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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3년 넥센 히어로즈 TOP 15 유망주

이번 포스팅에서 다룰 팀은 신인왕을 배출한 넥센 히어로즈다. 유망주에 대한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한현희이나, 서건창, 장효훈, 장영석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김대우 RHP / 1988-11-21 우투우타 183cm 87kg

홍익대 통산 35G 91.2이닝 3.66ERA 72삼진 32볼넷 2피홈런 1.30WHIP

2011년 넥센2군 25G 45.2이닝 3.35ERA 63삼진 16볼넷 0피홈런 1.18WHIP    

2011년 넥센1군 24G 27.0이닝 6.00ERA 3.56FIP 28삼진 19볼넷 0피홈런 1.67WHIP

2012년 상무 48G 53.1이닝 1.86ERA 60삼진 21볼넷 0피홈런 1.07WHIP

평점 : A-


현 퓨처스리그에서 우타자를 상대로 가장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는 넥센의 김대우다. 이는 1군으로 범위를 넓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대현 보다 낮은 타점의 정통 언더핸드 투구폼에서 최고 140km를 웃도는 빠른 볼을 던진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처럼 독특한 투수는 보기 어렵다. 마치 메이저리그의 김병현처럼 2011년 김대우는 프로야구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김대우의 등장이 더욱 극적이었던 배경에는 그전까지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라는 점에 있다. 서울고 3학년 무렵이 돼서야 투수전향이 이루어졌고, 대학 3학년까지 공식경기에서 10이닝만을 투구했다. 드래프트를 앞둔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했기에 9라운드 67번째 순번에 이르러서야 지명될 수 있었다. 넥센 스카우트의 혜안으로 프로에 입단한 후 정명원이라는 뛰어난 지도자와 만나면서 김대우는 1년 사이에 대학의 무명선수에서 퓨처스리그 최고의 구원 유망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좌완 윤지웅과 언더스로 김대우라는 최고의 대학 투수 자원을 건져낸 넥센은 웬일인지 두 선수를 모두 상무에 입대시킨다. 그 탓에 윤지웅을 LG에 흘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수에게 이로운 일이다. 김대우는 상무에서 최고의 중간계투로 활약하며 볼넷 수치를 줄여나갔고, 아시아선수권에서 선발되어 보다 안정된 피칭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김대우는 현재 모습만으로도 1군 경쟁력이 있는데 마무리 역할을 수행하려면 제구력과 보조구질을 모두 다듬어야 한다. 2011년에는 좌타자를 상대로 1.048의 피OPS를 기록할 만큼 변변한 변화구가 없었다. 현재의 모습이 부족하더라도 상무에서 제대하기까지 1년이 남았다. 넥센에는 최고의 옆구리 전문가 이강철 코치와 멘토로 여길 김병현이 있기에 김대우의 앞날은 매우 밝아 보인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rhian2 (리안님 블로그)


김정훈 RHP / 1991-10-02 우투우타 185cm 85kg   

2010년 넥센2군 14G 78.0이닝 3.92ERA 66삼진 69사사구 3피홈런 57피안타

2012년 넥센1군 6G 7.2이닝 9.39ERA 5.63FIP 5삼진 4볼넷 1피홈런 1.83WHIP 

2012년 넥센2군 23G 37.0이닝 3.16ERA 25삼진 12볼넷 1피홈런 1.08WHIP

2012년 넥센1군 6G 10.0이닝 3.60ERA 4.50FIP 7삼진 5볼넷 1피홈런 1.50WHIP 

평점 : B+


좋은 체격과 14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 프로 스카우트들이 아마 선수를 평가할 때 가장 우선으로 하는 사항이다. 여기에 꾸준한 성적이 뒷받침되고 유연한 몸과 무난한 메카닉을 보유했다면 특급 선수로 드래프트에 상위 지명되곤 한다. 넥센이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로 선택한 김정훈은 전자의 조건을 고르게 충족하는 선수였고, 당해 년도 드래프트풀이 협소했던 까닭에 전체 두 번째로 호명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렇다고 김정훈이 진흥고 시절 보여준 성적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타 고교의 에이스들과 비교해도 매우 훌륭한 성적이다. 단, 허리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됐다. 프로에서 이런 우려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김정훈은 입단 첫해 최고 140km 후반대를 마크하며 구위와 성적은 나름대로 합격점을 받았으나 7월 이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다음 해 5월 팔꿈치 수술을 했고, 2011년은 재활로만 시간을 보내게 됐다.


