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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4월 리뷰 첫 번째, 타고투저 시즌이 도래하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는 17경기 만에 작년 4월 기록한 롯데의 팀 홈런을 뛰어 넘었다. (사진 출처 - 롯데 자이언츠) 



바야흐로 타고투저의 시즌이 도래했다. 5월 1일까지의 리그 OPS는 .778로 1999년과 2009년에 이어 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원인을 찾아보자면 첫째로 외국인 야수의 도입을 들 수 있다. 1998년 도입된 외국인 선수 제도는 초장기 투수보다는 타자 위주로 이루어졌다. 1999년에는 쌍방울과 롯데(투수1, 야수1) 모든 팀이 외국인 슬롯을 야수로 채웠다. 선수들의 성적도 좋아 외국인 타자 OPS는 .892로 리그를 활활 타오르게 만들었다. 게다가 선동열 이후 세대라 할 박찬호, 조성민, 김선우, 서재응, 김병현 등 특급 투수들이 해외에 진출한 영향도 컸다.




그럼 2009년에는 무슨 이유로 타고투저가 이루어진 걸까? 2005년을 기점으로 각 팀은 야수보다 외국인 투수 영입에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2006년과 2007년 투고타저 현상이 일어나면서 KBO는 마운드를 높이를 낮추고, 스트라이크 존을 좁히며 타자들의 분발을 꿰했다. 이런 환경에서 2009년은 김현수, 최정, 강정호 등 새로운 스타들이 기지개를 켰고, 이대호, 김태균, 이범호 등이 해외에 진출하기 바로 전 시즌이기도 하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해도 2014년 4월까지 국내 타자들의 OPS는 2009년, 1999년, 2001년 다음으로 높았다.


올 시즌은 앞선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다. 류현진, 윤석민 등 특급 투수들이 해외에 진출했고, 강정호, 최정 등이 전성기에 접어들며 해외 진출하기 전 시즌이다. 외국인 야수들의 커리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4월 한 달 .981의 OPS를 기록 중이다. 구장이 커지면서 홈런은 덜 나오고 있으나 관중 친화적인 구장 설계로 파울 존이 줄어들어 루상에 출루하기 유리한 구조가 됐다. 해설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음을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는 퓨처스리그마저 5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으로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KT의 창단으로 성균관대 구장을 쓰면서 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해도 정도가 심하다는 인상이다. 큰 차이는 아닐지라도 공인구의 반발력이 다소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1군이나 2군이나 투수가 괴로운 시기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인 1999년과 2009년 2001년의 공통점은? 모두 이변의 우승팀이 탄생했다는 점이다. 1999년은 매직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가 최초의 우승을 이뤄냈고, 2001년은 정규리그 3위로 65승에 불과했던 두산이 81승의 삼성을 상대로 업셋 시리즈를 만들었다. 2009년은 전전년도 꼴찌, 전년도 6위였던 KIA가 우주의 기운이 몰려들면서 SK 왕조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7차전 극적인 끝내기로 우승을 차지한다. 


방망이로 작은 공을 맞히는 타격은 손으로 직접 던지는 피칭 보다 더 많은 변수를 내포한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이변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 싶다. 올해도 마찬가지. 타고투저의 시즌, 아시안 게임이 리그 중간이 펼쳐짐에 따라 어느 해보다 시즌 예상이 어렵다. 신생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NC는 물론, 하위권에 위치한 KIA, 한화도 4위와 3경기 차 이내로 가을 야구 가시권에 있다. 조금은 어려워 보이는 LG도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4월 이후에도 전력 평준화 시즌이라는 평가에 걸맞은 치열한 승부가 계속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