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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3년 SK 와이번스 TOP 15 유망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신흥 명문' SK의 유망주들을 알아보자. 유망주에 대한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최윤석이나 허준혁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김태훈 LHP / 1990-05-19 좌투좌타 176cm 86kg

2011년 SK2군 13G 35.1이닝 2.55ERA 34삼진 12볼넷 1피홈런 .180BAA

2011년 SK1군 16G 18.0이닝 4.00ERA 3.36FIP 15삼진 11볼넷 0피홈런 .261BAA

2012년 SK2군 10G 46.1이닝 3.11ERA 38삼진 26볼넷 3피홈런 1.55WHIP 0.258BAA

2012년 SK1군 9G 8.2이닝 9.35ERA 5.33FIP 6삼진 10볼넷 0피홈런 .324BAA

평점 : B+


21세기 라이벌 팀 삼성에 정인욱이라는 선발 자원이 있다면 SK에는 김태훈이라는 좌완 영건이 자리하고 있다. 김태훈은 작은 체격에도 정통 오버핸드 투구폼으로 최고 140km 초반대의 빠른 볼을 뿌려 2009년 SK의 1차 지명 선수로 발탁됐다. 지명 이후 미추홀기에서는 부경고를 상대로 15K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프로에 입단해서는 팔꿈치 수술로 2년간 거의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구단은 김태훈을 임의탈퇴 시킨 후 군에 보내려 했는데 김성근 감독이 적극 만류하며 입대시기를 늦췄다. 그 댓가는 국내 최고의 좌투수 전문가인 김성근 감독의 집중 조련이었고, 효과를 받는지 2011년 시즌에 들어가 빠른 볼 구속이 150km에 육박하는 등 소위 대박이 났다. 많은 이닝을 던지진 못했지만, 3점대 초반의 FIP를 기록하며 강력한 구위로 1군 타자를 압박하는 피칭을 보여줬다.


부족한 부분이라면 제구력과 보조구질이다. 김태훈은 2012시즌 투구폼 교정 후 밸런스를 잡는데 고전했다고 하며 구위는 더 하락했다. 자연스레 2군 성적도 재작년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는 선동열 감독 해임 후 입지를 넓히지 못하고 부진에 빠진 삼성 정인욱과 비슷한 양상이다. 고개 숙인 전 감독의 황태자들은 2012시즌 입대를 확정했고, 동시에 상무에 입단한다


김태훈은 상무에서 로테이션에 포함될 확률이 높고, 2년간 많은 이닝을 소화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동안 자신의 투구폼을 체화하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긴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체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많은 피칭을 하면서도 얼마나 건강을 유지하느냐가 선발 유망주로 성장하기 위한 최대 관건이 아닐까 싶다





박종훈 RHP / 1991-08-13 우투우타 185cm 72kg

2011년 SK2군 19G 94.0이닝 3.45ERA 73삼진 55볼넷 0피홈런 .205BAA

2012년 SK2군 10G 34.2이닝 3.38ERA 30삼진 16볼넷 1피홈런 .260BAA

2012년 SK1군 8G 18.0이닝 8.00ERA 4.16FIP 16삼진 14볼넷 0피홈런 .304BAA

평점 : B


김태훈을 언급하면 마치 왕년의 개그 콤비를 떠올리듯 따라붙는 이름이 있다. 군산상고의 언더핸드 박종훈은 2010년 SK에 2라운드 순번으로 지명된 후 2군에서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아왔다. 땅에 닿을 듯한 낮은 타점에서 130km 언저리의 빠른 볼은 위력적이고, 움직임이 좋은 커브는 좌우 타자를 상대로 모두 효과적이다. 고교 시절에는 3타자 중 한 명꼴로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프로에 와서도 박종훈의 K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첫 시즌 43.0이닝 동안 48개의 삼진을 잡았고, 피홈런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미래의 선발감이라 극찬했고, 동문 선배인 정대현은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뛰어난 구위의 박종훈에게도 문제는 제구력이다. 두 번째 시즌까지 삼진보다 많은 사사구를 남발하며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 2012년에 들어와 2군에서는 볼넷 비율을 꽤 줄인 편이지만, 평균에 비하면 많이 높은 수치다.


시간이 흘러도 박종훈에게 정대현과 같은 깔끔한 경기운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언제 볼넷을 내줄지 모르는 투수에게 필승조 역할은 무리가 따른다. 그보다는 다소 불안정하더라도 긴 이닝을 책임지며 팀에 기여하는 방식이 나아 보인다. 91년생 박종훈은 상무에 입대하며 2년의 시간을 벌었고, 제대 후에는 적어도 스윙맨의 역할은 해주리라 예상한다.





