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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7월 한 달 팀 스탯, 기적을 부르는 팀은?

FIP는 가능한 수비를 배제한 추정 방어율

FIP = (13*HR + 3*(BB-IBB+HBP) - 2*K) / IP + 3.20(혹은 시즌에 따른 특정값)

 

wOBA = (0.72*(볼넷-고의사구) + 0.75*사구 + 0.90*1B + 0.92*실책출루 + 1.24*2루타 + 1.56*3루타 + 1.95*홈런) / (타석-고의사구) 

※ wOBA는 출루율처럼 보면 되는 종합 타격 스탯입니다. wOBA와 FIP계수는 톰 탱고가 공개한 방식으로 조정하였습니다. 팬그래프도 wOBA는 같은 방식으로 매해 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DER = (타석-안타-삼진-사사구-에러로 인한 출루 허용) ÷ (타석-홈런-삼진-사사구)

수비 효율(DER)은 인플레이 된 타구에 대해 얼마나 출루를 억제하느냐에 대한 기록. 수비수들의 어깨를 반영하지 않으므로 완벽한 수비스탯이라고 할 수 없지만, 국내 현실상 유용한 수비스탯이라고 여겨진다.

 

스피드스코어(Spd)는 도루 성공, 도루 시도, 3루타 비율, 출루시 득점 확률, 병살 아웃 빈도, 레인지팩터 등 6가지 항목을 수치로 평균을 내 기동력을 측정하는 스탯. 이 글에서는 RF9을 뺀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넥센 히어로즈 - 부수고, 지키고, 이기고


7월 최고 승률 팀은 넥센이다. 이기는 과정은 한결같다. 경기 초반 타선이 부수고, 접전 상황에서 필승조의 방패로 경기를 매조 짓는다. 강정호는 7월 67타석 동안 7개의 홈런을 치며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에 다가섰고, 이택근도 1.161OPS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다소 부진했던 박병호도 후반기 이후 홈런포를 재가동해 슬럼프에 대한 우려를 날렸다.


투수진은 조상우의 복귀가 큰 힘이 됐다. 6경기 10이닝 1자책 8삼진으로 필승조에 힘을 보탰다. 한현희 손승락도 동반으로 살아나면서 3명 합산 30.1이닝 2.67ERA 2.81FIP를 기록해 필승 공식을 만들어 냈다. 선발진엔 에이스 헤켄이 변함없이 리그 최고 투수다운 활약을 했고, 소사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단, FIP로 보면 토종 선발진 4명은 11경기 46.1이닝 6.80ERA 8.39FIP로 대책 없이 무너졌다.



삼성 라이온즈 - 선수층 단단, 위기 넘긴 고공행진


전반기 4연패로 위기를 겪었던 삼성은 후반기 9승 1패로 다시 독주 체제에 접어든 인상이다. 여기에는 채태인의 활약이 빠질 수 없어서 8월 1일까지 후반기 .419의 타율 .721의 장타율 3홈런으로 작년과 마찬가지로 팀의 영웅이 되어줬다. 꾸준한 타격을 보여준 이승엽이나 이지영, 이흥련, 박해민, 김헌곤 등 젊은 사자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 팀의 빈 곳을 메꿔나갔다.


선발진은 밴덴헐크가 1선발로서 팀을 이끌어가면서 7월 리그 평균자책점, FIP 1위를 기록해 초반부터 편안한 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옥에 티라면 불펜진이 6.13의 평균자책점으로 삼성답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마무리 임창용은 들쑥날쑥한 피칭이 계속되고 있고, 차우찬은 12경기 14이닝 7.07ERA 5.31FIP로 피로감이 기록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안게임까지 쉬지 못함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페이스 조절이 필요할 때다.




유원상은 7월 리그 불펜 투수 중 최고의 피칭으로 팀의 승리와 아시안게임 승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사진 출처 - LG 트윈스)


LG 트윈스 -  디펜스 깔고, 4강 발판 마련


설마설마 하던 4강 도전이 이제 현실이 됐다. 6월 30일까지 롯데에 9경기 반 차였던 게임 차가 7월 연승으로 3~4경기 차까지 줄어들었다. 여전히 역전이 쉽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처럼 6할에 육박하는 승률을 유지한다면 4강에 결승점이 될 확률이 높은 5할 승률에 거의 근접한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투수력, 정확히 말하면 야수의 수비력을 합친 디펜스다. 7월 팀 평균자책점은 3.60으로 2위 NC보다 1.09나 낮고, 팀 FIP는 이보다 0.95 높은 4.55를 기록했다. 수비가 뒷받침되고, 운이 따라줬기에 가능한 수치라고 해석될 수 있다.


