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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KT 심재민, 유희운 우선 지명, 모험을 택하다

17일 KT가 보도 자료를 통해 개성고의 심재민, 북일고의 유희운을 우선 지명 선수로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드래프트의 우선 지명은 이전 연도보다 예측이 쉽지 않았다. 연초 최대어라고 말해지던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전체적으로 독주하는 선수가 없다는 평이 있었다. 각자의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최대어가 바뀔 수 있는 상황. KT 스카우트의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는 지명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선수 면면은 의외일지 몰라도, 성향으로 본다면 역시나 라는 말이 나오는 결과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이 KT의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KIA 소속 당시 기록이나 현재 기량보다는 체격과 빠른 볼 스피드 위주로 한 지명을 하곤 했다. 비단 신인 뿐 아니라 외국인 투수에서도 이런 기조가 나타난다. KT가 뽑은 심재민과 유희운도 좋은 체격에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포텐셜 혹은 실링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두 선수는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물론, 이에 대한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작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일전 선발로 출장한 심재민. 이미 기량은 확인 된 선수다. (사진 출처 - SBS ESPN 캡쳐)


먼저 심재민은 2학년 시기 2014년 드래프트 최대어라 불린 선수다. 좌완으로 최고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인데다 제구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2012년 기록도 11경기 84.1이닝 동안 2.68의 평균자책점 102개의 삼진 27볼넷으로 뛰어난 수치를 보였다. 유급을 두 번 해서 나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으나 즉전감을 필요로 하는 KT로서는 큰 핸디캡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문제는 건강이다. 심재민은 작년 많은 투구 탓인지 팔꿈치와 어깨 부상 등으로 올해 단 11.2이닝만을 던졌고, 구속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모습만 본다면 1차 지명은커녕 드래프트 미지명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다만, KT는 잠재력을 보는 동시에 1년 6개월 후 리그 입성 시 활약해 줘야 할 선수를 뽑아야 했기에 두 가지 면을 모두 충족하는 심재민의 지명이 이해는 간다. 여태까지 해왔던 피칭을 고려하면 현재 건강에 대한 우려는 감내할만한 수준이 아닌가 한다.



그럼 유희운은 어떨까? 어쩌면 심재민 이상으로 위험부담이 큰 투수다. 유희운이 지켜볼 만한 유망주인 것은 분명하나, 여태까지 보여준 게 너무 적다. 2학년 공식경기 피칭이 거의 없고, 가장 좋은 활약을 했다는 황금사자기조차 삼진, 볼넷 비율은 1:1 수준으로 제구력 불안을 나타냈다. 190cm의 신장, MAX 140km 후반의 빠른 볼에도 아직까지 빼어난 피칭을 보여준 적이 없어서 이번 지명이 의외라는 반응도 없지 않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펼쳤던 우완 차명진과는 이런 차이가 있다.


야구는 투포환 경기가 아니다. 140km 전후의 빠른 볼을 던지는 윤성환은 이상적 체형의 파이어볼러 김진우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대단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다. 유희관은 130km 초반의 빠른 볼을 던지지만, 노성호보다 더 선발에 적합한 투수로 여겨진다. 자신의 기준이 명확하다는 점은 스카우트에게 장점이나 한쪽에 치우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KT의 이번 지명은 과도하게 스피드건에 의지하지 않았는지 의심되는 점이 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결정된 결과를 논하기보다 이후를 말하는 게 생산적이다. KT 지명이 다른 구단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히 살펴보자. 



하위 순번에 지명된 김선빈은 1차 지명 선수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한다. 한화는 체격과 무관하게 야구 잘하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이번 KT의 지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팀은 한화라고 한다. 다른 지역과 달리 충청권에는 눈에 띄는 유망주가 적었다. 그나마 유희운이 최근 급부상했는데 KT에 지명되면서 선택지가 매우 조촐해졌다. 현시점에서 이를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유희운 역시 변수가 매우 많은 유형이다. 확률상 충청권에 더 뛰어난 선수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어렵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명도 있는 선수를 선택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없었으면 한다.


심재민의 연고지역팀인 롯데는 사정이 더 낫다. 부산 지역에는 심재민 외에도 김유영이라는 걸출한 좌완 투수가 있다. 비록 구속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김유영은 전국구 투수이며 보는 시각에 따라 더 좋은 평을 받을 수도 있는 선수다.


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 KIA는 마냥 좋아하긴 이르다. 효천고 차명진과 동국대 강민국은 예전 SK가 김태훈과 배영섭을 놓고 고민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당연히 고졸 투수가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했지만, 현 시점에서 배영섭의 활약을 결코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스카우트팀의 심사숙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최고의 수혜팀이라 불리는 팀은 따로 있다. 서울권 세 팀은 지난 시즌의 역순으로 지명권을 행사하기로 정했다고 한다. 1차 지명에서 전학생 규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여러 매체의 기사를 보면 현 고교를 기준으로 정해진 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지난 시즌 가장 순위가 낮은 LG는 추첨으로 추가된 제주 지역의 임지섭 지명이 가능하다. 아마야구를 전문으로 다루시는 홍희정님의 기사에 의하면 미국 진출보다 국내 잔류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한다. LG가 반드시 임지섭을 지명한다는 보장은 없으나 어떤 팀보다 행복한 고민을 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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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벤트의 결과를 말씀드려야겠죠.


 


정답자는 딱 한 분이 계셨습니다. 비밀댓글로 쓰셨는데 닉네임 공개를 원하지 않으셔서 확인만 시켜드립니다. 그 외 심재민과 유희운 중 한 명만 말씀하셨던 분이 20명 계시는데요. 대부분 유희운에서 막히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제가 소개를 늦게 해서 죄송한 부분도 있군요. 어쨌든 추첨을 통해 한 분을 선정하였습니다. 비밀번호님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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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