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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윤석민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제외됬습니다. 이유는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고 강판되서 경기가 뒤집혀 화에 못이겨 라커를 치다 부상당했다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일입니다. 물론 132개의 투구로 9회 원아웃까지 무실점으로 SK를 막은 상황에서 팀의 패배를 지켜본 상실감은 상상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본인 말대로 좋지 않음 몸상태로 최근 4경기 130개- 123개 - 131개 - 132개의 투구를 할 정도로 무리를 해왔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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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은 이에 대해 미니홈피에서 죄송하다, 너무 힘들었다, 초심의 마음으로 아무리 무리해도 어떤 방법을 써도 이길 수 없었다. 후회하지만 아직도 답을 찾을 수 없다라는 심경표현을 했습니다. 참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올시즌 KIA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규정이닝 투수 중 류현진 다음으로 낮은 FIP(3.39)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단지 승운이 따르고 있지 않을 뿐입니다. 물론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지 못하고 리드를 배앗긴다는 건 불쾌한 일일 수 있지만 자신을 자책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석민은 미니홈피 마지막 글귀에 답을 찾을 수 없고 여전히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는 한국야구의 레전드 선동열, 최동원, 송진우도 답을 얻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선동열은 통산 1647이닝 동안 1.20의 방어율로 146승 40패를 기록했습니다. 선발등판이 109번이니 1점대 방어율로 패를 기록한 경기도 상당히 많았다는 뜻입니다. 송진우도 210승을 기록할 동안 153패를, 최동원도 103승-73패의 기록이 쓰여졌습니다. 최동원의 방어율이 2.46에 불과한 데도 말이죠. 경기의 승패, 투수에게 기록되는 승,패 기록은 투수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죠. 비를 내리고 멎게할정도 라고하면 과장된 비유일지도 몰라도 그 만큼 투수의 영역에 벗어난 기록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방어율조차 투수만의 것이 아니라 수비와 운이 함께 반영된 것인데 하물며 승수를 가지고 선수의 활약을 평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겠죠. 그럼에도 윤석민은 너무나 뜻밖의 행동을 했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승수를 가지고 투수를 평가하는 야구계와 미디어의 고루한 시선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류현진의 20승 가능?' 이라던가 '10승투수' 등등의 기사를 볼때마다 정말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쓰는 것인지 아니면 그 동안 기사를 쓰는
방식의 답습인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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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수들에게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바로 연봉고과에 승수의 비중과 인센티브 방식인데요. 로페즈가 쓰레기 통을 걷어차는 이유가 팀의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까요? 아니면 기록에 승수추가를 할 수 없어서? 아마도 승리에 따른 추가수당이  사라지는게 더 큰 이유일 것입니다.
실질적인 연봉 협상이나 인센티브계약에 다승이라는 투수평가에 용이하지 않은 스탯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인 것 같습니다. 윤석민에게 운이 없다? 저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승수에 따른 불이익만 없다면요.


그래도 선발 투수에게 패가 늘어나는게 역시 기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승수를 가지고 보너스옵션을 주는 경우를 보진 못했지만 로열스의 잭 그레인키를 보면 투수에게 참 힘겨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 시즌 96이닝 동안 3.94의 방어율을 기록하는 동안 기록중인 그레인키는 작년 사이영 위너로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약체인 로열스의 에이스로 승운이 없기로는 윤석민이 할아버지해야 할 정도죠.

그런 그레인키가 2006년 대부분을 그라운드에서 떠나있었는데 그 이유는 우울증 때문입니다. 만약 로열스가 강팀이고 그레인키에게 더 편안한 환경을 제공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 들이 많았는데요. 현재의 윤석민을 보면 약간 위험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MLB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선수들이 심리상담을 받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보편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구단 측에서 윤석민에게 심리치료를 권했으면 하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감독 면담만이 아니라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네요.


얘기가 잠깐 딴데로 샌것 같기도 한데 경기의 승패를 선발투수에게 나눠주는 지금의 기록방식이 사라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나타내는데 혹여 우려가 생길 지 몰라도 가장 우연적인 스탯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 시원할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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