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3년 KIA 타이거즈 TOP 15 유망주

유망주 시리즈, 다섯 번째 팀은 KIA 타이거즈다. 유망주에 대한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박지훈이나, 홍재호, 이준호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한승혁 RHP / 1993-01-03 우투우타 185cm 88kg

덕수고 통산 21G 80.1이닝 1.46ERA 86삼진 29볼넷 0피홈런 1.10WHIP

2012년 KIA2군 21G 76.0이닝 2.84ERA 60삼진 55볼넷 0피홈런 1.50WHIP

2012년 KIA1군 7G 13.1이닝 7.43ERA 5.35FIP 8삼진 11볼넷 1피홈런 2.03WHIP

평점 : A-


2000년대 이후 최고의 야구 명문 고교라면 덕수고를 꼽을 수 있다. 류제국이 맹활약했던 2001년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총 10회의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서울권 최강의 면모를 다졌다. 그중에서도 2008년은 가장 재능이 넘치는 투수들이 모였는데 리그 NO.1 에이스 성영훈과 신입생 김진영과 한승혁이 입학하면서 초고교급 재능 3명이 함께 했다. 여기에 NC에 입단한 경희대 출신 손정욱까지 가히 고교 드림팀이라 할 만하다. 이들의 활약을 대변하는 대회가 대통령배인데 3년간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금자탑을 세웠다.


다만, 세 투수의 활동시기가 제각각이었기에 리그 지배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2009년에는 김진영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다음 해에는 한승혁이 팔꿈치 부상으로 같은 상황에 놓였다. 그나마 김진영은 졸업반 시기 건강을 회복해 컵스에 입단하게 됐고, 한승혁은 보라스와 해외 진출을 노리다 1라운드 마지막 순번에 이르러서야 KIA에 호명되는 결과가 됐다. 2011년 드래프트의 고졸 투수 층이 두텁다고 해도 한승혁은 유창식, 임찬규와 비견되는 재능임은 틀림없으니 KIA에는 횡재라 할 수 있다. 프로에 입단한 한승혁은 토미존 수술로 1년을 쉬었는데 어린 선수답게 재활이 수월하게 진행된 편이다.


배구선수 한장석씨의 유전자를 타고난 한승혁은 우수한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으로 다이나믹한 투구폼에서 최고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을 뿌린다. 하지만 흔들리는 제구력은 프로에서 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스플리터 계열의 변화구는 효과적이었으나, 주력구질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승혁은 KIA 투수진의 미래이지 현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변수는 신생팀 NC와 비교해도 큰 우위를 갖지 못하는 불안정한 KIA 불펜진의 상태다. 한승혁이 작년보다 발전을 이뤄낸다면 1군에서 추격조로 활용될지도 모른다. 딱히 대졸 투수 가운데 한승혁을 앞지를 전력감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팬들은 조직 내 NO.1 유망주를 보는 반가움을 느낌과 동시에 실망도 할 텐데 93년생 어린 투수임을 기억해야 한다. 한승혁이 1군에 살아남는다면 놀라운 일이고, 그렇지 못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더 나을 수도 있다.




전우엽 RHP / 1989-06-20 우투우타 182cm 84kg

2009년 KIA2군 23G 45.1이닝 4.96ERA 30삼진 26볼넷 2피홈런 45피안타

2010년 KIA2군  4G 19.0이닝 0.95ERA 15삼진 4사사구 0피홈런 11피안타 

2010년 KIA1군 12G 41.0이닝 5.71ERA 5.19FIP 37삼진 23볼넷 5피홈런 47피안타

평점 : B-


전우엽은 2008년 드래프트의 1차 지명 선수로 개명 전 이름 전태현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당시 광주 전남권 최고의 투수는 정찬헌이었지만, KIA 스카우트는 사이드스로 투수로 구위에서 메리트를 가지는 전우엽을 선택했다. 의외의 선택이었기에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첫 2년 상반된 성적표로 더욱 비난받는 픽이 됐다.


