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팀들의 이런 인식에는 2007년 이후 SK의 초반 질주를 따라잡지 못한 경험이 커다란 요인이 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SK가 3,4월 얼마나 강했냐 하면
4년 동안 7할 이상의 승률을 올렸을 정도로 초반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SK가 이런 질주를 하게 되면 따라잡는 것이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뒤로가면서 승률이 떨어지더라도 6할의 승률을 유지하는 팀이니까요. 2008년과 2010년 SK는 5월 이후 단 한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네요. 올해도 기세가 상당하죠. 초반 스케쥴이 무난하긴 했지만 4월 한달 SK가 이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해 한국시리즈도 비룡의 잔치가 될 확률이 높을 듯 합니다.
하지만 SK의 이런 초반 독주에는 혹사논란이 따르곤 했습니다. 정말로 그랬는지는 똑부러지게 말 할 수 없지만 적어도 2010년의 정우람, 이승호 그리고 올해 전병두는 무리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전에 릴리버 피로도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2009년 전병두의 등판 페이스가 올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만 4번의 등판에서 모두 30개 이상의 투구를 했던 전병두는 마지막 등판에서 1.1이닝 4실점으로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는데 그것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김성근 감독도 전병두의 이런 희생을 모를리 없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전병두의 팀 기여도가 최고라는 말을 했고 시즌 전에도 전병두의 재활에 대해 찬사에 가까운 코멘트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전병두가 시즌 초반 무차별식 기용이 된다는 것은 2009년처럼 부상의 위험을 안고 던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많이 던지는 것이 행복하다는 전병두, 84년 생인 만큼 10년이상 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하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전병두 뿐만 아니라 정우람도 마찬가지겠구요.
허나 전병두의 이런 기용보다 화제가 되고 있는 선수가 있으니 롯데의 고원준 입니다. 12일 두산전 무승부를 기록할 때 3.1이닝 13타자를 맞아 39개의 투구를 했던 고원준은 하루 건너 14일 다시 등판 1이닝 동안 25개의 공을 던졌고 이틀 후 팀의 연패를 끊기 위해 6회 2사 후 등판 3.1이닝 동안 13타자에게 47개의 공을 던졌습니다. 흡사 중무리 임창용을 연상시키는 듯 해서 논란이 되고 있죠. 확실히 무리가 가는 투구로 보입니다.
다른 투수들과 비교하면 어떨까 해서 전에 썼던 'The Bill James Gold Mine 2008'에서 나온 'Closer Fatigue(마무리 피로도)'을 기준으로 눈에 띄는 선수들을 살펴 봤습니다. 공식은
마무리 피로도 = (5일전 만난 타자수) + (4일전 만난 타자수)*2 + (3일전 만난 타자수)*3 + (2일전 만난 타자수)*4 + (1일전 만난 타자수)*5
※ 등판시 평균 피로도 20이상인 선수만 적었습니다. 더 있을 지도 모르지만 등판수와 이닝을 보고 눈에 띄는 선수만 본거니까요. 너무 큰 의미를 두실 필요도 없습니다. 시즌 극초반 이기 때문에 앞으로 투수기용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거구요.
고원준을 보면 솔직히 아직 판단을 하긴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다음 주 화요일 바로 등판시킨다거나 지난 주의 등판 간격과 투구수가 이어진다면 고민이 되겠죠. SK 전병두와 롯데 고원준의 차이라면 한 팀은 연승을, 한팀은 연패를 하면서 투수기용이 이뤄졌다는 차이겠죠. 양승호 감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데 그럴만도 하다 싶으면서도 필요이상으로 과열됬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실 투수기용에서 혹사논란은 팀의 승리앞에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맙니다. 초반 승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SK를 통해 볼 수 있었구요. 그렇더라도 저는 꾸준히 이에 대해 지적하렵니다. 쓸데없는 과보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고 일리가 있지만 견제 없이 발전도 없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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