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3년 두산 베어스 TOP 15 유망주

유망주 시리즈, 이번에 살펴볼 팀은 두산 베어스다. 유망주에 대한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허경민이나, 김강률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트위터


최재훈 C / 1989-08-27 우투좌타 178Cm 76Kg

2010년 경찰청 89G 274타석 .347AVG .554SLG 12홈런 3도루 36삼진 26사사구

2011년 경찰청 96G 337타석 .330AVG .407OBP .598SLG 16홈런 2도루 39삼진 32볼넷

2012년 두산1군 69G 104타석 .209AVG .270OBP .286SLG 1홈런 0도루 17삼진 4볼넷  

평점 : A


최재훈에게 NO.1 유망주라는 타이틀은 그리 달가운 호칭이 아니다. 삼성의 이지영처럼 2012년 150타수를 넘겨 팀 내 입지를 넓히는 게 나았다. 그러나 두산에는 양의지라는 세대를 선도하는 주전 포수가 자리 잡고 있었고, 2군에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음에도 104타석만을 부여받았다. 최재훈의 잘못이 없지는 않다. 적은 표본이지만 .209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다. 꾸준히 출장했다면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줬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이런 성적으로 양의지를 이겨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작년 성적만으로 최재훈이 물방망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최재훈은 고교통산 .309AVG .904OPS를 기록할 만큼 좋은 타자였고, 2008년 신고선수로 입단해 프로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청에 합격한 후에는 퓨처스리그를 초토화하는 타격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타자 친화적인 백제구장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원정에서도 352타석 동안 .316AVG .553SLG 15홈런을 기록했다. 최재훈은 양의지 만큼의 장타력은 없지만, 1군 주전 포수로 넘치는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최재훈의 진짜 강점은 타격보다 수비에 있다. SK의 정상호와 함께 가장 송구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데 2012년에는 백업으로 뛰면서 282.2이닝 동안 .432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수비형 포수로 선수 시절 6번, 감독으로 1번 일본시리즈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토 쓰토무 코치의 수제자가 됐다. 일본 방송에 알려졌다시피 이토 코치는 김진욱 감독과의 관계가 원할치 않았다고 한다. 그 적적함을 최재훈에게 풀은 듯한데 선수 개인에게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일지 모른다. 그래도 일본 레전드 포수의 집중 과외는 어떤 선수도 누리지 못한 큰 복이다.


보기 드문 공수겸장의 포수인 최재훈은 지난 3년간 대륙간컵, 야구월드컵, 아시아야구 선수권 등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대부분 주전으로 뛰었다. 한 팀의 백업으로 뛰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자원이다. 두산은 최재훈의 플레잉 타임을 늘려 선수 가치를 올려야 하고 어느 순간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를 하는 게 팀과 선수, 한국 야구를 위해 최선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성영훈 RHP / 1990-06-24 우투우타 180Cm 82Kg(?)

덕수고 통산 37G 135.0이닝 1.33ERA 166탈삼진 32볼넷 2피홈런 0.76WHIP

2009년 두산1군 10.2이닝 3.38ERA 7삼진 4볼넷 0피홈런 10피안타

2010년 두산2군 17.0이닝 9.00ERA 17삼진 16사사구 3피홈런 25피안타

2010년 두산1군 16.1이닝 4.96ERA 12삼진 4볼넷 0피홈런 19피안타

평점 : A-


최근 황금기로 흐르고 있는 한국 프로 야구는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때가 오고있다. 류현진이 미국에 진출했고, 곧이어 윤석민을 위시해 스타급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한다. 이 선수들을 대체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해야 하는데 그 후보 중 한 명이 두산 베어스의 성영훈이다. 성영훈은 아마시절 말 그대로 초고교급 투수였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고교수준에서는 수준급 제구력으로 만화에 나오는 에이스처럼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성영훈은 최근 드래프트 된 유망주들과 비교해도 특출난 면이 있다. 3학년 시절 성영훈의 삼진/볼넷 비율은 8.25로 유창식의 두 배가 넘는다. 윤형배도 그에 버금가지만, 주말리그의 특성을 고려하면 성영훈의 우위다. 결정적으로 국제대회의 실적이 크다. 세계 대회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한 두 선수와는 달리 성영훈은 2008년 에드먼턴에서 미국전 9K 완봉승을 선보이며 김광현에 이어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존재감만으로 보면 2007 드랩 이후 최고의 자원은 덕수고의 성영훈이다.