그럼 전우엽의 성장 속도가 실망스러웠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 난타당했던 2군 데뷔 후 2년 차부터 향상된 수치를 보였고, 2010년에는 스프링캠프부터 화제가 될 만큼 호조를 보였다. 팔각도는 스리쿼터에 가까울 만큼 올라갔는데 패스트볼 구속은 130km 후반에서 140 초중반으로 1군 경쟁력이 있다. 슬라이더와 싱커,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 구종이 다양하다. 제구력이 부족이 약점인데 어린 선수이기에 유망주로 가치를 잃을 정도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전우엽의 부상 경력이다. 2010년 6월 24일 피칭 후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당한 후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옆구리 투수 유형으로 유연하지 않은 몸은 부상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2월 제대하는 전우엽은 빠르게 1군에 합류하기보다 완벽하게 몸을 만들고, 자신의 투구폼에 더 익숙해지는 게 우선적인 과제다.




이홍구 C / 1990-12-11 우투우타 180cm 88kg

2011년 단국대 24G 81타석 .324AVG .432OBP .574SLG 1홈런 0도루 18삼진 9볼넷

2012년 단국대 18G 72타석 .271AVG .403OBP .576SLG 3홈런 0도루 12삼진 7볼넷

평점 : C+


두산, 롯데, SK 정도를 제외하면 어느 팀이나 포수 난에 시달린다. FA나 트레이드로 보강이 어렵다 보니 드래프트로 답을 찾곤 하는데 경험이 많은 대학 출신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2012 드래프트는 김민식, 조윤준 등 뛰어난 포수자원이 다수 배출된 특별한 해이고, 작년에는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는 포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그나마 딱 한 명, 단국대의 이홍구는 스카우트에게 주목받을 만한 활약을 했다.


그런데 2011년까지만 해도 이홍구를 포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1년 선배인 김태우에 밀려 대부분 지명 혹은 1루수로 출장했다. 장충고 시절에도 KIA에 한솥밥을 먹게 된 백용환이 졸업하고 나서야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훈련을 계속해왔다고 해도 경기경험 부족은 포수로서 큰 약점이다. 이홍구의 큰 몸집을 고려하면 시간이 흘러도 수비가 뛰어난 포수라는 평을 듣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대신, 대학 통산 234타석 동안 7개의 홈런을 때려낼 만큼 장타력은 대학 최상위 수준이다. 이홍구가 1군에 버틸만한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예상도 무리는 아니다. 


사실 LG가 지명했던 1라운더 조윤준도 부상 등으로 경기 경험이 많지는 않다. 이홍구도 유사한 유형의 선수이며 벌써 포수로서 한계를 논하기는 섣부르다. 단,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아마 시절처럼 백업으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2군에서 착실히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래야 수비는 물론 컨택 능력과 선구안 등 공격에서도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그렇게 3~4년을 투자한다면 하위 타순에서 간간이 한 방을 때려낼 주전 포수로의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박기철 RHP / 1991-08-19 우투우타 192cm 95kg

광주일고 통산 10G 18.1이닝 4.91ERA 17삼진 13볼넷 0피홈런 1.58WHIP

2011년 KIA2군 25G 70.2이닝 7.00ERA 36삼진 43볼넷 3피홈런 1.87WHIP

2012년 KIA2군 15G 45.2이닝 2.76ERA 30삼진 18볼넷 2피홈런 1.27WHIP

평점 : C+


KIA 스카우트 팀은 최근 몇 년간 일관된 전략을 가지고 드래프트에 임하는 듯하다. 성적과 기술보다는 체격과 구위가 좋은 선수를 선호했는데 박기철은 그 중 성공적인 지명이라 할 만한 선수다. 광주일고 시절 박기철은 유창식, 심동섭, 이정호 등에 밀려 공식 경기 겨우 18.1이닝만을 던졌다. 성적만 보면 미지명이 마땅하나 KIA 스카우트는 192cm의 큰 신장, 최고 140km가량을 마크하는 쓸만한 어깨를 믿고 7라운드 56번째로 박기철을 선택했다.