선수별로 보면 우완 유원상이 7월 13경기 14.0이닝 2.57ERA 2.17FIP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고, 선발에서는 우규민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등판한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그 외 신재웅과 정찬헌은 합계 22경기 26.2이닝 4.05ERA로 팀의 버팀목이 되어줬다. 다만 FIP는 6점대 내외로 활약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야수 중에서는 이병규가 78타석 .424AVG .558OBP .915SLG 6홈런으로 수비력을 제외한 7월 WAR 1위를 기록. 7월 MVP라고 할 만하다.



NC 다이노스 - 선발진 위기? 상승세에도 방심은 금물


2위 자리를 넥센에 내준 NC 다이노스는 7월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팀 평균자책점, 팀 OPS는 2위, 도루와 SPD 수치는 1위를 기록해 공격과 피칭, 주루플레이가 모두 우수했다. 팀의 젊은 두 축인 나성범과 박민우는 각각 7할의 장타율과 11개의 도루로 장타력과 스피드에서 리그 최고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높은 수비력은 상대적으로 높은 FIP를 적은 실점으로 만회해주곤 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선두 삼성에 스윕을 당한 시리즈다. 작년과 올해 삼성을 상대한 총 27경기에서 .231의 승률만 올리고 있다. NC가 더 높은 곳을 향하려면 이런 천적 관계를 넘어서야 한다. 또 7월 찰리와 이재학의 FIP는 6점대로 최강 선발진의 명성과 맞지 않은 모습이다. 에릭의 부상과 찰리의 욕설 파문 등 갑작스러운 악재에 NC가 어떻게 대처할지 흥미롭다. 더 높은 곳을 보는 NC이기에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포스트시즌에서 3위가 4위에 가지는 메리트는 거진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이글스 - 무덤덤한 대패, 힘 실린 중심타선


10점 차 이상 패배만 5번. 투수층이 얕은 한화에게 대패는 흔한 일이기에 더는 충격을 주지 못한다. 선발진에서 8점대의 높은 평균자책점과 7점대 FIP는 가히 충격적이다.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태양은 6월 많은 투구 이후 구위가 떨어져서인지 경기당 1개 이상의 피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김혁민의 선발 전환은 실패에 가깝고, 다소 좋아진 앨버스도 기대에 못 미친다.


참혹한 선발진에 비하면 9승 11패인 한화의 승률은 매우 양호하게 느껴진다. 타선에서 김태완이 복귀해 7할에 가까운 장타율을 보이며 회복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외국인 야수 피에도 1.017OPS로 공수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여기에 안영명이 7월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18.2이닝을 소화하면서 2.41ERA로 짠물 피칭을 한 게 큰 힘이 됐다. 박정진, 윤규진으로 이어진 불펜진은 특급은 아니라도 구색은 맞췄다고 할 수 있다. 이 페이스로 간다면 한화는 4할 승률이 가능해 설령 최하위라 할지라도 크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두산 베어스 - 투타 긴급상황, 대처는 느릿느릿


충격적인 6월을 보낸 후 두산은 계속해서 방황하고 있다. 팀의 가장 장점이라던 타선은 OPS와 wOBA 전체 2위 득점은 압도적 꼴찌를 기록하며 헛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유격수 김재호는 41타석 동안 .176의 타율 .401의 OPS로 타고투저 리그에서 바닥을 기는 타격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7월 말까지 김재호의 유격수 출장이 계속됐다는 것. 허경민과 최주환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유리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투수진에서도 안일한 대처는 반복됐다. 볼스테드 방출 후 대체 외국인 영입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자 선발진의 구멍이 자연스레 생겨났다. 코칭 스탭은 미검증된 5선발로 메꾸기보다 기존 투수를 땡겨쓰며 활용했지만,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휴지기가 필요했던 노경은은 꾸역꾸역 선발로 등판하며 현재까지 역대 규정이닝을 채운 가장 평균자책점이 높은 선수다. 이전 1위는 프로 원년 삼미의 김동철로 93이닝 7.06ERA로 노경은보다 1.4 낮다. 프런트의 책임도 매우 크다. 쌓이고 쌓인 야수진의 교통정리에 실패하고, 트레이드 데드라인 아무런 협상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마치 물난리에 집안 살림 떠내려가는데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양새다.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황재균의 고군분투는 롯데를 4위로 버티게 한 큰 힘이 됐다. (사진 출처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 야수진 도미노 이탈, 불펜은 화염


