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2년 두산 베어스 TOP 15 유망주

유망주 시리즈 이번에 살펴볼 팀은 두산입니다. 유망주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습니다. 두산을 예로 들면 윤석민, 정수빈 등이 이 범위에 들지 않습니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습니다. 좀 짜게 매겼다고 생각하는데 A는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입니다.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이 되지 않을 듯합니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입니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입니다. B+까지는 탑 유망주라 불러주고 싶고 언급한 선수는 모두 애정하며 지켜보는 선수들입니다. 저만의 기준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봐주시면 좋겠네요.^^



사진 출처 - kyoungmin90.blog.me

최재훈 C / 1989-08-27 우투좌타 178Cm 76Kg
2010년 경찰청 89G 274타석 .347AVG .554SLG 12홈런 3도루 36삼진 26사사구
2011년 경찰청 96G 337타석 .330AVG .407OBP .598SLG 16홈런 2도루 39삼진 32볼넷
평점 : A

최재훈은 명실공히 퓨처스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다. 2010년 국가대표로 뽑힌 데 이어 2011년에는 야구월드컵 대표로 전 경기 주전 포수로 기용되었다. 이런 선수가 드래프트에서 미지명 됐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덕수고 시절 최재훈은 강한 어깨의 송구 능력은 물론 125타석 동안 .309AVG .495SLG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작은 체구가 문제가 된 걸까? 두산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최재훈을 설득해 신고 선수로 입단시키면서 또 한 번의 대박을 만들어냈다.

프로 1,2년 차에는 여느 고졸 야수처럼 눈에 띄는 모습은 아니었다. 경찰청에 입대하면서 불방망이를 휘둘렀는데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과 3할을 훌쩍 넘기는 고타율을 기록했다. 최재훈의 이런 과정은 양의지와 매우 흡사하다. 양의지 역시 프로 3년 차가 되는 시기 경찰청에 입대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경찰청 벽제구장이 확장 공사를 한 후인 2009년 양의지의 타격 기록은 다음과 같다.

2009년 경찰청 77G 300타석 .366AVG .603SLG 13홈런 3도루 25삼진 32사사구

전체적인 커리어에서 볼 때 양의지가 좀 더 믿음직한 타격을 했다. 체격과 부드러운 스윙 등을 고려하면 타격에서는 양의지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대신 최재훈은 경찰청 유승안 감독이 자부할 만큼 송구 능력이 뛰어나고 동나이대 수비에서는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최재훈은 2년 선배인 양의지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풀타임 2년을 뛴 양의지는 공수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가 됐고 최재훈이 이겨낼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다. 월요일 휴식일이 있는 국내 리그에서 백업 포수의 역할은 극히 제한된다. 장기적으로 두 선수의 공존은 불가능하며 리그의 손해다. 최재훈에게는 1년 후 NC로 가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그 전에 두산은 트레이드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두산, SK, 롯데를 제외하고는 어느 팀에서도 주전을 차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사진출처  - http://cyworld.com/dkvm8094

허경민 SS / 1990-08-26 우투우타 178cm 84kg
2010년 경찰청 102G 446타석 .324AVG .476SLG 8홈런 43도루 21삼진 39사사구 
2011년 경찰청  98G 433타석 .332AVG .393OBP .439SLG 1홈런 39도루 8삼진 28볼넷
평점 : A

2009년 드래프트에는 유독 뛰어난 유격수들이 많았다. 서울고의 타격천재 안치홍, 제2의 이종범을 노리던 경북고의 김상수, 1학년 때부터 거포의 자질을 보였던 경기고의 오지환은 모두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광주일고의 허경민은 이들과 함께 09 드래프트 유격수 4인방이라 불리던 선수다. 2008년 에드먼턴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우승 당시에는 치열한 경쟁 속에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기용되기도 했다. 1학년 때부터 광주일고의 주전 유격수로 뛰던 선수라면 수비에서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허경민은 분명 안치홍, 오지환, 김상수보다 좋은 타격을 보여주진 않았다. 그렇다고 공격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워낙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세 선수에 비해 평범했던 것뿐이지 평균 이상의 타격을 했다. 고교 통산 184타석 .293AVG .384OBP .400SLG 11도루를 기록했는데 삼진은 단 4개뿐이다. 최근 3년간 드래프트에서 신일고 하주석을 제외하면 허경민보다 나은 기량을 갖춘 유격수는 없었다고 보인다. 컵스로 간 이학주까지 09 드래프트의 유격수 수준은 가히 역대급이라 할만하다.

