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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3년 LG 트윈스 TOP 15 유망주

이번에 소개할 유망주는 서울의 터줏대감 LG 트윈스의 선수들이다. 유망주에 대한 범위는 MLB 루키 기준인 타자는 130타수 미만,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임찬규나 최성훈, 김용의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윤지웅 LHP / 1988-03-11 좌투좌타 180cm 72kg

2011년 넥센1군 53G 28.2이닝 4.08ERA 5.14FIP 19삼진 14볼넷 4피홈런 .321BAA

2011년 넥센2군 12G 47.1이닝 4.18ERA 39삼진 20볼넷 3피홈런 .250BAA 

2012년 상무 45G 126.2이닝 3.62ERA 124삼진 41볼넷 8피홈런 .271BAA

평점 : B+


이택근은 LG에 아픈 이름이다. 거액을 들여 비난을 무릅쓰고 트레이드해왔음에도 부상으로 많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팀은 4강에 실패하고, 유망주에게 기회를 뺏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한가지 위안은 거액을 받고 넥센으로 가면서 보상선수로 데려온 윤지웅의 존재다. 윤지웅은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픽에 지명된 선수로 대학 최고의 좌투수로 불렸다.


동의대 시절 윤지웅의 활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2학년 때부터 많은 경기에 출장해 2008년 대학야구선수권대회와 2009년 춘계리그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석권했다. 9이닝당 평균 2개 안팎의 볼넷만을 내주는 뛰어난 제구력을 무기로 4학년이 되기 전 1라운드 상위 지명 유력 선수로 떠올랐다. 만약 졸업반 시즌 초반 극도의 슬럼프가 아니었다면, 중앙대 김명성 대신 아시안게임에 승선해 병역 혜택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넥센에 입단한 윤지웅의 데뷔 시즌은 그리 평탄하지 못했다. 정민태 투수코치와 상의하에 투구폼을 교정했으나 빠른 볼 구속이 130km 중반대로 떨어졌다. 넥센은 윤지웅이 원포인트 이상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자 경찰청에 보내는 선택을 하는데 LG가 과감하게 보상선수로 픽하면서 죽 쒀서 남 주는 꼴이 됐다. LG는 즉시 전력감인 윤지웅의 입대를 보류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선수가 강단 있는 태도를 보여 계획은 변경되지 않았다.


윤지웅의 빠른 입대는 탁월한 판단이었다. 7월부터 전 경기 선발 등판한 후 83.0이닝 3.14ERA 78삼진 18사사구 4피홈런으로 꽤 좋은 성적을 올렸다. 13번의 등판 중 무려 9번이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에서의 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긍정적이다. 윤지웅이 여전히 140km를 쉽게 넘기지 못한다고 해도 1군 중위 로테이션을 책임질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남겼다. 최성민이 야수로 전향한 지금 봉중근을 제외하면 LG 좌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는 이는 윤지웅이 아닐까 한다. 



사진 출처 - LG 트윈스


서상우 1B / 1989-09-17 우투좌타 187cm 90kg

건국대 통산 88G 370타석 .325AVG .419OBP .482SLG 6홈런 8도루 44삼진 51볼넷 

2012년 LG2군 34G 100타수 .300AVG .375OBP .540SLG 5홈런 1도루 20삼진 10볼넷

평점 : B


하위라운드에서 보석이 발견됐다. LG가 9라운드에 지명한 좌타자 서상우는 자신을 선택한 스카우트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서상우는 2012년 드래프트에서 다크호스라고 불렸던 선수다. 유신고시절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공식경기 100타석에 가까운 기회를 받았고 3, 4학년 때는 4할 중반의 출루율과 5할 중반의 장타율로 고교리그를 폭격했다. 고교선수가 나무배트로 300타석 동안 4개의 홈런을 친 것은 꽤 괜찮은 수치다.


이런 활약에도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게 신기한데 아마도 포수로서 부실한 수비력에 기인할 것이다. 당시 드래프트가 워낙 하위 지명이 부실하게 이뤄진 탓도 있다. 대학에 입학한 서상우의 수비력은 향상되지 못했고, 지명타자로 더 많은 시간 출장했다. 대신 1, 2학년까지 타격만큼은 불을 뿜었다. 215타석 동안 .417의 타율 5개의 홈런은 졸업반 선배들을 압도한다.


