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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트레이드 데드라인 임박, 팀별 취약 포지션은?

프로야구가 올스타전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선수들에게는 휴식의 시간이지만, 프런트와 코치진은 맘 편히 즐길 수만은 없다. 전반기를 마감한 시점에서 팀의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프로야구의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7월 31로 불과 열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은 어디일까? 





마구스탯의 수비기록실을 이용해 보았다. 선수들의 수비 이닝수를 참고해 포지션별로 타격기록을 합산했다. 배영섭이 만약 중견수 342.2이닝 좌익수로 134이닝을 수비했다면 그에 맞게 타석수를 나누는 방식이다. 정밀한 분류는 아니고, 실제 기용된 포지션과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래도 참고자료로는 의미가 있다. 이렇게 계산된 포지션별 리그 타격기록은 아래와 같다. 




※ GPA = ((출루율 X 1.8) + 장타율) ÷ 4 


GPA는 OPS보다 출루율을 중시한 타격 스탯이다. 출루율은 장타율보다 득점과 상관관계가 높고, 타율과 같은 스케일이라 보기에도 매우 편리하다. 가량 3할을 치면 매우 뛰어난 타자로 분류된다. 다만, GPA는 OPS보다는 계산이 약간 더 복잡하고 덜 대중화된 스탯이라는 것 정도가 약점이다. 이번 글에서는 리그 평균과 각 팀의 GPA 차이를 통해 어느 포지션이 취약한지 정리해 보았다. 강한 포지션은 붉은색, 약한 포지션은 푸른색으로 강조했다.






1위 독주 중인 삼성은 약점이 거의 없는 팀이다. 그리고 팀 내 MVP라고 할 박석민의 불꽃 타격이 팀을 이끌고 있다. 2루 포지션이 옥에 티지만, 이마저도 조동찬이 복귀하면서 약점을 거의 메웠다. 수비에서 완벽하지 않더라도 프런트와 코치진은 조동찬에서 크게 업그레이드하려는 의지는 없을 듯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최강 팀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은 큰 변화 없이 유지만 하더라도 당분간은 기세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롯데는 시즌 전 이대호의 공백이 큰 1루 포지션이 가장 큰 약점이 되리라고 예상됐다. 실제로 박종윤은 리그 평균보다는 못한 타격을 보였고, 강민호가 없었다면 롯데의 공격력은 형편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박종윤은 연일 '분유포'를 터뜨리며 기대치보다는 좋은 타격을 해줬다. 더 큰 고민은 유격수 자리다. 문규현이 안정감 있는 수비수라고 해도 2할 중반의 출루율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실 박기혁도 타격은 불만족스러운 유격수였다. 롯데가 앞으로 경쟁력을 같기 위해서는 정대현의 복귀 뿐아니라 내야진의 공격력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두산은 최근 몇 년간 가장 강맹한 타격을 보여주는 팀이었지만, 올 시즌은 매우 실망스럽다. 고전의 가장 큰 원인은 김동주, 최준석 등 거포들의 부진이다. 오재일의 합류가 큰 도움이 될까? 참고로 위 기록은 오재일의 넥센 시절 타격이 합산되며 더욱 파랗게 변했다. 그런데 1루 포지션의 타격을 회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재원과 윤석민을 좀 더 꾸준히 출장시키면 된다. 꼭 두 명이 아니더라도 대체자원이 있다는 소리다. 써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겠지만 말이다. 


현재 가장 급한 포지션은 외야로 보인다. 오직 김현수의 힘으로 버티고 있을 뿐 이종욱과 정수빈은 상위타순에 포진된 선수임에도 출루율 3할이 되지 않는다. 두산이 정수빈과 이종욱 중 한 명을 준주전으로 돌릴 수 있다면 팀은 매우 강해질 수 있다. 임재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과감하고 현명하게 움직임을 보인다면 두산은 삼성을 위협할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지도 모른다. 




 


넥센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타선이 천지 개벽했다. 강정호가 무시무시한 타격으로 유격수 평균 타격을 한참 높이고 있고, 박병호는 잠재력을 완벽히 폭발시켰다. 서건창이라는 별을 공짜로 주웠고, FA 이택근이 중견수로 돌아왔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다. 유한준이 부상에서 점점 회복하고, 이성열도 영입되어 코너와 지명 포지션에 공격력이 배가 된다. 남은 곳은 3루와 포수 자리인데 최근 복귀한 김민성의 타격 페이스가 매우 좋아서 변화를 주기에는 성급하다. 장기적으로는 보강해야 하는 포지션이지만, 불펜 불안을 해소하는 게 선결과제로 보인다.



 





물방망이로 유명한 KIA지만, 생각보다 크게 부진한 포지션은 적었다. 이용규가 부진하다고 해도 올 시즌 중견수들의 침체를 고려하면 오히려 좋은 활약이다. 1루와 3루도 최희섭과 이범호가 좀 더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면 확실히 좋아질 것이다. 후반기에는 김상현이 복귀해 장타자에 대한 수요는 많이 줄어들었다. 설령 필요하다고 해도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중첩되는 포지션이 생겨서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단, 포수 자리는 중장기적으로도 보강해나가야 한다.



 



SK부터는 트레이드 시장의 셀러가 되어야 할지 바이어가 되어야 할지 애매한 순위다. 하지만 팀 분위기로 볼 때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약점은 박정권이 부진한 1루 자리다. 선수 영입을 해야 할까? 박정권은 7월 이후 .333의 타율과 .476의 장타율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미덥지 못하다. 만약 소소한 영입으로 박정권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면 좋은 시도라 할 수 있다.


 




LG는 최근 심각한 연패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봉중근이 자해하고 난 다음 4위에서 크게 추락했다는 부분이 뼈아프다. 그러나 팀이 하위권에 속한 가장 큰 원인은 봉중근이 아니라 프런트의 실책이라고 보는 편이 설득력이 있다. LG의 포수진은 리그 최악의 타격을 보였고, ‘지명타자’ 윤요섭의 타격을 일정 부분 포함한다고 해도 대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팀 내 유망주 조윤준과 유강남이 전력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2~3년 후가 지나야 할 것이다. 중간이 텅 비어버린 상황. 지금 LG가 처한 현실이다.



 



한화는 이미 4강 진출이 매우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팀은 한화다. 중첩되거나 장기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선수를 팔아 미래를 확보한다면 큰 이득이다. 약점을 메꾼다면 어디가 좋을까? 일단 내야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유격수 자리에는 이대수가 부진해 강점이 약점으로 바뀌었다. 3루는 오선진이 잘해주고 있지만, 아직 많은 경기에 출장한 것은 아니다. 또 장기적인 2루수 자원으로 보이기도 한다. 포수 자리는 박노민이 주전으로 도약하는 게 최선이나 수비와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과연 한화 프런트가 부지런한 모습을 보일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 이 글은 마구스탯에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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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8일까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