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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5 스토브리그, 팀별 보강해야 할 포지션은?

KIA 타이거즈는 팀 내 MVP급 활약을 했던 안치홍의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메울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지난 16일 FA 자격 선수 명단이 공개되고 본격적인 스토브리그의 막이 올랐다. 외국인 선수 보강부터, KT 20인 외 선수지명, FA 시장 개막 등 정규시즌 이상으로 치열한 각 팀 간 경쟁이 시작된다. 먼저 행동을 취하기 전 자신의 약점을 알아야 보강도 할 수 있는 법. 2014시즌 선수들의 출장일지와 카스포인트 기록실의 수비 이닝을 바탕으로 포지션별 타격스탯(OPS)를 정리했다. 실제 선수들이 뛰었을 때의 타격 기록이 아닌 수비 이닝을 바탕으로 한 스탯 나누기이므로 아주 정밀한 자료는 아니다. 하지만 대략적인 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포지션별 리그 평균 타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예상했던 대로 가장 파괴력 있는 포지션은 1루와 지명타자 슬롯이었다. 특히 박병호로 대표되는 1루는 나이 많은 선수들이 많은 지명 타순보다 화끈한 홈런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포수 자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타포지션 대비 타격 수치가 떨어진다. 포수 자원이 많은 두산, 롯데 프런트는 여전히 트레이드를 망설이고 있으며 강민호의 부진이 계속됐다. 유별나게 타격이 활활 타올랐던 포지션은 2루다. 서건창을 필두로 나바로, 안치홍, 오재원, 박민우 등등 2014시즌 2루수 전성시대를 열었다.  




위 자료를 바탕으로 리그 평균 대비 포지션별 OPS±를 구했다. 주요 선수는 각 포지션의 100닝 이상(혹은 언저리), 지명타자는 50타석 이상인 선수로 한정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박석민이 부진했다고 해서 그를 탓하기 어렵다. 팀의 간판 최형우와 박석민은 좌익수와 3루 포지션에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플러스 마진을 기록했다. 한편 완벽할 것만 같던 삼성에도 약점은 있었는데 배영섭이 빠진 중견수 자리다. 박해민이 고군분투했으나 아직 타격 면에서 더 올라와야 할 선수고, 정형식과 이영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강민을 영입하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내부 FA를 잡기에 바쁘다. 배영섭이 오기까지 팀 내 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 그 외 채태인이 주로 뛴 1루 포지션도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구자욱의 제대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타격의 팀 넥센은 표 대부분이 붉게 물들어 있다. 아쉬움이라면 로티노가 많이 뛰었어야 할 좌익수 자리인데 문우람과 박헌도가 모두 성장 단계의 유망주라는 점에서 내년 시즌 전망은 어둡지 않다. 지명타자 자리를 겸하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올해 넥센의 외국인 타자가 리그 평균적인 외야수 였다면 삼성 투수들은 더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2015년 팀의 진짜 고민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 했을 때의 유격수 공백이다. 김하성이 아무리 유망한 선수라도 고졸 2년 차에게 너무 큰 기대는 무리가 따른다. 대안으로는 FA 또는 유격수 용병을 영입하는 두 가지가 있다. FA 선수 면면과 보호 선수까지 고려하면 어렵더라도 후자가 더 효율적으로 여겨진다.






NC는 거침없이 간다는 이미지와 다르게 타격이 화끈한 팀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를 3명이나 썼던 투수진과 달리 야수진은 아직 신생팀의 어려움이 느껴진다. 대신 김경문 감독은 빠른 발과 수비로 이를 만회하는 전략을 썼다. 2015시즌은 나성범이 우익수로 포지션 변경이 예상되는 만큼 전체적인 외야의 밸런스가 향상될 수 있다. 그래도 권희동이 입대한다면 김종호만으로 좌익수 자리를 운용하기 쉽지 않다. 야수 FA 영입도 쉽지 않아서 젊은 유망주 등의 성장이나 제대 후 적응 중인 오정복 등의 활약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테임즈와의 재계약이 선결 과제다.


