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야구팬들이 승부처라고 평가했던 한국시리즈 5차전을 KIA가 3 : 0 으로 SK에 승리를 거뒀다. 4차전이 지독히 안 풀린 경기라면 5차전은 되는 날이었다고 해야하나.
초반 양팀 투수들의 호투속에 진행됬는데 3회 이현곤이 2루타를 치며 찬스를 만든다. 그리고 이용규의 스퀴즈 번트. 사실 이 작전은 실패라고 해야하는게 SK가 이를 알고 피치아웃을 한 것. 이게 실패했다면 분위기도 그렇지만 조범현 감독은 얼마나 욕을 먹었을까? 이용규의 센스가 살렸다고 해야하나. 사실 이 번트는 한쪽 발이 배터박스를 벗어낫기 때문에 반칙상황이라고 보는게 맞다고 보인다. 이용규의 기세가 좋았다 ㅋ
이 것외에도 이현곤의 타석에서 히트앤드런 나지완에게 번트를 시킨것도 작전실패의 상황이었지만 경기가 풀리려는지 결과는 좋았다. 어떻게 보면 이현곤의 타격이 상승세일때 시리즈를 한다는 것 자체로 KIA에 운이 기우는 것일지도.
너무 '운운' 거렸지만 결정적인 승리는 로페즈의 완벽투와 KIA내야진들의 수비, 그리고 이를 도왔을 전력분석원들의 활약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로페즈는 1차전 8이닝에 이어서 오늘 경기 9이닝 완봉승을 거두며 본인이 이번 시즌 Ace of Ace임을 확인시켰다. 한국시리즈 MVP 혹은 골든글러브 모두 거뭐진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을정도. 본인 역시 올해 최고의 투구였다고 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KIA 내야진 역시 물샐틈 없는 수비로 로페즈를 도왔다. 싱커를 많이 던진 로페즈의 투구를 펑고하듯 쉼없이 받아낸 내야진, 특히 루키 안치홍이 돋보였다. 너 신인 맞니? ㅋ
근데 안타깝게도 오늘 경기의 주인공은 로페즈가 아니라 또 감독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말았다. 김성근 감독이 김상현의 2루 슬라이딩이 주루방해라고 주장한 것.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항의한 것 자체는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가장 결정적 순간 애매하다고 판단하면 감독이 항의하는 건 선수들을 독려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팬들도 이 정도는 잼나게 넘어간다. 문제는 2루심과 항의 도중 감정이 격양되서 선수들을 불러 들인 것이다.
승부이기 전에 야구팬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축제, 경기를 중단시키고 선수를 불러들인 것은 선수로 치면 실책이고 본헤드 플레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만약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 그랬다면 더 실망이고. 전쟁이 아니라 스포츠임을 생각해야하고 무엇보다 팬들의 즐거움이 우선되는게 좋다. 나는 계산 보다는 김성근 감독이 정말 감정이 격양되서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싶고.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그렇게 분노한 이유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기 보다는 슬픈 느낌이 든다. SK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극심한 피로 속에 불펜들은 무리하게 던지고 있고 채병용의 기용은 절대로 있어서는 않되는 기용이었다. 그의 몸상태가 정말 걱정된다. 그 선수들이 해나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SK는 절대 져서는 않되는 것이었고.또 한국야구의 상황이 여태껏 절대로 지는 야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이야 말로 그 피해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야구 좀 지면 않되는 걸까?
또 한가지는 KBO에 대한 아쉬움. KBO는 시즌 동안 전력분석원의 수신호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한국시리즈가 되서야 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수신호가 선수에게 직접 가지 않더라도 규정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때 제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KBO가 현시점에서는 규제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호루라기를 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있는 규정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이러는 건 오히려 SK에 불리하게 작용 할 수 있다. 오늘 경기에 논란이 있었던 규칙과 상황에 대비해보면 더 재밌다. 이제는 잠실에서 경기를 하니깐 별 문제 아닐 수 있지만 KBO는 자신들의 규칙과 규제를 시행함에 있어서 일관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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