2012년 시즌에 앞서 김정훈은 정민태 코치와 투구폼을 교정함과 동시에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투구수를 관리했다. 덕분에 작년 적은 이닝이라 할지라도 1년 차보다 나은 성적을 보여줬고, 어깨 상태도 점차 회복할 수 있었다.


1년의 공백에도 김정훈은 동나이대에서 빠른 성장을 보여주는 선수다. 작년 시즌 후 상무에 합격한 점도 가치를 올려주는 요소다. 김정훈이 군에서 복무하는 2년간 건강하게 자신의 구질을 단련해나간다면 우완 정통파 투수로 팀의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C / 1990-04-07 우투우타 178cm 82kg

2011년 상무 28G 49타수 .163AVG .226OBP .204SLG 0홈런 0도루 13삼진 4사사구

2012년 상무 75G 215타수 .326AVG .424OBP .493SLG 9홈런 2도루 33삼진 28볼넷

평점 : B


2012년 한 해 넥센은 히트 상품이 많이 탄생했다. LG에서 트레이드해 온 박병호가 31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신고선수로 영입한 서건창이 신인왕과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안았다. 고졸 루키 한현희의 무난한 1군 정착도 그에 못지않은 경사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면 상무에서 주전 포수로 뛰며 3할 타율과 9개의 홈런을 기록한 박동원의 선전을 꼽을 만하다.


개성고 시절 박동원은 2007년 장성우를 잇는 공수를 겸비한 고교 정상급 포수였다. 수비에서는 뛰어난 송구능력을 비롯해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졸업반이 돼서는 9할의 OPS를 기록하며 포수 최고의 타격을 했다. 아쉬움이라면 2008년 세계 대회를 제패한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것이다. 대표팀 포수로 애리조나와 계약한 수비력 특화 휘문고 김재윤은 제쳐놓더라도, 경남고 김재민의 발탁은 같은 팀 소속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맡은 이종운 감독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나 추측한다.


넥센에 2차 3라운드에 지명된 박동원은 여느 고졸 야수 이상으로 프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2년간 211타석 동안 .179의 타율에 머물렀고, 상무에 입대해서는 이지영에 밀려 백업 포수로 출장이 한정됐다. 2012년 공수에서 화려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입단 후 3년간 타율이 한 번도 2할을 넘지 못한 선수에게 타격이 뛰어나다는 표현은 어폐가 있다.


비록 확신을 주지 못하더라도 90년생 포수 박동원의 툴과 잠재력은 매력적이다. 하물며 포수 자원이 빈약한 넥센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다. 염경엽 신임 감독이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 과연 2012년 박동원의 기록이 벌크업에 따른 자연스러운 성장인지 작은 표본에 따른 우연인지 넥센 팬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지켜볼 포인트다.




문우람 OF / 1992-03-08 우투우타 177cm 72kg

2011년 넥센2군 76G 223타수 .283AVG .342OBP .368SLG 0홈런 3도루 29삼진 20사사구

2012년 넥센2군 72G 176타수 .330AVG .387OBP .500SLG 1홈런 2도루 27삼진 15볼넷 

2012년 넥센1군 25G 75타석 .231AVG .282OBP .292SLG 0홈런 0도루 13삼진 4볼넷

평점 : B-


작년 넥센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준 어린 야수가 있다. 외야수 문우람은 9월 7일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2개의 보살로 팀의 3-2 신승을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군에서 기록한 180.1이닝 5개의 어시스트는 외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보살 비율이다. 문우람의 가치는 수비만이 아니다. 2군에서 176타수 동안 .330의 타율을 기록하며 고졸 야수로 뛰어난 타격을 했다. 이런 선수가 신고 선수라니 자팀 스카우트의 안목을 의심하는 이도 있을 듯하다.


왜 문우람이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았을까? 먼저 청소년대표팀에 뽑히긴 했지만, 주전으로 기용되지 못했다. 주말리그 시행 전 소속 팀 동성고가 토너먼트에 높이 올라가지 못해 경기에 나설 기회가 적었다. 스카우트들이 문우람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더 핵심적인 문제는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코너 외야수로 작은 체격과 파워에 대한 약점이다. 문우람은 타격 성향은 배터박스에서 인내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 OPS의 관점에서 공격력에 한계를 드러낼 여지가 있다.


