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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LG와 계약 유력, 류제국의 가능성은?

Jae Kuk Ryu Pictures, Images and Photos

사진 출처 - babesthatlovebaseball's 포토앨범


류제국이 올 시즌 후 또는 내년 시즌 LG 트윈스와 계약이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인 류제국이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구리의 LG 트윈스 2군 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정황이 그 근거다. 백순길 단장 역시 계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고 내년 FA 영입이 마감되고 NC에 선수 지원을 하고 나면 류제국이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 것을 보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이다.


그러면 류제국이 어떤 선수였는지 간략히 살펴보자. 류제국은 2001년 고교 졸업반 투수 중 KIA 소속의 김진우와 함께 독보적인 투수였다고 말해진다. 고교 통산 공식 기록을 보면 101.1이닝 3.46ERA 148삼진 50볼넷 13피홈런, 3학년 때는 37.1이닝 2.65ERA의 기록했다. 지금 고교리그를 기준으로 보면 대단한 성적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는 알루미늄 배트 시대였기에 비교가 어렵다. 라이벌 김진우의 고교 통산 평균자책점은 151.2이닝 2.91ERA 169삼진 58볼넷 10피홈런, 3학년 때는 86.1이닝 3.02ERA를 기록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닝 수에 있다. 김진우의 소속팀 진흥고가 더 강팀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투구 내용이 다르다. 김진우가 더 적은 볼넷과 피홈런을 기록했고, 류제국은 9이닝당 13개를 넘어갈 정도로 삼진율이 높았다. 당시 류제국의 인터뷰로 추론해보면 김진우가 변화구를 적절히 사용해 안배한 반면, 류제국은 강한 어깨로 더 밀어붙이는 투구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190cm 내외의 건창한 체격을 가진 거친 파이어볼러 투수로 분류됐다는 점은 동일하다. 


졸업반 메이저리그는 이 초고교급 투수들에게 강한 오퍼를 한다. 류제국이 160만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컵스행을 선택했고, 김진우는 KIA에서 한기주 이전 최대 계약금이던 7억을 안겨줘 국내에 잔류했다. 평탄치 않은 야구 인생을 걸었던 선수들이기에 돌이켜 보면 좀 더 안전한 선택을 한 김진우가 얻은게 많은 듯하다.





류제국은 컵스에서 2003년까지 뛰며 더블A의 맛을 봤다. 시즌 후 야구 주간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류제국을 컵스 팀 내 10번째 유망주로 선정하기도 했다. 92~93마일이 나오는 류제국의 빠른 볼은 미국에서도 강점이 됐으며 싱글A 까지는 여전히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단 부족한 커맨드와 함께 미국 생활에 잘 융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했다. 진정한 시련은 2004년부터였는데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토미존 수술을 한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2005년 곧바로 169.2이닝을 던진 것을 보면 더 간단한 수술을 한 것 같다. 류제국은 군 문제도 해결이 안 된 상태이기에 장기적으로 몸 관리를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 시기를 전후로 류제국의 빠른 볼 구위는 떨어졌고 룰5드래프트에서 다른 팀의 선택을 받지 못할 만큼 입지는 줄어들어 있었다. 



이후 템파베이로 팀을 옮겨 빅리그의 맛을 보기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08년 다시 한 번 팔꿈치 수술을 했고 2010년 국내에 영구귀국해 공익근무 전 또 한 번의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을 했던 류제국에게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도 이런 불확실성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류제국이 건강만 하다면 여전히 국내에서 통할 재능의 투수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트리플A에서 선발 투수로 235.1이닝 동안 3.59ERA 3.58FIP를 기록했는데 용병 투수와 비교해도 수준급이다. 만약 건강한 몸으로 당시의 기량 그대로 한국에 왔다면 봉중근 이상으로 활약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간의 공백이다. 제대 후를 기준으로 보면 제대로 경기에 나선 지 5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구위를 비롯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제구력에 의문점이 따른다. 2013년 당장 대단한 모습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류제국의 나이는 아직 83년생으로 충분히 야구를 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김진우처럼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어쩌면 해외진출의 가장 안타까운 사례라 할 수 있는 류제국이 왜 국내 복귀의 문을 열어줘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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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BO의 항의로 볼티모어와 계약이 무산됐던 김성민이 현재 무적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MLB 구단이 한국 선수와 계약을 하려면 KBO에 신분조회를 해야 했지만, 오리올스는 이를 어겼고 벌금과 30일간 신분조회를 금지하라는 처분이 내려졌다. 비슷한 사례의 장필준이 30일 이후 에인절스와 계약했던 것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정이다. 


이는 볼티모어가 향 후 더 뛰어난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김성민과 계약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한 야구협회는 고교 2학년이던 김성민 계약에 격분 볼티모어 스카우트 출입 금지 결정을 내렸었고, 정대현 엽입에 공을 들이는 등 한국 선수들에 관심이 높던 댄 듀켓 단장은 이를 부담스럽게 여겼을 것이다. 올 시즌 후 포스팅이 가능한 류현진을 주시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오리올스가 계약에서 발을 빼자 선수가 난감해졌다. 김성민은 모교인 상원고에서 훈련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가 내려졌기에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 또 KBO와 대한야구협회의 협정으로 징계가 풀어지지 않는 이상 드래프트에 지명되기도 어렵다. 고양 원더스에 들어가더라도 프로팀과 경기는 물론 아마 팀과의 연습경기에 김성민이 나오는 것이 껄끄러울 수도 있다. 볼티모어가 다시 계약을 추진하지 않는 이상 난감한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성민 선수에게 너무 조바심을 갖지 않기를 권해본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아니면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하든 절실하게 야구로 자신을 증명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 프로 구단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 판단하면 먼저 손을 내밀기 마련이고, 규정을 손바닥 뒤집듯 어기곤 했다. 미국 진출이 무산이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면 타인 입장에서 본 너무 속 편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