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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엑스펙터' 경찰청·상무 전역자가 팀에 미칠 영향은?

'꼬꼬마' 수식어가 붙었던 키스톤 콤비의 존재감은 팀의 레벨을 규정할 정도로 크다.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어느 해보다 중위권 경쟁이 혼전인 올해. 롯데의 4연승으로 승차가 조금 벌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4위 SK와 9위 삼성과의 경기 차는 6경기 반 차이로 추격 범위 안에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에 대역전극이 펼쳐지는 구도도 가능하다는 것. 그에 따라 9월이 되면 제대할 경찰청과 상무의 전역자들의 가을야구 진출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데드라인 시점에 트레이드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점이다. 그러면 시즌 막바지 예비역들이 얼마나 많은 경기에 출장할 수 있을까?





2015시즌부터 합류한 경찰청 소속의 선수들은 9월 3(토요일)일 제대한다. 당일을 제외하고 정규 일정은 13경기가 남은 시점. 상무 소속의 선수는 9월 21일 제대하기 때문에 18일(일요일)에 끝나는 정규 일정은 참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천 취소된 경기가 있기 때문에 경찰청 예비 제대자는 당일 경기를 제외해도 적게는 18경기, 많게는 26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 대략 한 달 이상의 일정이라면 향후 FA로 인한 20인 외 보호 선수를 고려할 여유는 없어진다. 참고로 올해는 2차 드래프트가 열리지 않아 전역자의 엔트리 등재가 수월하다.


반면 상무 제대선수는 정규 시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으나 가을 야구에 출장 가능하다고 하면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선수 등록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문제는 제대자들이 얼마나 뛰어난 기량으로 팀에 보탬이 되느냐로 넘어간다. 2016시즌 경찰청 예비 제대자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아래와 같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KIA의 안치홍. 안치홍은 100타석 이상 선수 중 OPS 1위를 기록했는데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을 고려하면 이름값을 한 정도다. 참고로 원정 경기 47타수 동안 .340AVG .1.023OPS 3홈런을 기록했다. 안치홍과 함께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의 전준우와 신본기. 전준우는 안치홍보다 타율은 떨어지나 작년에 이어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데 성공했다. 멕스웰이나 김문호의 페이스가 떨어지면 기회를 받을 수 있다. 신본기는 문규현의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면 엔트리 합류 가능성이 높은 선수. 


두산의 이성곤과 KIA의 이경록은 작년보다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데 유망주라고 보면 팀의 뎁스를 뚫어낼지는 미지수. 두산은 김인태, 정진호, 이우성 등 걸출한 외야 유망주가 있기에 4~5 외야수로 뛰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NC 김태우는 향후 NC에서 더 중히 쓰일 여지가 있으나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기회를 많이 받은 편은 아니다.



투수는 리그 평균자책점이 5.71로 대단히 높아서 일반적인 기준으로 평균자책점과 FIP를 봐서는 안 된다. 100을 기준으로 ERA+나 FIP+가 얼마나 높은지를 참고하면 된다. 홍상삼은 피홈런이 너무 많아서 FIP가 처참한데 12경기 중 10경기를 벽제 구장에서 등판했고, 작년 팔꿈치 부상으로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음은 감안해야 한다. 이상적인 삼진/볼넷 비율을 보자면 1군 레벨로 올라오는 중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송윤준은 유망주 가치를 높였다고 볼 수 있는데 원정 경기에서는 53.1이닝 동안 4.89ERA 5.12FIP로 성적이 훨씬 낫다. 5선발이 약한 LG가 확대 엔트리와 맞불려 기회를 준다고 해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현재 퓨처스리그 타자로서 가장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는 4할이 훌쩍 넘는 타율의 안치홍도 홈런 1위의 이성곤도 아니다. 벽제 보다는 덜 타자 친화적인 상무에서 188타석 16개의 홈런을 친 한동민이다.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2년 연속 20+ 홈런이 유력하다. SK는 우천 취소가 가장 적어 한동민은 정규시즌 경기에 거의 출장할 수 없는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고 하면 고민을 할 상황은 된다.


반대로 우천 취소 경기가 많은 권희동은 한동민보다 엔트리 등록 가능성이 있다. 수비 출장이 많다는 점도 유리하다. 삼성의 김헌곤은 외야진의 또 다른 다크호스. 단, 올해보다 내년에 진면목을 보일 확률이 높은 게 현실이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KIA의 김선빈과 이원석은 명성에 비해 성적은 평범하다. 그래도 김선빈의 타율과 삼진/볼넷 비율 만큼은 감각이 살아 있음을 알리고 있다.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면 엔트리 등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투수 쪽으로 넘어가면 경찰청보다 훨씬 상황이 좋다. 먼저 선두권에는 이용찬과 강윤구가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높다는 점이 크게 걸리지만, FIP로 보면, 이용찬의 합류 후 모습은 기대를 걸 만하다. 작년 평균자책점도 2.50으로 좋았기에 불펜 과부하를 줄여주는 역할을 해줄 듯하다. 강윤구는 넥센의 5선발 후보와 롱릴리프 역할을 동시에 해줄 수 있다. 제대 즈음에 남은 경기가 순위에 영향이 없더라도 포스트시즌을 고려해 합류가 유력해 보인다. NC 노성호는 4월 9일 한 경기 출장뿐이어서 올해 복귀할 수 있을지 미지수. (노성호는 1년 차로 올해 제대하지 않습니다.)


중위권 팀에는 한화 김혁민, KIA 임기영이 등록될 확률이 있는 선수다. 한화는 잔여 경기가 조금 남아 있고, 김성근 감독의 성향을 보면 즉시 전력감으로 퓨처스리그 최상위권 선발을 그냥 놔둘 리 없다. 김혁민은 확실히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피칭이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임기영은 올해 퓨처스리그 최고의 릴리버 중 한 명이다. KIA는 송은범의 보상 선수를 매우 잘 선택했고, 올해가 아니더라도 KIA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할 만한 기량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