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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3년 9개구단 포지션 별 TOP 5 유망주

약 두 달의 시간 동안 팀별 15명의 유망주를 정리해 보았다.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유망주 관련 글이고, 지난해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기에 보람이 있었던 반면, 역시나 부족한 게 많아 스스로에 한계를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 특히 등급을 매긴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겠지만, 약간의 부담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 기회를 빌려 평가는 자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매기기는 하나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또한 가변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지훈련 기간 스프링캠프를 지나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한 선수도 있고, 반대로 고평가에 후회한 선수도 있다. 무엇보다 두산의 이정호, SK의 한동민, 한화의 이상우 등 빼먹은 선수들이 가장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 마지막으로 포지션별 5명의 유망주를 나열하며 이 시리즈를 마치려고 한다.



포수 포지션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재훈에게 가장 큰 신뢰를 보내고 싶다. 어느 팀에 가도 주전 자리를 너끈히 소화할 선수라고 자신한다. 다음으로는 상무에서 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수비형에서 공격형 포수로 호칭이 바뀐 박동원의 선전이 돋보인다. 2012년 드랩 출신의 대졸 포수 김민식과 조윤준은 작년 부진했지만, 아직 평가절하하긴 이르다.


가장 놀라움을 안겨준 선수는 고졸 한승택이다. 원래 수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에 입단해 보여주는 모습은 기대 이상이다. 또 전지훈련부터 시범경기까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다만,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그리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 지금 당장 정범모를 능가하는 선수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고, 설령 그렇다 해도 서비스 타임을 늘려줄 뿐이다. 한화가 성적이 그리 급한 팀인가? 단지 김응용 감독의 파격 기용이라는 선례를 알리기 위함이라면 이해는 간다.





코너 내야는 LG 유망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아마 최고의 슬러거였던 서상우는 프로에서 졸업반 시기의 부진에서 회복하는 양상이다. 퓨어히터로 정평이 난 김재율은 꾸준한 생산력을 보여줬다. 이 둘이 상무와 경찰청에 합격한 것은 매우 이상적인 성장 코스다. 문선재는 현재 공수에서 매우 거친 선수인데 2루에서 외야로 전업했던 알폰소 소리아노가 떠오르기도 한다. 실력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비슷한 방향으로 키워져야 하는 선수가 아닌가 싶다.


1루 포지션에는 김재환, 모상기, 김강 등이 모두 재작년보다 성적이 떨어져 올해는 반전이 필요하다. 3루는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빈약한 포지션이다. 그나마 93년생 내야 자원들이 잠재력을 기대해 본다.





하주석이 최고의 재능을 지닌 내야수라 할지라도 프로 입단 후 계속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성적보다도 경기장에서 나타나는 조바심에 있다. 마치 초등학교를 졸업한 영재가 대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초조해한다고 할까? 남들보다 빨리 간다고 해서 꼭 크게 되는 게 아님을 깨달았으면 한다.

강승호나 정현, 박민우, 박승욱 역시 프로에서 활약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신본기나 백상원 같은 대졸 자원은 백업 이상의 역할로 1군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김경모는 위 5명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기량 면에서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팀은 김경모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외야에는 나성범과 박건우의 라이벌 구도가 볼 만하다. 이 두 선수는 뛰어난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을 갖춰 올해나 내년 사이에 1군에 임팩트를 가할 수 있는 5툴 플레이어다. 초고교급 외야수 김인태 역시 퓨처스리그에서 적응기를 거친다면 빠른 시간 내에 두산의 기존 외야수들을 위협할 거라고 예상한다. 두산의 2라운드픽 이우성에게도 큰 기대를 품고 있지만, 고졸 야수의 위험 요소를 고려해 조금 신중을 기했다.


NC 권희동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 최고의 타자임에도 크지 않은 사이즈와 평균 이하의 수비력 등은 프로에서 성공을 보장하진 못한다. 그러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NC는 최상의 여건을 조성하고 있고, 권희동은 기대에 부응하는 중이다. 아직 시범경기 무 볼넷, 무 장타라는 스탯이 조금 걸리지만 말이다.






성영훈과 윤형배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고교 야구에서 독보적인 투수였다. 현재 가치로는 윤형배의 우위라고 생각하지만, 투수로서 보인 완성도는 성영훈이 조금 더 앞선다. 다만, 팀 내 사정으로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키워지진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한승혁도 재능만 보자면 두 선수에 크게 뒤지지 않으나 건강이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윤명준은 대학 무대를 완전 정복한 완성형 투수로 시범 경기에서는 구위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학은 이제 사이드스로에서 스리쿼터로 분류했는데 시범경기 난조에도 이성민과 함께 가장 유용하게 활용될 토종 투수로 여겨진다.



1군에서와 마찬가지로 퓨처스리그에도 좌완 유망주는 우투수와 비교해 깊이가 부족하다. 상무에 입대한 김태훈은 3선발 이상의 피칭을 해줄 만한 거의 유일한 자원이고, 윤지웅은 제대 후 곧바로 프로에서 활용될 완성형 투수다. 경찰청에서 얼마나 힘을 키우느냐에 따라 성장 한계선이 결정될 것이다. 임준섭은 부상 후 급격히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대학 2, 3학년 때 보인 모습은 특별하다고 해도 좋기에 후한 점수를 줬다.  NC 노성호는 누구나 알 듯 제구력이 문제다. 그래도 빈약한 NC 투수진에서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좌투수 유망주와 달리 옆구리는 호황이라 할 만큼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됐다. 2011드래프트의 심창민, 김대우, 이태양, 2012드래프트의 한현희, 변진수, 임기영까지 각기 다른 매력으로 프로에 안착했다. 첫 전면드래프트 1픽의 주인공 신정락 또한 이들 후배에 전혀 밀리지 않는 투수다. 최근 투구 중 눈을 감았던 버릇이 사라지면서 더 화제가 되고 있는데 선발로 활약하며 내년 아시안게임까지 선출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시나리오다. 물론, 그때까지 건강 유지 여부가 상당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