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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2차 드래프트 구단별 승자와 패자는?

22일 비공개로 치워진 2차 드래프트가 시행됬다. 애초에 2차 드래프트에 대한 기대는 많이 적었는데 경찰청, 상무 합류 선수등 군보류 선수에 대한 기준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이 돌았기 때문이다. 근데 발표된 결과는 모두의 눈을 휘둥그래 뜨게 했다. 상무 서류 합격자는 물론 경찰청 합격자까지 모두 2차 드래프트에 풀린 것이다. 상상하지 못한 유망주도 많이 나왔는데 이번 2차 드래프트는 분명 실효가 있었다고 하겠다. 물론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는 전에 썼던 글에서 처럼 첫째 지명 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강제 조항이 없다는 점, 둘째는 아마추어 지명 1,2년차 선수들이 팀을 옮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다음 번 시행에 있어서는 반드시 수정될 사항이지만 이에 대한 문제는 전에 다루었으므로 이번에는 결과만 놓고 평점을 매겨 보았다.



사진출처 - 베어스 홈피

KIA 타이거즈
IN : 이두환, 이경록, 백세웅
OUT : 신용운, 윤정우, 정성철, 박정태, 우병걸
평점 : B+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횡재를 한 팀은 이두환을 지명한 KIA라고 생각된다. 이두환은 2011년 스캠때부터 봉와직염으로 이탈한 후 1군에 콜업되지 못 했지만 박병호 이후 최고의 슬러거 유망주라고 할 만한 선수다. 무릅 수술 이후 2010년 2군에서 271타수 .362AVG .646SLG 21홈런으로 화끈한 성적을 남겼는데 비교적 투수 친화적인 이천야구장을 홈으로 한 기록이라 더 의미가 크다. 건강해야 한다는 가정이 붙지만 상무에서 제대할 무렵이면 곧바로 1군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이두환은 곧바로 팀 내 최고 유망주 위치에 오를 것이다.

2,3라운드도 쏠쏠한 픽을 했다. 이경록은 좋은 체격 조건에 전체적으로 준수한 툴을 가진 선수다. 2011년 9라운드에 지명된 선수치고는 2군에서 278타수나 보장 받았고 성적도 나쁘지 않다. 백세웅은 연고권인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상위 지명됬으나 올해 기회를 거의 받지 못했다. 같은해 지명 선수인 정상교가 한 발 앞서 나갔지만 KIA내에서 라이벌로 재밌는 그림이 나올 듯 하다. 2차 드래프트에서 5명, 특히 툴로 똘똘 뭉친 윤정우를 보낸게 아쉽지만 그 이상을 얻었다고 여겨진다.




NC 다이노스
IN : 조평호, 이재학, 오정복, 정성철, 윤영삼, 허준, 문현정
OUT : 없음
평점 : B+

2차 드래프트에서 첫 번째로 지명된 선수는 넥센 출신의 외야수 조평호 였다. 만약 2차 드래프트 대상자가 알려지고 생방송으로 진행됬다면 이 순간 탄식의 목소리가 들렸을지도 모른다. 조평호는 1군에서도 그렇지만 2군에서도 이름이 많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후 나온 기사에서 조평호가 2007년 2군 홈런왕이라는 글귀가 있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2007년 2군 홈런왕은 박석민, 최형우, 곽용섭으로 22개의 홈런이었고 조평호는 290타석 .252의 타율 12개의 홈런을 기록했을 따름이다. 조평호가 2006년 297 타석 동안 .317AVG .635SLG 17개의 홈런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군 입대 전까지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군 제대 후 올해 8월 말부터 방망이에 불을 뿜기는 했는데 58타석 뿐이라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2,3차 지명은 좀 더 지명도가 있는 선수였다. 2010년 2라운드에 지명된 두산출신의 사이드암 이재학과 삼성의 외야수 오정복을 지명했다. 두 선수는 작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이재학은 아직 더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기에 내년 NC에서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오정복은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2014년 시즌에는 NC의 주전 코너외야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3라운드에 지명한 것은 행운이다. 오정복이 군문제 때문에 여기까지 남았다는 것은 8개 구단이 얼마나 앞만 보고 달리는 지에 대한 반증이 될 것이다.

NC는 3라운드 이후 5명의 선수를 더 뽑을 수 있었는데 1명을 남겨뒀다. 보류선수 발표 이후를 지켜보려고 했다는데 나중에라도 픽행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일까? 이 부분은 좀 더 알아봐야 할 듯 하고 지명한 정성철, 윤영삼, 허준, 문현정 모두 괜찮은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이다. 아마추어 드래프트 부터 NC의 지명이 최선인지 모르겠지만 차선은 됬다고 생각한다.



LG 트윈스
IN : 김일경, 윤정우, 최동수
OUT : 이학준, 박동욱
평점 : B

LG의 지명을 좋게 보자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았다. 김일경이 박경수를 생각나지 않게 할수는 없겠지만 김태완을 충분히 보조해 줄만한 베테랑이다. 최동수는 여전히 생산력을 잃지 않은 우타자로 이택근의 이탈을 가장 싸게 메꿀 수 있는 선수다. 윤정우는 이전 팀 KIA에서 가장 빼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이건 LG 에서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외야수로 완벽한 체격과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로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현재는 툴만 있고 기술이 없는 상태다.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 하다. 맘에 드는 지명이지만 구지 아쉬운 점을 말하면 이제 좀 더 유망주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김일경 보다는 이두환이나 이재학을 뽑고 보상선수로 지석훈을 노리는 것이 나았다.