지금에 와서 복기하면 이런 설명들은 구차한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 문우람은 준수한 수비력과 컨택 능력으로 1군의 준주전 혹은 평균적인 외야수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이런 약점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앞으로 시간을 들여 체격을 키우고, 타격 능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하겠다.




조상우 RHP / 1994-09-04 우투우타 185cm 85kg

2011년 동산고 7G 35.2이닝 5.05ERA 42삼진 20볼넷 0피홈런 1.37WHIP

2012년 대전고 18G 97.1이닝 2.31ERA 119삼진 47볼넷 0피홈런 1.17WHIP

평점 : B-


28인치 허벅지. 조상우는 신인 지명 전 튼실한 신체 조건으로 화제가 됐다. 탄탄한 하체에 걸맞게 최고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뿌린다. 이는 매년 드래프트에서도 소수만이 가지는 특별한 스펙으로 상위라운드 지명을 보장하는 충분조건이다. 2013드래프트에서 역시나 공식처럼 적용됐다. NC가 두 명의 우선 지명 선수를 호명한 데 이어 넥센은 1라운드 전체 1픽으로 대전고의 조상우를 선택했다.


그럼 조상우가 2012년 고교리그에서 윤형배 다음으로 좋은 투수였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다. 조상우가 강력한 패스트볼로 많은 탈삼진을 잡아내긴 하지만, 그만큼 많은 볼넷을 내줬다. 평균자책점이나 FIP로 보자면 다른 1라운더 투수나 2학년 유급생들과 비교해 약간 뒤처지는 성적이다. 이제는 패스트볼 하나만으로 리그를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기에 신인지명에서의 천편일률적인 전략이 수정될 필요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어쨌거나 조상우가 매력적인 선수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6년간 2군에서 헤맸던 장효훈도 보란 듯이 프로에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조상우가 그보다 빠르게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된다. 반드시 1군에 들겠다는 근시안적인 목표보다 2군에서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게 우선이다.




박종윤 LHP / 1993-02-09 좌투좌타 173cm 80kg

대구고 통산 31G 137.2이닝 1.96ERA 151삼진 47볼넷 1피홈런 1.04WHIP

2012년 넥센2군 32G 78.0이닝 2.31ERA 32삼진 28볼넷 6피홈런 1.26WHIP

평점 : B-


대구고에서 박종윤은 아마 선수로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했다. 빠른 볼은 최고 140km 초반에 이르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제구력도 고교 레벨에서는 수준급이다. 딱 한 가지 약점이라면 170cm 초반의 작은 신장이다. 체격은 유망주의 성장 한계선을 측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기에 드래프트 2라운드 후반 지명에 만족해야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낸 박종윤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부상 없이 78.0이닝 동안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 9이닝당 3개 내외의 볼넷은 고졸 투수로 매우 만족스러운 성적이다. 반면 이닝의 절반에도 못 미친 삼진 비율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박종윤의 빠른 볼 구속이 기교파 좌투수로 분류되는 박민규나 김용주보다는 빠르다고 해도 프로 기준에서는 평균을 밑돈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나 제구력도 1군에 뛰기에는 충분치 않다.


물론, 나이를 고려한다면 이는 전혀 문제 되지 않으며 오히려 앞서나간다고 해도 좋다. 박종윤의 체격을 문제 삼는 시각도 있지만, 한계를 논하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다. 설령 구속 향상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좌완 메리트로 인해 1군에서 살아남을 만한 재능이라 기대한다.




