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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2년 프로야구 선발 투수 스피드킹은?

사진 출처 - LG 트윈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얼까? 일반적으로 제구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진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빠른 볼 구속이다. 드래프트를 위해 스카우트들이 가장 먼저 보는 체크하는 것 역시 스피드건의 숫자다. 물론 투수의 능력을 보지 않고 구속에 집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패스트볼 구속이 투수들의 잠재력을 나타내는 것도 일정 부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최고의 투수들 대부분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였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럼 작년과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스피드 킹은 누구일까?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마구스탯 기록실의 자료를 찾아보았다. 우완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TOP 10은



기준은 선발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를 대상으로 했다. 작년과 올해에 이어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는 LG의 리즈였다. 시즌 초반 잠깐 불펜으로 외도하긴 했지만, 선발 투수로 등판해 평균 150km의 빠른 볼을 던진다는 것은 놀랍다. 리즈 다음으로는 소사가 평균 147.2km의 구속으로 뒤를 이었다. 리즈와 소사는 모두 도미니카 출신의 긴 팔을 가진 비슷한 체형의 소유자로 MLB에 이어 한국에서도 리그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닐까 싶다.




리즈는 빠른 볼에 대한 의존도가 70%가 넘는다. 제구력도 그렇지만, 슬라이더 외에 보조구질이 약하다는 것도 올 시즌 리즈가 고전하고 있는 원인이다.




소사 역시 패스트볼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 리즈와 다른 점이라면 포심패스트볼과 함께 투심 비율이 7%가량 된다는 것이다. 23일 LG와의 경기에서 무사 만루 상황에 소사를 구한 것도 바로 이 투심이다. 소사의 투심은 직구와 약 2km 차이로 구속은 일반적인 강속구 투수와 다를 바 없으니 타자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변화구가 그리 위력적이지 않다는 것은 리즈와 같다.



반대로 슬라이더의 비중이 너무 높은 선수가 있다.



윤석민은 작년보다 포심 구속이 0.7km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강속구 투수로 불릴 만하다. 그럼에도 슬라이더 비중이 35%로 상당히 높다. 다른 투수들처럼 투심이나 싱커등의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도 아니다. 윤석민의 슬라이더가 KBO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자랑할 정도로 위력적이긴 하지만 조금 조절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윤석민보다 더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라면 송은범과 노경은을 꼽을 수 있다. 노경은은 불펜 등판이 많아 조금 낮춰 잡을 수 있지만, 송은범은 작년에도 빠른볼 구속이 평균 144.1km를 기록했다. 조금 더 관리해준다면 분명 팀의 에이스를 맡을 수 있는 투수로 보인다.





오랜 공백 끝에 돌아온 김진우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흥미롭게도 김진우의 투심은 144.9km로 포심보다 빠른 구속을 기록했다. 아마도 후반기부터 구속이 올라 새로 추가한 구질이라서 일 텐데 앞으로 사용 빈도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좌완 선발들의 평균 구속이다.



현재까지 선발로 50이닝 이상 던진 우완 투수의 평균 구속은 약 142.2km다. 좌완 투수 중 선발로 5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모두 10명으로 평균 140.3km의 구속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좌투수의 공은 우투수보다 2~3km 이상 효과를 본다고 하기에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생소함의 차이일 수도 있고 메커니즘적인 차이 일 수 있겠다.





 

좌완 선발 투수 중 가장 빠른 평균 구속을 기록한 선수는 한화의 류현진이었다. 승수가 적어서 류현진의 구위가 작년만 못하다고 하는 이도 있는데 실제로는 1km 이상 늘었다. 아마도 눈부신 피칭을 했던 2010년에는 더 빠른 공을 뿌리진 않았을까 추정은 해본다.


한편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2경기 출장 89.1이닝 3.83의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좌완 트레비스가 떠오른다. 트레비스는 얼마나 구속이 나왔을까?





2011년 좌완 선발들의 평균 구속이다. 트레비스는 141km로 마일로 환산하면 87.6마일이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트레비스의 포심 평균 구속은 90.4마일이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트레비스의 구속이 올라간 것일 수도 있지만, 한일 스피드건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리즈는 MLB와 한국에서의 평속이 같지만, 소사나 탈보트 등 많은 투수는 한국에서 평속이 줄었다. 선발과 불펜 전환의 차이일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류현진이 미국에 진출하면 더 확실히 알 수 있겠다.



그보다 궁금한 것은 김광현의 호조일 때의 패스트볼 평속이다. 김광현은 작년과 올해 부상으로 구속이 느려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빠른 볼은 평균 141km 대로 토종 투수 중에는 류현진 다음으로 빠르다. 김광현이 본연의 와일드씽과 같은 모습을 회복해 류현진과 정면 대결하기를 기다려 본다.



차세대 강속구 좌완 후보로는 강윤구와 유창식을 꼽을 수 있다. 강윤구는 토미존 수술 이후 회복해 작년보다 3.7km가 늘었고,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유창식은 2.1km가 늘었다. 구속뿐만 아니라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도 일취월장한다면 리그의 에이스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수의 구속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주키치는 평균 구속이 138.2km로 리그 선발투수 평균보다 낮다. 그럼에도 뛰어난 커맨드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만약 LG 포수들이 주키치의 주무기인 커터를 더 잘 포구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성적을 올렸을 것이다. 


이닝 이터로 이루어진 삼성의 최강 선발진만 봐도 142km 이상 던지는 투수가 없다. 삼성의 초반 실질적인 에이스였던 윤성환은 137.6km로 서재응 부시와 함께 가장 느린 공으로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사실 스피드건에 나타나는 숫자보다도 타자에게 빠른 볼의 체감 속도를 극대화하는 투수가 진정 위력적인 공을 뿌린다고 할 수 있다. 투수에게 강한 어깨란 한가지 부분적인 요소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글을 마친다.



  

 ※ 이 글은 마구스탯에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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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4일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