SK 와이번스
IN : 유재웅, 오수호, 김도현
OUT : 최동수, 오성민
평점 : B

유재웅은 룰 5드래프트라고 하면 떠오를 정도로 제도의 수해를 받을 선수로 꼽혔다. 그 만큼 기량에 비해 기회를 못 받은 선수라는 뜻이다. 역시나 1라운드에 뽑혔지만 유재웅을 지명한 팀이 외야 깊이가 약한 한화나 KIA 혹은 넥센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다. 허나 1군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고 쏠쏠한 픽이다. 2R에 지명한 오수호는 2011년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0년에는 작은 신장에도 퓨처스리그의 가장 강력한 마무리 투수 중 한명이었다. 회복한다면 또 하나의 대박 픽이 될 수 있다. 1년차 고졸 김도현은 평가를 하기 너무 이르다. 2차 드래프트 취지에 맞지 않는 선수다.

SK는 최동수를 보냈지만 조인성의 영입으로 입지가 줄었고 LG로 돌려보낸 것이 아쉽지 않을 것이다. SK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조금도 손해가 없었다. 



한화 이글스
IN 최승환, 임익준, 이학준
OUT : 김강
평점 : B-

한화는 지명은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지명한 최승환은 백업 포수로는 부족함이 없는 선수로 군 입대한 이희근의 공백을 100% 메꿔 줄 수 있을 것이다. 임익준과 이학준은 모두 군문제를 해결한 유망주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 가능하고 향후 한상훈을 대체할 만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오선진 보다는 1군에 어울리는 선수들이고 공격적인 부분에서 과소 평가됬다고 생각한다. 3명 모두 2012년 시즌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 우려되는 점은 이들이 박노민, 나성용, 하주석과 동일한 포지션이라는 것이다. 나성용, 하주석이야 좀 더 뜸을 들일 필요가 있지만 박노민에게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탭이 이를 잘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잃은 김강은 위 3명의 선수들 보다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1루, 지명 포지션에 김태균, 김태완 최진행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할 것이므로 보호 선수에서 제외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아쉽긴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IN : 김성배, 박동욱
OUT : 오수호, 오장훈, 백세웅
평점 : B-

임경완을 놓친 것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2명의 릴리버를 지명했다. 사이드암 김성배는 2011년 31경기 등판 52.0이닝 5.88의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FIP는 4.23으로 낮았다. 물론 김성배를 타이트한 상황에서 쓰진 않겠지만 적어도 구색을 맞춰주는 투수는 될 수 있다. 박동욱은 빠른 볼이 140중반까지 나오는 빠른 볼로 2010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2011년 부상으로 1,2군 에서 총 20이닝도 던지지 못했다. 건강이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3명의 선수를 보냈는데 큰 아쉬움은 없을 듯 하다. 그래도 오수호의 업사이드는 께름칙한 부분이다.



삼성 라이온즈
IN : 신용운, 박정태, 우병걸
OUT : 오정복, 임익준, 이경록, 윤영삼, 문현정
평점 : C

신용운은 고속 사이드암 투수로 2000년대 초반 활약했지만 2003년 70경기 출장 무려 119이닝을 던졌고 2007년 다시 99이닝을 던진 후 경찰청으로 갔다. 혹사를 당한 것도 사실이고 팔각도를 자주 바꾸면서 몸에 이상이 왔고 팔꿈치 수술, 어깨 재활등으로 오랜기간 제대로 피칭을 하지 못했다. 신용운을 1군에서 20이닝 이상 던지게 한다면 그 자체로 성공으로 평가해야 할 듯하다. 2,3라운드에 뽑은 박정태나 우병걸은 2군에서도 보여준게 많지 않은 투수들이다. 특히 2011년 지명된 우병걸은  최고 140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진다고 알려졌으나 아마 시절 기록도 많지 않다. 삼성의 지명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1위를 했기에 지명 순번이 뒤로 밀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삼성은 또 오정복을 비롯해 준수한 선수들이 빠져 나갔는데 선수들만 놓고 보면 아쉬울 수도 있다. 허나 이 선수들이 팀의 장기적인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 선수들로 동포지션에 더 높은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에 크게 걱정할 거리는 아닌 듯 하다.



두산 베어스
IN : 오장훈, 김강, 오성민
OUT : 이두환, 이재학, 최승환, 김성배, 유재웅
평점 : D+

두산이 워낙 뛰어난 유망주가 많은 팀이기에 이번 2차 드래프트가 두산에 불리한 제도임은 부인 할 수 없다. 9개 구단 중 4개 팀이 두산 선수를 1라운드에 지명했으며 본의 아니게 14억을 보상금액으로 챙겼다. 하지만 이두환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같은 포지션의 오장훈과 김강을 지명한 것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상무에 함께 지원한 김강은 한화의 탑 유망주로 불린 선수인 만큼 아쉬움을 달래주긴 하지만 타격에서 이두환 과의 격차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잦은 부상으로 팀내 이두환의 평가가 낮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2010년 최고의 퓨처스리그 타자를 내준 것은 너무 안이한 결과였다. 마지막으로 뽑은 오성민은 2005년 현대에 지명됬지만 퓨처스리그에서도 별다른 모습을 보이고 방출, 군복귀 후 SK에 입단했던 선수다. 이렇다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했기에 높은 평가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IN 없음
OUT 조평호, 김일경, 허준, 김도현
평점 : F

넥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8억을 벌었다. 이택근에게 너무 많은 돈을 써서 지명을 안했는지 모르겠으나 NC가 지명할 수 있었던 2차 드래프트의 대상자 몇몇은 장기적으로 볼때 타팀에 팔아도 3억원 이상은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어차피 이 선수들이 성장하기 전에 팀을 매각할 생각이기 때문에 이번 드래프트를 패스한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