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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프로야구 2004년 드래프트 돌아보기

2006년에 이어서 2004년으로 돌아왔습니다. 04년은 대부분의 지명자가 대졸은 81년생, 고졸은 85년생으로 어느 정도 프로에 자리잡을 만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아래 보면 아시겠지만 고졸이라면 여전히 유망주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나이죠. 단정은 이르다는 것이고 조심스럽게 봐주세요.


2004년은 연고지 1차 지명제도가 있었구요. 2차지명 부터는 롯데부터 순서대로 Z자 방식으로 순번이 정해졌습니다.표의 녹색은 2011년 개막까지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된 선수를 나타내구요. 보라색은 군입대 선수 중 투수는 30이닝 이상, 타자는 100타수 이상 기록한 선수를 나타냈습니다. *표 표시는 미계약자를 나타냅니다.



첫 번째 지명 순서를 받은 롯데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지명을 한 듯 합니다. 1차 지명 선수 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은 김수화가 기대에 못 미치고 넥센으로 갔지만 장원준이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가 됬구요. 2차 3라운드에서 국가대표 포수를 얻었습니다. 파이어볼러 최대성 역시 기대할 만한 선수고 허준혁도 솔리드한 불펜 자원으로 가능성이 있는 선수죠. 그리고 7라운드 전준우는 현 롯데의 중견수 '전트란'이 맞습니다. 4년 후 대학 졸업 후 다시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하게 됬네요.


한화는 6명의 선수만 지명하고 드래프트를 끝냈습니다. 그나마 김용국은 계약에 실패했구요. (최형석님 블로그에서 보면 2차지명 제도의 변화로 대학진학자에 대한 지명권 소멸도 이런 현상의 이유라고 합니다.) 제가 내고 싶은 결론은 투자가 부족하니 결과도 역시나 라고 말하고 싶은데 얄밉게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귀하다는 우타 빅뱃 최진행을 2차 2라운드에 잡았고 5명의 선수가 모두 2011년 엔트리에 등록 됬네요. 나름 성공한 지명인데 이런 결과 때문에 투자 부족으로 이어진건 아닌가 싶어 좋게만 보기는 그렇네요.


SK는 투수에게 올인하다시피 한 지명 전략을 가져갔죠. 그 중 좌완 최고의 미들맨인 정우람을 뽑았으니 평작은 한 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게다가 하위라운드에 딱 한 명 뽑은 임훈이 올 시즌 1위 행진의 주역이죠. 하위라운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더 애착이 가곤 합니다.


흔히 드래프트에서 팀의 약점인 포지션의 선수가 아니라 더 재능있는 선수를 뽑으라고 하죠. 두산의 김재호를 보면 선수 이동이 적은 국내 야구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화에 이대수를 거져 내주다 시피할 정도로 두터운 두산의 내야층은 김재호에게 충분한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유망주로 떠오른 윤석민도 올해 그런 점에서 아쉽네요. 그래도 2차 8라운드에 뽑은 용덕한은 이상적인 경우라고 하겠죠.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려던 현대는 1차 지명은 잃었지만 9장의 2차 지명 권리는 모두 행사했습니다. 이 중 2라운드에 뽑은 오재영은 곧바로 신인왕을 타면서 기대를 모았는데 그 해가 커리어 하이가 되고 말았네요. 여전히 준수한 좌완 릴리버이긴 합니다만. 그 밖에 LG로 간 박동욱이나 준족의 최현종은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지만 아직까지는 결과로 보여주진 못하고 있죠. 이른 시점이지만 결과가 만족스러운 해는 아닌듯 합니다.


김주형은 KIA의 마지막 1차지명에서 야수로 뽑은 선수입니다. 그 만큼 전남권에 투수가 강세이기도 했고 김주형이 기대를 받은 선수라고 해도 되겠죠. 현재로 보면 기대에 걸맞는 모습은 아닌데요. 아직까지는 가능성의 끈을 놓지 않은 선수이기도 하네요. 2차지명에서도 이동현, 박정태, 이상화가 등록선수에 포함된 상태지만 역시나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아쉬운 해가 되겠죠.


LG는 KIA, 한화와 같이 지명한 선수 자체가 적습니다. 1차지명 장진용은 고교시절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프로에서 부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작년 초 상무에서 기대를 모았는데 갈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군요. 아직 구속이 많이 올라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용규. LG의 가장 성공적인 픽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를 이원식과 소소경의 대가로 KIA에 내준 것이 조금 아프네요.


삼성은 드래프트에서 개근상을 줘야할 만큼 꽉곽 채운 지명을 하곤 합니다. 1차지명에서 박석민을 선택한 것은 우등상을 줘도 되겠죠. 윤성환 역시 다른 2차 1라운드 선수들을 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정식도 부상만 없으면 참 좋은 백업포수겠구요. 다만 하위라운드에서 성과를 보지 못한 건 아까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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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계약한 62명의 선수 중 군 복무 선수를 제외하고 29명의 선수가 2011년 개막 전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됬구요. 김성계처럼 퓨처스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선수도 있지만 17명의 선수는 1군에서 1타석, 1이닝도 기회를 받지 못 했습니다. 높은 확률이라고 할 수는 없을텐데 좀 더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