박기철을 그저 그런 하위라운드 선수에서 지켜볼 만한 유망주로 만든 비결은 투자에 있다고 하겠다. 투수층이 두텁지 않은 KIA는 고졸 1년 차 박기철에게 10회가 넘는 선발 등판과 70.2이닝을 부여했고, 2012년 그 성과가 나타났다. 박기철은 올해 9월 이후에만 7경기 15.0이닝 동안 2.40의 평균자책점 13개의 삼진으로 피치를 올렸다. 옥에 티라면 부상이 있었는지 시즌 중반 출장하지 않았고,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25이닝 4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다.


2013년 애리조나 전지훈련 명단에 박기철의 이름은 없었다. 2군도 중국으로 떠나긴 하지만, 코칭 스탭은 박기철을 당장 전력으로 포함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기철의 제구력, 보조구질, 빠른 볼의 위력 모두 아직 1군 레벨이라 할 만한 항목은 없다. 그래도 큰 보폭으로 평균에 다가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출장기회를 부여할 가치가 있는 선수다. 




이종환 OF-1B / 1986-05-08 좌투좌타 175Cm 90Kg

2011년 상무 92G 262타수 .271AVG .353OBP .351SLG 3홈런 0도루 31삼진 33사사구

2012년 상무 70G 145타수 .303AVG .379OBP .379SLG 0홈런 0도루 30삼진 20볼넷

2012년 KIA1군 6G 13타석 .385AVG .385OBP .769SLG 1홈런 0도루 3삼진 0볼넷

평점 : C+


지난해 KIA는 LCK포의 부상으로 심각한 중심타자 난을 겪었다. 구단은 삼성에서 조영훈을 영입하고 김주형에게 기회를 줬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못했다. 만약 이종환이 시즌 초부터 함께 했다면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더라도 상황이 조금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성장 한계선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1군 주전의 뒤를 받치는 역할로 이종환은 꽤 유용한 선수라 여겨진다.  


이종환은 아마에서 어느 정도 만들어진 선수다. 알루미늄 배트를 감안하더라도 북일고 시절 3할 타율과 6할 장타율은 훌륭한 성적이다. 3학년에는 6홈런을 몰아치며 김주형보다도 좋은 타격을 했는데 프로에 작은 신장 탓에 프로에 지명받지 못했다. 대학에서도 267타석 동안 .342의 타율을 기록했고, 역시 졸업반 시기 3개의 홈런을 몰아쳐 주가를 높였다.


프로에서 이종환은 데뷔 첫해 2군에서 6개의 홈런을 친 이후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상무에서 달라질 거라는 기대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현재는 주관절 부상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정체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적지 않은 나이와 수비, 주루 능력 부족은 선수 가치를 제한한다. 그럼에도 불구 KIA 2군 야수 가운데 이종환보다 나은 컨택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KIA가 올해 높은 곳을 지향한다면 이종환의 타격은 팀에 꼭 필요한 퍼즐이다.




임준섭 LHP / 1989-07-16 좌투좌타 181cm 88kg

2009년 경성대 18G 58.2이닝 2.61ERA 48삼진 15볼넷 0피홈런 1.04WHIP

2010년 경성대 10G 42.0이닝 2.14ERA 42삼진 15볼넷 0피홈런 1.19WHIP

2011년 경성대 19G 81.2이닝 2.76ERA 59삼진 52볼넷 0피홈런 1.42WHIP

평점 : C+


KIA 타이거즈의 좌투수 부재는 하루 이틀의 얘기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우투수 위주의 팀이기도 하려니와 양현종 부진과 심동섭 부상으로 더욱 좌투 라인이 빈약해 졌다. 올해 불펜에서도 박경태와 진해수만 믿기에는 불안정한데 유망주 자원 중 가장 1군에 가까운 선수는 경성대를 졸업한 임준섭으로 보인다.


