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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삼성, 우타자 라이언 가코 영입 -MLB 3년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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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일전에 소개했던 가네무라 사토루라는 재일 교포 투수와 인디언스, 자이언츠 등에서 뛰었던 우타자 라이언 가코와 계약했는데요. 가네무라와는 계약금은 발표되지 않았고 연봉 2000만엔(약 24만달러), 라이언 가코와는 계약금 5만달러 연봉 25만달러 라는 1년차 선수 풀옵션으로 발표했네요. 하지만 가코의 MLB 커리어가 상당하다고 봤을때 공개된 금액을 믿을 수 없겠죠.
SK가 판웨이룬을 영입시도 할 당시 기사를 판웨이룬의 영입금액 9억정도, 그러니까 약 80만 달러가 MLB커리어가 상당한 선수를 영입할때 쓰이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빅네임이라 할만한 가코에게 70~100만달러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다는 예상은 무리한 추측일까요? 암튼 작년 LG가 비싼 에드가 곤잘레스와 저렴한 연봉의 오카모토를 영입한 것과 비슷한 그림이네요. 가네모토가 오카모토 보다 기대치가 높아보이긴 합니다만^^



암튼 새롭게 한국으로 온 라이언 가코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요. 가코는 81년생 1루 수비가 가능한 우타자로 체격은 188cm 102Kg입니다. 스탠포드 마지막해 259타수 동안 .402의 타율 .703의 장타율 18개의 홈런 28볼넷 17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는데요. 프로지명은 2003년 인디언스에서 3라운드에 지명됬습니다. 타격 성적에 비하면 높지 않은데 바로 수비와 주력이 떨어지는 선수였기 때문이죠. 이 약점은 지금도 마찬가지겠죠. 원래 주포지션은 1루가 아니라 포수인 걸로 아는데 지명 당시에도 수비력 때문에 포지션 변경을 염두해뒀을 것 같네요.

가코는 프로에 와서도 잘 적응했는데 데뷔 다음 해인 2004년 하이 A에서는 280타석 .328AVG .425OBP .609SLG 16홈런 더블A로 승격해서는 172타석 .331AVG .397OBP .523SLG 6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활약으로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인디언스 유망주 TOP 10안에 8위에 순위를 매겼습니다. 2005년 트리플A에서는 전 년도 만큼은 아니었지만 무난한 활약으로 5위로 올라갔네요. 윗 순위 선수들을 보면 올 시즌 다시 부활한 카모나를 제외하면 가코보다 잘한 선수도 없군요. 그 만큼 가코가 빅리그에 올라가서도 잘 적응한 것이라는 뜻도 되겠죠.

가코가 메이저리그에 안착하기 전 제 인상을 말하자면 과연 메이저 레귤러로 통할 수 있는 선수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포수를 보기에는 수비력이 받쳐주질 못하고 1루나 지명타자로 나서기에는 장타력을 비롯 경쟁력이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는데요. 빅리그에 올라간 가코는 인디언스에서의 4년 동안 무려 407경기 1586타석에 나서며 주전급 활약을 했습니다. 이는 가코가 기대이상의 활약을 한 것도 있지만 인디언스가 그나마 있던 1루수인 벤브루사드를 시애틀로 보내고 추신수를 받는등 동포지션에 뛰어난 선수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죠. 이렇게 잘 풀리던 가코의 커리어도 2009년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 되면서 부진에 빠졌고 2010년은 단 38타석의 기회를 얻었을 뿐입니다. 이쯤에서 기록을 살펴보면



07년 21홈런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성적을 보면 지명도에 비해서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2010년에는 트리플 A에서도 .235의 타율을 기록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네요. 이는 분명 우려할 만한 부분이겠죠. 이 때 BABIP가 .255로 커리어에 비해 3~4푼정도 떨어지는데 워낙 변수가 많은 부분이라 충분히 회복할 가능성도 높지만 매커니즘적인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의문도 되네요. 근데 삼진수를 보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닐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윤석구님이 자료를 보시면 더 잘아시겠지만^^

옆의 그림은 2008년 인디언스의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가코가 친 타구뱡향을 볼 수 있는 히팅 차트인데요. 2008년 홈에서 240타수 39삼진이니 총 201개의 타구 방향이 나오고 있죠.  

꽤 고른 타구 방향이라고 생각되네요. 땅볼의 경우 당겨쳐서 아웃이 많이 되긴 했지만 이 정도면 스프레이히터 성향의 타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단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1루수 다운 파괴력은 조금 부족한 선수입니다. 국내에서 괴력의 40홈런을 기대하진 않은데 대구가 큰 구장은 아니니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넥센이 영입한 알드리지와 비교해보면 파워에서는 돋보이지 않지만 가코가 훨씬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지도에 기대서 너무 기대치를 높히는 건 위험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가코는 메이저 커리어를 보면 일본에서 이치로의 최다안타 기록을 깬 맷 머튼보다도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머튼은 뛰어난 활약에도 다음해 컵스가 FA로 올스타 외야수인 알폰소 소리아노를 영입하는 등 재능에 비해 지독히 안 풀린 케이스입니다. 가코는 반대가 되겠구요. 빅리그와는 다르게 트리플A에서는 머튼의 성적이 좋아보이는데 최근의 성적도 그렇습니다.



가코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많이 한 것 같은데 내년 가코가 부진할 것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국내에 온 선수 중 메이저 커리어가 워낙 돋보이는 선수라 기대치가 큰 것에 대해 예방접종 의미의 얘기라고 생각해 주세요. 작년 최악의 슬럼프를 보낸 것이 우려되긴 하지만 81년생의 최전성기에 들어설 만한 나이, 삼성이 원하는 우타자라는 걸 볼때 가코의 선택은 괜찮아 보입니다. 아마도 수비력은 채태인이 훨씬 나을거라고 봐서 1루보다 지명타자에 더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채태인 또는 박한이가 오정복, 강봉규와 플래툰을 이루는 일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덧 붙이고 싶은 말은 삼성은 현 시점에서 8개 구단 중 가장 야수 깊이가 두터운 팀으로 보입니다. 작년 양준혁의 플레잉타임을 잡아먹을 만큼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조영훈은 더 입지가 좁하졌습니다. 박석민은 최대한 느리게 복귀하는게 좋을텐데 LG와는 다른 의미로 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투수 층 역시 배영수가 팀에 복귀하면 구멍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팀이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트레이드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최소한 가코가 적응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움직임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삼성을 위해서도 전체 야구계를 위해서도 선수를 위해서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