프로에서도 허경민은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2009년 2군에서 283타석 .291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두산은 곧바로 경찰청을 보냈는데 3할이 넘는 타율과 2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허경민은 고교 시절부터 항상 사사구보다 삼진이 적은 선수였고 1군 적응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단 파워에서 한계는 극명할 것이다. 여전히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빛나는 선수로 분류된다. 허경민의 유격수로서의 툴은 부족한 점이 없다.

현재 팀 내 부동의 유격수는 손시헌이다. 아무리 2군에서 날고 기어도 허경민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두 시즌 후 손시헌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두산의 차기 유격수는 허경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건우 OF / 1990-09-08 우투우타 184Cm 80Kg
2009년 두산2군 78G 309타석 .286AVG .380OBP .447SLG 7홈런 23도루 37삼진 37볼넷
2010년 두산2군 12G  18타석 .118AVG .118SLG 0홈런 1도루 3삼진 1사사구
2011년 경찰청  89G 269타석 .329AVG .383OBP .561SLG 10홈런 19도루 28삼진 20볼넷
평점 : A-

09 드래프트에서 유격수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두산에 지명된 정수빈과 박건우 역시 청대 대표로 뽑혀 4할 내외의 타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정수빈이 약팀 유신고 소속으로 기량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면 박건우는 안치홍과 함께 서울고를 이끌었던 선수다. 2009 드래프트에서 툴 플레이어 외야수로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2차 10번째 순번으로 두산에 지명되었다.

프로 입단 후 동기 정수빈이 1군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상대적으로 박건우가 부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박건우의 성장 속도는 빠른 편에 가깝다. 1년 차 2군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과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며 퓨처스 올스타에 뽑혔다. 그 경기에서는 두 개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플레이로 걷어내며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박건우는 고교 2학년 때까지 3루를 주로 보던 선수로 3학년 때는 주로 우익수로 뛰었다. 아직까지는 주력을 활용한 센터 수비가 더 편해 보인다. 경찰청이나 두산의 팀 구성상 코너에서 뛸 가능성이 높은데 사실 좀 아까운 생각이 든다. 

2010년 부상으로 대부분 결정했던 박건우는 2011년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민병헌이 3할7푼의 타율을 기록했음에도 더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고 원정구장에서만 8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1군에서 20개의 홈런, 20개의 도루를 예상하는게 무리가 아니다. 2013년 박건우는 확실히 팬들을 설레게 할 것이다.




최주환 2B-SS / 1988-02-28 우투좌타 178Cm 73Kg
2009년 두산2군 64G 243타석 .303AVG .391OBP .466SLG 6홈런 4도루 15삼진 30볼넷
2010년 상무 100G 470타석 .382AVG .686SLG 24홈런 15도루 39삼진 65사사구
2011년 상무  93G 394타석 .336AVG .438OBP .506SLG 9홈런 5도루 28삼진 58볼넷 
평점 : B+

최주환은 퓨처스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갑자기 튀어나온 선수가 아니다. 동성고 통산 209타석 .381의 타율 .502의 출루율을 기록할 만큼 동급생들보다 월등한 타격을 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2011년까지 1952타석 동안 .335의 타율 .536의 장타율 46개의 홈런 114삼진 195사사구를 기록 중이다. 2007년을 제외하면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는데 이쯤 되면 3할은 그냥 당연한 기록이 된다. 그리고 삼진 볼넷 비율은 정말 끝내준다.

안타까웠던 것은 아마 시절 스카우트나 프로에서 코칭스탭에게 꾸준히 저평가를 당했다는 점이다. 상무에 가기 전 왜 최주환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지 한탄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작은 체격과 부족한 수비력이 문제가 됐을 것이다. 

최주환에게 상무 입단은 군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재평가의 기회가 됐다. 2010년 .382의 타율 24홈런의 몬스터 시즌을 만들어 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김정택 감독이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면서 수비에 대한 의구심도 털어냈다. 2011년에는 백상원이 입단하며 본 포지션인 2루수로 돌아갔다.

개인적으로는 최주환이 국가대표 출신 고영민이나 오재원보다 더 나은 타자라고 확신한다. 다만 파워와 스피드와 같은 툴 적인 부분에서 두 선수에 미치지 못한다. 수비와 주루, 경험까지 고려하면 주전 2루수는 오재원이 역시 유력하다. 하지만 나이와 FA 등을 고려할 때 두산이 키워야 하는 선수는 명확하다. 부디 최주환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가 오길 바란다.