개성고 시절 임준섭은 그리 뛰어난 피칭을 하지 못했다. 경성대 2학년 시기부터 기량이 급성장했는데 최고 140km에 근접하는 빠른 볼과 커브 조합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삼성에 입단한 임현준보다는 구위가 더 낫고, 대학수준에서는 보기 드문 활약을 펼친 게 사실이다. 3학년 때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후반기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리고 2011년 성적이 급격하게 하락했는데 충분히 재활을 끝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다 보니 벌어진 사단이 아닐까 한다


KIA에 입단한 임준섭은 곧바로 팔꿈치 수술을 했고, 지금은 재활을 끝마치고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겨우 부상에서 회복한 임준섭이 곧바로 1군에서 통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래도 2, 3학년 때 보인 모습은 LG 최성훈보다 낫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깜짝 활약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고영우 UTIL / 1990-01-08 우투양타 183cm 80kg

2011년 성균관대 29G 112타석 .315AVG .430OBP .371SLG 0홈런 10도루 16삼진 16볼넷

2012년 성균관대 20G 93타석 .284AVG .462OBP .284SLG 0홈런 10도루 16삼진 23볼넷

평점 : C+


각각의 능력만 보면 그리 유별나지 않음에도 감독에게 사랑받는 선수들이 있다. MLB의 마틴 프라도, 오마 인판테 등의 선수들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특기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더 과거로 가면 멜빈 모라, 숀 피긴스, 라이언 프릴 등이 대표적인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예다. 고영우도 이처럼 대학무대에서 팀 사정이 어려울 때마다 유격수, 2루수, 3루수 중견수를 오가며 팀에 크게 공헌하곤 했다.


대부분의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그렇듯 고영우는 빠른 발을 갖췄고, 유격수를 볼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수비 능력이 양호하다. 가장 적합한 포지션은 2루라고 말해지는데 윤완주보다는 멀티플레이어로 강점이 있다. 단점은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똑딱이 유형임에도 삼진이 과하게 많다. LG의 정주현이 떠오르는데 대학 통산 322타석 .252의 낮은 타율도 여기에 근거한다.


수비에서의 메리트가 있음에도 고영우가 올해 1군에서 활용될 정도인지는 의문스럽다. 팀이 고영우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들려고 하면 2군에서 적응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게 낫다. 고영우는 삼진 만큼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선수로 인내의 시간을 갖는다면 어느 자리에서든 일정한 생산력을 유지할 것이다. 




윤완주 IF / 1989-02-25 우투우타 178cm 77kg

경성대 통산 88G 345타석 .229AVG .324OBP .289SLG 1홈런 18도루 28삼진 33볼넷

2012년 KIA2군 12G 47타수 .255AVG .327OBP .340SLG 0홈런 7도루 7삼진 4볼넷

2012년 KIA1군 68G 101타석 .267AVG .327OBP .289SLG 0홈런 5도루 22삼진 6볼넷

평점 : C+


프로야구의 수준이 올라간 지금, 대졸 고졸을 막론하고 갓 입단한 신인이 1군 출장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적응이 필요한 야수는 더욱 시간이 걸리곤 한다. 그런 면에서 작년 10라운드 뒤에서 세 번째로 찝어낸 윤완주의 픽은 성공적이다. 입단 1년 차 신인 중 한화의 1라운더 하주석 다음으로 많은 경기(68G)에 출장하며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다.


타격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267의 타율에 .327의 출루율은 지난 3년간 이현곤이 기록한 타격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뛰는 야구에 적합하다는 점이 백업으로 홍재호나 이현곤보다 매력을 가지는 요소다. 수비는 경험이 많은 두 선수에 못 미치는 게 당연하지만, 내야 수비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왜 스프링캠프부터 코칭스탭이 윤완주를 선호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어린 선수는 2군에서부터 길러지는 방식이 이상적이지만, 모든 선수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윤완주는 대학 시절부터 맞추는 능력을 보였고, 작전수행능력이 좋아 백업으로 더 효율적인 선수다. 윤완주로서는 상무나 경찰청에 합격할 만큼 1군에서 경력을 쌓고 군 복무를 하며 제2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이경록 OF / 1989-01-18 우투우타 185cm 91kg