절정을 향해간 서상우의 타격감은 3학년이 되자 급격히 식어버렸다. 신인지명 전까지 2할 언저리의 타율로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LG는 거의 공짜로 서상우를 얻었고,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3할의 타율과 5개의 홈런을 치며 자신의 가치를 회복했다. 


전형적인 슬러거 타입인 서상우는 기복이 있는 타격을 한다. 내년에 다시 2할 언저리의 타율로 돌아간다고 해도 크게 놀랍지 않다. 그래도 잘했던 시기가 더 길고, 평균적으로 볼 때 뛰어난 유망주로 분류할 수 있다. 서상우가 상무에서 2년 동안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LG 팬들이 박병호를 덜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진 출처 - LG 트윈스


신정락 RHP / 1987-05-13 우투우타 177cm 78kg

2011년 LG2군 10G 13.0이닝 8.31ERA 8삼진 12사사구 2피홈런 .250BAA

2011년 LG1군 11G 17.2이닝 1.02ERA 2.57FIP 19삼진 8볼넷 0피홈런 .188BAA

2012년 LG2군 22G 90.1이닝 3.97ERA 79삼진 38볼넷 6피홈런 .260BAA

평점 : B


2010년 드래프트 전체 1픽에 지명되어 LG에 입단한 신정락은 첫 시즌 25.2이닝을 피칭한 이후 2013년에도 이 리스트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사이드스로 최고 구속 140km 후반에 달하는 패스트볼, 박석민을 움찔하게 한 슬라이더로 데뷔 전을 장식할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너무 강력한 구위에 신정락의 크지 않은 체구가 버텨내지 못한 걸까? 신정락은 프로에서 2년간 끊임없이 부상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신정락은 지난 시즌 큰 부상 없이 퓨처스리그를 소화했다. 빠른 공에 욕심내지 않고 팔 각도를 내린 결과라고 한다. 비록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신정락의 구위는 평균 이상이며 5월 말 이후 선발 투수로 인상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8월 이후 선발로 나온 9경기에서는 평균 95개가량의 투구수로 6이닝 이상 2.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2013년 시작도 녹색등이 켜졌다. 우규민, 유원상 등 1차 체력테스트에 탈락한 선배들 덕에 전지훈련에 합류했고, 선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구위는 매우 좋은 상태로 부실한 LG 선발진을 고려하면 신정락의 로테이션 합류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작년 2군 성적이 선발 투수로 안착을 장담할 정도로 특출나지는 않다. 설령 지난해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 1군에서 그럭저럭 호투를 이어간다고 해도 아시안게임에 차출되지 못하면 병역문제가 걸린다. 신정락의 활약과 별개로 LG의 선수 관리는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김재율 3B-1B / 1989-01-14 우투우타 186cm 90kg

고려대 통산  87G 343타석 .318AVG .430OBP .415SLG 2홈런 36삼진 51볼넷

2011년 LG2군 70G 282타석 .303AVG .394OBP .432SLG 4홈런 0도루 30삼진 32볼넷

2012년 LG2군 68G 194타수 .247AVG .350OBP .325SLG 3홈런 3도루 26삼진 29볼넷

평점 : B


서상우가 파괴력 있는 파워히터라면 정반대의 장점을 어필하는 선수가 있다. 우타자 김재율은 아마 때부터 뛰어난 컨택 능력과 선구안으로 투수를 공략해왔다. 광주일고 시절에는 3할 타율과 4할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좋은 체격으로 KIA에 2차 7라운드에 지명받는다. 하지만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고려대에서 다시 안정된 타격을 보이며 스카우트의 선택을 받는다. 이번에는 약 30번째가량 앞당긴 순번이었다.


김재율의 타격은 프로에서도 곧장 통했다. 2군에서도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얻어내며 3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아직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체격을 고려한다면 향후 10개 내외의 홈런은 무리한 기대가 아니다. 만족스러운 데뷔 시즌을 보낸 김재율은 아쉽게도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마친다. 김재율로 개명한 후에는 부상의 후유증인지 2011년보다 더 부진한 성적을 남긴다. 위안이라면 류현진을 상대로 때려낸 홈런 정도다.


