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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용덕한 - 김명성 트레이드 '윈윈' 될까?

사진 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우완 유망주 김명성을 두산에 주고 베테랑 포수 용덕한을 영입하는 시즌 2호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선수 구성은 SK와 넥센이 시즌 첫 트레이드를 한 것과 매우 유사하다.

 


포수를 필요로 하는 팀 내 사정으로 추진된 트레이드라는 점이 그렇다. 롯데는 지난 3년간 장성우와 최기문의 존재로 백업 포수 걱정이 없었다. 주전 강민호와 함께 공수 강력한 조화라 할 만하다. 그러나 장성우가 경찰청에 입대하면서 백업이 무주공산이 됐다. 개막전 엔트리에는 성균관대를 졸업한 대졸 신인 윤여운을 기용할 정도였다. 최근 김사율의 사촌 형제인 김사훈이 올라온 후 7개의 도루 시도 중 4개의 도실을 잡아내는 등 좋은 활약을 하기도 했지만, 롯데 프런트는 포수기용에 갑갑함을 느꼈던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용덕한의 영입은 장기적으로 롯데 포수진의 깊이를 두텁게 해줄 것이다.


수비의 사령관 격인 포수진의 단단함은 팀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게 해준다. 용덕한은 작년 낫아웃 3루타로 이미지를 구겼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준수한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81년생으로 노화를 걱정하긴 이른 나이고, 2005년부터 두산에서 백업으로 출장하며 많은 포스트시즌 경험도 가지고 있다. 롯데는 강민호의 FA, 장성우가 제대하는 2013시즌 후 선택에서도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게됐다.

 


대신 댓가가 적지 않다.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김명성은 아시안 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은 2011년 롯데의 1라운드 드래프트 출신이다. 롯데가 2년도 안 돼서 김명성을 포기한 것은 자신들의 드래프트 과실을 인정한 셈으로 과감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김명성이 프로에서 보여준 것은 미미하다. 사실 2009 AG 대표로 뽑힌 것도 대학 최고 투수였던 LG 윤지웅의 부진이 더 큰 이유였다. 또 나성범과 윤명준 등 더 뛰어난 3학년들이 있었기에 다소 운이 따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김명성이 백업 포수를 위해 내줄만한 선수였는지에 대해서는 더 고민이 필요했다. 작년 최고 140km 초반 평균 130km 중후반을 형성한 김명성의 빠른 볼은 분명 실망스러웠으나, 이보다 3~4km는 더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중앙대 시절에는 3, 4학년 합산 29G 147.0이닝 2.14ERA 113삼진 35볼넷 3피홈런을 기록했다. 압도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도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지훈보다 우위다. 현재는 박지훈이 포크볼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몇 발자국 앞서있지만, 비교해볼 만한 선수로 생각되기도 한다.

 

 

선수만을 놓고 보자면 장기적으로 88년생 김명성이 81년생 백업 포수인 용덕한보다는 더 가치 있는 선수라 생각된다. 그러면 두산이 이득을 본 트레이드일까? 여기에는 조금 의문이 있다. 두산과 롯데는 치열하게 4강을 경쟁하는 관계다. 당장 활용이 쉽지 않은 유망주를 얻고 상대 팀의 약점을 메워준 것은 팀의 방향성과 어긋나는 움직임이다.

 

또 두산에는 꽤 괜찮은 투수 유망주들이 많다. 외야진이 단기적으로 부족해도 모자란 포지션도 없다. 두산에 필요한 것은 깊이가 아니라 팀을 업그레이드시켜줄 만한 확실한 스타급 선수였다. 그런 면에서 용덕한은 큰 거 한 방을 노리기 위한 조각이 되거나 거대한 트레이드 매물이 될 수 있는 최재훈의 보험이 되는 선수였다. 신인 포수 박세혁의 발견으로 용덕한을 트레이드 시킨 것은 좋았지만,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트레이드의 결과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2차 드래프트로 지명된 김성배가 불펜 에이스가 될 거라고 누가 예상했던가? 단지 현시점에서 팀의 상황과 트레이드의 적합성을 보자면 롯데가 더 알맞은 트레이드를 했다고 평해본다. 두산은 유망주를 얻었지만, 올해 이후 양의지와 최재훈의 안배에 대해 더 큰 고민을 하게 됐다. 차후 두산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냐에 따라 이 트레이드가 윈윈이 될지 아닐지 판가름나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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