LG의 타격은 국내 리그에서 심히 투수 친화적인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리그 대비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타격 수치는 왜 LG가 접전이 많고, 힘든 경기를 치러야 했는지 설명한다. 그나마 7번 이병규가 열씸히 뛰어다닌 외야는 사정이 낫다. 오지환의 유격수 포지션을 제외하고 모두 불안 요소가 있다. 과연 3루 포지션에 모든 팀들의 로망 최정 영입이 가능할까? 어렵다면 외국인 야수로 눈을 돌려야 한다. 또 손주인, 박경수가 뛴 2루 포지션은 올스타급 선수가 넘쳐났던 리그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했다.






올해 SK는 전반기까지 4할 타율을 노렸던 이재원의 브레이크 아웃이라는 호재가 있었다. 그러나 주전들의 부상과 프런트, 코치진의 안일한 대체로 팀의 약점을 메우지 못했다. 먼저 외국인 선수 스캇 영입이 실패로 돌아갔고, 정근우 공백에 대한 마련에 소홀했다. 시즌 중반 조인성과 이대수 트레이드는 적절했으나 팀을 4강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오프시즌 당면 과제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수준급 외국인 야수와 2루 포지션 보강. SK는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지는 FA 선수가 많아 외부 영입을 하기에 용이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야수 보강을 시도했으면 한다.


두산의 타격은 지난해보다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재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야수가 부진을 겪었고, 백업으로 출장했던 젊은 야수 유망주들이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양적으로는 언제나 풍족하고, 이원석의 입대는 자연스러운 포지션 교통정리로 이어지면서 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최정 정도가 아니라면 야수 FA 영입을 할 이유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팀이다. 두산 프런트가 해야할 일은 팀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KT 지명에 대비한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알차게 꾸리는 일이다.






이번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실질적인 이득을 가장 많이 취한 구단은 롯데가 아닌가 싶다. 팀의 핵심 손아섭과 황재균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면서 대체 선수가 없던 우익수와 3루 포지션의 전력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전준우가 빠지는 중견수 자리는 내부 자원만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마침 올해 FA시장에 김강민이라는 대어가 풀렸으니 적극적으로 오퍼할 필요가 있다. 사찰 스캔들을 치른 구단에 과연 선수가 믿음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지만 말이다. 외국인 야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너 외야와 1루수를 두고 결정될 듯하다.


내년 시즌이 가장 걱정되는 구단은 KIA다. 가장 큰 플러스 마진을 기록했던 2루 포지션의 안치홍이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하고, 가장 큰 마이너스 마진을 기록한 유격수 자리의 김선빈도 상무 입대가 유력하다. 그렇다고 어정쩡한 FA 영입을 하기에는 당장 4강에 도전할 전력이 아니다. 물론, 올 시즌 이대형과 같은 영입사례가 된다면 시도해볼 만하다. 외국인 야수의 포지션도 딜레마인데 브렛필이 건강하다면 최상위 기량을 가진 야수이기에 쉽게 포기하긴 망설여진다. 게다가 브렛필이 없다면 1루도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한화는 LG와 함께 평균 이하의 공격력을 보이는 포지션이 많았던 팀이다. 그렇지만 선수 관리를 조금 더 철저히 한다면 나아질 여지가 가장 많은 팀이기도 하다. 이용규를 급히 복귀시키지 않고, 김태완을 중용했더라면 코너 외야 한 자리와 지명타순 자리가 적어도 평균에 가깝게 올라서지 않았을까? 최진행도 건강하다면 지금보다 잘해줄 선수. 포수 포지션도 조인성이 비중이 높아진다면 공수에서 업그레이드된다. 작년 오프시즌부터 이어진 꾸준한 야수 보강이 아직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김정준 코치가 말하는 한화의 잠재력도 이런 부분일 수 있다. 올해 역시 적절한 FA 영입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한화는 보호 선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FA 2명 영입도 생각해 봄 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