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레전드 정민철이 은퇴식을 가졌다. 어릴적 인상은 보기 드문 곱상한 외모의 에이스라는 느낌이었는데 이 정도로 대투수가 되있을 줄은 상상을 못했네. 일본을 다녀 온 후에 에이스의 모습은 많이 잃었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임은 당연하고 한국야구사에 뚜렸한 발자국을 남긴 선수다. 게다가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을 쓰는 이글스의 투수라는 점에 가산점을 주고 싶다.
이 정도 커리어의 선수라면 당연히 은퇴경기를 하고 싶었겠지만 얼마 뒤에 있을 송진우의 은퇴경기를 빛내기 위해 본인이 고사했다고 한다. 이 정도 그릇의 선수니 대단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겠지란 생각도 든다. 송진우에 이어 두번째로 놓인 그의 통산이닝(2394.2IP) , 다승(161승) 기록은 다른 선수에 의해 쉽게 깨지지 않을 것 이다. 정민철은 은퇴경기는 없었지만 영구결번 23번을 얻었다.
잘생긴 정민철을 닮은 아들 우영군의 시구로 시작된 이 날의 경기는 한화 후배들의 멋진 선물이 었을 것이다. 초반 9 : 0 까지 벌어진 이날 상황 자칫 5회 이후의 은퇴식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었다. 아무리 중요한 행사라도 맥빠진 경기에서는 흥이 돋지 않는 법이니까. 한화 타자들은 5회가 되기전 이범호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단번에 7점을 뽑아내며 경기분위기를 되살렸다. 그리고 9회 이도형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적같은 승리를 이뤄냈다.
정민철의 은퇴식이 아니었으면 역전의 동기유발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야구라는게 신기하게도 그런 경기다. 송진우의 은퇴발표가 있던날 SK에게 역전승으로 연패를 끊었던 기억이 있는데 송진우의 은퇴경기 상대팀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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