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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프로야구 25세 이하 투수 가치 TOP 10

미국의 주요 스포츠 언론 매체인 ESPN, FOX, SI 등에서는 매년 25세 이하 최고의 선수들을 선정하곤 한다. 25세 이하라는 것은 이 선수들이 앞으로 프로를 이끌 스타들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야구도락에서도 2012년 9월 14일 기준으로 만 25세 이하 최고의 투수들을 꼽아 보았다.


평가 기준은 최근 5년의 성적을 중요시하되 최근 기록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예를 들면 2012년 성적은 1.8배, 2011년은 1.4배, 2010년은 그대로 계산하는 식이다. 그 이전의 성적은 아예 배제하지는 않았다. 또 나이가 어릴수록 점수를 주어 미래가치를 반영하였다. 단, 이 선수 랭킹이 트레이드 가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점을 주의하자 트레이드에는 FA가 얼마 남았는지가 실력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1. 류현진 LHP 한화 이글스 25세


랭킹 1위는 정해져 있다. 누가 평가를 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굳이 25세 이하로 한정하지 않더라도 류현진은 2000년대 이후 프로야구에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선수다. 최고 150km의 강력한 빠른 볼, 뛰어난 제구력으로 2006년 데뷔 때부터 애늙은이 같은 투구를 보였다. 선동열의 슬라이더, 최동원의 커브와 함께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KBO 역사상 최고의 구종 중 하나다. ‘C컵 좌완’이라 불릴 정도로 풍만한 몸매조차 안정감이 느껴진다. 내년에는 한국 야구의 새로운 국보가 미국에서 얼마나 통할지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2. 김광현 LHP SK 와이번스 24세


김광현은 평균자책점만큼 뛰어난 투수는 아니다. 리그 최고 수준의 SK 야수들은 김광현의 방어율을 0.7~8 0.5점가량 낮춰주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의 부진도 김광현의 평가를 갉아먹었다. 2010년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성적을 낸 후 최근 2년 팔꿈치 문제를 비롯한 기타 건강상의 이유로 활약이 미미하다. 부상 복귀 후 14번의 출장 동안 예전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 김광현은 보여준 것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다이나믹한 투구폼과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김광현 특유의 시원시원한 피칭을 내년부터는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제공 – 두산 베어스


3. 이용찬 RHP 두산 베어스 23세


두산의 새로운 에이스는 바로 이 선수다. 2012년 시작 전 니퍼트, 김선우에 이어 3, 4선발 정도로 예상했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활약이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팔꿈치 수술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150km에 육박하는 이용찬의 패스트볼을 믿고 팀의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는 과감한 시도를 한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2011년부터는 선발 투수로 시험대에 올랐다. 선발 투수 이용찬은 예전만큼 강한 패스트볼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낙차 큰 포크볼로 타자를 효과적으로 상대하는 법을 깨우치게 됐다.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좀 더 빠른 볼 위주의 승부를 하길 바라는 시각이 있으나 여기서 더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라 해야겠다.



4. 안승민 RHP 한화 이글스 21세


정민철 코치가 선배님이라 불러야 할 것 같은 선수. 사람들은 안승민의 중후한 외모를 놀리곤 하는데 그의 야구실력을 봐도 21세 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5.44로 높은 편이지만, 류현진처럼 구장, 수비의 손해를 많이 봤다. 지난해에는 4점대 중후반의 FIP로 선발 투수로 2년 차로 뛰어난 피칭을 했고, 올해는 선발에서 부진 후 마무리 투수로 전업해 기용되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2.1이닝 동안 2.75로 리그 수위급이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다시 선발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어찌 됐건 안승민은 류현진 이후 팀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사실이다.


 


5. 양현종 LHP KIA 타이거즈 24세


한 때 양현종은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좌완 BIG 3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때도 승수에 홀린 해설자와 아나운서의 설레발이긴 했지만, 당시 핫 한 좌완 선발 투수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랬던 양현종이 2011년 이후 볼넷만 남발하는 투수로 전락했다. 부진의 원인에 대해 광저우 아시안 게임 당시 김시진 감독으로부터 커터 때문에 밸런스가 깨졌다는 시각도 있다.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팔꿈치 이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 못한 탓이 더 커 보인다. 양현종은 여전히 최고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매력있는 좌완 투수다. 이전에 보여줬던 모습을 상기하면 기대를 접기는 아직 이르다.