작년 시즌 부진했다고 해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경찰청에 입대하면서 조바심을 버릴 수 있게 됐고,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은 김재율이 성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장영석, 김회성 등과의 경쟁에서 3루 포지션을 유지하진 못하더라도 타격에서만은 지금보다 묵직한 모습을 보이는 게 훨씬 중요하다. 김재율은 그간 모습을 볼 때 가치가 폭락할 확률은 거의 없는 유망주다.




강승호 SS / 1994-02-09 우투우타 180cm 77kg

2011년 북일고 27G 118타석 .245AVG .345OBP .429SLG 0홈런 6도루 11삼진 12볼넷

2012년 북일고 26G 119타석 .344AVG .454OBP .581SLG 4홈런 12도루 10삼진 16볼넷

평점 : B


2012년 북일고는 고교야구에서 역대급 팀으로 불리지 않을까 싶다. 에이스 윤형배를 필두로 무려 3명의 선수가 1라운드에 뽑혔다. 그중에서도 LG가 지명한 강승호는 작년 북일의 강력함을 상징하는 선수라 할 만하다. 고교리그에서 강승호는 못하는 게 없는 선수였다. 높은 타율로 출루하며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고, 배터리가 피해 가면 누상에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화답한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기까지 공수해서 화려한 플레이를 했다.


이 정도면 왜 1라운드에 뽑혔는지 설명이 된다. 이런 활약에도 위험 요소가 존재하는데 강승호가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기간이 겨우 1년 남짓으로 짧고, 타석의 표본도 너무 작다. 동갑내기로 1년 먼저 프로에 진출한 하주석은 1학년 때부터 4할이 넘는 타율로 이영민 타격상을 탔고, 더 선명한 툴을 보유했다. 09드랩 출신 유격수로도 유명한 오지환은 1학년 때 이미 39타석 동안 3개의 홈런을 치는 파괴력으로 스카우트의 이목을 끌었던 선수다. 강승호를 이들과 동급으로 놓고 비교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강승호만의 장점이 분명 존재한다. 2학년 때부터 주전 유격수로 경험을 쌓았고, 포지션을 유지하기에 모자람 없는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다. LG가 이전 박경수의 예처럼 1군에서부터 키워 쓰겠다는 어리석은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순조로운 성장이 기대된다. 벌써부터 오지환을 의식해 포지션을 전향시킨다는 시도는 없었으면 한다.




문선재 3B-1B / 1990-05-20 우투우타 184cm 80kg 

2011년 상무 100G 376타석 .239AVG .301OBP .481SLG 21홈런 20도루 64삼진 26볼넷

2012년 상무 55G 125타수 .200AVG .315OBP .304SLG 2홈런 2도루 26삼진 18볼넷

평점 : B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심각한 부진에 빠져 팬들을 실망시킨 툴플레이어가 두 명 있다. 한 명은 두산의 미래 박건우이고, 또 한 명은 2011년 퓨쳐스리그에서 20홈런 20도루를 달성했던 문선재다. 두 선수는 모두 2009년 드래프트 출신의 야수로 운동능력이 무척 뛰어난 선수들이다. 물론, 박건우와 비교하기에는 지명 순번이 낮지만, 스피드와 파워 조합만큼은 문선재의 박력도 만만치 않다.


문선재는 LG 입단 후 고졸 신인치고는 꽤 빠르게 적응한 편이고, 2년 차부터 두자릿수 홈런을 쳐내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작년에는 김강이 영입되며 7월이 되기 전까지 대타 대주자로 기용되는 등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부족한 컨택 능력과 선구안이 새로 부임한 박치왕 감독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한 원인일 수 있다. 문선재는 2년 연속으로 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과하게 한 방을 의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더욱 큰 문제는 정체성 없는 수비 포지션이다. 동성고에서는 유격수로, LG에서는 내야 전 포지션을, 상무에서는 2년간 주로 1루를 봤다. 소속 팀에 복귀해서는 2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오지환과 문선재의 키스톤 콤비를 보는 투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장기적으로 외야로 전향해 타격에 집중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다. 문선재의 툴은 외야수로 더 적합해 보이며 중견수가 아니더라도 경쟁력을 유지할 만한 펀치력을 보유했다.