문승원 RHP / 1989-11-28 우투우타 183cm 81kg

고려대 통산 40G 105.0이닝 3.26ERA 93삼진 44볼넷 5피홈런 1.18WHIP

2012년 SK2군 15G 28.0이닝 4.18ERA 23삼진 13볼넷 0피홈런 1.50WHIP

평점 : B-


2012드래프트는 고졸 투수보다는 다수의 대졸 투수 자원이 주목을 받았던 해다. 탁월한 커맨드로 대학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윤명준도 있었지만, NC의 노성호처럼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들이 더 스카우트의 눈길을 잡았다. 문승원도 그 중 한 명으로 하계리그에서 2경기 22삼진 연속 완봉승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급격히 끌어 올렸다. 스피드건에 찍힌 최고 150km의 구속은 NC의 우선 지명 후보로까지 거론하게 했는데 신인 지명 당일에는 1라운드 끄트머리가 되어서야 SK의 지명을 받았다.


앞선 순번의 구단이 문승원을 망설인 요인으로는 아마에서 꾸준하게 보여주지 못했던 게 원인일 수 있다. 문승원은 고교 시절부터 대학에서까지 단 한 번도 5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4월 선발 출장 후 공백을 가져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전지훈련 중 5선발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고 하는데 먼저 체력을 기르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2군에서라도 풀 시즌을 치르는 게 먼저다.


문승원에게 작년 최고의 소득이라면 패스트볼 구속이 대학 졸업반 때처럼 140km 초중반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주무기 슬라이더와 함께 프로에서도 평균 이상의 구위에 속하며 마무리라고 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다만, 필승조에 들어가기에는 제구력이 부족해 2군에서 단련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선발로 활용되려면 구질 개발 등 더욱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김민식 C / 1989-06-28 우투좌타 179cm 74Kg

원광대 통산 95G 427타석 .318AVG .401OBP .483SLG 1홈런 27도루 52삼진 52볼넷

2012년 SK2군 34G 47타수 .234AVG .333OBP .298SLG 0홈런 1도루 7삼진 6볼넷

평점 : B-


LG에 1라운드 지명된 조윤준에 가려졌지만, 원광대의 김민식 또한 대학리그가 배출한 특출난 재능의 포수다. 원래는 외야수 출신으로 포수 경험은 적어도, 민첩한 몸놀림으로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했다. 대학 3학년 때는 44.8% 도루 저지율로 리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군의 주전 포수로 손색없는 툴을 지니고 있기에 일부에서 제기되는 외야전향 논의는 너무 섣부르다.


물론, 김민식이 외야수에게 더 어울리는 공격력을 지니고 있기는 하다. 원광대 신입생 때부터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427타석 동안 4할의 출루율과 5할에 근접하는 장타율 2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프로에서 포수 자리를 유지하면 체력 비축을 위해 도루 숫자는 줄어들 수 있는데 포지션 메리트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많은 2루타와 한 루 더 가는 주루플레이는 김민식을 평균 이상의 타자로 만들어주는 무기다.


이와 같은 호평을 뒤로하고 프로에 입단한 후 두터운 SK 포수층에 밀려 2군에서도 34경기만 출장했다. 상위라운드 출신임에도 중용되지 못한 배경에는 오프시즌 부득이하게 구단 워크숍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코치진에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2012년 최악의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시즌 후 상무에 합격했다는 사실은 쾌재를 부르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적어도 이희근이 제대하는 2년 차 시즌에는 주전으로 많은 출장 기회를 얻으리라 전망한다. 박경완, 조인성의 많은 나이와 정상호의 부상경력을 고려할 때 기존 포수 자원 중 김민식은 SK의 차기 안방마님으로 가장 앞서있는 후보다.




백인식 RHP / 1987-11-19 우투우타 185cm 92kg

2009년 SK2군 7G 14.0이닝 9.64ERA 11삼진 10볼넷 0피홈런 2.29WHIP

2012년 SK2군 15G 94.2이닝 2.76ERA 62삼진 22볼넷 1피홈런 1.23WHIP

평점 : B-


FA 제도가 생기고 해외진출이 늘어나면서 뛰어난 고졸선수는 대학행보다 프로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나마도 2부리그라 할 수 있는 2년제 대학에 졸업한 선수라면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 2008년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순번에서 백인식을 지명한 것은 외형적인 조건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는 의미가 된다. 185cm의 좋은 체격과 사이드암으로 최고 140km 이상의 패스트볼은 그 자체로 스카우트에게 확신을 주는 요소다.


