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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프로야구 중간점검. 10개 구단 뎁스차트 & 취약포지션

각종 사건사고로 언룩진 2016년 시즌.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갈지 조마조마할 정도로 야구계는 혼탁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불구 매일매일 경기가 열리는 게 프로 야구라는 종목이다. 잘못을 저지른 선수 혹은 구단에 확실한 징계가 이뤄지고, 앞으로를 위한 발본색원의 아픔을 견뎌내면서도 리그는 멈추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여전히 치열한 순위 경쟁을 위한 팀별 취약포지션과 뎁스차트를 살펴보았다.


포지션별 기록은 실제 야수들이 뛴 이닝을 타격 기록에 나누어 합산하였다. OPS+는 이렇게 계산한 포지션별 리그 평균을 기준으로 한 계산이다. 살구색은 50타석(계산상) 이상, 연보라 표시는 50타석 미만 선수의 표시다. 투수의 FIP+도 선발은 리그 선발 평균, 구원은 리그 구원 평균을 기준으로 계산하였다. 구원 투수의 gmLI는 등판 시 경기 중요도로 1보다 높을수록 필승조에 가깝다고 이해하면 된다. 초록색은 스탯을 기준으로 활약이 높은 혹은 자리 잡은 선수들의 표시이며 노란색은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하는 선수를 구분했다. 위 기록은 모두 7월까지의 기록으로 체크하며 빠진 선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양해드린다.






전반기 범접할 수 없는 독주체제에서 후반기 주춤주춤하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 5월 .938OPS의 뜨거운 타격도 뜨뜻미지근해진 인상이다. 그래도 야수진과 선발의 탄탄함은 두산이 선두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김동주 이후 3루 포지션의 타격이 아쉬우나 허경민과 오재원은 견고한 수비와 영민한 주루플레이로 팀을 받치고 있다. 내외야 뎁스도 리그 최강. 선발진은 니퍼트가 담 증세로 잠시 로테이션에 빠져 있으나 다른 팀과 비교하면 여유로운 운영. 문제는 뒤가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 그동안 불펜진을 먹여 살린 정재훈은 타구에 맞아 팔뚝 골절로 시즌 아웃이 염려된다. 마무리 이현승, 윤명준 등이 있긴 하나 압도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다. 총알은 많아도 트레이드 데드라인은 지나가 버린 상황. 위기를 타개할 구원진의 '깝툭튀'가 적어도 한 명은 나와줘야 한다.





NC는 두산보다 포지션별 양극화가 조금 더 심하다. 테임즈가 책임지는 1루는 리그 최강에 가까운 포지션인 동시에 김태군의 포수 자리는 리그에서 가장 생산력이 낮은 포지션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NC 타선은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좌익수 자리도 김성욱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그보다 선발진의 붕괴가 후반기 팀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커가 부상 복귀 후 이전 같지 않은 가운데 5선발 이태양이 승부조작으로 계약해지됐다. 이재학도 의심을 받으며 엔트리에 말소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민호는 사생활 관련 구설수에 오르면서 향후 시즌이 위태로워졌다. 실제로 후반기(~8/1) 선발 평균자책점 7.27로 꼴찌. 별수 없이 불펜에서 54.2이닝 3.98FIP를 기록한 최금강을 선발 전환 시켰는데 급한 불을 끌 수 있을까? 어수선한 팀분위기 속에 우승에 도전할 동력이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1, 2위 팀이 고지를 일찍 선점한 가운데 불안요소가 쌓이고 있다면 3위 자리에 확고히 안착한 넥센은 점점 팀의 저력이 모아지고 있다는 인상이다. 박병호, 유한준이 나간 타선은 윤석민, 채태인 등 트레이드 자원과 유망주들이 합세하며 강력함은 덜해도 구멍이 없는 라인업을 만들었다. 선발진에는 신재영이라는 히트상품이 탄생한 가운데 벤헤켄이 일본에서 복귀하면서 에이스의 귀환을 예고하고 있다. 멕그레거도 중간은 해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보면 로테이션을 돌리는 데 애로사항이 없다. 불펜진은 김세현이 마무리로 포스를 내뿜는 가운데 이보근, 김상수 전역자들이 조상우-한현희 공백을 메웠다. 새로운 필승조 3인방은 작년처럼 강력하고, 신구조화가 이뤄진 추격조도 나쁘진 않다. 꼴찌 후보라던 팀이 이제 정상을 향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여러 해에 걸쳐 FA 이탈이 많았던 SK는 라인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팀이다. 다행히 최근 최정과 김강민을 잡아 팀의 뼈대를 유지했고, LG로부터 정의윤, 최승준을 수혈받으며 중심타선을 강화했다. 여기에 정근우, 박진만이 빠져나간 미들인필더 자리에 고메즈와 김성현이 화끈한 방망이를 자랑하며 생산력을 높였다. 최승준이 빠진 자리는 해외파 유망주 김동엽이 메우는 등 그럭저럭 잘 풀리는 시즌이라 할 만하다. 단, 선발진의 김광현 공백이 길어지면서 안정감을 잃었고, 불펜은 정우람이 빠진 티가 역역히 드러나는 중. 위 표에 빠진 문광은을 비롯해 투수 자원이 나쁘진 않지만, 당장 필승조로 믿음을 줄 선수를 꼽기는 어렵다. 아직 포스트시즌 티켓을 사수할 여력은 있으나 경쟁 팀과 비교해 전력이 크게 앞서는 상황이 아니라 안심할 수도 없다.