김강률 RHP/ 1988-08-28 우투우타 187Cm 95Kg
2010년 상무 26G  72.2이닝 3.59ERA 55삼진 25볼넷 3피홈런 76피안타
2011년 두산2군 23G 33.1이닝 4.86ERA 27삼진 15볼넷 0피홈런 1.53WHIP
2011년 두산1군 19G 25.1이닝 3.91ERA 4.30FIP 20삼진 13볼넷 2피홈런 1.70WHIP 
평점 : B+

국내 프로야구에서 파이어볼러라고 하면 평균 140km 초반이상의 구속이 나온다. 불펜 투수라고 하면 140km 중반이상이 된다. 김강률은 최고 150km, 꾸준히 140km이상의 구속을 찍는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 유망주다. 187cm의 건장한 체격까지 스카우트들에게는 가장 표적이 될 만한 유형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김강률은 경기고에서 한 때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으나 투수로는 워낙 완성도가 떨어져 2차 4라운드에 지명을 받게 된다.

단지 어깨만 강한 투수였던 김강률은 프로 첫 시즌 2군에서 61.1이닝 7.04ERA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2008년에는 21경기 102이닝 투구하면서 2.74ERA로 훨씬 나아졌지만 삼진 볼넷 비율은 1:1에 가까웠다. 1군에서 통하기는 무리가 있는 수준으로 보였다. 두산은 영리하게도 상무에 보내 군 면제를 해결하도록 했는데 패스트볼-슬라이더 조합에 스플리터를 추가하면서 탈삼진 비율을 크게 높였다. 상무에서 김강률은 2010년 초반까지 선발로 기용됐으나 이후에는 대부분 불펜으로 기용됐다. 레퍼토리가 단조롭고 제구력이 약한 김강률은 당장은 불펜으로 뛰는게 효과적인 활용일 것이다.

두산에 복귀해 김강률은 퓨처스리그와 1군에서 모두 불펜으로만 기용됐다. 김진욱 감독의 2012년 선발 운용에서도 일단 선발에는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노경은과 함께 팀 내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릴리버로 팀의 장기적인 마무리 후보 1순위가 될 만한 투수다. 무엇보다 프로 입단 후 큰 부상 없이 뛴 파이어볼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성영훈 RHP / 1990-06-24 우투우타 180Cm 82Kg
덕수고 통산 18G 90.1이닝 1.20ERA 101탈삼진 17볼넷 0피홈런 0.73WHIP
2009년 두산1군 10.2이닝 3.38ERA 7삼진 4볼넷 0피홈런 10피안타
2010년 두산2군 17.0이닝 9.00ERA 17삼진 16사사구 3피홈런 25피안타
2010년 두산1군 16.1이닝 4.96ERA 12삼진 4볼넷 0피홈런 19피안타
평점 : B+

흔히 프로에서도 통할 만한 구위와 제구력을 갖추고 고교리그를 평정한 투수라면 초고교급이라는 말을 쓴다. 성영훈은 한기주 이후 최고 우완 투수로 초고교급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2008년 고교리그 비교할 대상이 없던 원탑 투수로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김광현에 이어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아마 대표 선수들의 성적을 보면 성영훈의 미국전 9K 완봉승이 얼마나 대단한 성적인지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5억 5000만원이라는 저렴한(?)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성영훈은 프로에서 큰 좌절을 겪게 된다. 프로 타자들에게 통타를 당해서가 아니다. 팔꿈치 통증으로 제대로 투구할 수 없어서다. 청대에서부터 진통제를 맞아가며 피칭을 했다고 하는데 프로에서는 구속 저하 현상을 겪었다. 140km 초반의 구속은 다른 선수에 비하면 나쁘지 않지만 성영훈에게 기대한 모습은 아니었다. 결국,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2이닝 투구 후 LA 조브클리닉에서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성영훈은 2013년 시즌부터 복귀가 가능하다. 최고 150km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프로에서 익힌 체인지업까지 성영훈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치는 매우 높다. 관건은 공백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윤석민이 해외에 진출할 시점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선발 투수로 떠오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윤명준 RHP / 1989-06-18 우투우타 178cm 78kg
2010년 고려대 12G 52.2이닝 0.85ERA 67삼진 5볼넷 0피홈런 0.68WHIP
2011년 고려대 12G 60.1이닝 1.49ERA 68삼진 7볼넷 1피홈런 0.86WHIP
평점 : B

프로야구가 경기력이 올라가면서 루키에게 데뷔 연도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것은 대졸이나 고졸이나 마찬가지다. 단 고려대의 에이스 윤명준이라면 어느 정도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윤명준이 대학에서 보여준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는데 총 193.1이닝 동안 볼넷은 단 25개만 허용했다. 2011년 굳건한 대학 NO.1 투수였고 좌완 윤지웅과 비교해도 더 꾸준하고 안정된 활약을 했다.