프로에서 4년을 보낸 문선재는 올해 대학 신인과 같은 나이다. 급할 이유가 없고, 곧바로 1군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의무도 없다. 타격과 수비 모두 다듬어지지 않은 선수이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칭스탭의 세심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겠다.




이형종 RHP / 1989-06-07 우투우타 185cm 88kg

2009년 LG2군 2G 2.1이닝 23.14ERA 2삼진 5볼넷 1피홈런 7피안타

2010년 LG2군 6G 22.0이닝 4.91ERA 25삼진 8사사구 3피홈런 21피안타

2010년 LG1군 2G 9.2이닝 6.52ERA 5.05FIP 5삼진 5볼넷 1피홈런 11피안타

평점 : B


현재 임의탈퇴 신분인 이형종은 지난 1월 힘겹게 계약을 마친 류제국과 함께 이번 겨울 LG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들이다. 두 선수가 이렇게 많은 화제를 이끌어내는 것은 그만큼 과거에 야구를 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울고 시절 이형종은 좋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으로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뿌리며 2007년 고교 리그 최대어로 불렸다. 당시 고교야구는 시카고 컵스로 간 신일고의 이대은, 광주일고의 정찬헌, 성남고의 진야곱, 장충고의 최원제, 성남서고의 이범준 등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선수는 역시 대통령배 결승전 경기에서 눈물의 역투를 보인 이형종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프로에서 보인 모습은 정말 눈물 나게 아쉬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LG에 입단하자마자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년이 넘는 재활에 시간을 가졌다. 2010년 시즌 부상에서 회복해 임팩트를 남긴 것도 잠시 팔꿈치 부상이 재발한다. 지긋지긋한 재활의 시간을 다시 보낼 수 없다고 여긴 이형종은 야수 전향을 요구하다 은퇴를 선언하는 사태에 이르고 만다. 이후 이형종은 골프선수로 진로를 모색했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결국, 2011년 9월 LA 조브 클리닉에서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고 야구계로 돌아온다.


이형종이 프로에 입단하고서 겪은 고초와 방황은 어린 선수이기에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또 정상적인 컨디션이라고 해도 당장 1군에서 활약할 기량을 갖췄다고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형종은 투수뿐 아니라 야수로도 정상급 선수가 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의 선수이나 이를 발현하려면 인내심이 받쳐줘야 한다. 적어도 올해에 한해서는 1군에서의 피칭보다 2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모습을 더 보고 싶다




임정우 RHP / 1991-04-02 우투우타 183cm 77kg

2011년 SK2군 22G 57.0이닝 5.53ERA 34삼진 31볼넷 5피홈런 .272BAA

2012년 LG2군 11G 56.1이닝 4.47ERA 31삼진 24볼넷 3피홈런 .299BAA

2012년 LG1군 14G 41.2이닝 6.26ERA 3.82FIP 26삼진 18볼넷 1피홈런 .319BAA

평점 : B-


양질의 고졸 투수가 다수 배출된 2011년 드래프트에서 임정우는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주말리그가 시행되기 전 서울고가 토너먼트에 높은 라운드에 올라가지 못해 출장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성적도 조금은 애매했다. 1년 유급도 단점으로 작용해 SK의 4라운드 지명에 만족해야 했다.


프로에서 임정우의 모습도 이와 비슷한 흐름인데 140km 내외의 구위와 제구력 모두 평균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임정우의 성장세는 또래와 비교해 준수한 편이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고루 활용하는 경기운영능력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LG는 이런 임정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조인성의 보상선수로 선택했는데 2012년 선발로 출장한 6경기에서 27.0이닝 3.36FIP를 기록하며 보답했다. 비록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91년생 투수로 프런트와 코치진을 만족하게 할만한 활약이다.


임정우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김정준 해설위원의 말처럼 파워의 보강이다. 현재의 어린 티가 나는 마른 몸을 다부지게 만든다면 전혀 다른 느낌의 투수가 될 수 있다.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겠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자면 충분히 긍정적이다. 