유난히 월별로 롤러코스터를 타곤 하는 롯데. 지난 6월 .684의 승률 득실차 +35를 기록했던 기세는 7월이 되자 .364의 승률 -32 득실점으로 먼지처럼 사라졌다. 타격에서는 이해가 가는 요소가 있다. 손아섭이 중도에 부상으로 빠졌고, 문규현에 이어 맹타를 휘두르던 신본기 마저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 제외됐다. 1루수 박종윤은 94타석 .592의 OPS로 작년에 이어 다시금 비율 스탯이 무너지기 시작. 하필 가장 필요한 순간 히메네스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재활군으로 빠진다.


더 심각한 부분은 불펜이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이동한 김사율이 10.1이닝 10.45ERA, 김성배는 9.2이닝 7.45ERA, 강영식은 11.1이닝 7.15ERA로 극심한 난조를 보인다. FIP 수치도 특별히 낫지 않다. 마무리 김승회를 제외한 집단 슬럼프는 미스테리할 정도다. 그나마 다행은 최근 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호투하며 3할 승률을 지켰고, 경쟁팀이 부진하며 5위와 게임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손아섭을 비롯해 부상 선수들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복귀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상당히 높아졌다.



SK 와이번스 - 4강 기적? 내년을 위해 남기자!


지난 3개월간 SK에 변하지 않은 두 가지. 바로 3할대 승률과 6점대 선발 평균자책점이다. 4위와 6경기 차라고 해도 가을 야구에 도전하기 아득해 보이는 이유다.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돌려 뒤를 공고히 하기 전에 앞이 모두 뚫리니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울프를 불펜으로 돌려 유망주 선발을 쓰는 자체는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해볼만한 시도이긴 하다.


이만수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점을 가지게 된 사건은 따로 있다. 외국인 야수 스캇과 불필요한 언쟁이 노출되면서 잔여 연봉은 모두 지출하면서 새 외국인 선수 영입 없이 전력을 잃어버렸다. 물론, 앞으로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국내 야수들을 기용하는 게 내년을 위해서는 더 좋을지 모른다. 최정이 복귀하며 타선에 더 활기를 띠게 된 것도 사실이다. 엉겁결에 줄어든 외국인 선수 비중. 지금 SK에 필요한 것은 4강을 위한 기적이 아니라 내년 FA 선수 이탈을 대비한 건강한 팀 운영으로 여겨진다.



KIA 타이거즈 - 집중력 잃은 야수, 힘 떨어진 불펜


전반기가 끝날 무렵 KIA는 브렛 필의 공백에도 안치홍, 김주찬 등의 활약으로 4위 롯데를 맹렬히 추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포수 차일목도 7할 후반대 OPS와 도루 저지율을 끌어 올리며 그간 부진한 모습을 어느 정도 떨쳐 내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후 가장 중요한 시기 2승 8패라는 처참한 승률로 팀이 다시 내려앉는다. 후반기 평균 9개가량의 잔루(일반적으로 7개), 매 경기 나오다시피 하는 보이지 않는 실책은 4위 팀이 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불펜에서도 6월 콜업 후 수호신이 되어주던 최영필이 5.25의 FIP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구위가 약한 노장으로 버티던 불펜진에 새로운 얼굴이 나오지 않으니 후반기 부진은 예고된 일인지도 모른다. 희망적 요소라면 합류한 송은범을 비롯해 양현종, 김병현, 서재응까지 4명의 선발 투수가 4점대 이하 FIP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만약 KIA 야수들이 다시 집중력을 갖기 시작한다면 4강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KIA 팬들을 만족시킬 흥미로운 추격전을 선사할 여지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