윤명준의 이런 활약은 고교 시절부터인데 한기주-양현종에 이은 동성고의 에이스였다. 고교 통산 총 140.1이닝 1.99의 평균 자책점 136삼진 34볼넷 1피홈런의 성적은 1라운더 못지않은 활약이다. 그러면 왜 이때는 프로에 지명받지 못한 걸까? 작은 신장과 눈에 띄지 않는 구위가 이유였다. 대학에서 윤명준은 힘을 키웠고 최고 140km 중반까지 스피드건에 찍히면서 2012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될 수 있었다.   

윤명준에 대해 설명할 때 오승환 스타일이라는 기사도 봤는데 이는 과장된 듯하다. 그보다는 제구력과 커브, 슬라이더 등의 활용이 좋은 투수로 보인다. 11월 교육리그 후 발목 수술을 해 재활 군에 편성된 것이 아쉬운데 건강이 회복된다면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은 짧을 것 같다. 우완 장원삼은 좀 어렵더라도 수준급 불펜 투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김재환 1B-DH / 1988-09-22 우투좌타 183Cm 90Kg
2010년 상무 101G 439타석 .316AVG .574SLG 21홈런 1도루 60삼진 42사사구
2011년 두산2군 40G 156타석 .284AVG .372OBP .582SLG 9홈런 2도루 27삼진 19볼넷
평점 : B

김재환은 2011년 가장 많은 실망을 안겨준 유망주다. 경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도핑 테스트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을 말한다. 김재환이 야구월드컵 대표로 출국하기 전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남성호르몬 스테로이드인 1-테스토스테론의 대사체가 검출되었다. 본인은 비타민 약인 줄 알고 먹었다고 하는데 이에 공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퓨처스리그에서 김재환은 통산 1096타석 .311AVG .556SLG 50개의 홈런을 기록할 만큼 힘이 넘치는 타격을 했다. 홍성흔처럼 어느 포지션에도 1군에서 자리 잡을만한 타격 재능이 있다. 다만 이러한 활약이 약물의 도움을 받은 것은 아닌지 께름칙하다. 또 파워히터인 만큼 1군에서 적응은 다른 교타자보다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재환의 잘생긴 외모에도 불구 스타로서의 상품성은 상당 부분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앞으로 진실한 모습으로 노력한다면 팬들은 김재환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KBO 징계수위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묵묵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최현진 RHP / 1992-09-24 우투우타 183cm 86kg
충암고 통산 18G 83.1이닝 2.81ERA 89삼진 43볼넷 0피홈런 1.20WHIP
2011년 두산2군 29G 104.2이닝 4.39ERA 71삼진 56볼넷 4피홈런 1.53WHIP
평점 : B

2011 드래프트는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고졸 투수들이 각광을 받았다. 최현진 역시 선두 그룹에서 고교 리그를 이끌던 투수다. 최고 140km 중반까지 나오는 빠른 볼을 던질 수 있고 좋은 체격을 갖췄다. 황금사자기에는 용마고를 상대로 노히트 경기를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당장 1군에 올라올 만한 선수로 보이지는 않았다. 아직 제구력이 부족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면 최현진이 좌완 이현호보다 빨리 뽑혔던 이유는 뭘까? 아마도 내구성으로 보인다. 최현진은 작년 신인 가운데 대졸과 고졸을 포함 유일하게 100이닝을 넘게 던진 투수다. 많이 던져 볼수록 기량이 나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현진은 후반기 더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9월에는 경찰청, 상무를 상대로 7이닝 이상 투구하며 QS를 기록했다. 1군에서도 선발 기회를 얻었는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두산은 2011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최현진을 상무에 입대시켰다. 최근 경향으로 볼 때 이는 엘리트 투수로 가는 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직 구위나 커맨드 모두 탑 유망주로 불리기에는 부족하지만 상무에서 2년이 최현진을 한 단계 도약시켜줄 거라고 확신한다.