대불대 통산 33G 120타석 .311AVG .408OBP .524SLG 2홈런 6도루 23삼진 15볼넷

2011년 삼성2군 94G 322타석 .284AVG .368OBP .482SLG 8홈런 12도루 52삼진 28볼넷

2012년 KIA2군 45G 139타수 .252AVG .300OBP .432SLG 3홈런 0도루 33삼진 8볼넷

평점 : C


삼성은 최근 하위라운드에 김헌곤, 오정복, 문선엽 등 외야수를 지명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경록도 이에 해당하는 선수로 신체조건이 준수하고, 호타준족이라 할 만한 툴을 지니고 있다. 처음부터 야구를 잘 한 선수는 아니고 동산고 시절에는 활약이 미미했다. 이후 2년제 동강대에 입학 후 기량을 쌓았고, 대불대에 편입해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퓨처스리그까지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셈이다.


KIA는 삼성에서의 활약을 보고 2차 드래프트 2라운드에 이경록을 지명한다. KIA로 이적한 이경록은 허벅지 부상으로 5월 말이 돼서야 실전에 투입됐고,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삼성의 2군 타자들이 성적이 하락한 것처럼 장효조라는 탁월한 지도자의 부재 때문일 수도 있다. 허나 더 개연성 있는 설명은 선수 자체가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경록은 다소 투박한 인상처럼 공수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선수이며 대학 시절부터 볼넷 비율이 요동을 치곤 했다.


김주찬의 영입으로 KIA는 더는 외야 깊이가 얕은 팀이 아니다. 따라서 이경록도 급하게 활용될 이유가 없다. KIA의 2군 시설도 확충됐고, 한대화 감독이 영입되며 1군보다 육성에는 더 좋은 환경이 됐다. 더는 변명거리도 없기에 2013년 시즌이 끝난 후에는 이경록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 듯싶다.




황정립 IF / 1989-12-14 우투좌타 182cm 85kg

고려대 통산 76G 251타석 .264AVG .400OBP .376SLG 4홈런 8도루 55삼진 43볼넷

2012년 KIA2군 67G 200타수 .245AVG .356OBP .335SLG 1홈런 2도루 48삼진 32볼넷

2012년 KIA1군 18G 57타석 .149AVG .298OBP 213SLG 15삼진 10볼넷 15삼진 10볼넷

평점 : C


지난 시즌 말 KIA 팬들이 조영훈의 수비, 김주형의 선구안에 좌절할 때쯤 대졸 신인 한 명이 2군에서 부름을 받았다. 윤완주와 함께 스프링캠프에서 시선을 끌었던 황정립은 볼을 골라낼 줄 아는 인내심과 용기가 있고, 유격수 출신으로 1루 수비는 양호한 편이다. 결정적으로 데뷔 첫 타석 롯데와의 연장전에 동점 홈런을 때려내면서 경기를 보는 이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낸 루키에게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냉정하게 보면 팬들의 낮은 눈높이가 황정립을 좋게 보이게 하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 것일 수 있다. 대학 3학년 때부터 2할 초중반의 타율에 머물고 있으며 볼넷만큼 많은 삼진을 당한다. 1루수로 체격이 월등히 좋은 편은 아닌데 우투좌타로 파워에서 검증되지 못했다.


황정립의 미래가치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지금 상태로는 높은 평가를 할 근거가 빈약하다. 주전에 다가서려면 정교함과 파워 모두를 배양해야 한다. 선수의 발전을 위해서는 1군에 수비할 선수가 없어서 벤치를 달구는 기용을 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손동욱 LHP / 1989-08-06 좌투좌타 183cm 85kg

2011년 단국대 5G 6.1이닝 1.42ERA 6삼진 8볼넷 0피홈런 1.58WHIP

2012년 단국대 14G 53.2이닝 4.36ERA 39삼진 34볼넷 2피홈런 1.49WHIP

평점 : C


선동열 감독이 KIA에 부임하고 끊임없이 강조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좌투수 라인의 강화다. KIA 스카우트들은 감독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외국인 투수 영입에서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리고 논란의 2013년 드래프트에서도 세간의 예상을 벗어난 지명을 했기에 불안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KIA가 1라운드에 지명한 단국대의 손동욱은 듬직한 체격에 빠른 볼 최고 140km 중반까지 나온다고 하는 강한 어깨를 가진 선수다. 여기까지만 보면 1라운드에 어울리는 선수 같기도 하나 커리어가 너무 미약하다.

