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시즌에는 유독 브레이크 아웃한 타자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비교적 타고투저였던 시즌이기도 해서 인지도 모르겠는데요. 어린 유망주로 자신의 포텐셜을 맘껏 분출한 선수도 있었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 커리어 하이를 찍은 선수들도 많았네요.
특히 유망주라 부르기는 많이 미안한 선수들이 많았는데 그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 같아 기쁨 두배 입니다. 요즘 골든글러브에도 관심이 가는데 시즌 초만 하더라도 팀에서의 입지도 확고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GG급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을 꼽아봤습니다. 단 너무 유명한 김상현, 박용택은 제외했습니다. 글 쓰는 맛이 없어서요 ㅋ
포수 정상호 82년 12월생 우투우타 SK와이번스
09이전 376타수 .226AVG .279OBP .354SLG 8홈런 49타점
09시즌 264타수 .288AVG .365OBP .481SLG 12홈런 49타점
정상호는 그 동안 재능에 비해 너무 늦게 기회를 받아서 애를 태운 선수인데 거대한 산인 박경완이 있었기에 별 수 없었습니다. 올시즌 박경완의 부상이 전화위복이 됬는데 내년 광저우에서 주전 포수를 볼 가장 유력한 후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별명 터미네이터 답게 186cm 96kg의 당당한 체격으로 장타를 뿜어내는데 한국시리즈에서 KIA팬들은 공포를 맛봤죠 ㅋ 전에 한번 얘기한 것 같은데 희한하게 포수포지션 만큼은 국내 선수들이 어느 리그에 내놔도 신장이 좋은 것 같습니다. 롯데의 강민호,장성우도 그렇고 김재환도 작지않구요.
그 만큼 힘이 좋은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기본적인 포수로서의 툴과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경험이 쌓이면 앞으로 나이가 들어 생산력이 떨어지더라도 롱런하는 포수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1B 박정권 81년 7월생 좌투좌타 SK와이번스
09이전 363타수 .231AVG .290OBP .350SLG 7홈런 45타점
09시즌 446타수 .276AVG .354OBP .504SLG 25홈런 76타점
최희섭을 뽑아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했지만 역시 박정권이 더 납득이 갈 것 같죠^^ 박정권은 그야말로 무명에 가까웠지만 올시즌 SK의 해결사, 포스트시즌의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실제 동국대 시절 감독이 한대화였다고 하는데 첨 볼때부터 한대화가 떠오를 정도로 인상이 닮았네요 ㅋ
그 동안은 좌투수 공략에 애를 먹었는데 올시즌 이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네요. 9월 한달 48타수 .354AVG .917SLG 8개의 홈런을 쳤는데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97타수 .392AVG .876SLG의 장타율을 보여줬습니다. 가을의 엄청난 성적이 내년시즌까지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내년 30+홈런을 치더라도 전혀 이상할게 없겠죠. 후반기 박석민과 함께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명이었는데 내년시즌 더 빛나는 스타가 되있을것 같네요.
2B 신명철 78년 8월생 우투우타 삼성라이온즈
커리어 2164타수 .243AVG .295OBP .352SLG 39홈런 208타점 92도루
09시즌 423타수 .291AVG .362OBP .482SLG 20홈런 61타점 21도루
김상현,박용택,강봉규 등등 놀라운 활약을 한 선수들이 많지만 갠적으로는 가장 뜨악하게 만든 선수가 신명철인데요. 팀이 바뀐것도 아니고 2000타석에 가까운 기회를 받는 동안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예측이 안된거죠. 작년 244타수 .184AVG .230SLG를 보인 타자라는 걸 생각 할 수 없네요. 신임 나가시마 코치가 어떤 마법을 보인걸 수도 있을텐데 워낙 재능이 뛰어난 타자를 가장 편안한 길로 불을 밝혀주지 않았나 싶네요. 나가시마 코치는 내년 자바롯데로 옮긴다는데 좀 아쉬울듯 하네요 ㅎ 지난 8년동안 친 홈런보다 올해 친 홈런이 많을 만큼 장타도 늘었는데 타석당 볼넷도 5% 정도에서 10% 가까이 늘었습니다. 좋아진 타격 메카니즘에서 나온게 아닐까 하네요.