조윤준 C / 1989-08-30 우투우타 185cm 95kg 

중앙대 통산 48G 165타석 .315AVG .384OBP .521SLG 5홈런 1도루 37삼진 15볼넷

2012년 LG2군 54G 119타수 .235AVG .295OBP .370SLG 3홈런 1도루 34삼진 9볼넷 

2012년 LG1군 23G 47타석 .196AVG .196OBP .217SLG 0홈런 0도루 12삼진 0볼넷

평점 : B-


LG는 삼성으로부터 현재윤을 영입했음에도 여전히 포수포지션이 취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조인성 이후 가장 높은 순번으로 지명된 1라운드 대졸 포수가 있다면 팬들의 눈길이 가는 게 당연하다. 조윤준은 대학 시절 장타력을 무기로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불렸고 수비에서도 강견을 보유해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조윤준은 커다란 체격으로 순발력에 약점이 있다. 또 아마시절 부상을 당해 경험은 많지 않지만, 수비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어쩌면 팀 내 비중이 큰 1라운드 출신 선수에 대한 립서비스가 곁들여졌을 수 있다. 타격은 성적이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그야말로 실망스러웠다. 많은 삼진을 당하며 타율은 2할 언저리에 머물렀고, 홈런 숫자도 그리 많지 않다. 프로 첫해 적응기를 고려하더라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조윤준은 1군 레귤러가 되기에는 갈 길이 먼 선수다. 2013년에 한정하면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현재윤보다 나은 활약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무대가 어디든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다. 샌프란시스코를 두 번의 우승으로 이끈 대학 출신 포수 버스터 포지 조차 루키리그, 싱글A, 트리플A를 격파하고 빅리그에 올라왔다는 점을 상기했으면 한다. 




황선일 OF / 1987-02-17 좌투좌타 186cm 81kg

2011년 LG2군 91G 345타석 .327AVG .403OBP .505SLG 9홈런 5도루 56삼진 32볼넷

2012년 LG2군 38G 115타수 .235AVG .282OBP .365SLG 1홈런 0도루 23삼진 8볼넷

평점 : B-


황선일은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을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군산상고 시절 47타석 동안 4할의 타율과 1개의 홈런을 치고 LG에 2차 4라운드에 지명되면서 LG 유니폼을 입었다. 첫해 2군에 매우 수월하게 적응했고 2년 차 시즌에는 176타석 동안 .317의 타율과 .462의 장타율 삼진보다 많은 사사구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상무에서 제대하고 2012년까지 1160타석동안 .305의 타율과 통산 27개의 홈런 25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 황선일에게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수비력이 부족하다고 하나 그보다는 자리가 없었다고 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2009년에는 이진영이 영입됐고, 2011년에는 이병규의 복귀와 이택근의 현금트레이드가 있었다. LG는 박병호, 황선일 등 좋은 야수 자원이 있었음에도 교통정리는 커녕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여준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2011시즌 후 교육리그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을 하면서 2012년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남기기도 한다.


2013년 전지훈련에서 황선일은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나, 올해도 상황은 이전과 거의 비슷하다.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 정의윤, 이대형 등 LG 외야진은 여전히 빽빽하다. 유망주 가치가 바닥을 치기 전에 확실한 기회가 주어지거나 그렇지 못할 시 2차 드래프트 혹은 트레이드로 선수에게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




배우열 RHP / 1986-05-19 우투양타 181cm 80kg

2011년 상무 24G 75.1이닝 4.42ERA 70삼진 25볼넷 8피홈런 .263BAA

2012년 상무 38G 46.2이닝 2.12ERA 43삼진 14볼넷 0피홈런 .273BAA

평점 : B-


"야구는 원래 잘하던 사람이 잘한다." 이진영이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박재상에게 건넨 말이라고 한다. 매몰차게 들리기도 하지만, 운동선수는 재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그래도 배우열이라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만한 선수다. 야탑고 시절에는 지금은 스타가 된 윤석민에 가려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경희대에서도 성적은 그냥저냥 이었다. 구위도 강하지 못해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선수생활을 이어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절실하면 길이 생긴다고 한다. 2군에서 배우열은 장점인 제구력을 살려 버텨나갔고, 점차 구속이 오르면서 2010년에는 삼진/볼넷 수치를 크게 개선했다. 이런 활약을 발판 삼아 상무에 합격했고, 착실히 웨이트로 몸을 키우면서 2012년 언더핸드 김대우와 함께 가장 위력적인 퓨처스리그 계투로 거듭나게 된다. 입대 전 140km 언저리에 머물던 구속은 조금은 더 향상됐을 테고,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은 자연스럽게 배가될 수 있다.


