정현욱의 08시즌과 비교해도 전병두의 09시즌은 특별한 것 같습니다. 릴리버로 출장한 경기수와 이닝은 정현욱이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전병두는 더 집중적으로 연투와 같은 투구가 이어졌고 피로도는 정현욱 보다 높습니다. 게다가 평균 40.6의 피로도 상황에서 불펜등판이 이뤄졌다는 건 좀 끔찍한 상황이 아닌가 싶네요.  

전병두의 최근 부상원인을 유연성 부족,  투구폼의 문제로 돌리기에 앞서 투구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건 아닐까요?  빨간색으로 표시된 손영민, 이보근이 예년만 못한 활약이고 정찬헌, 전병두 모두 부상으로 제대로된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양훈도 시즌 초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고생했었다는 걸 생각하면 우연이라고만 생각하긴 어렵네요.


마지막으로 올해 릴리버 투수의 피로도 입니다. 역시 모든 선수를 다 구한 건 아니고 2009년과 같은 기준의 선수들만 찾았습니다. 고효준 선수만 추가하구요^^

전체적으로 작년 초반에 비하면 무리한 기용이 적어진 것 같은데요. 삼성의 안지만이나 KIA의 삼인방, 두산의 고창성등이 조절이 필요해 보이긴 합니다. 근데 유독 걱정되는 선수가 있습니다. SK의 정우람인데요. SK가 초반 16연승을 하면서 작년의 전병두와 같이 선수들의 희생이 따랐던 것 같습니다.

정우람은 현재 페이스라면 정규시즌 동안 2800점이라는 어마어마한 피로도가 계산됩니다. 정우람은 2008시즌 정규시즌에만 피로도 2072(평균 24.38)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더 고단한 시즌이 될 전망입니다. 물론 정우람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최근 한달 5.48 FIP) 출장수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되긴 하는데요. 포스트시즌에 이은 광저우 아시안 게임까지 생각하면 이번 시즌 상당히 걱정되는 게 사실이네요. 솔직히 올 시즌 후 버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네요.

SK에는 사실 정우람 외에도 고효준이나 이승호도 조절이 되지 않는 다는 느낌인데요. 정대현의 합류가 도움이 되겠지만 과부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SK는 2007년부터 방어율이 2.67->3.05->3.71->4.34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요. 여전히 좋은 수준이지만 05,06시즌 강력한 불펜진으로 우승했던 삼성 라이온즈처럼 그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전력 이상으로 성과를 끌어내는 투혼에는 댓가가 따르니까요.


예전에 야구를 보다 선수의 미래를 담보로 하는 저런 기용은 절대로 안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주변에서 '지면 안되잖아'라는 답변을 들었는데 갑자기 할말이 없어지더군요. 지면 안되는 걸까요? 여전히 의문이 들긴 하지만 아직까지 지면 안되는 야구문화인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기록출처는 Statiz.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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