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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데드라인 임박! 실현 가능한 트레이드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시즌 초기 몇몇 트레이드가 있었으나 시즌이 흐를수록 구단 간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겨우 이틀 내에 깜짝 놀랄 빅딜이 있으리라 예측하기 힘들다. 이런 현상은 기존 상·하위 팀들의 위치가 뒤바뀐 원인도 있다. 올해 상위권에는 작년 7위와 6위에 랭크됐던 LG와 넥센이 포진해 있다. 돌풍을 일으키는 두 팀은 잘 나가는 팀이라 구성을 건드리기 꺼려진다. LG가 부진한 주키치를 교체하지 않거나 넥센이 용병 체제를 흩트리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반면 올해 우승을 노린다던 KIA나 6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부진한 성적에도 가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셀러가 적은 FA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리스트는 지극히 한정된다. 릴리버가 유독 부진한 시즌이기에 투수 구하기는 더욱 어렵다. 



'난세의 영웅' 안치용의 경험과 장타력은 1군에서 활용될만한 것들이다 (사진 출처 - SK 와이번스)


그럼에도 불구 이해관계가 맞는 트레이드를 고안해보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 글은 선수 가치를 가리자는 글이 아니며 방향성 측면에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SK : 안치용 OR 임훈 +α <-> 롯데 : 김수완 OR 허준혁 OR 김사율 +α


2013년 7월 28일까지 불펜 FIP가 가장 높은 팀은 KIA도 NC도 한화도 아닌 SK다. 몇 년 전까지 최강 허리를 자랑하던 팀이라고는 믿기 힘든 결과다. 반면 타격의 팀 컬러를 가지고 있던 롯데는 홈런 35개로 한화에 이어 8위를 기록 중이다. 투타 밸런스가 어긋난 두 팀은 성적이 나지 않아 빅딜은 어렵지만, 서로의 약점을 메워 동반 상승을 도모할만하다. 서로 견제하기는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한 팀들이다.


SK의 안치용은 한동민, 이명기 등의 성장과 김상현의 영입으로 입지가 급격히 줄었지만, 동기부여가 된다면 장타력을 실어줄 수 있는 타자다. 장성호나 김대우와는 플래툰 파트너로 잘 어울리며 둘 보다는 좋은 수비수다. 안치용이 아니라면 1루와 외야를 겸하는 임훈도 매력적인 카드다. 롯데는 김수완이나 허준혁과 같은 스윙맨 자원이나 베테랑 김사율이 대가라면 큰 출혈이 아니다. 팀 내에는 고원준, 이재곤, 이상화, 진명호 등 비슷한 위치의 선수가 많아 정리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다. SK는 쓰지 않는 야수를 주면서 투수 깊이를 늘린다면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한화 유창식 + 박정진 + [정범모, 이준수, 박노민 중 택1] +α <-> 최재훈 + [최주환 OR 박건우] +α


이번에는 사이즈가 큰 상상이다. 일전에 유창식과 정수빈을 골자로 하는 양 팀 간의 협상이 있다는 넷상에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 그 내용에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좌완이 부족한 두산과 야수 뼈대가 서지 않은 두 구단은 트레이드 궁합이 맞는 편이다. 물론, 한화가 유창식이라는 선발 유망주를 내주기는 매우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 대상이 최재훈과 최주환 또는 박건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재훈은 장성우와 함께 어린 포수 중 가장 완성된 기량을 가졌다는 평을 받는다. 강력한 어깨와 준수한 타격은 한화의 안방을 올스타 레벨까지 올릴 잠재력이 있다. 최주환은 두산의 야수층 탓에 기회가 적을 뿐이지 컨택 능력에 있어서는 9개 구단 2루수 중 최상위권에 있다. 한화에서도 상위 타순에 포진될만한 타자다. 박건우는 앞의 두 선수보다 불안정한 대신 성장 한계선이 높은 툴플레이어란 매력이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준비되지 않은 투수를 주며 준비된 유망주를 받는다는 게 골자다.