반면 2년제 대학의 특성상 성적에서 내세울 부분은 많지 않았다. 프로 데뷔시즌마저 부상으로 전열에 이탈해 2008~2009년 2군에서 단, 16.1이닝만을 던졌다. 결국, 백인식은 그 해 입대를 결정했고, 2012년 신고 선수로 팀에 복귀하게 된다.


백인식에게 전환점이 된 시기는 2012년으로 대부분 선발로 출장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30이닝이 넘는 투구를 했다. 7월 이후 7경기 45.0이닝 2.20ERA 9이닝당 2.8개의 사사구만을 내주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1군에 콜업 될 법도 했건만, SK 코치진은 다급한 상황에 있었기에 경기 경험이 적은 루키를 기용하는 모험 수는 두지 않았다.


작년 갑작스레 많은 피칭을 한 백인식은 어깨 통증으로 전훈에 참가하지 못하고,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복귀는 4월 이후라고 하니 전반기에 1군에 올라온다는 보장이 없다. 올해는 과하게 욕심을 부리기보다 건강을 유지하는 선에서 투구량을 늘려나갔으면 한다. 피칭경험만 쌓는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1군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선수다.




임치영 RHP / 1988-10-29 우투우타 180cm 80kg

고려대 통산 52G 171.1이닝 1.79ERA 164삼진 30볼넷 2피홈런 0.86WHIP

2012년 SK2군 13G 57.2이닝 5.31ERA 35삼진 23볼넷 1피홈런 1.44WHIP

2012년 SK1군 6G 10.1이닝 4.35ERA 8.04FIP 6삼진 6볼넷 3피홈런 1.45WHIP 

평점 : C+


임치영은 고교 시절부터 보기 드물게 꾸준한 피칭을 해왔던 사이드암 투수다. 이런 뛰어난 커리어에도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항상 2~3인자 역할에 머물렀던 탓도 있다. 성남서고에서는 김혁민과 이범준, 이천웅 등에 가려졌고, 고려대에서는 신정락, 윤명준이 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심지어 졸업반이 되어서는 부진하던 문승원의 활약으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뺏기고 자신은 부진에 빠졌다. 3년 동안의 성과가 무색하게 드래프트에서는 7라운드 무렵에 이르러서야 SK에 지명을 받게 된다.


낮은 지명 순위에도 임치영의 기량은 곧장 코치진의 눈에 띄었다. 최고 140km의 빠른 볼과 싱커, 커브 등의 조합, 비교적 안정된 커맨드는 임치영을 즉전급 투수로 보이게 만들었다.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후 시즌 초반 종종 선발로 기용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신인답게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0.1이닝 동안 무려 3개의 피홈런을 맞으며 힘에서도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2군에서도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FIP는 3점대 중반으로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좌충우돌 적응기를 보낸 임치영은 1군에서 뛰기에 모든 부분에서 아주 약간씩 모자란 인상이다. 허나 그 격차는 크지 않고,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이기에 팀에 빠르게 보탬이 될 여지가 있다. 작년처럼 무리하게 선발로 기용하지만 않는다면 즉전감 대졸 투수의 미덕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최민재 CF / 1994-01-08 우투양타 180cm 76kg

2011년 화순고 17G 76타석 .355AVG .452OBP .435SLG 0홈런 14도루 7삼진 8볼넷

2012년 화순고 17G 79타석 .328AVG .443OBP .516SLG 2홈런 21도루 8삼진 13볼넷

평점 : C+


2013 WBC 대회를 제외하고, 한국대표팀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남긴 성적은 훌륭하다. 여기에는 뛰는 야구를 강조한 한국 야구의 트렌드가 한몫했다. OPS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수비와 주루 측면에서 이용규, 이종욱 등이 보여준 팀 기여도는 파워히터들 못지않았다. 화순고의 최민재도 번개 같은 스피도를 무기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 고교 최고의 외야수 가운데 한 명이다.


최민재는 리드오프겸 중견수로 공수주에서 흠을 찾기 어려운 선수다. 2년 연속 3할이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했고, 준수한 어깨에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한다. 지난해 고교리그에서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 가운데 가장 볼넷과 도루 비율이 높은 선수이기도 하다. 게다가 기대하지 않은 홈런도 두 개나 터뜨렸다. 표본이 작아 큰 의미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은 꽤나 과소평가다. 