고종욱 CF / 1989-01-11 우투좌타 184cm 82kg

한양대 통산 76G 337타석 .348AVG .405OBP .497SLG 0홈런 42도루 55삼진 30볼넷  

2011년 넥센2군 50G 220타석 .354AVG .405OBP .530SLG 5홈런 17도루 10도실 39삼진 19볼넷

2011년 넥센1군 54G 111타석 .248AVG .279OBP .400SLG 1홈런 7도루 6도실 26삼진 5볼넷 

2012년 상무 67G 208타수 .327AVG .373OBP .447SLG 3홈런 11도루 45삼진 15볼넷

평점 : C+


2011년 드래프트에서 넥센의 3라운드에 지명된 고종욱은 수차례 국가대표로 활약한 바 있는 대학 최고의 외야수였다. 종마를 연상시키는 폭발적인 스피드는 고종욱의 트레이드 마크다. 게다가 대학 시절 .275-.337-.377-.438로 매년 타율이 상승해 노력하는 선수라는 인상을 들게 했다. 넥센은 고종욱을 미래의 중견수로 낙점했기에 일찌감치 상무에 보내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상무에서 보낸 작년 첫 시즌 고종욱은 출발이 살짝 어긋났다. 개막 이후 3경기 연속 홈런이 단초였다. 한양대 소속으로 337타석 동안 홈런이 없던 고종욱은 프로에 입단해 2011년 6개의 홈런을 쳤다.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만큼 파워에서 기대감이 없지는 않으나 결코, 장타자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우연히 나온 홈런에 고종욱의 어깨는 너무 힘이 들어갔고, 5월까지 47타수 동안 13개의 삼진을 당하며 .234의 타율로 부진에 빠졌다. 8월부터는 .438의 타율로 피치를 올리며 3할을 맞췄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다. 


고종욱의 인내심은 리드오프에 어울리지 않으며 컨택에만 의존하는 출루 성향을 보이고 있다. 매년 고타율을 유지하면서도 교타자라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게 고종욱의 아이러니다. 김주찬과 이대형 사이에서 지향점을 찾을 수 있을까? 2군 무대라면 더욱 뛰어난 성과가 있어야 한다.




하해웅 LHP / 1989-05-05 좌투좌타 170cm 74kg

2011년 동국대 17G 50.1이닝 1.97ERA 46삼진 18볼넷 0피홈런 0.95WHIP

2012년 동국대 15G 56.0이닝 2.73ERA 52삼진 15볼넷 0피홈런 1.25WHIP

평점 : C+


넥센은 최근 드래프트에서 3년 연속 2라운드 내에 좌완 투수를 지명했다. 2010년에는 기교파 대졸 윤지웅을 1라운드에 뽑았고, 2011년에는 언더사이즈 고졸 박종윤을 선택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또다시 언더사이즈 대졸 하해웅을 지명했다. 매우 일관성 있는 전략인데 팀의 좌투수 부족으로 즉시 전력감 투수를 수혈하기 위한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하해웅 지명의 성패는 원포인트라도 단시간 내에 1군에서 활용 가능하느냐가 관건이다. 대학 시절 모습으로 보자면 팀의 기대가 터무니없지만은 않다. 동국대 시절 매년 볼넷 비율을 줄이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빠른 볼 구속은 MAX 140km를 넘겨 2011년 윤지웅보다는 위력이 있다. 적어도 작년 대졸 자원 가운데 가장 프로에 근접한 좌완 투수라고 여겨진다.


현재 넥센은 오재영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노환수의 재기 여부는 불분명하다. 강윤구가 선발 보직을 맡는다면 좌완 불펜으로 풀타임 2년 차에 접어드는 박성훈만이 남는다. 자연스레 하해웅에게 기회가 갈 텐데 30이닝만 책임져 준다면 더 바랄 게 없을 듯하다. 




박헌도 OF / 1987-01-01 우투우타 180cm 87kg

2011년 상무 92G 335타석 .329AVG .407OBP .521SLG 9홈런 35삼진 33볼넷

2012년 넥센2군 51G 166타수 .277AVG .384OBP .416SLG 6홈런 24삼진 26볼넷

평점 : C+


넥센의 지명타자 슬롯에는 좌타로는 이성열, 조중근, 우타로는 오윤, 송지만 등 많은 선수가 있다. 이들 모두가 에누리없이 1군 평균에 못 미치는 타격을 한다는 게 문제다. 넥센 코칭스탭은 플래툰 기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하곤 했는데 우타자 박헌도 역시 이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후보 중 한 명이다.


경성대 시절 박헌도는 460타석 동안 .258의 통산타율을 기록할 만큼 정교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신 1학년 때부터 5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고, 3할 후반대의 출루율로 생산력을 높였다. 프로에 와서도 이런 성향은 바뀌지 않아 입단 초창기 저조한 타율에도 3할 중반의 출루율을 유지했고, 2011년부터는 장타력도 뿜어내기 시작했다. 수비에서는 중견수를 보기도 하지만, 코너외야수로 겨우 버티는 수준이 아닌가 한다.


87년생 박헌도는 적지 않은 나이로 공수에서 야무진 스타일은 아니다. 주전으로 도약하기보다 플래툰, 혹은 백업으로의 역할이 현실적인 기대치다. 한화 이양기보다는 6살이나 어리기에 프로에서 더 유용하게 활용되었으면 하는 선수다.




