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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IA 새 외국인 투수, 듀웨인 빌로우 최근 4년간 기록 & 영상

7월 마지막 날 KIA가 천적 삼성에 16 : 4로 패하며 쿵 하고 내려앉았다. 에이스란 이름이 붙었던 윤석민의 역전 피홈런, 김선빈의 평범한 플라이볼 실책 등 경기 내용이 더욱 좋지 않았다. 충격의 수요일은 묘하게도 개막전 이례 가장 반가운 소식이 들린 날이기도 하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KIA는 큰돈을 쓰기 애매해 NC나 한화에 용병 트레이드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했다. 하지만 프런트의 선택은 다시 한 번 투자였고, 새 외국인 투수로 알려진 듀웨인 빌로우란 이름은 충분한 기대감을 가질만하다. 과연 이번 계약이 삼성전 9연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극복 가능한 소식일까?


사진 출처 - 포토 버켓


빌로우의 프로필을 살피면 191cm의 신장 93kg의 체격으로 투수로 이상적이다. 1985년 11월생으로 전성기에 있을 나이, 감독이 바라던 좌완이라는 점도 만족스러운 조건이다. 


프로 생활은 2006년 드래프트에서 19라운드 562번째로 높지 않은 순번으로 지명되어 디트로이트에 입단하면서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처음부터 대단한 모습은 보이지는 않았다. 평균자책점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대단치는 않은 활약이다. 참고로 마이너리그 전문가로 유명한 존 시켈스 씨는 빌로우에 대해 C~C+ 사이의 등급을 매겼다. 특별하지 않으나 지켜볼 만한 불펜 혹은 4~5 선발을 노리는 선수 정도의 평에 가깝다.


빌로우에게 전환점이 된 시기는 2009년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다. 대학에서 많은 삼진과 볼넷을 내주는 투수였던 빌로우는 더블A에 오르기 전까지 프로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타자를 공략했다. 그랬던 빌로우가 수술 후에는 삼진과 볼넷을 급격히 줄이면서 이전과 다른 유형의 투수가 되었다. 토미존 수술의 빌로우의 구위에 얼마나 변화를 가져왔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부상이 빌로우의 커리어에 장애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11년 빌로우는 압도적이지 않은 구위에도 트리플A를 무난하게 통과했고, 시즌 중반 메이저리그에 올라 기회를 받았다. 그리고 2012년까지 41경기 75.1이닝 동안 4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과 FIP로 빅리거라 불릴만한 성적을 남겼다. 이후 기록은 아래와 같다.  




비록 2012년 불펜에서의 역할이 추격조에 가까웠다고 해도 이 정도의 성적을 남기기는 쉽지 않다. 더블A와 트리플A, 메이저리그에서도 변함없는 9이닝당 2개꼴의 볼넷 비율은 빌로우가 매우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 빌로우가 평균 90마일 내외의 대단하지는 않은 패스트볼로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난타당하지 않은 비결도 뛰어난 커맨드에 기인한다. 결과적으로 디트로이트는 2013시즌 중반 빌로우를 40인 로스터에 제외했다. 그러나 마이애미로 이적 후 선발로 뛴 트리플A에서는 3점대 초반의 FIP로 한층 성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국내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중 최근 마이너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는 NC의 아담과 찰리인데 빌로우의 구위와 커리어를 고려하면 후자에 가까운 피칭을 한다 해도 놀랍지 않다.


단, 구위 면에서 본다면 두산의 니퍼트와 같은 완벽한 유형은 아니다. 평균 140km 초반의 가까운 패스트볼은 이브랜드보다 조금 나은 수준일 테고, 마이너와 메이저리그에서도 땅볼유도에 큰 장점을 보이지 않았다. KIA가 9개 구단 중 최악의 외야 수비력을 가지고 있기에 팀과의 궁합은 장담하기 어렵다. 그나마 광주 구장이 빌로우가 트리플A에서 뛰었던 홈구장처럼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이다. 패스트볼 외에는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많이 구사한다. 빌로우는 유려한 브레이킹볼로 타자를 현혹시키는 유형이라기보다 패스트볼을 존으로 찌르며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타입으로 추정한다.


                                                                                                                           ※ FIP 기준


총괄해 빌로우는 화려함은 덜해도 로페즈 이후 가장 대어급 투수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두산의 니퍼트까지는 아니라도 국내 기준으로 커맨드, 커리어, 체격 조건, 구위까지 모두 경쟁력을 갖췄다. 1위와 10경기 반 차 팀에 과분한 투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4강 도전에 한가닥 희망이 되는 영입임에는 분명하다. 참고로 KIA는 삼성과 함께 가장 외국인 투수 덕을 보지 못한 팀이다. 그리고 앤서니는 9개 구단 외국인 투수 중 올슨 다음으로 낮은 WAR을 기록한 투수였다. 빌로우가 8월 이후 KIA에 무서운 추진력을 부여할 수 있을지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보고 싶다. 절망 속에도 희망은 자라난다.


마지막으로 빌로우의 2012년 피칭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