배우열은 올해 처음으로 1군 전지훈련에 참여했다고 한다. 2013년 막강한 LG의 필승조가 되지 못하더라도 팀에 공헌할 준비를 이미 마친 선수다. 올 시즌 LG 불펜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면에는 배우열과 같은 자원이 탄탄히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정주현 2B-CF / 1990-10-13 우투우타 176cm 76kg

2011년 LG2군 58G 236타석 .333AVG .430OBP .419SLG 2홈런 29도루 35삼진 34볼넷

2012년 LG2군 48G 124타수 .315AVG .397OBP .419SLG 0홈런 4도루 28삼진 19볼넷

평점 : C+


2009년 드래프트는 유난히 좋은 내야자원이 많이 배출됐다. LG의 정주현도 당시 활약한 내야자원이며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국가대표에 뽑혀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고교 통산 144타석 .368AVG .468OBP 27도루는 리드오프로 이상적인 활약이다. 특이사항은 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었음에도 소속팀 대구고에서 주로 3루수로 출장한 점이다. 프로에 입단한 후 LG는 정주현의 포지션을 2루로 전환했으나 뛰어난 수비수라는 평을 듣지는 못하고 있다.


타격에서는 그럭저럭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잠깐 주춤하긴 했어도 또래와 비교해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상에서는 누구보다 위협적인 주자가 된다. 그러나 쌕쌕이 치고 삼진 숫자가 너무 많다. 1군에서 유독 안 맞는 방망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공수에서 이런 허점은 정주현의 선수 가치에 큰 상처가 된다. 지금 상태로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내 외야를 겸업하는 유틸리티로서 장점을 키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LG는 현재 적지 않은 내외야 백업이 있기에 작년 시즌 후 상무나 경찰청에 지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최영진 IF / 1988-05-10 우투우타 185cm 83kg

2011년 LG2군 78G 136타수 .272AVG .368SLG 2홈런 11도루 25삼진 23사사구

2012년 LG2군 53G 204타수 .309AVG .362OBP .407SLG 1홈런 9도루 25삼진 15볼넷

평점 : C+


최영진은 흔치 않은 강원도 출신의 선수로 이천웅과 같은 2011년 신고선수 출신이다. 그런데 아마 시절 기록을 보면 여느 선수 못지않게 좋은 수치를 보인다. 고교 통산 62타석 .345의 타율, 대학에서는 230타석 .330의 타율 .427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이런 성적표에도 불구 최영진이 스카우트에 외면을 받은 원인은 철저하게 야구 변방에서 활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영진이 소속됐던 한일장신대는 가장 지원이 열악한 약체로 2010년을 끝으로 야구부가 해체했다.


과소평가됐던 최영진은 프로에 와서도 좋은 타격을 이어갔다. 자신의 존을 설정이 명확한 선수이기에 일정한 타율을 유지할 능력이 있다. 이는 김용의와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단, 대학에서 유격수를 봤음에도 수비에서는 안정감이 부족하다. 2군에서는 작년에는 외야를 비롯해 유틸리티 수비수로 뛰었는데 1군에서도 2루, 3루 등 멀티포지션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진은 스타가 되기에는 조금 부족할지 모르나 이미 1군 레벨에 근접해 있는 선수이다. 게다가 체격 조건 등 기본적인 툴도 나쁘지 않다. 머지않은 시기 삼성으로 이적한 김태완의 역할 이상은 수행할 수 있는 선수로 예상한다.




