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한화 연고권 1차 지명 후보들

지난 7일 열린 KBO 제3차 실행위원회에서 KT 우선 지명 일자를 6월 17일, 1차 지명 일자를 7월 1일로 확정했다. 이 시기는 고교야구 광역리그를 끝마치기 전으로 프로행을 노리는 고교 선수들로써는 반환점을 돈 셈이다.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각 지역의 1차 지명 후보들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고 예상할 수 있다. 대한야구협회에서 제공하는 2012년 고교야구와 전기 주말리그 성적을 통해 어떤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지 중간점검해 보았다. 아래 표는 단지 기준에 따라 작성된 것이며 명단에 제외된 선수라고 할지라도 평가절하할 필요가 없음을 당부해둔다.

1차 지명 시행으로 가장 불리한 입장에 놓인 팀은 한화라고 할 수 있다. 작년 충청권에는 윤형배, 김인태, 강승호, 이우성 등 우수한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올해는 대어급이라 할 만한 선수는 없다. 다른 구단에서 2지망으로 생각할 선수조차 특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세광고의 사이드스로 안상빈은 올해 7이닝만을 투구했고, 24개의 무더기 사사구로 극심한 컨트롤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140km 이상의 볼을 뿌린다고 해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190cm의 큰 신장에 잠재력을 인정받은 유희운도 마찬가지. 그래도 치고 나가는 선수가 없는 한화에는 유력 1차 지명 후보다.

기록으로 보자면 대전고의 안신훈이 잘 해주고 있는데 2학년 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이 없고, 체격 조건도 크지 않아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는 듯하다.

야수 쪽은 사정이 좀 낫다. 쌕쌕이 유격수 자원들이 연고권에 다수 배치되어 있다. 가장 앞서나가는 선수는 북일고의 맹주성으로 2년 연속 고타율과 적은 삼진으로 프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형이다. 같은 고교의 노태형이나 세광고 고주호의 페이스도 만만치 않다.

더 눈이 가는 선수는 공주고의 이국필. 역시 유격수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외야로 뛰기 시작했고, 출루와 스피드 조합은 리그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 리드오프라면 작은 체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유형의 야수로는 작년 35타석 동안 2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던 북일고 1루수 김선호를 꼽을 수 있다. 청주고의 포수 지성준도 빼놓을 수 없다. 2학년 때부터 주전을 맡았고, 올해는 체격이 더 커지면서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키워야 할 선수들을 인내심이 적은 한화 구단에서 감내할지는 미지수다.

위에서 보았듯이 한화의 선택지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대학에서도 특별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가 없어 스카우트의 고민은 점점 커진다. 그나마 미래를 보고 북일고의 우완 유희운을 지명하거나 공주고의 리드오프 유망주 이국필을 뽑아 실리를 챙기는 게 최선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 1차 지명을 일주일 앞두고 덧붙입니다.

유희운의 우선 지명으로 암울할 것 같던 한화에 한 줄기 빛이 비치고 있다. 기존 유력 후보였던 세광고 안승빈이 진흥고와의 경기 7.2이닝 무자책 12K 경기를 펼쳤고, 새롭게 청주고의 황영국이 떠오르고 있다. 황영국은 좌완으로 185cm의 좋은 신장, 최고 140km의 빠른 볼을 던진다고 한다. 후기 주말리그에서는 5G 18.1이닝 2.35ERA 20삼진 4볼넷 0피홈런으로 호투 중이다. 아직 설레발은 이르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상황은 매우 좋아졌다.

※ 기록출처는 대한야구협회이며, 황사기가 열리기 전, 전기 주말리그가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된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