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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롯데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 - 브룩스 레일리 최근 3년간 기록 & 영상

롯데가 지난 14일과 15일 연거푸 새 외국인 투수들과 계약을 발표했다. 지난 2년간 롯데는 NC와 함께 외국인 투수 교체가 없던 흔치 않은 팀이었는데 이는 FA 계약과도 연관성이 있다. 작년 강민호와 재계약하며 많은 돈을 쓰기보다 안정성을 추구했다면 올해는 장원준을 떠나보내면서 자금의 여유와 변화의 필요성이 모두 생겼다. 크리스 옥스프링은 괜찮은 성적을 올려 재계약이 가능했지만, 팀 내 좌완 선발이 부재하면서 교체로 방향을 틀었다. 과연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조합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Bridget Samuels님 플리커


15일 영입 발표한 조쉬 린드블럼(Josh Lindblom)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의 금액만 보더라도 롯데가 어느 정도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선수인지 짐작이 간다. 1987년 6월생으로 외국인 선수 중 젊은 나이에 속하고, 195cm 108kg의 체격은 투수로서 이상적이다. 


아마 시절 경력도 화려하다. 해리슨 고교 3학년 시기 76이닝 동안 2.30ERA 117개의 삼진을 기록하며 인디애나주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꼽혔다고 한다. 2005년 드래프트에서 휴스턴으로부터 3라운드에 지명받았는데 대학에 진학하며 경험을 더 쌓았다. 린드블럼은 테네시 대학에서 퍼듀대학으로 옮기며 인상적인 피칭을 보였고 2008년 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에 2라운드 전체 61번째로 지명되며 자신의 선택이 나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특이사항으로는 린드블롬의 보직이다. 테네시 대학에서는 선발 투수로 기용됐을 때 88이닝 동안 5.01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지 못했고, 퍼듀대학에서는 주로 경기 마지막에 등판하는 릴리프 투수로 활약했다. LA 다저스에서도 두 번째 시즌까지는 20차례 이상 선발 투수로 시험됐으나 트리플A에 올라가서 결국 다시 릴리프 투수로 돌아갔다. 린드블럼의 커다란 체격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구종은 충분히 선발 투수로도 가능하다는 평이었지만, 다저스는 패스트볼 구속 유지나 기타 특성을 고려할 때 불펜 투수로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물론, 린드블럼을 가능한 빠르게 활용하려는 의도를 빼놓을 수 없다.


린드블럼은 데뷔 4년 차인 2011시즌 6월부터 추격조로 기용되었고, 29.2이닝 동안 2점대 평균자책점과 FIP를 기록하며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다음 해 보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FIP는 5점대로 상승했고, 시즌 중반 FA를 앞둔 외야수 쉐인 빅토리노의 대가로 또 다른 투수 유망주 에단 마틴과 함께 필라델피아에 팔려간다. 필라델피아에서 린드블럼의 평균자책점은 FIP를 따라가기 시작했고, 시즌 후에는 베테랑 내야수 마이클 영의 트레이드 상대로 90년생 투수 보니야와 함께 텍사스로 다시 한 번 팀을 옮기게 된다. 


텍사스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후에도 린드블럼은 다시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된다. 심지어 한국에 오기 전 오클랜드에서 웨이버되어 피츠버그로 소유권이 이동해 롯데가 이적료를 지급해야 했다. 3시즌 동안 무려 5번 소속팀이 바뀌었으니 린드블럼이 동양 야구에 진출하면서 안정된 생활을 원한 게 십분 이해가 된다.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기록은 아래와 같다.





린드블럼의 기록을 살펴볼 때 유의할 점은 보직이 바뀌었을 때 차이다. 릴리버로 뛰었을 때 린드블럼은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당 9개의 삼진을 잡을 만큼 타자들을 압박하는 투수였지만, 선발 투수로는 9이닝당 6.5개로 삼진 비율이 떨어졌다. 팬그래프에 나타난 린드블럼의 패스트볼 스피드도 2011~2012년 평균 92마일에서 최고 94마일 이상이 찍힌 반면 선발 전환 후에는 90마일 전후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140km 초반 이상의 빠른 볼은 우완 선발로 평균 이상이나 외국인 투수 중에 강속구 투수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2014년 트리플A에서 기록은 PCL이라고 해도 새크라멘토 홈구장이 투수친화적인 곳임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적에 가깝다. 아마도 시즌 도중 타구에 발목을 맞는 부상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우투수를 상대로는 포심과 슬라이더 콤보, 왼손 타자를 상대하는 구질로는 체인지업과 커브, 그리고 패스트볼은 싱커의 비율이 더 올라간다. 그러나 체인지업의 구사 능력이 떨어지는지 피홈런 수치가 높고, 활용도가 많지 않다. 싱커도 많은 땅볼을 유도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에서 좌우타자 OPS 차이는 모두 2할을 훌쩍 넘어 다저스가 왜 린드블럼을 불펜 투수로 활용하려 했는지 알수 있는 부분이다.