김태형 RHP / 1993-07-07 우투우타 185cm 82kg

동산고 통산 5G 29.0이닝 2.17ERA 29삼진 11볼넷 1피홈런 1.07WHIP

2012년 NC2군 15G 68.2이닝 4.85ERA 53삼진 42볼넷 6피홈런 1.66WHIP

평점 : C+


김태형은 2012년 드래프트에서 NC에 2라운드 후 특별지명으로 뽑힌 고졸 투수다. 그리고 입단 후 첫 번째 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넥센에 임창민, 차화준의 대가로 트레이드됐다. 만 20세도 되지 않은 선수가 트레이드의 메인으로 팀을 옮기는 일은 흔치 않다. 이는 곧 어린 선수임에도 타 구단에서 가치를 인정해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넥센이 NC에 김태형을 요구한 이유는 야구를 아주 잘해서가 아니다. 김태형은 고교 2학년 무렵 투수로 전향했고, 그나마도 3학년 주말리그에서 포수를 겸했다. 투수로서 경험이 일천해 실력을 논하기도 적절치 않다. 다만 좋은 신장에 빠른 볼은 최고 140km 중후반을 마크할 정도로 위력이 있어 매력적인 원석임에는 분명하다. 


2012시즌은 김태형이 풀타임 투수로 첫 시즌을 맞이한 해다. 4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 많은 삼진과 볼넷은 김태형의 거친 투구를 말해준다. 1년 차 고졸 루키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인데 채울 여백이 많은 투수인 만큼 고평가는 이르다.




김남형 UTIL / 1988-05-08 우투우타 177cm 75kg

2008년 히어로즈2군 53G 201타석 .271AVG .359SLG 3홈런 7도루 6삼진 15사사구

2012년 넥센2군 53G 169타수 .302AVG .353OBP .402SLG 2홈런 9도루 17삼진 13볼넷

평점 : C+


인천고 시절 김남형은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의 우승멤버로 그 해 최고의 유격수 자원으로 꼽혔다. 1학년 때부터 기량을 인정받아 주전으로 출장했으며 공수주를 모두 갖춘 만능선수로 불렸다. 그런 명성에 비해 드래프트에서는 다소 낮은 순번인 2차 3라운드에 지명됐는데 3학년 시기 2할 중반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다소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넥센에 입단한 김남형은 데뷔 첫해 2군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공격에서는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해 먼저 입단한 황재균과 강정호의 밀려 뒷순위가 될 수밖에 없었고, 수비에서도 송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9년에는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게 된다.


김남형이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팀의 장기적인 계획 안에 포함된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는 외야수로 더 많은 경기에 출장했는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1군 잔류를 노려야 한다. 김남형은 수준급 컨택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경기 중 후반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박정음 OF / 1989-04-15 좌투좌타 175cm 77kg

성균관대 통산 111G 418타석 .308AVG .412OBP .417SLG 2홈런 19도루 14삼진 21볼넷

2012년 넥센2군 88G 222타수 .311AVG .382OBP .410SLG 0홈런 24도루 39삼진 25볼넷

평점 : C


스몰볼이 심화되고 있는 대학 야구에서는 매년 수준급 준족 외야수들이 배출되고 있다. 2011시즌 졸업생 가운데는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원광대 이규환, 5툴을 갖춘 동국대 양성우, 쌕쌕이 좌익수 성균관대 박정음과 한양대 박해민 등이 활약했다. 


넥센에 입단한 박정음은 양성우처럼 1군에서 기회를 받진 못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3할의 타율과 24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수비 포지션에서도 코너보다 센터에서 훨씬 많은 출장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갔다. 박정음은 강견을 자랑하지 못하더라도 수비 범위가 넓어 중견수가 더 어울리는 선수다. 