부천고 시절 약 40이닝 가까운 투구를 하는 동안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유급을 선택한 후 단국대에 가서도 신재영과 박지훈에 밀려 3학년 때까지 거의 출장이 없었다. 기존 한 학년 선배들의 졸업 후 2012년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됐는데 성적은 리그 평균에도 못 미친다. 손동욱은 장성호 트레이드의 대가로 논란에 중심에 섰던 한화 송창현보다 커맨드 면에서 나을 게 없다.


지난해 KIA가 지명한 박지훈도 대학 성적이 압도적이진 않았다고 하나 손동욱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박지훈은 대학 시절 누구 못지않게 많은 이닝을 소화했었다. 그렇다고 NC의 노성호처럼 패스트볼 구속이 프로타자를 압도하는 수준도 아니다. 손동욱은 KIA가 아래 순번에 지명한 대학 투수들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 단지 왼손으로 공을 던질 뿐이다.


물론, KIA가 지명한 덩치 트리오 손동욱, 이효상 고영창 가운데 향후 불펜의 중심 역할을 할 투수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시간이 필요하며 현시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




박준표 RHP / 1992-06-26 우투우타 181cm 80kg

2011년 동강대 11G 44.1이닝 1.42ERA 71삼진 13볼넷 0피홈런 0.88WHIP

2012년 동강대 6G 22.0이닝 1.23ERA 29삼진 9볼넷 0피홈런 1.23WHIP

평점 : C


손영민의 임의탈퇴 되고, 대졸 신인 홍성민이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롯데로 이적하면서 KIA의 옆구리 자원은 매우 협소해졌다. 유동훈을 지원해줄 새 얼굴이 절실한데 신고선수로 영입된 동국대 안우주와 함께 동강대의 박준표가 그 대상이 되는 선수다. 박준표는 드래프트에서 빼어난 성적을 낸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또 140km 전후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로 구위 역시 합격점이다.


주의할 점은 박준표가 뛰었던 리그 레벨이다. 2년제 동강대는 대학에서는 2부리그로 분류되는 팀이다. 박준표가 압도적인 성적을 보였다고 해도 공식 경기 기록이 너무 적고, 상대하는 타자들의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다행히 작년 KBO 총재기에서 박준표는 연세대와 동국대를 상대로도 닥터 K의 모습은 변함없었는데 어린 선수인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박준표는 신인지명 시점에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최근까지도 재활에 매진했다. 선 감독이 강조하는 바대로 팀 사정이 아무리 급하다 해도 건강이 우선이라는 점을 상기하도록 하자.




박효일 SS / 1990-04-18 우투우타 180cm 80kg

2011년 동의대 16G 66타석 .283AVG .441OBP .370SLG 0홈런 2도루 9삼진 6볼넷

2012년 동의대 18G 80타석 .250AVG .462OBP .304SLG 0홈런 1도루 11삼진 16볼넷

평점 : C


2012시즌 후 KIA는 정상교, 백세웅을 군에 보내고, 장지환을 신고선수로 전환하면서 고졸 유격수 자원의 교통정리를 단행했다. 또 기존 1군 백업이던 이현곤과도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재정적 유동성을 높였다. KIA가 이 같은 행보를 취한 배경에는 2013년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동의대 유격수 박효일의 지명이 컸다. 박효일은 고교 1학년 때부터 많은 경기에 출장해 경험이 풍부한 내야수다. 당장 1군 대수비 요원도 가능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한다는 평을 듣는다.


KIA 스카우트는 박효일의 수비뿐 아니라 파워에서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보는 듯하다. 선수 본인도 강정호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다. 그러나 아마에서 6년간 공식 경기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다. 그보다 장점은 타율대비 높은 출루율이다. 동의대 3, 4학년 4할 중반의 출루율은 많은 몸에 맞는 볼로 거품이 낀 수치지만, 볼넷 비율도 꽤 높은 편이다. 