 

6. 문성현 RHP 넥센 히어로즈 20세


안승민과 동기인 문성현은 신인지명에서는 4라운드 전체 31번이라는 비교적 낮은 순위에 이름이 불렸다. 고교 무대 뛰어난 활약에도 왜소한 체격과 구속이 아주 빠르진 않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프로에서 문성현은 곧바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어린 나이에 선발과 불펜을 넘나들며 4점대의 평균자책점은 훌륭하다. 올해는 구속도 1.5km 가량 늘어 더욱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아쉬운 것은 팔꿈치 부상으로 끝까지 건강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과연 스몰사이즈의 아쉬움을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한화 이글스


7. 김혁민 RHP 한화 이글스 25세


많이 언급되진 않지만, 김혁민은 뛰어난 고졸 투수들이 많이 배출된 2007년 드래프트 출신이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우승했던 대표팀 명단에 뽑히지는 않았음에도, 큰 신장과 140km 중반 이상의 빠른 볼로 2차 1라운드에 지명됐다. 제구력이 갖춰지지 않은 선수가 프로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다. 2009년에는 116.2이닝 7.87ERA, 2010년에는 40.1이닝 6.92의 평균자책점에도 한화는 끝까지 김혁민에게 기회를 줬다. 올해 드디어 결실을 맺었는데 앞으로 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고민이다. 아시안 게임에 뽑히지 못한다면 군에서 제대할 때 실전 감각이 완벽하게 돌아올 수 있을까?





8. 손영민 RHP KIA 타이거즈 25세


가끔 화려하지 않아서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 각인되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손영민은 프로 2년 차인 2007년부터 73이닝을 던졌고 이후 2011년까지 60이닝 이상의 피칭을 했고 평균자책점 4점대가 넘어간 것은 2010년 단 한 번이다. 평균 130km 중후반의 빠른 볼로 사이드스로 투수로 수준급 구위와 커맨드를 갖췄다. 2011년 손영민과 안지만, 그리고 2012년 김성배의 기록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설령 내년 이후 입대하더라도 롱런하는 중간계투가 될 가능성이 높다.





9. 고원준 RHP 롯데 자이언츠 22세


프로 입단 후 1년차 시기인 2010년, 고원준은 마치 신데렐라처럼 데뷔 무대를 가졌다. 140km 초반대의 빠른 볼은 대단하지 않았더라도 다양한 변화구와 함께 매우 효과적적인 구질이었다. 후반기 성적하락에도 장원삼과 이현승이 사라진 후 새로운 넥센의 영웅이 되는 듯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난 후 넥센은 이정훈과 박정준을 받고 고원준을 팔아버린다. 현금이 끼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트레이드. 


롯데로 간 고원준은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한 듯 보인다. 빠른 볼 구속은 작년보다 1.5km가량 떨어져 위력 없는 투수로 전락하고 만다. 76.1이닝 동안 삼진 수는 고작 37개로 문성현과는 흥미로운 대비. 고원준은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몸을 단련하고 체력적인 부분에 더 신경 써야만 자신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10. 차우찬 LHP 삼성 라이온즈 25세


KIA의 양현종과 차우찬은 매우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좌완 파이어볼러로 중간 계투부터 시작해 기회를 받았고 2010년에는 명실공히 삼성의 에이스라 할 만큼 뛰어난 피칭을 했다. 그런데 2011년 이후 피홈런이 급격하게 늘었고, 올해는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빠져나왔다. 류중일 감독이 여전히 강한 어깨를 가진 차우찬을 좋아할지라도 포스트시즌에 선발 기회를 줄 엄두는 내지 못할 것이다. 양현종과 다른 점은 한 살 많은 나이와 더 적은 실적. 차우찬에 대한 맥스 기대치도 조금은 낮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3선발 이상의 투수로 회복할 여지는 남아있다.



※ 추가로 한기주와 임태훈 등은 데뷔 후 3년간 빼어난 피칭을 해 기대치가 높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임의로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10위 내에 선수들도 훌륭하므로 굳이 기준에 예외를 두지 않았다. 반대로 홍상삼과 김영민은 올해 브레이크 아웃했으나 지난 몇 년간 활약은 마이너스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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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4일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