하지만 성영훈은 프로에 오자마자 좌절을 겪었다. 국제대회를 비롯한 아마에서 팔꿈치에 손상을 입었고, 2010년 토미존 수술을 받고 군에 입대했다. 그 사이 1군에서 팬들을 설레게 하는 피칭을 하기도 했지만 이름값에는 미치지 못한다. 성영훈은 공익 근무를 하며 재활을 병행했고, 작년부터 주말마다 이천 야구장에서 공을 잡기 시작했다. 아직 제대로 된 피칭을 할 몸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성영훈의 올 시즌 과제는 이른 복귀가 아니다. 2군에서라도 확실히 몸을 만들어 어느 순간 팀의 에이스나 마무리가 될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선수가 준비되기 전에 코칭 스탭이 미리 설레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변진수 RHP / 1993-04-01 우투우타 178cm 78kg

충암고 통산 30G 148.2이닝 2.18ERA 114삼진 37볼넷 2피홈런 1.02WHIP

2012년 두산 2군 31G 31.2이닝 1.71ERA 3.20FIP 18삼진 11볼넷 0피홈런 0.82WHIP

평점 : B+


승리의 맛을 아는 선수가 따로 있는 걸까? 황금사자기를 우승을 이끈 변진수가 프로에서도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6월 콜업 후 13번 등판할 동안 무자책 피칭을 했고, 이 기간 피안타는 단 하나뿐이다. 7월 말 연속 실점을 하고 잠시 1군에 말소되기도 했으나 복귀 후 31.2이닝 1.71ERA 3.20FIP로 화려하게 시즌을 마쳤다. 


변진수의 호성적은 작은 표본에 운이 작용했다고 해도 기본적인 구위가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변진수는 최고 140km초중반 평균 130km 후반의 위력적인 빠른 볼을 던지는 고속 사이드암 투수다. 심창민이나 한현희에 미치진 못하더라도, 1군에서 충분히 통할만한 구질이다. 육상선수 출신으로 뛰어난 운동능력을 보유한 변진수는 철완의 계투가 될 자질을 지녔다. 그렇다고 5연속 완투같은 혹사가 용인되서는 안되겠지만, 작년 팔꿈치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좋은 출발을 한 변진수에게 욕심을 낸다면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보조구질의 개발이다. 타자들에게 공이 익숙해지면 빠른 볼-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은 맞아 나갈 확률이 높다. 변진수가 평범한 승리조 불펜에서 조금 더 특별해지려면 싱커나 서클 체인지업을 편안하게 구사할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 단, 어린 투수이므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면 된다.




김인태 OF / 1994-07-03 좌투좌타 179cm 75kg

2011년 북일고 27G 118타석 .308AVG .462OBP .462SLG 1홈런 10도루 7삼진 23볼넷

2012년 북일고 26G 117타석 .406AVG .513OBP .688SLG 3홈런 15도루 10삼진 18볼넷

평점 : B+


선수를 평가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표본의 문제. 2군에서 4할 타율을 달성했다고 해도 100타수 남짓이면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래서 타석수가 적은 고졸 타자는 스카우트하기 가장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 두산이 김인태를 1라운드에 뽑은 이유는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압도적인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북일고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출장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3학년 국제대회에서도 또래보다 한 수 위의 타격 솜씨를 뽐냈다.


