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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BO 이사회 FA 규약 개정, 핵심은 쏙 뺏다

지난 6월 12일 KBO 회의실에서 제5차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은 꽤 중요한 사항들이 논의 결정됐다. 각각 항목을 보면


첫째, 2013, 2014년 외국인 선수를 2명 등록에 2명 출장으로 한다.


- 기존 해왔던 것들과 같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구단들이 9개 구단으로 늘어나면서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늘리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이다. 선수협 측에서 보면 국내 선수의 입지가 줄어들어 반대할 만한 상황이지만 신규구단이 들어오면서 양보 한 부분이다. 이를 다시 2명으로 돌린 것은 선발 투수 육성, 국내 유망주들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구단으로서도 운영비 문제로 외국인 선수를 늘리는 것에 부담이 있었지 싶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액 폐지와 같은 사항들이 논의되지 않은 점이다.



둘째, FA 시장에서 행해지는 여러 절차의 기간을 단축을 비롯한 규약 개정

1. FA 신청기한 3->2일, 소속팀과 우선 협상기간 10->7일, 이후 타구단과 협상기간 20->7일 (이후 전 구단과 계약 가능)

2. FA 선수가 1월 15일까지 계약하지 않으면 당해년도 어느 구단과 계약할 수 없다는 조항 폐지

3. FA로 인한 보호 선수 20인 제출기간 7->3일, 보상 선수 선택 기간 7->3일

4. FA 계약 일자가 동일해 보상 중복 시 계약 선순위 구단의 보상 종료후 후순위 구단 순서로 보상개시

5. FA 영입가능 선수 : FA 신청자가 1~8명 일 때 1명 ,9~16명 일 때 2명 ...(8명 단위)였던 것을 1~9명 일 때 1명, 10~18명 일 때 2명(9명 단위)로 변경 


- 전체적으로 FA 절차가 늘어졌던 것을 간소화해 잡음을 줄인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가장 중요한 내용은 2번인데 시장 가치가 없던 FA 선수들이 이 조항에 막혀 구단에 끌려다니거나 강제 은퇴 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 이 조항의 폐지를 KBO가 내놓은 FA 구제책이라는 늬앙스로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인과관계를 살필 필요가 있다.


기존 규정에 따라 강제 은퇴 당했던 이도형이 이런 부당함에 대해서 법정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번에 폐기한 조항에 한해 이도형에게 개별적으로 무효 판정을 내린 것이다. 모든 선수에게 적용되지 않지만, 선례에 따라 법정으로 넘어가면 선수가 이기게 되므로 이사회가 별수 없이 폐기했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이 조항이 폐기 됐다고 해서 딱히 변한 것은 없다. FA 등급제가 시행되지 않으면 나이 많고 평범한 성적을 낸 선수들은 보상 규정 때문에 여전히 FA 자유가 없다. 가장 핵심이 되는 FA 등급제를 이번에도 논의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또 규정이 후퇴했다고 보이는 것은 5번 조항이다.



팀당 FA 영입 가능한 선수 숫자에 대한 조건을 강화하면서 향후 리그 이동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팀당 영입할 수 있는 선수 수가 줄어들게 되면 자연히 FA 신청을 하기가 까다롭다. 선수가 묶이게 되면 자연히 계약에 대한 주도권이 구단에 넘어가는 것이다. 반대로 선수 이동이 줄어들면 서로의 약점을 메꾸기 어려워 리그 경쟁력과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KBO 이사회는 여전히 이기적이고 선수협의 영향력이 커져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빠르면 다음 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10구단 창단 논의를 하기로 했다.


- 이전 이사회에서 8개 구단은 10구단 창단에 대해 신중하게 추진되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뿐 진전이라고는 없었다. 만약 드래프트 전까지 10구단 창단이 되지 않으면 2군 참여를 위한 선수단 구성이 어렵고 사실상 2014년까지 홀수 구단으로 리그는 파행 운영되게 된다. 리그 흥행에도 악재가 될 수 있었는데 이사회가 마음을 바꾼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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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바티스타가 2군으로 내려갔다. 바티스타는 최근 한 달 동안 11경기 8.0이닝 동안 7.88ERA 6.65FIP를 기록했고, 사사구는 15개나 됐다. 중요한 상황에 나오는 만큼 한화 부진에 주요한 원인이라고 할 만하다. 퇴출 수순으로 봐도 될 텐데 언론의 기사를 통해 보면 1군 콜업 후 기회를 한 번 더 준다고 한다. 다른 팀 같으면 더 좋은 외국인 선수를 찾기 전에 신중을 기하라고 권했겠지만, 한화는 여유가 많지 않다. 13일 현재 4위 롯데와 8경기 차. 시기를 놓치면 리빌딩을 위해 외국인 선수 없이 가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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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타선 부진을 겪고 있는 KIA가 이건열 타격코치와 백인호 주루코치를 2군으로 내렸다. 2군에서 김종국 코치가 주루코치로 올라오고 이순철 수석이 타격코치를 겸임한다. 5월 이후 KIA 타선은 .275AVG .358OBP .360SLG .717의 OPS를 기록 리그 평균보다 조금 낮다. 경기당 득점도 4.2점으로 두산, 롯데보다는 높다. 그럼에도 부진이 심각해 보이는 것은 홈런이 11개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팀 성적도 4강권에서 벌어졌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현재 수석코치가 타격코치를 겸하는 시스템은 정상적이지 않고 오래가기도 어렵다. 어쩌면 이건열, 백인호 코치에 대한 징계차원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KIA가 새로운 타격코치를 영입하는 것은 이순철 수석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뜻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사실 최근 부진은 선발진 붕괴에 더 큰 원인이 있다. 오늘 경기 코치진의 심각한 표정만큼이나 승률이상의 위기에 놓인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