김강 1B / 1988-10-16 좌투좌타 188Cm 89Kg 
2010년 한화2군 85G 368타석 .276AVG .471SLG 14홈런 14도루 60삼진 51사사구 
2011년 한화2군 83G 316타석 .259AVG .371OBP .407SLG 9홈런 3도루 49삼진 39볼넷
평점 : B-

딱 1년 전 이맘때 김강은 김태완-최진행을 잇는 한화 최고의 빅뱃 유망주로 떠올랐다. 188cm 89kg의 건장한 체격으로 남부리그 홈런왕에 올랐으니 충분히 그럴만했다. 그런 김강이 2차 드래프트로 두산으로 이적하게 된 것은 허망한 일이다. 김태균이 컴백하면서 김강의 자리가 없긴 했다. 그래도 한화 40인의 보호 선수 안에 못 들어갈 선수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김강은 광주일고 시절부터 눈에 띄는 타자였다. 알루미늄 배트를 쓰던 2004년 1학년으로 70타석 3개의 홈런을 쳐냈다. 3학년이 돼서는 청대 대표팀 주장으로 국제무대에 나섰다. 아마 시절과 달리 프로에서 고전한 것은 컨택의 문제였다. 데뷔 첫해에는 .196의 타율로 부진했고 최근 3년으로 한정해도 .259에 불과하다. 1군에서도 3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강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상무에 합격하면서 2년의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유망주 천국인 두산이라도 김강과 같은 순수 파워히터는 흔하지 않다. 김강이 2년간 부단히 노력한다면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서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로 역할을 기대해 본다.




변진수 RHP / 1993-04-01 우투우타 178cm 78kg
2010년 충암고  9G 27.2이닝 4.23ERA 13삼진 6볼넷 1피홈런 1.27WHIP
2011년 충암고 18G 116.0이닝 1.63ERA 100삼진 29볼넷 1피홈런 0.92WHIP
평점 : B-

황금사자기에서 변진수는 5경기 연속 완투로 충암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뛰어난 활약을 축하해주는 것은 당연함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교 무대에서의 활약은 혹사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5/22 158개 투구, 6/4 95개, 6/5 118개, 6/6일 149개 투구를 했다. 다시는 이런 기용이 있어서는 안 될 텐데 다행히 후유증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곧바로 있던 광역리그에는 7.71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청룡기에서 22이닝 1.23의 평균자책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또 9월 열린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에서도 14이닝을 던지며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초등학교 시절 단거리 선수로 활약할 만큼 뛰어난 운동능력이 내구성 유지에 도움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변진수는 현재 전지훈련을 무사히 치르고 있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NC로 간 이재학을 그리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빠른 볼 구속도 130km 중반대로 비슷하고 커맨드 역시 준수한 투수다. 이재학의 써클체인지업 같은 확실한 무기는 없지만 비교가 가능한 레벨이다. 2013년 시즌엔 1군 진입도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박민석 RHP / 1989-07-04 우투우타 186cm 88kg
2010년 상무 42G 63.2이닝 54삼진 31사사구 5피홈런 43피안타
2011년 상무 34G 43.0이닝 38삼진 18볼넷 4피홈런 1.23WHIP
평점 : C+

박민석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시기는 장충고 2학년 때가 아닐까?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으로 최고 140km 중반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졌다고 한다. 20.2이닝 동안 삼진을 36개나 잡아냈는데 거의 공략이 불가능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데 3학년에 올라가서 팔각도를 올렸다. 186cm의 큰 신장을 활용하도록 한 것일 텐데 드래프트 전 프로팀의 조언이라는 의혹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실패했고 박민석은 2차 7라운드가 돼서야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에서는 다시 팔 각도를 낮췄는데 피칭 위력은 살아난 대신 제구력이 발목을 잡았다. 박민석의 투구폼은 중간에 잠깐 끊기는 듯해 부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두산은 두 시즌을 마치고 박민석을 상무에 보냈는데 2년 동안 큰 발전을 보이진 않았다.

엉뚱한 얘기지만 박민석의 잘생긴 외모와 김진욱 감독의 젊은 시절 모습에서 비슷한 인상을 받는다. 사이드암 출신 김진욱 감독이 아무래도 박민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실적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기에 박민석에게 좋은 계기가 되는 시즌이었으면 한다.