린드블럼은 어린 나이에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용된 투수이고, 큰 체격과 빠른 볼 최고 구속까지 스카우트가 선호할 많은 요소를 갖췄다. 국내에 온 외국인 투수 중 상위권 재능이라고 봐도 좋다. 허나 선발 투수로는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았고, 준비가 덜 됐을 수 있다. 만약 2년 정도 트리플A에서 더 가다듬는 시간이 있었다면 훨씬 기대할 만한 투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롯데에서는 지금까지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2011년 구원 등판해 2이닝 5K 호투 

 

 

2012년 견제로 1루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




다음으로 볼 투수는 미국 출신의 좌투수 브룩스 레일리(Brooks Raley)다. 롯데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45만 달러, 총액 50만 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계약을 맺었다. 나이는 1988년 6월생. 린드블럼보다 한 살 어린 대학 출신으로 2009년 드래프트 시카고 컵스에 6라운드 전체 200번째로 지명되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계약 금액만큼 미국에서 지명 순번도 차이가 있다. 드래프트에서 낮은 평가는 190cm 84kg으로 체격과 평균 80마일 후반대의 패스트볼이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BroncoFanDan님 포토버켓


그래도 대학에서 선발 투수로 꾸준히 등판해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중위 라운드픽 출신치고는 빠르게 레벨을 통과했다. 실질적인 첫 풀타임 시즌에 하이 싱글 A에서 27번의 선발 등판 동안 평균 5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을 남긴 후 메이저리그에 도달하는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레일리는 4이닝 7자책을 허용하는 등 혹독한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를 가졌고, 별다른 반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2013시즌 후 웨이버 공시된다. 올해는 미네소타와 앤젤스를 거치며 프로 생활을 이어갔고, 6월 방출되고 나서 잠시 공백기 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더블 A 이후 피칭을 아래와 같다.





레일리는 스피드위주의 포심보다는 싱커나 커터등 움직임이 심한 패스트볼을 더 많이 구사한다. 그래서 삼진 비율이 높지 않은 대신 준수한 제구력과 땅볼 유도 능력으로 피홈런을 적게 허용하는 유형이다. 단, 구위가 뛰어나지 않다 보니 GO/AO 수치가 높지는 않았다. 최근 3년간 트리플A에서 FIP는 리그 평균 이상으로 선발 투수로 상당히 양호한데 올해는 동기부여 탓인지 볼넷 수치가 늘면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장점이라고 하면 다양한 구질을 활용하는 경기 운영 능력과 운동능력을 꼽을 수 있다. 좌타자에게는 슬라이더, 우타자에게는 커브를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체인지업도 종종 구사한다. 좌우타자 스플릿 기록은 표본이 작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심각한 차이를 보였지만 1900타석 이상의 최근 마이너리그 기록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또 대학에서는 외야수를 겸할 만큼 타격 능력이 있고 스피드도 뛰어난 편이다. 피칭 후 수비 능력 등에서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브룩스 레일리는 어린 나이 치고는 트리플A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고, 선발 투수로 성적 또한 국내 투수 중 상위권이다. 마이너 시절 평판을 보자면 케일럽 클레이나 아담 윌크처럼 어린 선수들이 겪는 리그 내외적인 적응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86마일~90마일 가량의 패스트볼은 좌투수라고 해도 국내에서 평균보다 아래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의 몸 상태가 중요한데 최근 도미니카 리그에서 9이닝당 4개꼴의 삼진 수치는 올해 부진을 더 신경쓰이게 만든다. 그래도 높지 않은 계약금의 2옵션 투수로 본다면 좌투수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입이다.


 


2012년 데뷔 두 번째 선발 피칭



2013년 구원 등판해 1.2이닝 4K 호투



2013년 피칭 후 강습타구 수비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