김인태가 타격만으로 인정받은 선수는 아니다. 중학 시절 우수한 기량으로 북일고에 스카우트됐는데 고3이 되기 전까지 140km 이상을 뿌리는 좌투수로 더 유명했다. 또 발도 빨라 강견의 외야수로 좋은 수비를 펼칠 잠재력이 있다. 180cm가 안 되는 신장이 아쉬운데 좋은 컨택능력을 바탕으로 고교통산 4개의 홈런을 쳤다. 잠실에서 홈런을 뻥뻥 때려내긴 어렵더라도 손아섭과 같은 갭히터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김인태는 안치홍 이후 최고의 고졸 타자라 할 만하다. 그러나 안치홍처럼 곧바로 1군에 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수비에서 경험도 그렇거니와 두산의 외야는 2009년 KIA의 2루처럼 무주공산이 아니다. 2군에서 좀 더 경험을 쌓는다면 몇 년 후 무난하게 1군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이다.




박건우 OF / 1990-09-08 우투우타 184Cm 80Kg

2011년 경찰청 89G 269타석 .329AVG .383OBP .561SLG 10홈런 19도루 28삼진 20볼넷

2012년 경찰청 80G 217타수 .253AVG .333OBP .359SLG 2홈런 12도루 38삼진 25볼넷

평점 : B+


유망주 천국 두산 베어스에서도 가장 성장 한계선이 높은 이는? 몇 년 전부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박건우였다. 박건우는 야수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두산에서 상위그룹에 위치할 정도로 빠른 발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지구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에 따른 수비 범위도 넓고, 송구 능력도 향상되었다. 타격에서는 컨택 능력이 나쁘지 않고, 184cm의 신장에 우투우타로 두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장타력도 지니고 있다. 외모나 툴에서 전준우의 매끄러운 버전을 상상하게끔 한다.


아마시절부터 박건우는 두각을 나타냈는데 서울고에서는 1번과 4번을 오가며 안치홍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2009년 세계청소년대회에서는 4대 유격수라 불리는 으리으리한 내야수들, 절친 라이벌 정수빈과 함께 주전으로 기용됐고, .375의 타율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프로에서도 박건우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2009년 2군에서.286AVG .380OBP .447SLG 7홈런을 기록하는 등 고졸 1년 차 야수로는 보기 드문 활약을 했다. 

부상으로 1년을 쉰 박건우는 경찰청에 입대했고,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장타를 뿜어냈다. 보는 시각에 따라 1군에서 많은 경험이 있는 민병헌보다 낫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2012년은 박건우를 처음으로 의심하게 만든 시즌이었다. 초반 4월에는 .417의 타율로 치고 나갔으나 5월 1할 중반으로 극도의 슬럼프를 겪었다. NC 나성범의 홈런 행진이 신경 쓰였던 탓일까? 박건우의 방망이는 계속 헛돌았고, 8월 중순이 될 때까지 무홈런에 머물렀다. 시즌 끄트머리에 겨우 페이스를 되찾기는 했으나 굴욕적이라고 할 만큼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두산의 외야는 퐁당퐁당 기복을 보이는 선수가 곧바로 1군에 주전이 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박건우는 적어도 첫 한 달은 2군에서 시작할 확률이 높다. 일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게 우선이다. 2013년의 다크호스가 되느냐는 그 후에 판단할 수 있다. 




김재환 1B-DH / 1988-09-22 우투좌타 183Cm 90Kg

2010년 상무 101G 439타석 .316AVG .574SLG 21홈런 1도루 60삼진 42사사구

2011년 두산2군 40G 156타석 .284AVG .372OBP .582SLG 9홈런 2도루 27삼진 19볼넷

2012년 두산2군 53G 174타수 .299AVG .396OBP .374SLG 2홈런 3도루 23삼진 29볼넷

2012년 두산1군 13G 43타석 .128AVG .209OBP .231SLG 1롬런 0도루 9삼진 4볼넷 

평점 : B


현재 두산의 지명, 1루 포지션은 포화 상태에 있다. 기존 김동주, 윤석민 라인에 넥센에서 오재일이 트레이드됐고, 최준석도 어느 시점에 무릎 부상에서 돌아올 수 있다. 오재원이나 고영민, 이원석 등 코너 내야 자원을 생각하면 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롯데에서 4년간 붙박이 지명타자로 뛰었던 홍성흔이 추가된다. 그리고 제2의 홍성흔이라 불렸던 김재환이 1루와 외야를 겸업하며 포지션을 변경했다.


