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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1-2012년 구원 투수 패스트볼 평속 순위

사진 출처 - 롯데 자이언츠



지난 글에서는 선발 투수들의 평균 구속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체력 안배를 해야 하는 선발 투수들과 달리 구원 투수들은 보다 전력으로 공을 던진다. 또 타자와 여러 번 마주치지 않기에 변화구의 다양성보다는 투 피치 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빠른 볼의 구속이 더욱 중요시 된다고 하겠다. 


이번에는 2011년과 2012년 리그 구원 투수들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정리해 보기로 하자. 자료는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마구스탯 기록실의 자료를 인용하였다. 대상은 선발로 50이닝 미만, 구원으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이다. 먼저 우완 투수부터



 


역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은 우완 오버스로 투수에 몰려있다. 올해는 더욱 외국인 투수와 토종 파이어볼러들의 스피드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빠른 평균 기록을 기록한 선수는 바로 군에서 복귀한 롯데의 최대성이다.



 

2007년까지 롯데의 주요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최대성은 2008년부터 팔꿈치 수술로 대부분 경기를 뛰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군에서 제대한 최대성은 거진 4년의 공백에도 불구 구원 투수 중 가장 강한 어깨를 자랑할 수 있었다. 다만, 구위만큼 위력적인 투수였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포심 패스트볼과 거의 20km 이상 차이가 나는 슬라이더는 그리 위력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제구도 좋지 않아 빠른 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9이닝당 평균 6.13의 삼진 수는 최대성의 구속을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것이다. 그래도 현재도 준수한 불펜 자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본다.


 



오승환의 패스트볼은 최대성보다 2km, 대략 1마일가량 느리지만, KBO 최고의 구종으로 꼽힌다. 그 이유에 대해서 공의 회전수가 비결이라고 하는데 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활용 능력의 차이다. 아무리 강력한 무기라도 오승환처럼 능수능란하게 사용해야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오승환은 패스트볼 의존도는 국내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80%에 육박하는데 그것만으로도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등극했다. 


그러면 오승환의 패스트볼은 MLB에서도 통하는 수준일까? 바티스타, 프록터와의 비교를 통해 예상 가능하다. 프록터가 2011년 40.1이닝을 던질 때 팬그래프가 측정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8마일, 바티스타의 커리어 평균 패스트볼 평속은 94마일이다. 오승환이 MLB에서 기록할 수 있는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도 대략 93~94마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30이닝 이상 던진 릴리버들을 대상으로 할 때 MLB 전체 30위~60위 사이에 해당한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가 전체 30개 팀이라면 팀당 두 명꼴이라는 뜻이다.


오승환이 실제로 MLB에서 통하는 투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는 구위를 가지고 있으며 한 팀의 마무리 투수는 쉽지 않더라도 필승계투로의 가능성은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오승환 외에도 삼성은 정현욱과 안지만이 패스트볼 평속 TOP 10안에 들었다. 커맨드 위주의 선발과 강력한 구위의 계투 조합은 삼성을 1위 팀으로 만드는 비결이 아닐까? 정현욱은 여전히 훌륭한 빠른 볼을 보유하고 있기에 내년 FA 시장에서 인기를 끌 만한 선수다.


 


좌완 투수 중에도 삼성의 투수가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권혁은 전성기만 못하다고 해도 토종 투수 가운데 2년 연속 패스트볼 평속 1위에 올랐다. 아직 83년 11월 생으로 한참 힘을 쓸 나이이기에 앞으로 수년간은 정상급 좌완 계투로 활약에 문제가 없을 듯하다.


그리고 한화에서 퇴출당한 션헨. 사실 구위나 제구력만 보면 이렇게 난타당할 투수가 아니었다. 실제로 8.40의 평균자책점에 비해 FIP는 3.54로 양호했다. 한화가 돈을 아끼려고 했다면 션헨을 일찍 퇴출시킨 것은 영리한 판단이었다.


그 외 강영식 이혜천 등이 뒤를 잇고 있는데 진정 최고의 좌완 계투는 따로 있다. 바로 SK의 정우람 박희수 듀오다.


 



정우람은 130km 중후반의 빠른 볼에도 불구 명품 체인지업과 평균 이상의 슬라이더를 활용해 오승환에 못지않은 불펜 투수로 인정받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투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진 무기를 능수능란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정우람이나 박희수를 보면 아마야구 스카우트를 할 때 구속에만 얽매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물론,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은 투수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LG가 2009년 대학 최고의 투수였던 신정락을 첫 번째로 지명한 것은 그런 면에서 당연한 선택이었다.


 



잠수함 투수로 최고 150km, 평균 145km에 육박하는 빠른 볼, 마구에 가까운 슬라이더를 던지는 신정락은 현 리그 최고의 구위를 가진 투수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제구력보다 건강이다. 프로에 지명된 이후 3년 연속 30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이미 무시무시한 패스트볼을 보유한 만큼 슬라이더의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고 군 문제를 일찍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 시즌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시키지 못한 것은 프런트와 코칭스탭 모두의 실책으로 느껴진다.



추가로 2011~2012년 유형별 투수들의 평균 구속은 아래와 같다.



흥미롭게도 선발 투수들의 평속이 구원 투수보다 빠르거나 큰 차이가 없다. 선발보다 구원으로 던질 때 구속이 빨라지는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아마도 선수층이 두텁지 않고, 좋은 투수일 수록 선발로 가는 특성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


유형별로는 우완 투수가 좌완보다 약 2km, 옆구리 투수보다는 약 5~6km 빨랐다. 옆구리 투수는 사이드스로 계열과 언더스로 계열로 나눌 수 있기에 딱 어떻다고 정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국 투수들의 구속이 빠르고 낮음을 이야기할 때 기준이 될 만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물론, 패스트볼의 고저로 투수의 능력을 나타낼 수 없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이 글은 마구스탯에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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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30일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