이만수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 팀 내 발이 가장 빠르다는 말로 최민재를 독려한 바 있는데 정식선수 명단에는 제외되었다. 아마도 손목 부상이 원인일 것이다. 고졸 야수인 만큼 급할 게 없는데 비교적 적응이 용이한 쌕색이 유형의 선수라 뜻밖의 빠른 적응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이경재 RHP / 1994-10-26 우투우타 184cm 85kg 

2011년 부산고 3G 4.1이닝 6.23ERA 4삼진 2볼넷 0피홈런 1.38WHIP

2012년 부산고 12G 35.1이닝 1.27ERA 34삼진 10볼넷 0피홈런 0.88WHIP

평점 : C+


최근 수년간 리그 최상위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SK는 낮은 순위의 드래프트 지명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대어급 선수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은데 스카우트는 숨은 진주 찾기로 전략을 세운 듯하다. 2011년 SK는 내야수에서 전향하지 얼마 되지 않은 경남고 서진용을 뽑는 모험 수를 감행했다. 그리고 작년 드래프트에서 다시 투수 경험이 적은 같은 지역의 명문고 투수를 1라운드 선수로 지명했다.


부산고의 이경재는 1학년 때까지는 졸업반 선배 문휘람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로 출장하곤 했다. 그러나 부산고 김민호 감독이 중학교에서부터 명성을 떨친 안중열을 중용하면서 투수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투수로 전향한 이경재는 강한 어깨를 무기로 최고 140km 중반 가량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려댔고,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며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이경재의 듬직한 체격은 이전에 뽑은 서진용이나 예전 LG의 신창호보다 믿음을 갖게 하지만, 둘이 갖는 약점을 모두 내포한다. 많은 이닝을 던져도 무리가 없을 메카닉인지 확인되지 않았고, 제구와 보조구질 모두 평균 이하다. SK의 선택이 옮았는지는 앞으로 좀 더 시간이 흐른 뒤 판단하도록 하자.




김경근 OF / 1988-09-26 우투우타 178cm 82kg

2011년 상무 34G 88타수 .330AVG .392OBP .489SLG 4홈런 5도루 17삼진 9사사구

2012년 상무 65G 167타수 .293AVG .351OBP .551SLG 10홈런 3도루 29삼진 13볼넷

평점 : C+


스포츠에 있어서 신체적인 불리함은 넘어설 수 있을까? 김경근은 178cm 82kg의 체격으로 프로 선수치고는 작은 사이즈다. 프로필만 보면 유격수나 중견수 혹은 교타자 유형의 포지션 플레이어가 떠오르지만, 사실 파워를 장점으로 하는 코너 외야수다. 김경근의 작은 체격은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상무 제대 후에야 10라운드 순번으로 SK의 지명을 받는다.


김경근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로 경동고 시절에는 쿠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의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포수를 유지할 만큼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었던 것 같고, 단국대에 입학해 외야로 포지션을 전향한다. 타격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한 후에는 공갈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는데 상무 입단한 후 괴력에 가까운 홈런포로 자신이 프로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언뜻 포수 출신으로 경찰청에서 제대한 삼성 최형우가 떠오르는데 그와 비교될만한 타자는 아니다. 대신 강견과 외야 수비는 김경근이 낫다.


여전히 김경근이 1군의 투수들을 상대로도 홈런 행진을 이어갈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더 큰 우려는 커리어 전체에서 3할을 기록한 시즌은 딱 한 번이라는 사실이다. 그래도 군문제를 해결한 88년생 강견 외야수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으며 SK 야수 유망주 중 전력에 가까운 몇 안 되는 선수임은 틀림없다.




박승욱 SS-2B / 1992-12-04 우투좌타 183cm 76kg

상원고 통산 46G 178타석 .308AVG .447OBP .459SLG 0홈런 23도루 23삼진 31볼넷

2012년 SK2군 44G 146타수 .226AVG .352OBP .301SLG 0홈런 13도루 39삼진 24볼넷

평점 : C+


2012드래프트에서는 신일고의 하주석과 휘문고의 박민우 2명의 준족 내야 자원이 1라운드에 지명되었다. SK가 3라운드에 지명한 박승욱 또한 운동능력이 뛰어난 준족의 유격수로 두 선수에 못지않은 성장 가능성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단지 유급경력이 있어 하주석 보다는 나이가 많고, 4할 타율에 도달하지 못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프로 무대에 데뷔한 박승욱은 같은 유급생 동기인 박민우, 구자욱 등의 선수보다 좋은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2할 초반의 낮은 타율을 기록했고, 팀 내 최정민이나 홍명찬 등과 경쟁하면서 경기에 나선 시간 자체가 적다. 그래도 고교 시절의 강점을 보였던 선구안이 프로에서도 미약하게나마 발휘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작년 수비에서는 유격수를 주포지션으로 2루와 3루를 겸업했다. 박승욱의 툴적인 면을 고려하면 뚜렷한 장애가 나타나기 전에는 유격수 포지션을 고정하는 게 더 권유할 만한 선택이다.




