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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이 경질됬다. 삼성이 보도자료를 통해 용퇴이며 구단운영위원을 맡는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해고라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처음 이 소식을 듣고 순간적으로 느낀 감정은 묘한 흥분이었다. 사실 해태 왕조를 이끈 대명사 격인 프랜차이즈 스타 선동열이 가장 라이벌리가 강한 삼성의 감독이 된다는 것 자체가 팬들에게 비극이라면 비극. 선동열 전격 경질은 이런 비극을 단번에 잘라내는 것이라 순간 반가운 기분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 같다.


근데...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야구계로서 정말 참혹한 결과가 아닌가. 삼성 프런트가 대구팬들을 위해서 선감독을 경질했다고? 한국시리즈 4연패나 양준혁이 은퇴하는 과정은 팬들을 납득시키고 명분이 되는 일이 될 지언정 경질의 원인이었다고 하기 어렵다. 삼성 이재용 체제에 따른 그룹내 대대적인 물갈이의 연쇄작용으로 김응룡-김재하-선동열 라인이 철퇴를 맞았다고 보는게 훨씬 와닿는 이유다. 5년 27억이라는 거대 계약을 받은 선동열 감독이 야구 내적인 이유로 1년 만에 해임됬다는게 가능할까? 삼성은 이번 인사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감독자리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감독이 이럴진데 선수도 다르진 않겠지.



이번 감독 경질로 야구운영은 한 발짝 더 후퇴한 듯 하다. 파리목숨 같은 감독자리 어떤 감독이 장기적인 시각으로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까? 당장 선동열이 FA로 나오면서 각 팀 감독 목아지에 대한 얘기로 넘쳐 흐른다.  7개 구단 감독 중 교체 확률이 적더라도 신경이 안 쓸 감독은 없을 것 같다. 당장 1년이 급한데 3년, 5년, 7년후를 고려해서 선수보호하고 세대교체 한다는 것은 감독에게 바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선동열 감독이 작년 오승환을 비롯 부상자들을 무리시키지 않은 것도 5년 계약이라는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런 선감독이 해임됬는데 다른 감독들이야 말이 필요 없겠지.

나는 프런트의 힘이 강한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은 애초에 장기적 안목으로 팀을 꾸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에 그 역할을 프런트에서 나누고 꾸려나가는게 좋다. 근데 국내 프런트 수장들은 야구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선수단에게 투지를 강조하는게 프런트의 덕목일까? 감독이상으로 야구를 알고 멀리 봐야할 프런트가 전문성이 결여된제 빨리 달리라고 채찍을 든다면 그 야구단에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어 진다.


비단 삼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선동열 감독과 삼성의 이번 결별은 달콤한 맛이 날지 몰라도 한국 프로야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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