선구안이 장점이라고 해도 2할 중반대의 타율은 불만이다. 박효일은 1군에서도 수비형 유격수로 한정될 확률이 더 높다. 장타력을 기르면 좋겠으나 무리한 웨이트로 수비 레인지를 상하게 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빠질 염려도 있다.




한성구 C / 1988-09-14 우투우타 185cm 85kg

2011년 KIA2군 66G 118타수 .254AVG .364SLG 1홈런 1도루 17삼진 16사사구

2012년 KIA2군 56G 135타수 .296AVG .315OBP .407SLG 1홈런 1도루 22삼진 5볼넷

2012년 KIA1군 17G 33타석 .367AVG .406OBP .500SLG 0홈런 0도루 7삼진 2볼넷

평점 : C


2012년 KIA 타이거즈 포수진은 어느 해보다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김상훈은 2년 연속 2할 타율에 실패했고, 주전 포수 차일목은 5년 만에 무홈런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 루키 한성구의 등장은 청량음료 같은 상쾌함을 느끼게 해줬다. 비록 적은 표본이지만, 2군에서부터 3할에 근접한 타율을 치고 올라와 1군에서 지명타자로 기용될 만큼 호쾌한 타격을 했다. 프로에서 지명받지 못한 후 신고 선수로 입단해 20kg을 빼고 2군 주전포수로 도약한 성실함도 한성구를 돋보이게 한다.


하지만 한성구의 활약이 장기간 이어지기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서울고에서도 홍익대에서도 한성구의 타격은 특별하지는 않았다. 삼성의 이지영처럼 높은 타율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출루능력은 떨어진다. 수비에서도 아직 좋은 평을 듣고 있지는 못하다. 2013년 2라운드에 지명된 이홍구나 경찰청에서 백용환과의 경쟁은 꽤 버겁다. 대체자원이 있기에 KIA의 코칭스탭은 작년보다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한성구를 바라볼 것이다. 




서용주 OF / 1990-06-30 우투우타 183cm 85kg

2011년 동의대 17G 70타석 .308AVG .455OBP .462SLG 0홈런 1도루 13삼진 9볼넷

2012년 동의대 23G 97타석 .342AVG .441OBP .494SLG 1홈런 2도루 21삼진 10볼넷

평점 : C


애리조나에 있었던 NC와의 연습경기에서 KIA 라인업에 낯선 이름이 포함됐다. 동의대를 졸업한 서용주는 신고선수로 KIA에 입단해 전지훈련에 포함되며 오프시즌 외야 경쟁을 뜨겁게 하고 있다. 서용주는 동의대에서 2학년 때부터 붙박이 외야수로 출장하며 3할 타율을 유지했다. 그러던 중 졸업반 무렵에 KBO 총재기를 시작으로 대통령기까지 31타수 1안타에 그치면서 프로에 지명받지 못했다. 드래프트가 9월부터 열린 경기에서는 37타석 동안 홈런 포함 5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불을 뿜기 시작, 그 기세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듯하다.


현재의 페이스가 아닌 대학 4년을 봤을 때 서용주를 대학 탑클래스 외야수라고 말하기 망설여진다. 교타자라고 말할 정도로 정교한 타격은 하지 못했고, 파워도 출중하지는 않다. 고종욱이나 윤정우 같은 소닉류의 선수와 거리가 멀어 프로에서는 중견수 포지션을 유지할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다만, 어린 선수인 만큼 가능성을 제한할 필요는 없고, 퓨처스리그에서라도 주전 외야수를 목표로 초심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면 성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

KIA 타이거즈는 9개 구단 가운데 롯데와 함께 가장 황폐해진 팜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승혁을 제외하면 확신할 만한 선수가 없으며 하위라운드에서 성과가 적어 전체적인 두께가 부족하다. 2013년에 입단한 신인이 대거 리스트에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 


2013년에 들어가면서 팀은 신고선수를 대폭 영입하며 3군 활성화를 꾀하며 팜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달라진 인프라만큼 부디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