정진기 CF / 1992-10-10 우투좌타 183cm 80kg

2011년 SK2군 90G 235타석 .231AVG .293OBP .259SLG 0홈런 14도루 38삼진 8볼넷

2012년 SK2군 59G 215타수 .247AVG .315OBP .340SLG 3홈런 13도루 29삼진 20볼넷

평전 : C+


투수 중에 김태훈, 박종훈 등이 김성근 전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면 야수 중에 가장 많은 기삿거리를 제공한 유망주는 외야수 정진기다. 화순고를 졸업한 이 선수는 고교 시절 그리 뛰어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청소년 대표로 뽑혔고, 상위라운드에 지명됐다. 여기에는 박용택을 닮았다고 하는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 대한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2011년 처음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한 정진기는 코칭 스탭의 기대와 달리 1군 엔트리 경쟁에 탈락했다. 만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선수이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당시 정진기의 컨택과 선구안은 동 나이대에서 평균 이상이라고 할 수 없으며 강한 어깨에도 송구 능력은 물음표가 붙었다. 다행스럽게 두 번째 시즌을 마친 정진기는 느리게나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낮은 타율에도 삼진 비율은 크게 줄였고, 7월 중순 이후 3개의 홈런을 쳐냈다. 


정진기는 장기적으로는 2할 중후반의 타율, 10개 내외의 홈런, 30개가량의 도루를 달성할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최선의 가정으로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앞으로 1~2년 이내에 1군 자원으로 활용이 어렵다고 보면 올 시즌 후 상무나 경찰청 입단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 직하다.  




이명기 OF / 1987-12-16 좌투좌타 183Cm 84Kg

2009년 SK2군 54G 222타석 .313AVG .377OBP .406SLG 0홈런 17도루 26삼진 18볼넷

2010년 SK2군 63G 182타석 .351AVG .480SLG 2홈런 16도루 14삼진 28사사구

평점 : C


드래프트 하위라운드 선수가 프로에서 생존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선수는 1군 데뷔는커녕 1~2년 안에 구단을 나가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런 면에서 이명기는 특이한 케이스로 5년간 1군에서 14경기 23타석만을 들어섰음에도 제대 후 다시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이는 이명기가 연고지 인천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기량에 비해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라는 점이 크다. 고졸 출신으로 프로에 빠르게 적응했고, 입대 전 3년간 .333의 타율을 기록할 만큼 맞추는 재주가 있다. 발도 빨라 대주자로 활용이 높은 선수이다. 이런 장점에도 송구능력 부족 등 약한 수비력은 조직력과 빈틈없는 플레이를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에 맞지 않았고, 조동화와의 백업 경쟁을 이겨낼 수 없었다. 군 복무 2년간의 공백도 걱정거리다.


2013년은 이명기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외견상으로는 보다 공격적인 야구를 선호하는 이만수 감독이 조동화보다 6살 어린 이명기를 선호할 개연성이 있다. 전훈 1•2차 캠프에서 연거푸 MVP를 차지하는 등 타격감도 빠르게 올라온 상태다. 단타 유형의 타자에게 요구되는 선구안과 참을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이명기의 한계가 결정할 것이다.




김도현 OF-1B / 1992-10-23 우투우타 180cm 91kg

2011년 넥센2군 56G 142타석 .246AVG .352OBP .418SLG 4홈런 4도루 36삼진 17볼넷

2012년 SK2군 60G 166타수 .217AVG .330OBP .373SLG 5홈런 6도루 39삼진 25볼넷

평점 : C


김도현은 처음으로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KIA 백세웅과 함께 가장 어린 나이에 팀을 옮긴 선수다. 넥센으로서는 4500만원의 계약금을 지급한 선수를 1억을 주고 넘겼으니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김도현이 높은 점수를 받는 부분은 크지 않은 체격에도 슬러거로 분류될 만한 배팅 파워다. 진흥고 시절부터 작년까지 372타수 동안 11개의 홈런은 동 나이대에서는 보기 드문 수치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김도현의 크고 거친 스윙은 많은 삼진을 불러왔고, 2년 차 시즌에는 .217의 타율로 주저앉았다. 프로야구계에서 김도현 같은 우타빅뱃은 귀하지만,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형이기도 하다. 이 기간을 견뎌내지 못한 선수는 한때의 유망주로 야구계에서 잊혀지기도 하고, 타 팀으로 이적해 기량을 만개하는 경우도 있다. SK는 앞으로 4~5년을 기다리겠다는 각오로 인내심을 발휘해야만, 김도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건욱 RHP / 1986-09-16 우투우타 185cm 92kg