유희관 LHP / 1986-06-01 좌투좌타 178cm 78kg
2010년 두산2군 34G 73.2이닝 5.13ERA 58삼진 11사사구 8피홈런 91피안타
2011년 상무 22G 101.0이닝 3.65ERA 69삼진 22볼넷 8피홈런 1.37WHIP
평점 : C+

투수가 빠른 볼을 던지지 못하는 것은 매우 큰 핸디캡이다. 특히 프로에 지명되기 위해서는 체격과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이 절대적이라 할 정도다. 유희관은 180cm가 될까 말까 하는 키에 최고 130km 중반대의 안 되는 느린 볼을 가진 선수다. 두산에 2차 6라운드에 지명된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톰 글래빈이 애틀의 전설 톰 글래빈이 말하지 않았나.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고. 유희관은 130km 내외의 스피드에도 대학에서 통산 2점대의 평균자책점, 9이닝 당 평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프로에서도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무에 입대한 작년에는 유희관의 제구력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제 유희관은 2군까지는 무사하게 레벨을 통과한 것처럼 보인다.

2군에서의 호조에도 유희관이 1군에서 어디까지 보여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제레미 모이어나 전병호처럼 130km의 빠른 볼로 흑마구의 위력을 보여 줄 수도 있고 원 포인트 릴리프에 한정될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유희관의 과감한 피칭이 두산의 좌완 계투진에 힘이 돼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현호 LHP / 1992-07-14 좌투좌타 185cm 80kg
제물포고 통산 29G 130.1이닝 1.52ERA 133삼진 56볼넷 0피홈런 1.04WHIP
2011년 두산2군 13G 48.2이닝 3.88ERA 24삼진 23볼넷 3피홈런 1.58WHIP
평점 : C+

위에 설명한 유희관과 비교하면 이현호는 훨씬 좋은 조건을 가진 선수다. 180cm 중반의 건장한 체격, 최고 140km까지 나오는 구속은 자연스레 이목을 끈다. 또 아버지가 중학 시절 농구 선수로 쌍둥이 여동생 이지현 선수는 신세계 쿨캣에서 뛰고 있다. 좋은 운동선수 유전자를 타고난 것도 선수로는 큰 복이다.

아마시절 활약과 달리 두산에서 이현호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7월 이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건강함에 대한 의문은 신인지명 전에도 있었는데 1학년이던 2008년 중반 이후에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2009년 5월 청룡기에 복귀했다. 재활 기간이 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팀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빠른 복귀가 이현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현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건강이다. 그리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다. 동기 임찬규, 유창식이 1군에서 뛴다고 해서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 퓨처스리그에서부터 인정받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으면 한다.




류지혁 SS / 1994-01-13 우투좌타 181cm 75kg
2010년 15G 63타석 .205AVG .383OBP .318SLG 0홈런 3도루 9삼진 14볼넷
2011년 22G 95타석 .250AVG .421OBP .292SLG 0홈런 9도루 7삼진 12볼넷
평점 : C+

류지혁은 2012드랩 전체 4라운드에 뽑힌 선수다. 신일고의 하주석처럼 완벽에 가까운 툴을 갖춘 것도 NC의 박민우, SK의 박승욱처럼 뛰어난 타격을 한 것도 아니다. 대신 94년생으로 앞선 선수들보다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 유격수다. 손목 부상에서 회복된 중반 이후부터는 타격에서도 제 궤도에 들어섰다.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는 21타석 .467의 타율과 홈런으로 강구성과 함께 대회 올스타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비력이나 체격, 좋은 야구 감각은 넥센의 김민성이 연상되기도 한다.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로 2010년 충암고에서는 LG에서 뛰고 있는 강병의가 유격수, 류지혁이 3루를 봤다. 두산에서는 허경민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충분히 유격수 포지션에서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일단 올해는 가능한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우선이다. 고교시절처럼 프로 선수들의 공을 골라낼 수 있다면 류지혁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듯하다. 




***
승부조작 파문으로 너무나 어수선한 시기에 글을 올리는 점이 안타깝다. 그러나 두산 유망주들은 글을 쓰면서 너무 즐거울 정도로 뛰어난 선수가 많다. 깊이에서는 삼성이 많이 따라오긴 했으나 여전히 두산 팜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진야곱, 장민익, 조승수, 정대현, 양현, 정진호, 유희관 등은 여기에 적지 않았지만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중첩된 포지션의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두산의 탑유망주 패키지로 스타급 선발 영입을 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 쉽지 않다. 너무 많아서 걱정인 두산 유망주, 두산이 어떤 해결책을 낼지 지켜보자.


사진출처 - 레몬 별님 블로그, Elen's House  기록출처 - 대한야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