지난 화요일까지 시즌 최다 7연승을 올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KIA는 후반기 폼이 가장 좋은 팀이다. 야수진에는 김주찬 부상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만났으나 전반기 고개 숙였던 필이 버닝하고, 김호령과 노수광 등 새로운 얼굴이 공수에서 활약하며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이홍구는 타격에서만큼은 존재감이 있고, 무엇보다 제일 큰 변화는 나지완의 각성이다. 투수진은 헥터가 가성비는 몰라도 확실한 에이스임을 확인시켰고, 지크도 2옵션으로 더할 나위 없다. 친정으로 돌아온 임창용은 확실히 팀에 도움이 된다. KIA 불펜은 다른 팀과 비교해 강력함은 찾아볼 수 없으나 베테랑의 노련미로 굴러는 가고 있다. 앞으로 투수진의 가장 큰 변수는 홍건희와 윤석민. 4, 5선발이 전무한 KIA는 홍건희의 로테이션 정착 여부에 현재와 미래가 달렸다. 또 윤석민이 작년 모습에 버금가게 불펜에 복귀하면 4위 진입에 파란 불이 켜질 가능성이 크다.





표에 나타난 파란색에서 보듯이 롯데는 올해 전반적으로 야수진의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 김문호의 초반 활약이도 불구 손아섭, 황재균, 최준석 등 팀의 주포들이 이전만 못하다. 후반기 롯데는 7할 중반대 OPS로 kt 다음으로 타격이 저조하다. 단, 강민호가 롯데의 포수 자리를 리그에서 제일 경쟁력 있는 포지션으로 만들면서 팀을 떠받치고 있는 형태다. 선발진은 린드블럼, 송승준이 부진한 가운데 박세웅이 점점 안경 낀 투수의 면모를 보이면서 팀의 2선발로 입지를 굳혔다. 불펜진은 FA에서 거액을 주고 영입한 손승락과 윤길현이 팀이 기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존 불펜들이 더 부진하기 때문이며 4~5점대 높은 FIP를 보자면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있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주면 되는데 그게 가장 안 되는 팀이 올해 롯데다.





시즌 초 꼴찌에 헤매던 시기를 떠올리면 현재 한화의 위치는 매우 고무적이다. 김태균-정근우-이용규 국가대표 라인은 명불허전이며 로사리오도 콜로라도산 거포다운 위용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기 하주석과 신성현 라인이 제대로 가동되면서 8할 중후반대 OPS로 10개 구단 중 1위를 질주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약점 또한 공존하기에 가을 야구를 향하는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지난해 별다른 보강을 하지 못한 포수 자리는 역시나 소리가 나오며 팀의 주포 최진행의 빈자리는 역시 크게 느껴진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교체로 한숨 돌렸으나 아쉽게도 서캠프는 작년 로저스와 같은 신드롬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송은범이 빠진 토종 선발진은 최하위권이고, 장민재 부상 후 불펜진의 불안 요소는 더 많아졌다. 배영수가 도움될까? 너무 많은 공을 던진 구원 투수들이 시즌 마지막까지 페이스 유지가 될까? 올해 한화는 결과를 내야 한다.






두산과 달리 LG는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팀이다. 전반기 테임즈를 위협하던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포지션이 위 표에서 푸르스름한 색깔을 띠고 있다. 그마저도 히메네스는 후반기 .205의 타율 0개의 홈런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LG가 7월 이후 힘을 못 쓰는 이유가 그대로 드러난다. 투수진 상황은 조금 나은데 큰돈을 주고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가 허프가 지금처럼만 한다면 LG 선발진은 어느 팀 부럽지 않게 된다. 한편 불펜진은 위에 표기된 투수들 외에도 최동환, 봉중근, 정현욱 등 깊이 자체는 풍부하나 필승조로 확고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 이동현, 윤지웅, 유원상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들이 FIP대비 실점을 너무 많이 하니 기용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LG가 잠실을 이용하고 있음을 다시 상기하면 참 평균에 수렴하는 선수들만 많다는 게 LG의 강점이자 약점이 된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하는데 작년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은 기둥뿌리마저 송두리째 뽑힌 모양새다. 박석민, 나바로의 포지션 2-3루 위치는 외국인 야수를 교체해 봤으나 딱히 효과를 보지 못하고 양쪽 모두 리그 포지션 평균 이하다. 이승엽과 박한이가 책임지던 포지션은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스탯하락. 타격 생산성에서 플러스 마진을 보인 선수는 FA를 앞둔 최형우와 주저앉은 왕조에서 살아남은 혈통 구자욱 정도다. 그간 삼성의 팀 컬러를 보자면 투수진의 몰락이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외국인 투수들이 거의 활약하지 않으면서 김기태, 정인욱 등이 부진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고, 투수의 기복을 그대로 따라갔다. 윤성환도 과거의 모습을 찾기 힘겨워 보인다. 불펜진의 앙상한 뎁스는 류중일 감독마저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다.





2016시즌에도 kt는 신생구단의 험난한 생존기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박경태, 마르테의 2, 3루 포지션을 제외하면 OPS가 평균을 크게 밑돈다. 그나마도 장점이 크게 희석된 모양새인데 거액을 들여 영입한 유한준이 부상이 겹치면서 돈값을 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최하위란 순위보다 아쉬움은 새로운 얼굴 발굴이 미진하다는 점이다. 어떠한 유망주도 주전 야수로 발돋움하지 못했고, 선발진도 가능성을 보인 정도다. 엄상백이 불펜으로 간 후 주권이 토종 에이스로 팀의 간판이 되는가 했더니 최근 5경기 8.22ERA 7.51FIP로 속절없이 무너지는 양상이다. 릴리버 쪽에는 작년 김재윤 장시환과 필승조를 형성하던 조무근이 트로이카에서 떨어져 나갔다. 4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kt가 성과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현재의 1승보다 박세진과 같은 영건의 호투가 신생팀으로서는 더 반가운 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