김재환이 다른 선수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을까? 88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이 메리트다. FA 서비스 타임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저렴하고 미래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뜻이다. 오재일도 똑같지 않느냐고 하면 차이점이 있다. 김재환이 2살 더 어린 나이에도 2군에서 더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오재일이 874타수 .286AVG .476SLG 36홈런, 김재환은 1132타수 .309AVG .528SLG 52홈런을 기록 중이다. 3년으로 한정하면 김재환이 장타율만 1할 이상이 앞선다. 100타수 남짓의 표본보다는 근거로 훨씬 적합하다.


단, 김재환에게는 커다란 약점이 있다. 2011년 10월 야구 월드컵 대표로 선발돼 받은 도핑검사에서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을 판정받은 전례다. 공교롭게도 2012년 김재환은 1,2군을 통틀어 단 3홈런에 그칠 정도로 장타력이 급감했다. 현실적으로 올해 김재환은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2군에서 되도록 많은 경기에 출장해 일말의 의심을 지워야 한다. 김재환의 장타력이 살아난다면 어떻게든 길이 열리지 않을까?




윤명준 RHP / 1989-06-18 우투우타 178cm 78kg

고려대 통산 50G 193.1이닝 1.77ERA 218삼진 25볼넷 3피홈런 0.89WHIP 

2012년 두산2군 11G 26.2이닝 2.36ERA 16삼진 6볼넷 0피홈런 1.13WHIP

2012년 두산1군 3G 1.1이닝 20.25ERA 9.85FIP 0삼진 3볼넷 0피홈런 6.00WHIP

평점 : B


2012 드래프트에서 두산으로부터 1라운드에 호명된 윤명준은 작년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2011년 11월 미야자키 교육리그 이후 발목수술을 받았고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4월 말 2군 경기 등판 후 1군에 승격했는데 3경기 동안 단 하나의 삼진도 잡지 못한 채 프로의 쓴맛을 봐야 했다. 게다가 2군에서는 안면을 강타당하는 부상으로 6월 조기 시즌 아웃 됐다. 정말이지 최악의 데뷔 시즌이라 할 만하다.


그럼 올해는 작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대학 무대에서의 피칭을 상기하면 긍정적인 답변이 나온다. 윤명준은 고려대 4년 동안 꾸준히 출장하며 통산 1.7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2학년 때부터는 9이닝당 1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았고 2경기에 한 개꼴로 볼넷을 억제했다. 이닝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최근 대학 투수 중 가장 완벽한 기록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1군에서 난타당하긴 했어도 작년 2군에서만큼은 짧게나마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윤명준의 커맨드가 1군에서도 평균 이상이라고 해도,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파워를 더 배양해야 한다. 작년 부상으로 더 구위가 떨어졌겠지만 원래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빠른 볼 구속이 평균 140km에서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라면 미국으로 치면 전형적인 AAAA급 선수가 될 우려도 없지는 않다. 다행히 올해는 빠른 시기에 전지훈련 명단에 합류했다. 준비가 잘 된다면 즉시 전력감 선수라는 평가답게 1군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규영 RHP / 1988-04-12 우투우타 185cm 85kg

2011년 두산2군 25G 71.1이닝 5.30ERA 42삼진 34사사구 6피홈런 86피안타

2012년 두산2군 19G 60.2이닝 2.82ERA 34삼진 26볼넷 0피홈런 57피안타

2012년 두산1군 10G 13.2이닝 3.95ERA 6삼진 6볼넷 0피홈런 15피안타

평점 : B-


2011년 드래프트는 유창식, 임찬규, 심창민, 한승혁 등 고졸 투수들이 힘을 낸 해다. 그 와중에 윤지웅과 김명성이 상위라운드에 지명됐고, 하위 라운드에 흑 속의 진주 같은 대졸 투수가 추가로 발견됐다. 2011년 넥센의 언더핸드 김대우가 혜성같이 등장했고, 두산의 안규영이 두 번째 후보다. 김대우와 안규영은 대학 4학년이 되서야 갑작스레 떠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꼼꼼한 스카우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안규영은 김대우처럼 닥터K는 아니지만, 185cm의 신장에서 오버핸드 투구폼으로 최고 140km 중반 이상 평균 140km 초반의 빠른 볼을 뿌린다. 지금 구속만으로도 1군 우투수 평균보다 빠르고, 나이를 고려하면 더 향상될 여지가 있다. 또 대학 시절부터 피해 가기보다 비교적 정면 승부하는 피칭 스타일도 장점이다. 작년 74.1이닝 동안 무피홈런을 기록한 것에도 나타나듯 묵직한 파워만큼은 일류라고 해도 좋다.