이천웅 OF / 1988-10-20 좌투좌타 182cm 83kg

고려대 통산 25G 87타석 .165AVG .221OBP .278SLG 2홈런 2도루 13삼진 6볼넷

2011년 LG2군 55G 146타수 .253AVG .329SLG 0홈런 6도루 17삼진 23사사구

2012년 LG2군 67G 221타수 .285AVG .380OBP .367SLG 0홈런 15도루 29삼진 33볼넷

평점 : C+


2012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이천웅이 떠오르리라 예상한 이가 있을까? 이천웅은 성남서고 시절 투수로 더 유명한 선수였고, 2007년 드래프트에서 SK에 2차 6라운드에 지명됐다. 하지만 구속이 빠르지 않은 하위라운드에 지명된 선수가 종종 그러듯 기량 향상을 위해 대학 진학을 택했다. 고려대에 진학한 이천웅은 어깨 부상을 당하게 되고, 투수로도 야수로도 성장하지 못한 체 졸업을 맞이한다.


당연히 신인 지명에서 배제되었고, LG에 신고선수로 영입된다. 프로에서는 완전히 야수로 전향했는데 타고난 감각인지 즉시 타석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쉽게 삼진을 당하지 않았고, 타율대비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주력에 비해서 많은 도루 숫자도 코칭스탭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워낙 야수로서 경험이 적어 수비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코너 외야수로 파워에서 어느 정도 발전을 보일지 의문이 남는다.


이천웅의 지금 기량으로는 1군 외야라인은커녕 황선일과의 경쟁에서도 이기기 어렵다. 당분간은 경기 경험을 쌓는데 매진해야 하고, 상무나 경찰청에 합격할 수 있도록 2군에서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다. 




최동환 RHP / 1989-09-19 우투우타 184cm 83kg 

2009년 LG2군 15G 18.2이닝 0.48ERA 11삼진 3볼넷 0피홈런 14피안타

2009년 LG1군 38G 35.2이닝 7.07ERA 7.50FIP 13삼진 29볼넷 6피홈런 45피안타

2010년 LG2군 25G 35.0이닝 7.20ERA 21삼진 18사사구 5피홈런 44피안타

평점 : C+


140km 후반의 고속 사이드암. 요 몇 년간 LG 팬들에게 많은 아픔을 줬던 유형의 선수들이다. 최동환도 그 중 한 명으로 2009년 프로에 데뷔해 꽤 화제가 됐었다. 경동고 시절에는 62.2이닝 동안 1.58의 평균자책점 64삼진 9볼넷의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LG에 2차 2라운드 높은 순번에 지명됐다. 


김재박 감독은 최동환의 구위를 믿고 데뷔 첫해 시즌 시작부터 과감하게 1군에 투입했는데 너무 과해서 탈이 났다. 4월 15경기 출장 13.1이닝 4.05의 평균자책점으로 성적 자체는 양호하나 고졸 투수에게 계속된 연투는 너무 가혹했다. 5, 6월 최동환은 13.1이닝 8.78의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졌고, 군에 입대하기까지 전혀 제구를 잡지 못했다. 고교 시절 모습을 고려하면 패닉에 가까운 난조다. 


최동환은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를 마친 후 전지훈련에 합류해있다. 비교적 몸 관리가 잘 된 듯싶지만, LG는 지난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최동환은 좀 더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할 필요가 있다. 현재 1군에는 신정락, 김선규, 김기표라는 수준급 자원이 있기에 최동환을 1군에 올릴 이유도 없다. 최동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올 시즌을 건강히 치른 후라도 늦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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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이번 시리즈를 정리하면서 가장 놀라움을 안겨준 팀이다. 최근 하위라운드 지명, 신고선수 영입에서 성과를 내면서 유망주층이 깊고 단단해졌다. 글에는 소개하지 못한 윤정우나 이윤학, 심재윤, 김훈영, 유강남 등은 위 리스트의 선수들과 견줘도 조금도 뒤처지지 않는다. A등급을 매긴 선수는 없지만, 최강 팜이라 불리는 두산을 위협할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많은 야수자원에도 센터 라인이 부실하고, 즉시 활용 가능한 자원은 적다. 무엇보다 당장 성적에 급급해 선수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최대한 천천히 걸으라. 순리대로 간다면 LG의 견실한 팜은 팀을 자연스럽게 4강으로 인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