최주환은 2루수 중 손꼽히는 교타자임에도 내년 두산에서의 전망은 너무나 깜깜하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두산으로서는 트레이드 자체보다 포지션 정리에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팬들은 최재훈이 워낙 매력적인 선수이기에 양의지와의 공존을 희망하나, 1루와 지명 자리마저 꽉 차 한계는 명확하다. 2루 자리는 오재원과 허경민, 고영민 등 적어도 내년까지는 자리가 없다. 팀이 81경기를 치르는 동안 최재훈이 얻은 69타석, 최주환은 81타석을 얻었을 따름이다. 언제까지 선수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있을까? 불만은 차곡차곡 쌓이며 선수 가치는 유동적이다. 위 트레이드 내용이 선수만 보자면 두산의 손해가 있더라도 얻어와서 팀이 얻는 게 크면 팀의 이득이다. 유창식은 이 둘로 얻을 수 있는 맥시멈에 가까운 선수이며 박정진은 최소한 내년까지는 팀의 필승조로 활약이 가능한 베테랑 좌완이다. 백업 포수 자리는 이준수의 기량이라면 큰 무리가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선수 가치가 크게 기울어지면 다른 선수로도 무게를 맞추면 된다. 누가 더 뛰어나다고 말하려는 글이 아니며 더 많은 선수가 활용되길 바라는 심정에서 권하는 내용일 뿐이다.



다음으로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 한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가 화자 되는 이유는 축소된 선수 풀과 FA 시장의 영향이다. 그동안 국내 구단들은 현실적이지 못한 제도를 악용해 외국인 선수 임의탈퇴를 남발해왔다. 덕분에 외국인 선수 자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선수 몸값만 올려주는 결과가 됐다. 게다가 FA 시장이 커지고 잡을 선수는 많아지면서 함부로 돈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4강 갈 테니 비싼 용병 사주십쇼" 라고 말하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감독이 있을 리 없다. 자연스럽게 4강이 좌절된 팀의 용병을 돈 대신 유망주를 주고 사오는 방법이 대두된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1년 계약을 하는 용병에게 유망주를 투자하려면 확실한 효과가 보장돼야 한다. 어중간한 팀이 큰 출혈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령 NC의 찰리 같은 값비싼 선수를 영입하려면 전력이 우승을 장담할 정도가 한다. 한 마디로 삼성밖에 없다. 지금 삼성의 우승 확률이 40~60% 사이라면 찰리가 영입되면 60~80% 가까이 올라간다 해도 과장은 아니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한다면 심창민을 제외하고 백정현, 김헌곤, 김현우 등 유망주 패키치를 내준다고 해도 값어치 있다. 여기에 김희걸, 이우선 같은 베테랑이 옵션으로 붙는다면 김경문 감독을 만족하지 않을까?

하지만 삼성은 카리대를 영입했고, 큰 출형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프런트의 판단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다만, 우승에 실패할 경우 용병 문제를 비롯해 너무 안일했다는 평가가 나올지도 모른다.




시즌 시작 전까지 아담은 ACE 트리오의 선두에 설 투수가 되리라 예상되었다. (사진 출처 - NC 다이노스)


성적이 좋은 찰리가 아닌 다음 시즌 계약이 불분명한 아담이나 바티스타로 내려가면 4강권 팀에도 오퍼 할 여유가 생긴다. 현재 외국인 투수가 부족한 유일한 팀은 KIA 타이거즈다. 역시 오프시즌 돈 쓸 구석이 많아 트레이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KIA가 두산이나 삼성처럼 유망주가 많지 않은 구단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가장 많이 알려진 한승혁이 소모되는 게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들리는데 작년 FA 시장이 열리기 전 김주찬이 이미 삼성과 계약했다는 말과 같이 현실성이 없다. 4강도 확신하지 못하는 팀이 어찌 그런 출혈을 감수하겠는가? 


KIA : 손동욱 + 박준표 +α <-> NC : 아담 +α

KIA : 손동욱 + 고영우 +α <-> 한화 : 바티스타 +α


아담은 NC 용병 3인방 중 압도적이지 않은 구위에도 가장 미국에서 활약이 뛰어난 선수였다. 삼진/볼넷 비율은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그렇지만 많은 피홈런으로 FIP는 4.54로 올라갔고, 야구장에서의 태도 문제로 김경문 감독에게 2군행을 지시받았다. 87년생이라는 어린 나이로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개연성이 크다. NC는 아담과 재계약하지 않는다면 트레이드하는 게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다. KIA가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더 손동욱과 옆구리 박준표를 내준다면 그럭저럭 협상 테이블은 차릴 수 있다. 손동욱이 여러모로 평가가 애매한 선수지만, 박준표는 SK 백인식처럼 성장이 가능한 유형이라 약점을 메워준다. 사실 손동욱을 더 맘에 들어 할 팀은 송창현을 영입한 전례가 있는 한화다. 덩치 크고 어깨가 좋은 좌완이라면 김응용 감독의 입맛에 들어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