3B 황재균 87년 7월생 우투우타 히어로즈
08시즌 306타수 .239AVG .279OBP .288SLG 1홈런 10도루
09시즌 536타수 .284AVG .349OBP .453SLG 18홈런 30도루
국내에서 가장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바로 황재균입니다. 5툴 플레이어, 호타준족이라고 하죠. 황재균은 특히 스피드와 파워 조합이 가장 이상적인 선수가 아닌가 하는데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툴만으로는 감히 추신수이상을 기대하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재능을 결과로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텐데 일단 09시즌 시동을 걸었습니다. 작년 내야에서 강정호와 플레잉타임을 나눠가지면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시즌 3루수로 안착하면서 비로서 사람들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하지만 4월 한달 84타수 동안 .393AVG .690SLG로 광분했지만 이후 체력문제등으로 심한 기복을 보여준게 황재균입니다. 또 홈원정 OPS가 .123가량 차이가 나는등 아직은 더 지켜봐야할 선수인건 사실이구요. 하지만 내년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안 게임 출장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고 동갑내기 최정과는 같은 포지션이기도 해서 쉽지 않겠지만요 ㅎ
SS 강정호 87년 4월생 우투우타 히어로즈
08시즌 362타수 .271AVG .334OBP .392SLG 8홈런 47타점
09시즌 476타수 .286AVG .349OBP .508SLG 23홈런 81타점
유격수 포지션은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인 손시헌, 나주환이 커리어 하이를 보내서 어느 선수를 써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단 공격에서 만큼은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을 써서 인지 강정호가 앞서있죠. 강정호는 홈원정을 불문하고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타력을 보이긴 했지만 손시헌이 홈에서 홈런 제로, 원정에서 11개의 홈런을 친걸 감안해야 할 것 같구요. 나주환도 원정성적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강정호의 어린 나이와 그 나이대 보기 힘든 수비력과 야구센스등을 보면 '야구천재'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역대 기록을 보면 강정호의 나이 혹은 좀 더 많은 나이의 선수 중 더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유격수시절 장종훈 뿐입니다. 이는 김재박을 시작으로 말이 필요없는 이종범, 유격수 통산 출루율 1위에 빛나는 유지현, 공수겸장 2000년대 최고의 유격수 박진만을 잇는 대형 유격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08시즌은 김현수였다면 09시즌의 수확은 강정호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LF 김원섭 78년 12월생 우투좌타 KIA 타이거즈
커리어 1301타수 .282AVG .369OBP .374SLG 11홈런 66도루
09시즌 356타수 .301AVG .401OBP .458SLG 8홈런 20도루
현역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라고 하면 대부분 양준혁 선수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저는 볼에는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 인내심 강한 시크남하면 김원섭을 떠올립니다. 스탯티즈 블로그(요기)에서 보면 실제로 가장 볼을 치지 않는 선수라고 하는데요. 한국시리즈에서도 스탠딩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의 존을 지켰었죠. 갠적으로는 이런 용기가 있어야 출루율도 올라간다고 생각하는데요 ㅎ 리드오프 히터나 밥상차리는 역할에서는 더 중요하겠죠.
김원섭은 올 시즌 이용규의 빈자리에 중견수 수비와 더 나은 공격력으로 메꿔졌습니다. 거기에 시즌 당 1개의 홈런 치기도 어려웠던 똑딱이에서 탈피해서 올시즌 8개의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김상현도 그렇지만 황병일 코치와의 호흡이 정말 좋은 듯한데 뛰어난 수비와 출루율, 스피드 조합에 적절한 장타까지 더해져서 이제는 정상급 좌익수로 거듭났습니다.
단지 한가지 약점은 만성 B형 간엽을 앓고 있어서 400타석 언저리가 한계일 듯 한데요. 이현곤도 그렇고 적절한 백업선수들과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 냈으면 싶네요^^
CF 강동우 74년 4월생 좌투좌타 한화 이글스
커리어 3477타수 .272AVG .351OBP .381SLG 56홈런 101도루
09시즌 506타수 .302AVG .384OBP .429SLG 10홈런 27도루
강동우선수는 브레이크 아웃 스타가 아닙니다. 올해의 재기선수 상이 어울리는 선수겠죠. 하지만 화려한 98년의 데뷔, 그리고 PO에서의 부상 이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 냈다는데서 이 선수를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부상공백 이후 장타를 많이 쳐내진 못했지만 삼성출신 답게 많은 볼넷을 얻어내며 06년까지 준주전급의 활약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후 2년간 100타석만을 채우고 2군 생활을 해야했습니다. 이 정도 되면 은퇴하는 수순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2군에서 흘린땀이 헛되지 않았네요. 07년 167타수 .353AVG .599SLG 9홈런 08년 129타수 .295AVG .496SLG 5홈런을 치며 09시즌의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그래도 한화로 트레이드됬을때는 백업선수 정도로 기용될 줄 알았는데 추승우를 대신해 주전 중견수로 활약합니다. 올시즌 중견수 중에 이택근 다음으로 공격에서 발군이었는데 정말 드라마 같은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희섭이나 강동우나 저에게 많은걸 느끼게 해준 것 같습니다. 올 시즌 후반기에 들어서 장타율은 떨어졌지만 출루율은 점점 상승했습니다. 갠적으로는 한화에서 계속 뛰는게 좋아보이고 베테랑으로 기본 이상은 해줄 선수라고 믿습니다.
RF 강봉규 78년 1월생 우투우타 삼성 라이온즈
커리어 1290타수 .272AVG .363OBP 423SLG 38홈런 175타점 44도루
09시즌 449타수 .310AVG .405OBP .506SLG 20홈런 78타점 20도루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 선수중 타격 생산력의 한 지표인 RC(Runs Created) 1위는 91.11을 기록한 강봉규 입니다. 2위인 최형우와는 15점가까이 차이가 나는데 RC로 모든 걸 판단 할 수 없지만 가장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한 선수로 생각해도 될 듯 합니다. 루키 삼총사를 비롯 양준혁까지 삼성의 타자 들 중 강봉규가 팀 내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설 줄은 어떤 야구 전문가도 예측 못했겠죠.
2000년도를 시작으로 08년도까지 단 한번도 주전으로 출장 못했지만 그 간의 성적을 볼때 올 시즌 기회를 받지 못했다면 정말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커리어 기록을 보면 올시즌이 포함되긴 하지만 10년 가까이 백업으로 보낸 선수 치고는 성적이 괜찮습니다. 타율이 .250되지 않을 때도 볼넷과 장타는 꾸준히 만들어 냈고 삼성에 와서는 타율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OPS는 올라갔습니다. KIA의 이재주와는 다르게 20개의 도루를 할 만큼 발도 느리지 않고 외야수로 수비력도 갖추고 있어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내년 시즌에도 강봉규는 코너 외야수로서의 생산력을 잃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기록은 언제나 처럼 Statiz.co.kr 에서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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