다만, 당장 활약을 기대하기는 제구력이 떨어지고, 타자를 쉽게 상대할 보조구질도 취약하다. 고교와 대학에서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았던 안규영은 경험을 쌓아서 피칭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많은 선발 기회를 받을 필요도 있다.




류지혁 SS / 1994-01-13 우투좌타 181cm 75kg

충암고 통산 41G 166타석 .226AVG .393OBP.306SLG 0홈런 12도루 19삼진 26볼넷

2012년 두산2군 77G 213타수 .272AVG .343OBP .380SLG 1홈런 11도루 32삼진 15볼넷  

평점 : B-


두산이 최근 드래프트에서 홍상삼, 변진수 등 충암고의 선수를 지명해 재미를 보고 있다. 류지혁도 여기에 추가될 선수로 2012년 고졸 야수로 매우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고교 시절 류지혁은 아주 빼어난 타격 기록을 보여준 선수는 아니었다. 저학년 때는 물론이고 졸업반 때에도 전반기까지 2할 언저리의 타율에 머물렀다. 이런 부진은 손목 부상의 영향이었다고 하는데 청룡기 16타수 6안타를 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 삼진 볼넷 비율만은 2학년 때부터 양호한 수치를 보인 점이 크게 플러스 되는 요소다.


두산 스카우트들이 류지혁을 4라운드에 뽑은 이유는 타격 능력 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류지혁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에 기본기가 좋아 고교 무대에서 탑 레벨의 내야 수비수였다. 유격수뿐 아니라 2루와 3루 수비도 능해 1군에서 활용되기에 더 유용하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타격마저 받쳐주면 가치가 급상승한다. 류지혁은 아주 특출난 성적은 아니지만, 자신보다 높은 순번에 뽑힌 하주석, 박민우, 구자욱 등의 선수들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다. 


류지혁에게 더 기쁜 소식은 경찰청에 합격한 일이다. 94년 1월생으로 만 18세의 나이로 경찰청 입대는 매우 이례적이다. 아직 타격기술이 부족한 류지혁에게는 타자 친화적인 경찰청에서 뛰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류지혁이 워낙 어린 선수이기에 변수가 많지만, 탑 유망주로 가는 길목에 첫발을 디뎠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우성 OF / 1994-07-17 우투우타 181cm 89kg

2010년 대전고 15G 64타석 .278AVG .381OBP .389SLG 1홈런 8도루 10삼진 9볼넷

2011년 대전고 15G 59타석 .431AVG .458OBP .647SLG 0홈런 2도루 6삼진 3볼넷

2012년 대전고 23G 101타석 .386AVG .490OBP .614SLG 3홈런 12도루 13삼진 14볼넷

평점 : B-


대전고의 이우성은 김인태 못지않게 아마에서 임팩트를 남긴 외야수다. 역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출장하며 기록을 쌓았고, 2년 연속 국가대표로 출장할 만큼 전국구로 명성을 떨쳤다. 커다란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자 이면서도 정교함을 겸비해 2라운드에 지명되기 부족함이 없는 선수다.


이우성은 타격 능력만 있는 미련 곰탱이가 아니다. 큰 체격과 다르게 팀 사정에 따라 중견수와 포수 포지션을 볼 정도로 주력이 있고 야구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다. 프로에서는 코너 외야수로 고정되겠지만, 준수한 수비력은 이우성의 가치를 키워줄 수 있다.


아마에서 날고기던 이우성도 프로에서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장거리 타자로 분류되는 고졸 야수는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형이다. 두산은 이우성을 김동주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김동주가 대학에서 보낸 시간만큼은 과정을 지켜봐야 하지 않나 싶다.