2012년 선전에도 대졸로 어린 나이는 아니라 마냥 좋아하기는 망설여지는 성적이다. 파워에서는 한계가 뚜렷해 탁월한 출루기술을 보여야 1군의 주전으로 경쟁력이 생긴다. 그렇지 못할 시에는 정수성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지재옥 C / 1988-07-24 우투좌타 178cm 85kg

동의대 통산 81G 298타석 .272AVG .392OBP .326SLG 1홈런 5도루 50삼진 45볼넷

2012년 넥센2군 54G 124타수 .290AVG .376OBP .371SLG 0홈런 1도루 28삼진 16볼넷

2012년 넥센1군 29G 66타석 .120AVG .290OBP .200SLG 1홈런 1도루 10삼진 10볼넷

평점 : C


지난해 6월 초 넥센이 롯데를 상대로 4 : 3으로 승리한 경기에서 지재옥이 솔로 홈런을 날리자 넥센 팬들은 새로운 공수겸장 포수의 등장이 아닌가 하고 환호했다. 이런 열광도 잠시 지재옥은 도무지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고, .120의 저조한 타율로 시즌을 마쳤다. 그나마 2군에서는 .290의 타율을 올렸는데 걸음이 느린 포수로 장타력이 부족해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동의대 재학 시절에도 지재옥은 공격이 아닌 수비형 포수로 이름이 높았다. 송구능력이 나쁘지 않을뿐더러 윤지웅과 함께 수차례 팀을 이끌면서 인사이드워크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2군에서도 주전 포수로 출장했는데 수비만 되면 타격과 무관하게 기회는 충분히 주어지는 게 포수 포지션이다. 우투좌타라는 점도 플래툰 기용이 가능해 메리트가 된다. 단, 백업 포수의 역할을 하려면 경험이 더 필요하다. 어차피 올해는 엔트리 잔류가 쉽지 않으니 상무, 경찰청을 목표로 2군에서 부단히 단련해나가야 한다.




김민준 OF / 1994-02-12 우투우타 177cm 70kg

2011년 북일고 24G 53타석 .244AVG .320OBP .289SLG 0홈런 18도루 10삼진 5볼넷

2012년 북일고 26G 115타석 .471AVG .584OBP .588SLG 1홈런 26도루 15삼진 13볼넷

평점 : C


북일고의 김민준은 화순고 최민재와 함께 고교리그에서 가장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선수다. 2학년 때는 53타석 동안 .320의 출루율에도 불구 무려 18개의 도루를 해냈는데 나가면 무조건 뛰었다는 뜻이다. 3학년이 되어서는 주로 2번 타자로 출장해 두산의 1라운더 김인태와 테이블세터를 이뤄 도합 41개의 도루를 합작했다. 상대편 투수로서는 지옥과 같은 경험이 아니었을까?


한편 연말에는 5할에 가까운 타율로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는데 그 정도로 타격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김민준은 선구안이 뛰어난 타입은 아니고, 프로기준에서 왜소한 체격이다. 언뜻 정근우를 연상시키는 인상인데 넥센 입단 후 2루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고 한다. 부족한 수비력을 메우기보다 타격에 매진하려는 생각이라면 환영한다. 그러나 대주자로라도 1군에 빠르게 활용하려는 목적이라면 위험한 판단이다. 선수 개인에게 있어서 빠른 1군 콜업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어린 선수는 단계를 밟아가며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코칭 스탭이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창섭 IF / 1987-03-10 우투우타 181cm 75kg

2011년 상무 77G 177타수 .260AVG .322SLG 0홈런 5도루 17삼진 14사사구

2012년 상무 63G 141타수 .277AVG .394OBP .355SLG 2홈런 13도루 21삼진 24볼넷

평점 : C


이창섭은 너무 무난해서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용마고 시절 1학년 때부터 경성대를 졸업할 때까지 유격수로 주전에 가까운 출장을 했다. 그러면서도 특출난 활약은 하지 못해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대학 4학년이 돼서야 .380의 타율로 깜짝 활약했고, 넥센에 5라운드 순번으로 지명될 수 있었다. 사실 넥센은 삼성이 가로챈 백상원을 호명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이창섭은 3루를 보기에 파워가 약하고, 유격수로는 수비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넥센은 이창섭을 2루로 전향시켰는데 내야 전포지션을 무난하게 소화하는 편이다. 강력한 툴이 없는 이창섭에게 1군 주연은 어렵겠지만, 조연이라면 충분히 도전이 가능하다. 상무에서 2년간 노력했던 이창섭이라면 그 자리의 소중함을 알고 있지 않을까?




넥센에는 몇몇 상위 유망주가 돋보이지만, 깊이가 좋은 양질의 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군에 일찍 보내는 전략으로 선수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스카우트진이 성과를 내며 팀을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2군이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고 구장 문제도 진척을 보이는 등 여건 변화가 반갑다. 아직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하는 팀이기에 2군에 더 강한 투자가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