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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RaysDigest님 포토버켓


지난 12월경 SK가 새 외국인 투수로 미국 출신 우완 메릴 켈리(Merrill Kelly)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템파베이에 소정의 이적료를 지급했다고 하지만, 상당히 저렴한 액수다. 이런 계약이 가능했던 비결은 메릴 켈리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는 88년생 투수로 SK와 계약 후 FA 자격을 얻는 수입 외적인 소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봉 또한 마이너리그에서 받는 금액보다 많으니 선수로서는 손해가 없다. 어찌 보면 국내 리그가 미국에서 지켜볼 만큼 인정받는 리그가 됐기에 유망주들의 입성이 가능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출신들로 진용을 꾸렸던 작년과 어떻게 다른 결과가 나올까?



메릴 켈리의 특이사항은 아마추어 시절 프로에 입단하기 위해 3번이나 드래프트에 참가했다는 점이다. 고교 시절에는 농구와 야구를 병행했고, 덩치가 아주 크거나(188cm) 구속이 빠르지도 않았다. 드래프트 순번은 당연히 낮았고, 볼티모어로부터 37라운드에 지명받았다. 켈리는 보다 경쟁력을 쌓기 위해 커뮤니티 컬리지에 들어갔고, 2학년 시기에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양호한 성적을 낸다. 하지만 리그의 한계로 인해 기량을 인정받기 어려웠고, 이전보다 조금 빠른 22라운드에 지명됐을 따름이었다. 다시 한 번 재수를 택한 켈리는 애리조나 대학에 편입한다. 그리고 팀이 컨퍼런스 챔피언에 오르는데 기여하면서 2010년 드래프트 8라운드 지명이라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된다.  


템파베이에 입단한 켈리는 준비된 대학 출신 선수로 레벨을 순조롭게 통과한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아니더라도 안정된 커맨드를 바탕으로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대부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 2011년부터 마이너리그를 동행한 이학주의 표현을 따르면 150km를 던지는 윤성환과 같은 투수라는 극찬을 하기도 한다. 이는 팀 동료로서의 립서비스 혹은 응원하는 심정이 담긴 주관적인 표현임은 감안하고 들어야 하지만 말이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팀을 한 번도 옮기지 않은 메릴 켈리의 마이너리그 기록은 아래와 같다.





메릴 켈리는 트리플A에 오르면서 더 나은 삼진/볼넷 비율을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는데 2014년 108개의 삼진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다. 입단 초기 88~90마일, 최고 92마일의 패스트볼 구속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올해 릴리버로 던지면서 스피드의 향상이 있었을 수 있다. 대신 홈런 숫자가 10개로 늘면서 FIP+는 구장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때 107대로 다소 줄었다. 켈리의 마이너리그 통산 GO/AO 비율은 1.03으로 구위를 고려하면 피홈런 수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켈리의 준수한 제구력을 말해주는 수치이나 투수 친화적인 인터내셔널리그에서 뛴 영향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문학 구장을 홈으로 쓰기에 피홈런은 더 늘어날 확률이 높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등판을 하지 않았기에 다른 선수들처럼 PFX 데이터로 구질을 살펴볼 수 없다. 드래프트 당시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켈리의 두 번째 구질은 체인지업이라고 한다. 그리고 슬라이더와 커브 등의 브레이킹 볼을 던진다고 한다. 최근 좌우 타자 스플릿 기록은 FIP로 볼 때 큰 차이는 없다. 우타자에게 조금 더 강한 면모를 보이는데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2010년 켈리의 애리조나 대학 시절 투구폼


2013년 마이너리그에서 피칭 영상 링크


단, 삼진/볼넷 비율과 피홈런 대신 그라운드볼 비율을 보는 SIERA라는 스탯으로 보면 좌우 타자 기록에서 상당히 큰 차이가 난다. 원인을 추측해보자면 켈리의 특이한 투구폼이 우타자에게는 까다롭게 느껴지는 반면 좌타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쉽게 공략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학 시절 켈리는 몸을 살짝 비틀며 공을 숨기고, 릴리스는 한 박자 빠르고 간결하게 가져가며 타이밍을 뺏는 유형이었다. 이런 변칙적인 투구폼이 켈리가 지금까지 유망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선발 투수로는 큰 약점인데 켈리는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등 좌타자에게 최대한 피홈런을 줄이면서 극복해나갔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 오는 외국인 투수로 꽤 어린 나이인 켈리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고 무시할 필요는 없다. 템파베이는 빅마켓 팀인 양키스와 레드삭스를 상대하기 위해 이런 유형의 선수를 많이 모으는 팀이었고, 켈리에게 자리가 나지 않았던 것뿐이다. 켈리는 국내에 온 외국인 투수 중 상위권에 가까운 성적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불안요소라고 하면 국내 기준으로도 강속구 투수라고 하기 어려운 구위. 그리고 부족한 경험이다. NC의 아담 윌크, 한화의 클레이가 그렇듯 경기 내외적으로 어린 선수는 베테랑보다 변수가 많다. 추가로 지금 교정됐다고 하지만, 다소 독특한 유형의 투구폼이 선발 투수로 길게 노출될 때 마이너리그에서보다 국내에서 고전할 여지가 있다. 밴와트와 최근 트리플A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지라도 기대치는 조금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도 2옵션 투수로는 꽤 매력적인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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