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진 출처 - Keith Allison님 플리커


지난해 12월 말 LG 트윈스는 새 외국인 야수로 미국인 출신 3루수 잭 한나한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인센티브는 50만 달러로 꽤 고액 연봉자에 속한다. LG는 작년 정성훈을 1루로 전환시킨 후에 3루 포지션에 큰 아쉬움을 느껴왔다. 2013년 개막전 3루수 조쉬 벨은 강력한 어깨와 파워로 초반 좋은 활약을 했지만, 타격 슬럼프를 겪으면서 7월 팀을 떠났다. 그 공백을 미들인필더 유형의 국내 선수들이 채웠기에 전력 약화는 불가피했다. 잭 한나한이 LG의 이런 고민을 해결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2001년 드래프트에서 잭 한나한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엄친아' 조 마우어와 동향에 고교 선배라는 인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같은 미네소타 세인트 폴 출생에 Cretin-Derham Hall 고교에 입학해 야구와 풋볼, 농구 선수로 활약한 공통점이 있다. 조 마우어는 전미가 주목하는 엘리트 유망주답게 고교를 졸업하고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1라운드 1픽으로 고향 팀에 입단했고, 한나한은 미네소타 대학을 거쳐 프로에 입단한다. 


한편 모범생 이미지의 마우어와 달리 잭 한나한은 14세 때부터 시작한 음주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고교 시절 야구팀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대학에서는 음주 관련 사고로 두 번이나 출장 정지 징계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 대학 2년 동안 3할을 훌쩍 넘는 고타율에 빼어난 수비력을 보여줄 정도로 야구를 잘했다. 다행히 3학년이 시작되기 전 술에 취해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간 사건을 계기로 재활 시설에서 치료를 받았고, 종교의 힘으로 10년이 넘게 금주 중이라고 한다. 술기운이 씻겨진 한나한은 3학년 시즌 .372의 타율 .15홈런 16도루로 빅텐 컨퍼런스의 Player of the Year에 선정됐다.


디트로이트에 3라운드 전체 87번째 높은 순번으로 입단한 한나한은 첫 시즌 숏시즌과 싱글A에서 261타석 동안 3할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홈런은 1개에 머물러 대학 시절과 같은 파워를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이후 커리어 내내 타율이 2할 중후반에 머물면서 유망주로서 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만다. 오클랜드로 헐값에 트레이드된 후 트리플A에서 두 자릿수 홈런과 9할에 가까운 OPS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빅리그 3루수로서 그의 타격 능력은 수준 미달로 평가됐다.


대신 능숙한 글러브질과 정확한 송구력 등 수비 능력은 한나한을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게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2008~2009년 3루수 중 UZR(가장 인정받는 수비 스탯) 수치는 에반 롱고리아, 숀 피긴스, 애드리안 벨트레 등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제 5위 내에 포함된다. 이후 한나한의 커리어는 아래와 같다.





2010년 잠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후 FA 자격을 얻은 한나한은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백업 이상의 역할로 생존한다. 타격에서는 인상적인 수치를 보이지 못했지만, 2011년까지 리그 정상급 UZR 수치를 기록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2년 들어 3루 포지션에서 UZR 수치는 마이너스로 하락했고, 2013년부터는 어깨 부상에 시달려 3루수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3루 수비 능력이 떨어진 한나한에게 한국행은 선수로서 마지막 도전지가 될 수 있다.


LG는 메디컬 테스트를 통해 어깨에 문제없음을 확인했다고 하는데 실전 경기에 나서지 않았으므로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기는 어렵다. 설령 건강을 완벽히 회복했다고 해도 80년생 3월생으로 많은 나이로 인해 전성기의 모습과는 차이가 날 확률이 높다. 한나한이 국내의 다른 외국인 야수만큼 팀에 공헌하기 위해서는 타격에서도 어느 정도 활약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188cm 95kg의 체격을 지닌 한나한은 테임즈나 브렛필 등 코너 수비를 보는 외국인 타자보다 자신보다 작은 센터라인에 위치한 선수의 타격 수치에 근접해 있다. 타자로서의 컨택 능력은 피에, 아두치 등 중견수 포지션의 선수들에 뒤지지 않으나 발이 빠르지 않아 실제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떨어진다. 이를 홈런을 비롯한 큰 타구로 만회해왔는데 잠실을 홈으로 쓰게 된다면 타자로서 장점은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한나한이 2011~12년 뛰었던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는 우타자가 홈런을 치기 어려운 곳이지만, 2013~14년 뛰었던 레즈의 그레이트어메리칸볼파크는 쿠어스필드 다음으로 우타자에게 천국으로 불린다. 최근 기록을 보면 잠실에서 뛰는 한나한에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LG는 3루 포지션이 가장 급한 팀 중 하나다. 한나한이 다른 야수보다 활약이 조금 처진다고 하더라도 LG에는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 또 수비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어서 한나한의 기여도는 기록상 나타난 것보다 높을지 모른다. 전성기 시절 타격 능력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2012년부터 공수에서 하락세가 뚜렷하고, 최근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노장 선수다. 기본급 100만 달러를 투자한 외국인 선수치고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을 듯하다.



2013년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베어핸드 캐치 & 송구


군더더기 없는 연계 동작으로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장면



2014년 2타점 적시타 타격



한나한의 유쾌함을 보여주는 인디언스시절 MLB 팬 케이브 영상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