유희관 LHP / 1986-06-01 좌투좌타 178cm 78kg

2010년 두산2군 34G 73.2이닝 5.13ERA 58삼진 11사사구 8피홈런 91피안타

2011년 상무 22G 101.0이닝 3.65ERA 69삼진 22볼넷 8피홈런 1.37WHIP

2012년 상무 21G 124.0이닝 2.40ERA 80삼진 21볼넷 9피홈런 1.20WHIP

평점 : B-


유희관은 운동선수로서만 본다면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180cm가 되지 않는 투수로는 작은 신장, 좌투수라고 해도 140km와는 거리가 먼 패스트볼 구속은 타자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런 선수가 프로에 지명되려면 정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유희관은 대학 시절 뛰어난 제구력과 과감한 승부로 타자들을 좀처럼 걸어보내지 않았고,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으로 두산 스카우트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유희관의 스킬과 과감한 몸쪽 승부는 2군에서 까지만 통했다. 데뷔 첫해 2군에서 69이닝 동안 2.8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130km 초반을 던지는 투수에게 1군 기회는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2년 차에는 피홈런이 크게 늘면서 2군 성적도 떨어졌다. 상무 입대는 그런 유희관에게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년간 선발 투수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에는 완봉승 2번, 완투승 1번을 기록하는 등 2군을 마스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는 1군이 유희관의 시험무대다. 성공 여부와 별개로 구위와 경기운영능력은 입대 전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유희관이 사이드스로 김창훈이나 파이어볼러 이혜천보다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는 못하더라도 좌완이 부족한 두산에서는 충분히 시험해 볼 만한 투수다.




양현 RHP / 1992-08-23 우투우타 188cm 82kg

2011년 두산2군 26G 28.0이닝 3.54ERA 18삼진 6사사구 2피홈런 33피안타

2012년 두산2군 24G 50.1이닝 2.86ERA 32삼진 16볼넷 2피홈런 50피안타

평점 : C+


운동선수에게 혈통은 꽤 중요하다. 노력 이상으로 재능이 좌우하는 게 스포츠이다 보니 형제가 프로에서 활약하는 예가 적지 않다. 두산의 양현도 그 중 한 명이 될 수 있을까? 잘 알려졌다시피 양현은 양훈의 친동생이다. 188cm의 좋은 신장까지 형을 닮았는데 피칭 유형은 전혀 다른 잠수함 투수다.


대전고 시절 양현은 삐쩍 마른 체격에 언더핸드 투수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기록만 보면 상위라운드에 지명될 만한데 구속이 워낙 떨어져 10라운드 73번째 순번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에 지명된 양현은 체중이 10kg가량 늘었고 팔각도도 살짝 올리면서 스피드가 조금 올랐다고 한다. 이런 변화는 양현에게 좋은 영향을 준 듯싶고, 2군에서 호투 후 1군 선발 기회를 얻기도 했다.


2012년 양현은 2군에서 더 나은 피칭을 했다. 여전히 구속은 130km를 넘기기 어려워도 언더핸드 투수에게는 무브먼트가 더 중요하다. 양현의 성장 속도와 신체조건 등을 고려하면 형의 존재가 아니라도 지켜보고 싶게 하는 투수다.




김강 1B / 1988-10-16 좌투좌타 188Cm 89Kg 

2010년 한화2군 85G 368타석 .276AVG .471SLG 14홈런 14도루 60삼진 51사사구 

2011년 한화2군 83G 316타석 .259AVG .371OBP .407SLG 9홈런 3도루 49삼진 39볼넷

2012년 상무 72G 215타수 .270AVG .361OBP .377SLG 4홈런 1도루 39삼진 27볼넷

평점 : C+


좀처럼 알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유망주. 김강을 표현하는 문구다. 김강은 광주일고 시절부터 주목받은 슬러거 유망주로 188cm 89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프로에서 시간이 오래 걸릴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정체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 2007년 데뷔 후 .280이상의 타율은 한 시즌도 없으며 2010년 반짝 14홈런을 친 이후 장타율이 계속 하락 중이다. 