경찰청 35G 86.0이닝 4.92ERA 51삼진 36사사구 6피홈런 .275BAA

경찰청 15G 71.0이닝 5.58ERA 49삼진 31볼넷 7피홈런 .299BAA

평점 : C


여건욱의 아마시절 모습만 보면 프로에서의 부진이 잘 설명되지 않는다. 최고 140km 중반을 던지는 빠른 볼을 보유했고, 대학에서는 88.1이닝 동안 2점대 초중반의 방어율과 함께 16개의 볼넷만 내주는 짠물 투구를 했다. 고려대 시절 구위와 기록만 보자면 즉전감 유망주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았다. 


그런데 프로에 입단한 여건욱은 실제로 커맨드가 많이 떨어지는 선수로 드러났다. 고려대에서의 성적은 후배인 신정락과 윤명준, 임치영과 같은 선수들에 의해 보호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졸업반 고려대에서 여건욱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프로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던 여건욱에게 경찰청 입단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지난 2년간 5점대의 높은 평균자책점에도, FIP는 4점대 초반으로 낮았다. 선발 등판과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임을 고려하면 꽤 양호한 성적이다.


이번 전훈 과정에서 여건욱이 고려대 후배 문승원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문승원도 그렇지만 선발 도전은 그리 현실적인 목표치가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기보다 제구력에 더 힘쓰고, 빠른 볼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드는 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신정익 RHP / 1987-02-04 우투우타 192cm 95kg

2011년 SK2군 15G 34.2이닝 3.38ERA 15삼진 11볼넷 0피홈런 .310BAA

2012년 SK2군 35G 44.2이닝 2.22ERA 26삼진 10볼넷 1피홈런 .198BAA

평점 : C


신정익은 프로에 오기까지 무난하게 탄탄대로를 걸어온 선수는 아니다. 지금은 해체된 경주고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졸업한 후 국제디지털대학에 입학했다. 야구부는 1년 만에 해체하고 2005년 야구부를 창단한 한민대로 편입해 5년의 대학생활을 하게 됐다. 그나마도 부상이 있었는지 3학년이 되기 전까지 거의 출장하지 못했고, 대학 통산 27경기 64.0이닝 5.06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별 볼일 없는 아마 커리어에도 신정익이 프로에 입단할 수 있었던 비결은 192cm의 튼실한 하드웨어 덕이다. SK는 신정익의 발전 가능성에 점수를 줬고, 140km가 잘 나오지 않는 구속을 올리기 위해 팔 각도를 올리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고, 올해 다시 본래의 스리쿼터 폼으로 돌아간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FIP로 보자면 2점대의 평균자책점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눈에 띄는 활약임에는 변함없다. 비교적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는 성향의 투구도 칭찬해줄 만하다.


그렇다고 당장 신정익의 활약을 확신하기에는 꾸준함이 부족하다. 고교 시절 포함 공식경기 50이닝을 넘긴 적이 없을 정도로 보여준 게 적다. 올해 1군에서 추격조라도 경쟁하려면 우선 2군에서 작년과 같은 페이스를 이어간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만 한다.




SK는 최근 몇 년 2군을 통한 유망주의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빅 히트를 친 박희수나 임훈 등은 군에서 제대하고 온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다. 김광현 이후 최윤석 정도를 제외하면 최근 드래프트에서 1군에 안착한 선수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은 원인은 주전 선수들이 너무 뛰어나 자리가 나지 않아서 일 수도 있지만, 2군 환경의 문제도 있다. 


SK는 현재 쾌적함과 거리가 먼 송도 LNG 구장을 임대해 2군 연습장으로 쓰고 있다. 강화군에 자체 연습구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 발표된 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인프라 구축은 당장 팀의 전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선수층을 좌우하는 요소다. SK가 앞으로도 2군 환경 개선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21세기 강팀이라는 명성도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 - SK 와이번스,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