지난해 상무 입대가 계기가 되리란 기대도 허탕이었다. 4월 한달 .324의 타율 1홈런으로 산뜻한 출발을 한 후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마지막 7월부터 장타 없이 .161의 저조한 타율로 시즌을 끝마쳤다. 김강은 여전히 나이가 어린 편이지만, 상무에서 제대하는 올해마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저 그런 유망주로 전락하게 될지 모른다. 두산의 선수 뎁스를 볼 때 KIA 김주형만큼의 기회도 받기 어렵다. 2013년 새해에는 김강이 2년 전 보여줬던 반전 이상을 만들어 냈으면 한다.


 


오현택 RHP / 1985-07-17 우투우타 180cm 74kg

2011년 상무 28G 132.2이닝 3.12ERA 100삼진 36사사구 5피홈런 137피안타

2012년 상무 21G 129.2이닝 3.75ERA 86삼진 28볼넷 10피홈런 121피안타

평점 : C+


85년생이라는 나이는 프로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다. 올해 외국인 투수들의 평균 나이가 84년생 정도니 유망주로 부르기에는 확실히 어색하다. 유희관도 이제 1군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잠수함 투수인 오현택은 상무에서 선발로 많은 경기에 출장하면서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는 평을 듣는다. 빠른 볼 구속이 최고 140km를 넘나들 만큼 향상됐고, 볼넷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오현택의 성장은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3점대의 평균자책점은 물론 FIP로 계산해도 유사한 수치가 나온다. 작년보다 피홈런이 늘긴 했지만, 1군 투수들과 경쟁할 정도는 된다. 


오현택은 입대 전 1군에서 적은 이닝이지만 4점대 FIP로 그럭저럭 양호한 피칭을 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잠수함 투수치고 피홈런이 너무 많았다. 오현택이 허용한 6개의 피홈런 중 5개는 좌타자를 상대로 한 피칭이었다. 만약 상무에서 익힌 싱커가 위력적인 구종이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 최다이닝 선수로 단련한 만큼 대기만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정진호 OF / 1988-10-02 우투좌타 185cm 78kg

2011년 두산2군 30G 102타수 .255AVG .324SLG 0홈런 6도루 16삼진 14사사구

2012년 두산2군 51G 170타수 .324AVG .400OBP .394SLG 0홈런 16도루 17삼진 22볼넷

2012년 두산1군 46G 84타석 .227AVG .289OBP .253SLG 0홈런 8도루 13삼진 6볼넷

평점 : C+


2011년 드래프트에서는 대학 야수 가운데 3명의 준수한 외야수가 있었다. 매년 기량이 상승하며 주가를 올리던 한양대의 고종욱, 파워까지 겸비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인 원광대의 윤정우, 마지막으로 셋 중 선구안이 가장 좋았던 중앙대의 정진호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아직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지만 각자 특성을 유지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정진호는 이성열의 넥센행이 기회가 됐다. 두산은 갑작스러운 트레이드로 외야수가 부족했고, 정수빈마저 부상당하자 선발로 꽤 많은 출장을 할 수 있었다. 8월 한 달간 25타수 7안타를 기록하며 제 몫을 했고, 얼마 안 되는 기회 속에 8개의 도루로 빠른 발을 과시했다. 


정진호는 파워가 부족하고 어깨가 강하지 않아 두산의 다른 외야수들과 비교하면 화려함이 부족하다. 그래도 중견수 수비가 가능하고, 그럭저럭 출루를 해주는 리드오프 유망주로 가치가 있다. 꼭 두산에서 주전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지금처럼 성장세를 보인다면, 1군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기회를 받을 만한 선수다. 



화수분 야구는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산은 어떤 팀과도 비교를 거부할 만큼 최강 팜의 면모를 과시했다. 최주환이나 허경민 등 탑 유망주들이 이 리스트에서 빠졌음에도 변진수, 안규영, 류지혁 등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드래프트도 매우 만족스럽다. 다만, 잘 키운 유망주들이 1군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는다. 교통정리가 원활하게 되고 있지 않아서 팀이 유망주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양새랄까? 두산은 이제 육성이 아니라 활용으로 포인트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